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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27 님의 서재입니다.

저니맨의 레전드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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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27
작품등록일 :
2023.01.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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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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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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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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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DUMMY

8화






분명 규호의 홈런이 경기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페드로 바에스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다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저런 XX들한테 내가 당할 순 없어!”


여전히 그의 입에선 인종차별적인 말이 계속해서 튀어나와서 쿠바의 포수가 황급히 그의 입을 막아야 할 정도였다. 특히 규호를 쳐다보면서 내뱉는 그의 언사는 주변에 있는 쿠바 선수들의 표정을 일그러뜨릴 정도였다.


“스카우트들이 보러왔다고! 저런 XX에게 홈런을 맞았다는 사실이 내 몸값을 얼마나 떨어뜨리겠어!”


페드로 바에스는 이미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이 확정된 것마냥 이야기하면서 계속해서 규호를 쳐다보며 화를 내는 데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의 눈에 페드로 바에스의 전혀 성숙하지 못한 행동들은 그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뿐이었다.


“쿠바에서 아마추어리그 경험이 많다고 해서 자신만의 템포를 가져갈 줄 알았는데··· 영 시원치 않아 보이는데?”


“동양인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게 저렇게 분해할만한 일인가? 자신이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승부에 들어간 게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 모양이야.”


페드로 바에스에게 관심을 뒀던 필리스와 메츠 스카우트는 점점 그의 포텐셜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한국 국가대표팀 더그아웃에서는 페드로 바에스를 공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분명히 결정구로 포심을 던질 거야. 아까부터 자세히 지켜보니까 우리가 절대 자신의 포심을 못 때려낼 거라고 던지더라.”


한국 국가대표팀은 페드로 바에스의 아시아인 타자들에 대한 습관 아닌 습관을 알아내고는 이어지는 타석에서 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포심을 던질 거라는 확신을 가졌더라도 페드로 바에스의 포심 패스트볼을 무조건 때려내 안타를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포심을 커트하는 것 정도는 모든 타자가 정신만 집중한다면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빌어먹을!”


페드로 바에스도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자신의 결정구인 포심 패스트볼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투구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자신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이기도 했지만, 포심 패스트볼을 제외한 다른 구종들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두 번째로 자신 있는 각도가 큰 커브를 통해 한국 국가대표팀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려고 했지만, 커브와 포심 패스트볼은 릴리즈 포인트부터 너무도 차이가 크게 나는 구종이었고 더구나 페드로 바에스가 던지는 커브의 완성도는 너무도 조악한 수준이었다.


“흐음···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그냥 힘으로 찍어눌렀던 건가? 커브의 완성도가 너무 부족하네···”


“저 정도면 30점도 주기 힘들겠는데?”


그를 좋게 보고 있던 스카우트의 눈에도 페드로 바에스의 커브는 전혀 그의 평가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그저 투구 수를 늘리는 좋지 않은 선택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그들의 관심은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가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데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규호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었다.


규호는 자신을 향한 스카우트의 시선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공수 모든 부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끌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제문과 교체해서 들어온 김문중과 호흡을 맞춰가며 내야수비를 안정시킴과 동시에 돌아온 자신의 타석에서 다시 한번 페드로 바에스에게 장타를 뽑아내며 분위기를 확실히 한국 국가대표팀의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페드로 바에스가 자신들이 생각한 것보다 낮은 실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들 규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스카우트의 시선을 끌 만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번 경기가 끝나고 한국 국가대표팀이 머무는 숙소 좀 알아봐봐. 최대한 빠르게 알아봐! 오늘 경기가 끝나자마자 만날 테니까!”


규호에게 완전히 꽂힌 것 같아 보이는 백발의 스카우트는 자신의 옆에서 어리숙하게 앉아있는 부하직원에게 연신 규호에 대한 정보를 찾아오라며 이야기하면서도 그의 시선은 경기장을 향해 있었다.


쿠바와 대한민국 간의 순위결정전이 점차 진흙탕싸움으로 번져가는 사이 다른 조의 순위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양 팀의 더그아웃에 전해졌다. 전자기기를 가져 들어올 수 없는 더그아웃이었지만, 구장직원들을 통해 전해진 다른 조의 상황은 빠르게 더그아웃에 있는 모두에게 전해졌다.


“미국이 일본을 이겼다고 합니다. 미국이 1위 일본이 2위입니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경기의 승자가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김형원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일본을 만나는 상황이 무조건 생길 것을 예상하긴 했지만, 어디에서 만나는 것이 최선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이긴다! 경기에 들어선 순간부터 우리는 이기기 위해 뛰는 거다!”


김형원 감독의 선택은 결국 승리를 통해 1위 자리를 확보하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들어선 이상 반드시 승리를 위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게다가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순간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고의로 패배를 지시한다는 것 자체가 그의 마음에 가장 크게 걸렸기 때문이다.


평소 차갑게 자신들을 지켜보던 김형원 감독이 나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자 한국 국가대표팀의 분위기도 빠르게 달아올랐다. 페드로 바에스의 좋지않은 분위기와 한국 국가대표팀의 좋은 분위기가 만나 경기장의 흐름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도착했다.


슈우웅~ 따각!


맑은 소리와 함께 나무배트를 떠난 김문중의 타구는 다시 한번 외야를 가르며 페드로 바에스에게 사형선고를 내려버렸다. 김문중은 자신의 몸 상태를 염려해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지만 2루에 도착할 정도로 완벽한 코스로 떨어진 타구였다.


김문중과의 승부를 마지막으로 페드로 바에스가 4이닝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쿠바의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순간 경기의 흐름은 난타전의 흐름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한국 국가대표팀 불펜의 뎁스와 쿠바 국가대표팀 불펜의 뎁스 모두 너무도 얇고 약한 수준이었기에 상대 팀 타자들을 억제할 수 없었다.


각 팀의 하위타선마저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두 팀의 불펜투수들은 경기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놨다. 연신 안타가 터져 나왔고 1회와 3회에 나왔던 두 팀의 점수는 이제 더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누가 지금부터 시작된 난타전 속에서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변한 것이다.


“규호야! 한 번 더 가자!” “우리규호 믿는다!” “최규호! 파이팅!”


그와중에 팀에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타자가 있다는 것은 팀 분위기를 계속해서 좋게 만들어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쿠바 국가대표팀 중심타선과는 다르게 한국 국가대표팀에게는 당연히 규호가 그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었다.


규호는 교체로 마운드에 올라온 루이스 콘트라레스와의 승부를 팀원들을 위해 길게 끌고 가면서도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슈우웅~ 딱!


짧게 끊어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짧은 타격음과는 다르게 규호의 타구는 순간 너무도 높게 솟구쳐 올라 그라운드에 서 있는 쿠바 야수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야수가 규호가 때려낸 공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규호는 타구의 결과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듯 빠르게 베이스를 돌고 있었다.


“레프트!”


좌익수가 커버해야할 수비범위 끄트머리 방면에서 규호의 타구가 보인 순간 쿠바 좌익수가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지만, 규호의 타구를 찾아 헤매면서 내야 쪽으로 너무 많이 내려온 좌익수의 글러브는 규호의 타구에 닿지 못했다. 결국, 좌익수의 글러브에 닿지 않은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순간 규호의 스파이크는 어느새 홈 플레이트를 밟고 있었다.


인사이드 파크 홈런 콜이 구심의 입에서 터져 나오자 한국 국가대표팀 더그아웃과 한국 교민들이 자리한 응원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함께 터져 나왔다. 분위기를 완전히 한국 국가대표팀의 것으로 만든 규호을 위한 환호성이었다.


규호의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 터진 순간 쿠바 국가대표팀의 집중력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경기의 결과 역시 한국 국가대표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이 한국 국가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 그런 나중에 벌어질 일은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역전해냈다는 고양감이 한국 국가대표팀을 감싸고 있었다.


숙소로 마련된 호텔로 돌아와 쉬는 순간까지도 한국 국가대표팀 모두 진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 모두가 호텔룸으로 들어가 휴식을 시작한 뒤에 규호의 호텔 룸을 찾은 호텔리어의 입에서는 규호를 찾은 누군가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규호 초이를 찾는 분이 호텔 로비에 와있습니다. 자신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팀장이라고 소개하고는 지금 초이가 자신에게 시간을 내줄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직접 규호를 찾아와 부탁할 정도로 큰 팁을 받았는지 호텔리어의 얼굴에는 제발 한 번만 나와달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규호를 데리고 오는 데에 성공하면 더 큰 돈을 주겠다 약속한 듯 보였다. 호텔리어의 간절함보다 자신을 찾았다던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 팀장의 자신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던 규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던 이에게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이들은 들어올 수 없는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규호를 기다리던 백발의 노인은 규호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짙은 미소와 함께 자신의 명함을 규호에게 건넸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로고가 크게 박혀있는 그의 명함을 확인한 규호는 정말 이 팀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 맞는지 의심을 해야만 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스카우트 팀장 짐 멜튼이라고 하네.”


쿠어스 필드라는 최고의 타자친화 구장을 가진 콜로라도 로키스가 야수인 규호를 찾아온 것이 맞는지 의심부터 들 정도였다. 왜냐하면, 콜로라도 로키스는 국제 아마추어 유망주 자유계약을 진행할 때마다 언제나 콜로라도 로키스에 부족한 투수를 보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마치 언젠가 한 번쯤 터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복권을 사는 사람처럼 콜로라도 로키스는 언제나 투수를 위해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 보너스 풀을 모조리 사용했다.


그런 콜로라도 로키스가 투수가 아닌 야수인 자신에게서 마음의 싸인을 받아내기 위해 스카우트 팀장이 직접 찾아왔다는 것이 규호에게는 너무도 어색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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