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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두 번째 아포칼립스를 앞두고 기생수 임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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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3.08.03 00:20
최근연재일 :
2024.01.05 18:10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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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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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글자수 :
682,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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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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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02. 빛은 어둠의 제물이 되고 어둠은 빛의 제물이 되고

DUMMY

기이한 웃음을 띄며 소리를 죽인 채 비레기가 빠르게 멀어져갔지만 문 안에서 위스퍼도 웃고 있음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동안 방직 공장에는 꽤 많은 수의 화물 차량이 들락거렸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집회를 하루 앞둔 트라팔가 광장에는 헌터들이 지키는 가운데 커다란 무대가 준비되고 있었고 주위에는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이미 북적이고 있었다.


하루 전부터 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요일 날이 밝았다.


트라팔가 광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더 이상 공간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몰려들었고 광장 안으로 한 걸음이라도 들어가기 위해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통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대 앞에 마련된 V.I.P 좌석에는 유럽과 각국을 대표할 수 있는 유명 인사들과 헌터들이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친목을 다지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지금 관계를 맺은 이들 중 선택받은 인원들에게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인연을 맺는다는 계산이 가득한 그들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한 사람이라도 더 인사를 나누기에 급급했다.


사람들의 욕망을 먹고 자란 광휘의 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음은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서서히 해가지면서 조금씩 어두워져갈 때 붉은 노을을 등에 지고 제임스가 단상 위로 올라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번 집회의 진행을 맡은 런던의 책임자 제임스입니다. 이제 곧 집회를 시작할 테니 모두 정숙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란 듯이 하얀 빛이 제임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붉은 노을을 거스르는 신성력 아니 생명력에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가득 찼던 욕망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저 하얀 빛을 자신이 품을 수만 있다면 헌터로서 더욱 강해질 수 있고 돈 많은 부자들의 병을 치료하면서 큰돈을 벌수도 있었다.


아니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권력과 돈을 쥘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 할 것이 분명했다.


연단에 한 명씩 올라온 사람들이 연설을 시작하면서 그들의 작은 손짓 하나에도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지랄들 하고 있네. 아주 고막이 터지겠어-


트라팔가 광장에서 꽤 거리를 둔 빌딩의 옥상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아름이 짜증 가득한 소리를 내뱉었고 다른 이들의 얼굴에도 불편함이 가득 했다.


-집단 광기야. 이건 마치 전쟁터의 광기 같아-


“더 하지. 전쟁터의 광기는 죽지 않기 위해 죽이는 어찌 보면 단순한 것이지만 저건 인간들의 욕심, 허영, 질투, 시기 모든 것이 뒤섞인 말 그대로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끄집어 낸 거야. 치료제가 없는 전염병이야. 단순한 호기심에 왔던 사람들도 저 광기에 물들게 돼”


세상은 모인 이들의 울음과 비명 같은 고함 소리와 더불어 완전히 어두워졌다.


이때


화악


어둠을 밝히는 지금까지와는 배고도 안 될 밝은 빛이 연단에서 뿜어져 나왔고 들끓던 소음이 한 순간에 멈췄다.


-드디어 나왔네-


어둠을 집어삼키고 빛나던 빛이 서서히 줄어들어 사라진 곳엔 밝은 미소를 지은 여인 안나 왓슨이 서 있었다.


-모든 것이 그분의 뜻대로-


더 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았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고함과 절규가 그녀를 향해 쏟아졌고 그 소리가 커질수록 그녀의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


-섬뜩하네요-


다른 이들에 비해 모든 것이 뒤처지는 유한봉이 핸드폰에서 나오는 안나 왓슨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눈에는 섬뜩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이미 이성을 상실한 이들의 눈에는 그저 아름답게만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비레기 그놈이 벌이려는 일이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닙니까? 거의 다 끝나가는 것 같은데요-


“우리 뒤통수를 치려고 무언가 더 준비하고 있겠지. 설마 악마 놈이 하는 소리를 그대로 믿은 건 아니겠지. 그럼 진짜 호구 인증 하는 건대”


조급해지는 유한봉을 다독이며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때 그저 웃고만 있던 안나 왓슨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자 거짓말처럼 세상이 적막 속으로 빠져들었다.


안나 왓슨이 소리를 내며 웃었다.


-우리는 그저 그분의 뜻에 따라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에 광명을 비추기 위해 움직입니다. 얼마 전 동양에서 온 불손한 무리들에 의해 우리는 의심 받았습니다. 어둠에 의해 조작된 사실임을 이미 세상에 증명했지만 아직도 일부는 우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빛은 의심 받아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말을 끊은 안나 왓슨이 천천히 모인 이들을 시선으로 훑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증명하려고 합니다. 영광스럽게도 우리를 빛으로 인도할 그분의 대리자께서 직접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실 겁니다-


-대리자?-


-설마 천사?-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지는 모습을 보며 안나 왓슨이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였다.


하얀 로브를 쓴 이가 천천히 계단을 올라와 그녀가 비켜난 자리에 섰다.


스르륵


로브가 흘러내리고 긴 머리의 청년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화아아악


주변을 대낮처럼 밝히는 하얀 빛이 청년의 모습을 집어 삼켰다.


사람들이 손으로 눈을 가리고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오오오오오!!-


-세..세상에..-


-천사..천사다!!-


마치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세 쌍의 날개를 가진 하얗게 빛나는 옷을 입은 천사가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를 따라 움직였다.


천사에게서 피어난 하얀 빛이 사람들을 덮어가면서 병든 이들의 병이 사라지고 허리가 굽었던 노인의 허리가 펴졌다.


눈앞에서 일어나는 기적에 조금이라도 그 빛에 닿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미쳐버린 광기가 광장을 집어 삼켰다.



-지랄을 하는구만-


군중들 속에 섞여 이 모습을 지켜보던 비레기가 더러운 것을 보는 것처럼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됐다. 분명 군중 속에 섞여 있을 다른 악마 놈들과 저 세 쌍의 날개를 가진 위선자까지 제물로 사용하면 제법 고위급 악마를 소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지옥도가 될 것이고 그 혼란을 틈타 자신은 한동안 몸을 숨기면 된다.


비레기가 자신의 권능인 세뇌를 발동시키고 군중들을 헤집으며 광장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시작 됐다”


손에 쥔 작은 돌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을 느끼며 위스퍼가 말했다.


게이트를 비틀며 변화를 주고 아직은 나와서는 안 될 것들을 빠르게 세상으로 불러들인 변형된 마석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마석을 군중들을 둘러싸듯이 자리를 잡고 서 있던 마인들이 자신들의 입속으로 넣어 삼키기 시작했다.


-크윽.. 크아아아악-


마인들의 입에서 찢어질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군중들의 절규와 광기에 묻혀 아무도 그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꺼어어어억..-


벌어진 입이 기형적으로 비틀리고 몸부림치던 몸이 꺾일 수 없는 방향으로 꺾이며 수축되고 다시 팽창해갔지만 아무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인간의 몸은 작은 우주이고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다.


그런 작은 우주와 무한의 상상력을 흡수한 변형된 마석이 꿈틀거리는 살로 이루어진 작은 게이트를 만들어냈다.


한 개, 두 개, 세 개...


그렇게 수십 개의 게이트가 생성되었을 때 그 때서야 주변의 사람들이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사람들에 밀려 누군가 꿈틀거리는 게이트에 몸이 닿았을 때 살이 녹아들며 게이트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고통에 겨운 비명을 지르며 살려 달라 소리 지르지만 빠르게 살이 녹아들며 게이트의 크기를 키웠다.


그렇게 수십 곳의 게이트가 있는 곳에서 비명이 이어질 때야 군중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어 있었다.


츄아아아악


게이트에서 뻗어나간 촉수 같은 살덩이들이 중간에 있던 사람들의 몸을 꿰뚫고 흡수하며 가까운 곳의 게이트와 연결되어갔다.


비명이 난무하고 벗어나려 했지만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과 부딪치며 혼란이 가중되어갔다.


그렇게 모든 게이트들이 연결되었을 때


-쿠웅


마치 거인이 땅을 내려친 것처럼 땅이 울렸다.


그리고


스르르르륵..


게이트와 이어진 살덩이에게서 가느다란 실처럼 촉수가 뻗어 나와 이어진 게이트 외부에 있던 사람들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고통어린 비명이 이어질수록 붉은 살덩이들이 조금씩 공간을 뒤엎기 시작했다.


헌터들이 불길한 살덩이들을 치우기 위해 앞 다투어 공격했지만 떨어져나간 살덩이들은 주변의 인간들을 빨아들이며 더욱 빠르게 크기를 키워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마치 돔구장처럼 붉은 살덩이들이 연결된 게이트들의 내부 공간을 완전히 뒤덮었다.


그리고 그 천장의 끝에는 마치 입구처럼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을 뿐이었다.


-흐흐흐흐. 됐다. 시작해라-


비레기가 양손을 하늘로 높게 들어 올리며 마치 지휘자처럼 팔을 저으며 외쳤다.


-아아아아악-


-사..살려줘-


-싫어..-


돔구장처럼 뒤덮인 벽면에서 붉은 살덩이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촉수를 뿜어내며 사람들을 덮쳤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하지만 벗어날 곳이 없었다.


옆 사람을 당겨 촉수를 막아내지만 그저 순서만 늦출 뿐이었다.


다급한 헌터들의 칼과 창이 촉수와 함께 사람들을 베고 마법이 촉수를 불태우며 사람들을 같이 태웠다.


아비규환


이 지옥도 안에서 세 쌍의 날개를 가진 청년의 모습을 한 천사의 표정은 담담했다.


촉수들이 그를 덮쳤지만 그를 감싸고 있는 하얀 빛에 막혀 녹아내렸다.


-툭


손에 쥐었던 인간의 생명력을 담았던 목걸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새로운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그 빛의 안에는 안나 왓슨과 아서가 있었다.


사람들이 빛의 안에 들어가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빛은 철저하게 그들을 외면하며 튕겨냈다.


살려 달라 빌고 소리쳤지만 청년과 왓슨 그리고 아서의 표정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무덤덤했다.


비명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 셋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사람들이 촉수에 뚫려 한줌의 핏물로 녹아내렸다.


-콰앙


헌터들의 검이 그 셋에게 향했지만 하얀 빛에 속절없이 막혔다.


-서걱


아서의 대검이 지나간 곳에는 목이 잘린 헌터의 몸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세상이 조용해졌다.


찢어질 듯한 비명도 숨 막히는 절규도 모두 사라지고 돔 안에는 붉은 핏물만이 찰랑이고 있었고 그곳에 서 있는 이들은 아서를 포함한 단 셋 분이었다.


휘청


천사가 휘청거렸다.


빠르게 그를 부축한 안나 왓슨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목걸이를 다 소진했다. 더 길어진다면 버티기 힘들지도 모르겠어-


천사의 시선이 아서를 향했다.


움찔거린 아서가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모든 것을 그분께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알고 있다. 그러니 그분의 뜻에 따라 주었던 힘을 거둬가겠다-


하얗고 고운 손이 아서의 머리로 향했다.


움찔거리며 물러서는 아서의 모습에 천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다.


-감히..-


분노한 천사의 목소리가 끊기고 돔의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시선이 향했다.


검은 빛이 돔의 구멍을 통해 내려왔다.


바닥에 찰랑이던 피가 돔을 형성했던 살덩이들이 꾸물거리며 빠르게 검은 빛으로 빨려 들어갔다.


-됐다-


천사가 격양된 목소리를 뱉으며 눈앞의 괴현상을 지켜봤다.


검은 빛으로 빨려 들어간 살덩이들이 꿈틀거리며 압축되고 또 다시 압축되어 가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일대를 집어 삼켰던 광기가 그리고 비명과 절규와 고통 또한 압축되고 압축되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꾸물 꾸물..


사람의 형상을 갖춘 살덩이들이 움직임들이 잦아들기 시작했을 때 천사의 눈이 번뜩였다.


-크핫.. 크하하하핫-


심령을 옥죄는 웃음소리가 형태를 갖추며 벌어진 입을 통해서 울려 퍼지다 멈췄다.


그리고


-저벅


완벽한 인간의 형태를 갖춘 고위 악마가 한 걸음 내딛으며 뒤를 돌아봤다.


-비레기가 고위 악마이신 아르갈님을 뵙습니다-


비레기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었지만 무심한 아르갈은 시선을 돌려 연단에 서 있는 세 명을 바라보다 비쭉 웃었다.


-완전한 힘을 가지고 오지 못한 건 너희들 때문이었군. 하지만 별 상관은 없다. 인간들의 세상에 온 기념으로 너희들의 피를 먼저 취해주마-


-우두둑 우두둑


걸음을 옮기는 아르갈의 몸에서 뼈마디가 비틀리는 소리가 다가올수록 아서와 안나 왓슨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갔지만 오히려 천사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갔다.


-지금-


미소를 머금은 입이 작게 중얼거렸다.


-쿵


하나의 하얀 빛의 기둥이 솟구쳤고 이를 확인한 아르갈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쿵쿵쿵쿵쿵...


그 뒤를 따라 돔을 형성했던 살덩이들보다 더욱 큰 공간을 둘러싸며 빛의 기둥들이 솟구쳤다.


-이노옴! 이 더러운 위선자 놈-


아르갈이 분노 가득한 소리를 지르며 다급하게 셋을 향해 달려갔지만


-늦었다-


괴이하게 비틀린 천사의 입에서 환희가 가득 찬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하늘을 뚫었던 빛의 기둥이 꺾여 지상을 향했다.


수십 개의 빛의 기둥이 아르갈을 쫓았다. 다급하게 피하며 기둥 밖으로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지만 하얀 빛이 번쩍이며 그의 몸을 막았다.


-소용없디. 네놈들이 제일 약할 때가 지금처럼 막 소환됐을 때, 지금의 너로서는 피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다. 네놈을 제물 삼아 네놈들과의 지겨운 싸움을 끝낼 것이다-


수십 개의 빛의 기둥이 쏟아져 들어왔다. 피할 곳은 없었다.


-안 돼에에에에!-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빛의 기둥들이 아르갈을 집어 삼켰다.


-마..말도 안 돼-


아르갈을 집어 삼키는 빛의 기둥을 보며 비레기가 주저앉았다.


저 빛의 기둥들은 명백한 소환진이었다. 빛의 위선자 놈들이 자신이 소환한 고위 악마를 제물로 무언가를 다시 소환하려고 하고 있었다.


알면서도 당해주던 병신 같고 거만하기만 했던 위선자 놈들이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일을 저질렀다.


도대체 왜....


저 여인..


눈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


안나 왓슨이라고 했던가..


저 여인이 그 옆의 위선자 놈을 어떻게든 설득한 것이 틀림없었다.


손에 들린 변형된 마석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마석을 변형시켜 게이트를 변형시킨 지구라는 곳의 인간들, 자신들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을 별일 아닌 것처럼 저질러 버린 이곳의 인간들...


이 변형된 마석이 아니었다면 이번처럼 쉽게 고위 마족을 소환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


인간이란 존재들이 무수한 변수를 가지고 있음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래도 고위 마족 하나로 저들이 원하는 존재를 소환하지는 못 할 텐데..


주저앉은 채로 고개를 돌리자 넋이 나가 빛의 기둥들을 바라보는 인간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도망 가야..-


비레기가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멀어지려 할 때 꺾였던 빛의 기둥 중 일부가 다시 하늘로 솟구쳐 다시 수 천, 수 만 갈래로 갈라지며 다시 지상으로 향했다.


빛이 향한 곳은 넋이 나간 채 빛을 바라보던 인간들과 비레기였다.


다시 광장을 넘어선 공간에 비명소리가 울리다 곧 사라졌다.


결코 빛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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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5. 전쟁의 준비 +2 23.12.06 27 2 11쪽
105 104. 떨어진 별 23.12.05 24 2 15쪽
104 103. 풀어버린 마지막 족쇄 23.12.04 28 2 13쪽
» 102. 빛은 어둠의 제물이 되고 어둠은 빛의 제물이 되고 23.12.01 29 1 15쪽
102 101. 빛은 어둠이 되고 어둠은 빛이 되다 23.11.30 2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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