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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비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가 탑을 박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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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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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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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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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6화



거세된 고블린 족장의 뿔.

이 아이템이 뭔지는 이강한도 잘 알고 있었다.


‘족장 거기에 달려있던 거잖아.’


거세되었다더니, 그 부위에 대신 달려있던 뿔.

튜토리얼에선 죽을 때마다 뿔 하나씩 사라지고 부활했었지.

그런 이강한의 눈 앞에.

아이템 설명이 떠올랐다.


[거세된 고블린 족장의 뿔]


등급 : S


거세된 고블린 족장의 사타구니에 대신 달린 뿔.

사타구니에 장비 시 마력이 1 오른다.

장비한 상태에서 사망 시, 1번의 부활 기회를 얻게 된다.

부활을 선택할 시 아이템은 파괴된다.



마력 +1에, 부활 기능까지 있다니.

스탯 1개의 가치가 높은 무한의 탑에서.

이 정도면 좋은 장비라 할 만했다.

다만.


‘장착 부위가 영 별로네.’


사타구니에 장착해야만 효과가 있다니···.

그렇게까지 해서 마력 1을 올려야 하나?

마력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던 이강한은.

뿔을 사타구니에 장비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그냥 판매할까.’


이강한이 그리 고민할 즈음.

스으으으···.

아이템 설명 아래쪽에 추가로 창이 떠올랐다.


[만마전의 고블린 족장에게 아이템을 수여할 시, 고블린 족장이 강화되며 만마전에 고블린의 영역이 구축됩니다.]


‘족장 강화에 더해서 고블린의 영역이 구축된다니···.’


족장 말론, 만마전에는 짙은 어둠밖에 없다고 했지.

거기에 고블린의 영역이 새로 만들어지면 변화가 생겨나긴 하겠군.

그런데.


‘저번 초심자의 탑은 고블린 나오는 탑이라 자동사냥이 가능했는데, 고블린 안 나오는 탑에선 쓸모가 별로 없어지는 거 아닌가?’


없는 살림에서 50인의 고블린 수하를 데려왔던 고블린 족장.

허나 이건 고블린이 나오는 탑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다른 몬스터가 깔린 탑에 가면, 이런 회유는 불가능할 것이다.


‘흠. 생각을 좀 해봐야겠네.’


이강한은 일단 뿔을 보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그렇게 특별 보상 창을 닫자.


[클리어 보상을 개방합니다.]

[레벨이 5 오릅니다.]

[TP를 10,000 얻습니다.]


뒤이어 클리어 보상이 떠올랐다.

평가 등급에 따라 비례하여 올라가는 클리어 보상.

TP는 Tower Point로.

무한의 탑과 관련된 모든 컨텐츠에서 화폐처럼 사용되는 포인트였다.


‘1TP는 1달러로 환전할 수 있다고 했지.’


초심자의 탑은 말 그대로 초보 용이라 클리어해도 큰 보상은 안 준다고 들었는데.

SSS+ 등급을 받아서 그런가.

예상보다 보상이 후했다.

1만 TP면 1300만원이니까.

거기에 여기에 더해서.


[한국 ‘10인의 유망주’에 들었습니다.]

[타워튜브 시청자 수에 비례하여 TP 보상을 받습니다.]

[TP를 50,000 얻습니다.]


[시청자 숫자가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타워튜브 채널 개설권을 얻습니다.]


신기록을 달리면서 시청자가 꽉 찼던 게 주요했던 건지.

타워튜브 컨텐츠의 보상으로.

5만의 TP와 채널 개설권까지 얻을 수 있었다.


‘6만 TP면··· 7800만원인가? 물류센터 안가도 되겠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플레이어, 플레이어 하는 거구만.

이강한이 한동안 생활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할 즈음.


[모든 보상을 수령했습니다.]

[초심자의 탑에서 로그아웃합니다.]


보상을 모두 받자.

이강한의 몸이 빛으로 번쩍이더니, 곧 포탈 안으로 사라졌다.



* * *


경기도의 한 공원.

슈욱!

허공에서 갑자기 이강한이 튀어나오자.

지나가던 행인이 움찔했다.


“아, 깜짝이야.”

“플레이어인가봐.”

“아 오늘 1일이지? 초심자 뽑았나 보네.”

“어. 나 이번에도 선택을 못 받았네···. 아쉽다.”


매달 1일.

이날은, 무한의 탑에서 초심자를 뽑는 날이었다.

무한의 탑이 생긴 지 벌써 10년이라.

단순 플레이어가 된 숫자를 따져보면 144만명이 나와야 했지만.


“선택 받아도 중도 포기했을 걸? 너 아픈 거 못 참잖아.”

“하긴. 그건 그래.”


튜토리얼 때 포기하는 사람과.

그 이후에도 중도 포기하는 숫자가 적지 않아서.

한국의 플레이어는 10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한편.


‘오. 신발 깨끗하네.’


탑에서 나온 이강한은 신발부터 살펴보았다.

고블린의 피로 얼룩져 초록색으로 염색되어 있던 신발은.

새하얗게 되돌아 와 있었다.

역시 시청자 말이 맞았네.

이강한은 만족스런 눈으로 신발을 바라보다.


‘아. 잠 잘 시간 얼마 안 남았네.’


하늘이 어느새 노을이 져,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음을 보았다.

원래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귀가하는 시간은 4시.

근데 무한의 탑에서 3시간을 좀 넘게 썼으니.

현재 시간은 7시가 좀 넘은 상태였다.


‘이거, 고블린 자동사냥이 너무 편해서 오래 맡겨놨네.’


12시간 자는 것 때문에, 저녁 8시가 되면 기절하는 이강한.

그는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음을 깨달았다.


‘빨리 뛰자.’


스윽.

이강한이 발을 박차자.

슉!

그의 몸이 순식간에 공원을 가로질렀다.


“와 엄청 빠르네···”

“육상 선수인가?”


주변에서 산책을 하던 행인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볼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력을 내는 이강한.


‘몸이 평소보다 더 가볍네. 플레이어가 돼서 그런가?’


원래도 좋은 육체긴 했지만.

플레이어 각성 전과 비교하면, 훨씬 가벼운 몸.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플레이어 능력은 현실에 영향을 못 끼친다고 들었는데.’


레벨이 오를수록 초인의 경지에 오르는 플레이어.

이들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무한의 탑 안에서만 발동이 되었다.

만약 현실에서도 탑에서의 능력을 쓸 수 있었다면.

세상이 이렇게 평화롭진 않았겠지.

온갖 플레이어들이 일으키는 사건사고로, 치안이 붕괴되었을 테니까.


그나마 현실과 가장 관련이 있는 능력이라 한다면.

바로 기본 스탯이었다.

애초에 힘, 민첩, 체력과 같은 운동 능력은.

현실의 육체를 따라갔으니까.


헌데 이는 현실에서 탑에 영향을 주는 요소였지.

탑에서 현실에 역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었다.

무한의 탑에서는 레벨이 오른다고 해도 스탯 수치를 올릴 순 없었으니까.

그래서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들도.

플레이어가 되고 나서부터는 혹독한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현실의 능력을 키워서, 기본 스탯을 올려야 했으니까.

일반적인 케이스는 이러했지만.


‘기본 신체 능력에 +가 붙은 게 신기하긴 했는데··· 이게 현실에도 영향을 끼친 건가.’


이강한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기본 스탯인 힘, 민첩, 체력에 모두 10+를 달성했으니까.

운동선수들도 10 달성하기 쉽지 않은데.

뒤에 +까지 붙은 건, 아무래도 천마지체 때문 아니겠는가.

그리고 특성으로 인해 얻은 + 요소가.

역으로 현실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뭐 어쨌든.


‘건강해진 건 좋네.’


이강한은 좋은 게 좋은거다 생각하면서 집으로 귀가했다.

용인 빌라촌에 위치한, 꽤 오래된 단독주택.

가족은 해외에 거주해서.

현재 집에선 이강한 혼자 살고 있었다.


그가 집에 들어서자.

거실 벽에 걸린 시계는 어느새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쓰러질 때가 됐는데··· 안 졸리네?’


샤워할 시간은 있겠네.

이강한은 급히 몸을 씻고는 자신의 방에 들어왔다.

낡은 집에서.

여기만 최신식 방음벽이 설치되어,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이강한의 방.


이는 12시간 수면에 빠졌을 때.

그가 잠자는 와중 미친 듯이 고함을 질러서, 어쩔 수 없이 설치한 것이었다.

예전엔 아파트 살다가.

하도 주변 주민의 항의가 많이 들어와서 부모님이 이 집에 이사 온 계기가 되기도 했지.


‘그 아파트는 가격 엄청 올랐겠군.’


그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는 바로 누웠다.

이제 곧 미칠 듯한 졸음과 함께 12시간 수면에 빠지겠지.

그는 그리 생각하면서 불을 껐으나.


‘···뭐지?’


꿈뻑. 꿈뻑.

그는 감았던 두 눈을 떴다 다시 감기를 반복했다.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잠이 안 온다는 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불면증이라는 거.

이야기만 들었지, 이강한은 실제로 겪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커피를 아무리 퍼 마셔도 12시간만 지나면 수마가 미칠 듯이 몰려왔으니까.

근데 이렇게 정신이 말짱하다니.

이것도 설마.


‘플레이어가 돼서 그런 건가?’


거 참 신기하네.

근래 밤 8시 이후엔 눈을 떠본 적이 없던 이강한은.

바닥을 몇 번이고 뒹굴다가,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무한의 탑에 관련된 정보나 좀 수집해야겠어.


‘TP 환전 방법도 알아보고 말이지.’


이강한은 그리 생각하곤 무한의 탑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그러자 거기엔.


[플레이어‘이강한’초심자의 탑 신기록 경신!!!!!!]

[천마님 분석 VER.1]

[기사화까지 된 천마님 ㄷㄷㄷ]

[신기록 뺏긴 마이크, SNS에 ‘Fake news’라 올림]

[‘잠만 자도 근육 생김’ 이 왜 허언인지 알아보자]


이강한과 관련된 게시글이 최상단에 죄다 올라와 있었다.


‘···뭐야?’


아니.

왜 이렇게 난리야.

최다 추천 게시판을 넘기고 넘겨도, 죄다 자신과 관련된 내용밖에 없자.

이강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신기록을 달성하긴 했다지만.

어차피 초심자 수준의 신기록 아닌가?


‘여긴 탑 관련 커뮤니티라 그렇다 쳐도 기사화는··· 그렇게 오버할 일인가?’


툭. 툭.

링크를 몇 번 따라가다보니 나타난 기사.

한국인이 신기록을 뒤바꿨다면서, 메이저 언론사에서 자신을 다룬 기사를 보곤.

이강한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한국에 유망주가 그렇게 없었나?

왜 이렇게 설레발이지.


[천마란 무엇인가?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


‘이거나 봐야겠네.’


천마지체를 얻었지만, 막상 천마에 대해선 잘 모르는 이강한.

결과가 좋아서 그렇지.

사실 천마천세 만마앙복도 무지에 의해 고른 것 아니었던가.

솔직히 숭배멘튼 줄 알았다면 안 골랐겠지.


‘어디 보자. 천마는···.’


천마 분석글을 천천히 읽고 있자니.

띠링. 띠링.

핸드폰이 진동하더니.

메신저 톡이 올라왔다.


김주영 : 야

김주영 : 야

김주영 : 신기록 남 너지? 어케 된 거임?

김주영 : 아 자는 시간인가

김주영 : 낼 전화 ㄱ


12시간씩 자느라, 인간관계가 협소했던 이강한.

중고등학교 동창인 김주영은 그에게 가장 친한 친구였다.

이 녀석.

그러고 보면 군대 갔다와서 대학교 중퇴하곤, 대기업 길드 영입팀으로 들어갔었지.


‘정신도 말짱한데 전화나 좀 해야겠네.’


스윽.

이강한은 김주영에게 바로 연락했다.


“나 안 잔다.”

[니가 웬일로 안 자냐?]

“그러게. 잠이 안 오던데?”

[신기하구만. 플레이어 돼서 그런 건가?]

“나도 좀 알아보려고.”

[근데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

특성 주는 대로 받았을 뿐이지.

이강한은 잠시 타워 등반과 관련되어 이야기하다가.


“야. 근데 TP 환전은 어떻게 하냐?”

[TP 그거, 타워 관리국가서 환전해도 되고. 길드 통해서 팔면 좀 더 쳐주긴 해. TP가 길드 실적이랑 연관되어 있거든. 길드 가입하고 환전하면 더 좋지.]

“그래? 니네 길드 괜찮냐?”

[우리 길드?]


이강한의 물음에.

김주영은 단호히 답했다.


[개병신임 오지 마.]

“···아. 그래.”


영입팀 소속임에도 자사를 혹독하게 평가하는 김주영.

아니, 내부자라서 더 잘아는 건가?


[국내보다 너 정도면 외국계 길드에서도 영입 제안 올 거 같은데? 돈 급한 거 아니면 좀 기다려 봐. 관리국 가서 환전 조금 하던가.]

“그게 낫겠네.”

[내일 한번 볼까? 니네 집 갈게.]

“그래. 근데 나 몇시에 일어날질 모르겠네. 점심 먹고 여유있게 와.”

[알았어.]


그렇게 친구와 전화를 끊고.

오지 않는 잠에 멀뚱멀뚱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11시가 넘었다.

그러자.


‘아···. 이제 졸음이 오네.’


초심자의 탑에서 3시간 조금 넘게 있었는데.

딱 그 시간만큼 잠이 미뤄진 거였구나.

이강한은 그렇게 오늘의 의문을 풀고는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윽···? 뭐야 이거?”


자고 일어나니.

그의 몸엔, 어제만 해도 없던 상처가 생겨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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