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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비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가 탑을 박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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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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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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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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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3화



타워튜브.

전 세계 수도에‘무한의 탑’이 생겨난 이후.

동시에 나타난 자체 스트리밍 시스템.

인류 기준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기술력을 선보인 타워튜브는.

무한의 탑 관련 컨텐츠 대부분을 다루고 있었다.


‘근데 아무나 타워튜브 못 트는 걸로 아는데··· 10위 안에 들면 생중계도 해주는구나.’


이강한이 신기한 듯 메시지를 바라볼 즈음.

지이이잉···.

그의 시선 옆에.

초록색 배경의 창이 새로이 떠올랐다.

그리고 거기서.


-오 갑자기 8위가 튀어나왔네

-아 10등 누나 잘 보고 있었는데 ㅡㅡ 얘때문에 밀려나서 생중계 못 보게 됐잖아

-티셔츠에 런닝화 뭐임 ㅋㅋㅋ 달리기하다 끌려왔나


시청자들의 채팅이 우르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 채팅 이렇게 올라오는구나. 제가 말하는 것도 들려요?”


-잘들림 ㅇㅇ

-ㅋㅋㅋ뉴비 귀엽누

-근데 왜 무기가 없어요? 마법사인가?

-마법사하긴 덩치가 아까운데

-ㄹㅇ 몸뚱아리는 탈 한국인임


생중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채팅창 위에는, ‘시청자 : 621’이라고 숫자가 찍혀 있었다.


‘10인의 유망주로 생중계가 되서 그런 건가? 이 정도면 꽤 많은 거 같네.’


거기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시청자 숫자.

이강한은 이를 잠시 지켜보다가 아까의 질문에 대답했다.


“무기요? 튜토리얼 보스를 제압한 플레이어라고, 무기고 사라지던데요.”


-보스를 잡았다고?

-방송 탔다고 벌써부터 뻥치면 안 되요 ㅡㅡ

-튜토리얼 보스를 ㅋㅋㅋ 어케잡엌ㅋㅋㅋ

-ㄴㄴ 잡는 경우 간혹 있긴 함 근데 그런 플레이어는 다들 실시간 1등 달리고 있지

-고자 고블린은 난이도 어려워서 지금까지 잡은 플레이어 없을 걸?


튜토리얼 보스를 잡았다는 말에, 이를 쉽게 믿지 않는 시청자들.

그도 그럴 것이.

튜토리얼 보스들 중에서도.

‘거세당한 고블린 족장’은 플레이어를 악랄하게 괴롭히는 건 물론이거니와.

난이도 자체도 가장 어렵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고블린 족장을 만에 하나 잡았다 쳐도.

그런 실력이면 당연히 튜토리얼 1등을 달리고 있어야 할 터.

이강한이 튜토리얼 설명을 들었을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채.


-허우대는 멀쩡한데···

-얼굴이 아깝다

-그렇게 자기 PR 뻥튀기 안해도 다 길드에서 스카웃 해가요 10위 안만 계속 지키고 있으면

-ㄹㅇ 빨리 특성이나 까보셈 우리가 연봉 측정해 줌 ㅋㅋ


“진짠데.”


시청자들은 거짓말인 걸 기정사실화하고.

이강한보고 특성이나 알려달라고 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건.

초심자의 탑 4층부터 생겨난 ‘고블린의 방어진’에 이강한이 걸어가면서부터였다.


“오. 4층부턴 좀 바뀌었네.”


지금까진 어둠 속에서 기습을 해오던 고블린.

허나 4층부터는 길목에 나무로 된 작은 진영을 구축하곤.

플레이어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다.


물론 이강한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조잡하기 짝이 없는 진영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통나무들이 길목을 막고.

방어진 뒤쪽에는 고블린 궁수들이 배치되어 있는 등.

혼자서 무작정 뚫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정석적인 공략 방법은 원거리 투척 수단을 이용하는 것.

멀리서 활이나 투창, 아니면 돌멩이라도 던져서.

고블린들이 방어진에서 나오도록 유인해야 했다.


하지만.

저벅. 저벅.

이강한이 여유로이 진 앞으로 걸어가자.


-얘 뭐함? 고블린 깔렸는데 방어진 정문으로 가네 ㄷㄷ

-아니 거길 그냥 걸어가면 어떻게 해요; 원거리 무기로 유인해야지

-ㄴㄴ 이러다 마법 쓸거임 장비 없이 여기까지 어케 왔겠어

-ㄹㅇㅋㅋ 뭔 마법 쓰는지나 보자


시청자들은 그가 거리를 좁힌 후 마법을 쓸 거라고 생각했다.

장비가 없는 이강한이 내보일 공략방법은.

그게 유일해 보였으니까.

허나.

슉!

냅다 방어진 안으로 뛰어든 이강한이.


“키이익···!”


펑! 펑!

발로 고블린의 머리를 차서 터뜨리고.

뚝!

창칼을 손으로 잡아 부러뜨리자.

채팅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

-뭐임?

-왜 이렇게 쎄? 뉴비 아니었어?

-아니 고블린 머리가 저렇게 연약했나;

-ㄴㄴ 7위 거랑 같이 보는데 걔는 메이스로도 못 터뜨리던데···

-아니 신발이 좀 더럽다 싶었는데 고블린 머리 터뜨리느라 그런 거였네 ㄷㄷ


시청자들이 고블린 방어진을 헤집고 다니는 이강한을 보면서 두 눈을 의심할 때.


“히익. 히익···!”

“키이이이!!!”


총공세에 나섰던 고블린들은.

동료가 속수무책으로 터져나가자 방어진을 버리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에이. 신발 초록색 되어버렸네. 이거 로그아웃하면 다시 돌아와요?”


탁. 탁.

땅바닥에 발을 털던 이강한이 채팅창을 바라보며 그리 묻자.


-당연하죠··· 탑에서 나가면 원래대로 돌아와요

-아니 것도 모름?

-이럴 땐 또 뉴비같네 ㅋㅋ


시청자들은 어이없어 하면서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거 다행이네요.”


아끼던 신발인데 안 버려도 되겠어.

이강한은 씩 웃으며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다.

고블린 시체로 가득한 방어진.

이곳 입구에는, 부족의 깃발이 달린 큰 나무 막대기가 보였다.


‘저 정도면 들만하겠네.’


그가 이를 손에 쥐자.

쑤욱!

대번에 뽑혀 나오는 나무 깃대.

우지끈!

깃발 쪽만 부러뜨린 후 이를 어깨에 걸자.

나름대로 쓸만한 나무 봉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무기를 얻게 되자.

펑! 펑! 펑!

더 빨라진 진격 속도.

고블린의 방어진은 다음 길목에도 여전히 존재했지만.

발을 썼을 때보다도 훨씬 빠르게, 이들은 무력하게 터져나갔다.


-아니 이 사람 혼자 다른 게임 하는 거 같은데···

-뭐 이렇게 쉽게 펑펑 터뜨려 ㅋㅋㅋ

-와··· 힘 몇이에요?


“힘? 10이요.”


힘을 물어보는 채팅창을 보며.

이강한이 +는 빼고 말해주자.


-10???

-ㅎㄷㄷㄷ 리얼 10?

-운동선수심? 10이면 국가대표급 아닌가 ㄷㄷ


시청자들에게선 바로 운동선수 아니냐는 물음이 나왔다.


“아뇨. 백수인데요.”


-백수가 어떻게 힘이 10이 나와 ㅋㅋㅋ

-고블린 머리 터트리는 거 안 봤으면 딴 채널갔다 ㅋㅋ

-운동 선수는 아니라 쳐도··· 무슨 운동하세요?


“잠을 많이 잡니다.”


이강한의 대답에.


-아니 ㅅㅂ 그 몸이 잠만 자서 생긴다고?

-근육 개 쩌는데 장난함? ㅡㅡ

-아까 셔츠 아래로 복근 보였는데 개쩔던데 ㅋㅋㅋ

-왜 몸 저렇게 키워놓고 운동 안 한 척을 하는 거야? 이해가 안 되네;


더 난리가 나기 시작한 채팅창.

허나 이강한은 억울했다.


‘진짠데.’


그의 말에는 전혀 거짓이 없었으니까.



* * *



이강한.

그를 본 사람들은 자주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이름이 강한이에요? 이름이랑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190cm에 82kg.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을 지닌 그는, 전신의 근육이 마치 그린 듯이 발달되어 있어.

‘강한’이라는 이름과 겉모습이 참 잘 어울렸다.


“와. 무슨 운동하세요? 근육이 장난 아닌데···.”


그리고 이런 류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딱히 운동을 하는 건 없습니다.”


이런 답변을 내놓았다.

발달한 어깨에 강건한 근육을 보면.

‘운동을 안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이강한의 말은 100% 진실이었다.


그는 딱히 운동을 하지 않아도.

침대에 누워서 잠만 자도.

남자라면 대부분 부러워 할만한 골격과 체형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그 수면시간이 일반인에 비해 심하게 길다는 게 문제였지만.


‘적어도 12시간은 자야했지.’


어릴 때는 이렇지 않았다.

무한의 탑이 생기기 전만 해도.

이강한은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10년 전.

무한의 탑이 각 나라의 수도에 생겨났던 시기.

그 시기부터 이강한은 남들보다 더 잠을 오래 자게 되었다.

한 번 누우면 하루에 적어도 12시간 이상을 잤으며.

시험 전날이라던지 해서, 어떻게든 잠을 참고 12시간보다 적게 자게 된다면.

그 다음 날 안 잔 시간만큼 더 잠을 잤다.

그리고.


‘몸도 그때부터 변했다.’


10년 전.

14살 중 1이었던 이강한은 키만 좀 크고 마른 편이었다.

허나 12시간씩 잠을 자면서부터.

그의 몸은 빠르게 변화하여 키가 쭉쭉 크고.

근육이 알아서 성장해나갔다.

의학적으로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몸은 10년 간 계속 그렇게 굴러갔다.


‘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었지.’


깨어있는 12시간 중에서도.

후반부 4시간은 급격히 졸려와 거의 비몽사몽 상태.

남들은 16시간을 깨어있는데.

이강한은 맨 정신으론 8시간밖에 버티질 못하니.

다른 이보다 깨어있는 시간은 절반밖에 안 되는 상황이었다.


‘병원을 다녀봐도 소용 없었어.’


이 증상을 치료하고자 여러 병원을 전전해보았지만.

기면증의 일종이라고 할 뿐 명확한 진단명이 나오진 않고.

기면증에 쓰는 약도 전혀 통하지 않아서, 이강한은 10년을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치료를 포기하고, 앞으로도 평생 이렇게 살겠거니 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오전에는 물류센터 나가고 집에 와서는 뻗는 걸 반복해왔다.


사실 오늘도.

물류센터 일 끝나고 집까지 뛰어가는 와중에 끌려온 거였으니까.

근데.


‘이쯤이면 졸려야 할 시간인데, 이상하게 안 졸리네.’


무한의 탑 안이라 그런가?

원래는 잠이 스멀스멀 와야 할 시간대인데.

몸과 머리가 모두 쌩쌩했다.

풀 컨디션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상태를 보면서.

이강한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무한의 탑이 나타나고 나서부터 이 병을 겪었는데··· 들어오니 멀쩡하다. 진짜 둘 사이에 무언가 연관이 있는 건가.’


지금까진 시기가 묘하게 일치했을 뿐.

기묘한 수면과 탑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는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에 무한의 탑엔 접근할 수 없으니, 이 병의 원인과 치료법 또한 알아볼 방법이 없었다.

허나 이젠 상황이 달랐다.

플레이어가 되었고.

탑 안에서 그 미칠 듯한 졸음이 안 오는 것도 확인했으니까.


‘플레이를 진행하며 차차 알아봐야겠어.’


이강한은 그렇게 결심하면서.

아까처럼 고블린을 학살해나갔다.

그가 이렇게 방어진이 있건 말건 파죽지세로 돌파해나가자.


-진짜 ㅈㄴ 세네 ㅋㅋㅋ 그냥 밀고들어가네

-왠지 이 사람이 1등할 거 같음

-1등 확실해 내가 지금 생중계되는 10명 동시에 켜놓고 있는데 혼자 다른 게임 하는 중임

-오랜만에 한국에서 유망주 한 명 건지나요?


시청자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생중계되는 한국의 유망주 10인 중에서.

이강한이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이 사람 특성 뭐래?

-아직 안 밝힘

-구라만 ㅈㄴ 침 ㅋㅋ 잠만 자도 근육이 생긴다나

-고자 고블린 잡았단 구라도 쳤잖아 ㅋㅋ


이쪽은 진실만 이야기했는데.

벌써 거짓말쟁이 이미지가 세게 잡혀버린 이강한.


‘이거 참 억울하구만.’


앞으로는 하루에 헬스 3시간씩 한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하나?

이강한이 그리 생각하면서.

펑!

마지막 고블린 방어진을 돌파했다.

그러자.


[레벨이 1 올랐습니다.]

[스탯 수치에 비례해서 신체 능력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5가 되었습니다.]


레벨이 어느덧 5가 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오르며.


[만마전과 관련된 기능을 사용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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