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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멘탈입니다......

엘베꿈


[엘베꿈] 박다미의 꿈(52~53 스포일러)

“으, 으으음...”


눈을 떴을 때는 주위에 다른 환자가 아무도 없는 조금 커다란 병실이었다.


바로 옆에는 누군가가 의자에 앉아 침대에 엎드려있었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쩌다 집에 올 때면 맡을 수 있는 그리운 향기와 익숙한 옷차림에 그 엎드린 남자의 조금 커다란 손을 살며시 매만졌다.


그러자, 남자가 몸을 일으켜세우며 고개를 들었다.


“아, 일어났구나 우리 귀여운 딸...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단다.”


자주 들어 익숙한 목소리. 언제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던 그 목소리는,


“아......”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는.


눈과 입이 꿰메어진 채로 감겨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 흉측한 모습을 전부 드러내고 있었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꾸나.”


급히 자리에서 벗어나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우악스러운 손에 발목을 잡혀 제대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놔! 이거 놔!!!”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그 손은 꼼짝하질 않았으며, 그 몸을 아무리 발로 차도 꼼짝하지 않았다.


“안돼, 안돼! 놔! 이거 놔!”


끌려간다.


침대 끝을 두 손으로 잡고 버텨보려 했지만, 버틸 수가 없었다.


“흐히히히히... 저항할수록 괴롭기만 할 거란다. 이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꾸나.”


쿵...!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몸 위로 올라와 옷을 잡아 뜯었다.




“으, 으으음...”


어딘지 익숙한 커다란 병실.

그리고 몸에 남아있는 끔찍한 감촉.


바로 옆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니, 남자도 뒤따라 일어났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 아아아, 아... 저, 저리가. 싫어. 안돼. 안돼...!




“으, 으읏... 흑...”


설마, 이번에도 또 그곳은 아니겠지.


그 더러운 감각이 온몸에 고스란히 남은 채로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같은 병실 그리고...


남자는 조심스럽게 눈을 뜨는 사이, 이미 몸 위로 올라와있었다.


“안녀어어어엉...?”

“악! 아아악!!! 안돼!”

“이번엔 내 차례야. 으히히히히히!!!”



끼릭, 끼리릭... 끽...


“윽, 으흑...! 윽...”


목이 졸린다. 숨이 막힌다. 하지만 계속 괴롭기만 할 뿐, 죽진 않는다. 죽을 수조차 없다.


“으, 끄으윽... 흐읏...!”

“이거야! 바로 이거야!!!”


놈이 마음껏 유린하며 즐기는 동안, 주위를 둘러봤다. 나갈 방법이 있을 거다. 다음엔 벗어난다. 벗어나지 못하면 계속 반복될 뿐이다.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눈을 떴다. 설마하는 기대조차 하지 않고 곧장 옆으로, 남자가 앉아있는 의자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아! 이런, 어딜 가시려고.”


목소리는 기억하고 있는 그 그리운 목소리였지만, 말투는 매번 달라지고 있다.


이런 짓을 할만한 건 귀신 밖에 없다. 포기하면 영영 몸을 뻇기고 만다. 그렇기에, 마음 굳게 먹고 앞을 바라봤다.


남자가 침대 위로 올라와 이쪽으로 향한다. 그걸 보고 곧장 오른쪽으로 뛰어나가 문에 도달했다.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끼이이이익.


문이 열리면서, 조명이 불길하게 깜빡깜빡거리는 복도가 나왔다.


“기다려! 아직, 난 아직이라고!!!”


문을 닫고 뛰었다.


계속 쫓아올 것만 같았던 남자는 따라오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고, 또 눌렀다.


빨리, 빨리, 빨리.


아무도 쫓아오지 않지만, 마음은 너무나 불안해 계속 버튼을 눌러댔다.


16, 17, 18, 19, 20.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곳에선,


“어, 어...!?”


수많은 손이 빠르게 뻗어와 제대로 놀랄 새도 없이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으, 읍!?”


.

.

.


당하고, 당하고, 또 당하기를 반복해 정신이 너덜너덜해진 채,

간신히 비상구 계단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 거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내려갔지만, 계단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언제까지 반복되는 걸까.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지쳐 자리에 앉은 순간,


한 손에 작은 칼을 든 여자가 위에서 천천히 걸어내려왔다.



“악, 아아아악... 그만... 이제 그만...”

“싫어. 계속, 계속 괴롭혀줄 거야!”


여자는 찌르고, 찌르고, 또 찌른다.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끊임없이 찔리기를 반복하던 도중.



다시 눈을 떴다.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당하고 또 당하던 끝에, 일정한 규칙을 세워두고 돌아가면서 즐기고 있단 사실을 알아냈다.


일종의 놀이였다.




댓글 5

  • 001. Lv.23 펭귄드럼

    20.07.12 00:21

    그냥 정신을 잃은 상태가 아니라...

  • 002. Lv.26 병약멘탈

    20.07.12 00:22

    귀신들에게 침식되면서부터 시작된 현상으로, 꿈은 현실 시간보다 약 4배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 003. Lv.18 cmst

    20.07.12 02:23

    잘 봤습니다

  • 004. Lv.21 [탈퇴계정]

    20.07.13 00:09

    박다미 귀신ntr 모녀가 더블로 ㅠㅠ

  • 005. Lv.26 re******

    20.07.13 02:59

    이게 왜 안 조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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