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의 후손
54회
정보총국의 박 진철은 흑룡이 16강에 진출하자 수련장을 방방 뛰어다니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강 상국은 얼굴을 찌푸리며 점잖게 타일렀다.
“야 박 실장 부하들 앞에서 무슨 체신머리 없는 행동인가 이사람아 쯔쯔쯔”
진철이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우와 닭살 이게 무슨 체신있는 행동 임까, 선배님 평소대로 합쇼”
“이~씨키 뭐 합쇼 막가자 이기야.”
“그러니까 사람 헤깔리게 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말씀하시지요.”
강 상국이 낭창하게 말했다.
“내기에 아직 살아남은 사람은 본좌 밖에 없지 혹시라도 흑룡이 우승하게 되면 본좌의 선견지명을 너희들은 흠모하게 될거야 음하하하”
내기를 시작할 때 억지라고 우기며 날리를 치던 상관이 이제와서 선견지명이라고 자랑을 하자 꼴사나운 모습이 보기싫은지 대충 수긍했다.
“아 예예 어련하시겠습니까 보온~좌아 시니까”
강 도일과 흑룡이 16강에 진출하고 도일이 8강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하자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흑룡이 압도적인 무력으로 압살하고 8강에 진출하자 상국은 점점 천문의 우승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흑룡이 8강에 진출하는 순간 박 진철은 자신이 우승 한 것처럼 흥분하며 좋아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내려오자 마자 주혁에게 안겨 배시시 웃자.진철의 얼굴이 땡감을 싶은 표정으로 변하며 굳어 졌다.
순간 진 철의 마음속에 배신감이 몰려오며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은 형식적인 인사 악수조차 받아주지 않던 그녀 도도하고 차갑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외간 남자에게 안겨 바보같이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자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다.
“저게 흑룡이라고 저 바보 같은 모습이······”
진철의 얼굴이 험악하게 변하자 주위의 동료들이 바쁜 일이 생긴 것처럼 말하며 하나 둘 멀어져 갔다.
동료들은 이미 진철이 흑룡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상사의 체면 때문에 모른척하고 있었다.
강 상국 역씨 알고 있었지만 진 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까 아는 척하지 못하고 에둘러 다른 상대를 찾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진철의 생각은 달랐다. 흑룡이 주혁에게 하는 행동은 사형제 간이라 그렇고 시간이 지나 자신의 진가를 알게 되면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한편 천문의 본단
승천각의 응접실 대형 TV로 흑룡의 8강전 대전을 지켜본 여해선생이 허허허 웃으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허허허 도롱이 제법 경지에 올랐구나.”
흑룡의 큰 제자 정 이수(15세)가 사조님의 웃는 모습을 보고 묻는다.
“사조님 스승님의 경지가 또 올랐습니까.”
“하하하 그리 보이는구나 너의 스승이 덜렁대기는 하지만 무예의 재능은 제법 있단다.”
이수는 스승이 사조님에게 칭찬을 듣자 자신이 칭찬을 듣는 것처럼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흑룡이 경기를 마치고 내려와 어린아이 처럼 대 사백에게 안겨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쑥스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아니 스승님은 철딱서니없이 무공은 지고한 경지에 올라 있으면서 세계인들이 보고있는 앞에서 대 사백에게 안겨 들다니 아휴 정말 내가 못살아 융을 어떻게 봐야하나······'
이 수가 사조님과 융을 곁 눈질하며 눈치를 살피자 사조님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한손으로 융의 머리를 쓰다 듬으며 흡족해하고 있었다.
이수가 융의 눈치를 보고 얼굴을 살짝 붉혔다.
자신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대 사백의 제자 융은 자신보다 입문도 한참 늦고 어리지만 이미 자신보다 두 단계나 앞서가고 있었다.
체격도 부쩍 성장해 자신의 동생보다 어려 보이지도 않고 수련할 때 어느덧 고수의 풍모를 보이고 있었다.
이수 자신도 무공의 자질이 뛰어나다고 인정받고 있지만 융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스승님과 같은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수가 천문에 입문한지 7년이 넘어가고 있으며 이제 의형기현의 단계에 진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융은 이제 입문한지 1년이 조금 지나고 있지만 벌써 발경의 경지에 도달해 입신의 경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사조님의 말씀에 따르면 대 사백님은 입문한지 2년만에 입신의 경지에 올라 일검붕산의 절학을 창안했으며 10년만에 천문의 전설상의 경지 승천여래의 경지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았다고 한다.
무공을 익히는 사람들이 들었다면 미친놈이라고 할 말이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가고 있는 제자가 눈앞에 있으니까.
융이 처음 본문에 왔을 때 이수와 이현 세 사람이 같이 수련을 했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후 사조님은 융과 이수 이현의 수련을 분리했다.
사조님과 융이 나누는 무리를 이수와 이현은 따라갈 수 없었고 무리에 따라 발현해 내는 재능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사조님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것은 재능의 차이라고 일축했고 질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가진 재능은 다르니까.
융이라는 괴물과 비교를 하다 보면 스스로 상처를 받게된다며 인정해 버리라고.
그리고 그만한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은 그 만큼의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하셨다.
융은 벌써 책임의 무게를 두 어깨에 가득 짊어진 것 처럼 보였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가볍지 않고 진중하며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융은 벌써 천문이라는 거대 문파의 대제자로 그 무게를 견디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키워지고 있었다.
장문 제자의 삶은 개인의 영달보다는 무문의 발전이 우선이고 거느린 문도의 수만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
사조님은 융이 장차 천문의 문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천문을 위해 살아 갈 수 있는 힘을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 융이 장문인으로 외로움과 고독을 견딜 수 있는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았다.
이수는 이제 융을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고 보듬어 주어야할 존재가 되었으며 애잔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대문파의 장문인은 이러한 과정과 혹독한 시련 그리고 큰 사랑으로 탄생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제왕학을 배우고 극복한 자 라야 대문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수는 왠지 자신의 스승과 자신은 천문의 주인을 보좌하고 그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융을 바라보는 이수의 눈빛에는 따뜻함이 묻어 나고 있었고 이수를 바라보는 여해선생의 눈에도 흐뭇함이 흘렀다.
한편
한낮의 햇빛조차 먹어버린 밀림 숲
어둠과 함께 원색의 공포가 스멀스멀 피워 나고 있었다.
원시의 밀림이 재현된 것처럼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괴수들을 완벽한 몬스터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변이된 괴수들 때문에 인간들은 언제 부터인가 등산이라는 여유를 누릴 수 없었다.
어마 어마한 번식력을 자랑하며 그 들은 그들 만의 세상을 완성해가고 있었고,
미국의 아이테츠크호를 중심으로 500Km 이내 숲속은 무시무시한 몬스터 월드가 만들어 졌다.
인간의 발길이 끈어 진지 불과 10년만에 숲의 중심에는 어떤 괴물이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탄생된 몬스터가 이제는 생태계의 중심이 되었고 몬스터의 사체에서 더욱 강력한 마나원을 얻기 위해서 더 큰 힘을 가진 몬스터를 계속 탄생시켰다.
어둠속을 지나가는 거대한 생명체 코끼리 같은 덩치와 살기를 흘리는 놈들에게는 오로지 상대를 먹이로 생각하는 본능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는 존재들이 있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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