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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입니다.

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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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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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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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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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이거지

DUMMY

※ 2020 ESPN Football Top Prospects

-> Quarterbacks : Dual-Threat


Rk – No.01 : Dwayne Moi Stone

Hometown : Paia, HI / Kahuku Hs.


HT : 6-1(186㎝)

WT : 214(97㎏)


GRADE : ★★★★★(100)

SCHOOL : UNCOMMITTED


Comment : 전통적으로 신입생들 대부분은 50~60점을 기록하지만, 드웨인 모이 스톤은 그렇지 않다.


본지 사상 최초로 1학년 평가 만점을 받은 드웨인 모이 스톤은 8살 때부터 전미 스포츠팀의 주목을 받았으며, 육상/야구/수영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기고 풋볼을 시작했다.


드웨인 모이 스톤은 아직 필드에서 증명된 것이 없지만,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2020년 리쿠르팅 랭킹 No. 01은 이견의 여지 없이 이 하와이 소년의 것이다.


Scouting Report : 없음

(풋볼 경력이 없기 때문)


* * *


#. 2016년 8월 12일

#-1. 하와이, 호놀룰루 CDP

#-2. 레일레후아 고등학교

#-3. 풋볼 필드


와(Wa) 사람들 사이의 공터라는 의미를 지닌 와하이와는 인구 17,000명이 조금 넘는 곳이다.


주변으로 두 개의 군사기지가 자리한 이곳은 주로, 골프장과 와인 농장을 방문하려는 이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오늘, 도시 한복판에 있는 레일레후아 고등학교로 본토의 풋볼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했다.


대학.

프로.


무려 178명의 아마와 프로 스카우트들이 단 한 명의 소년을 보기 위해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클렘슨(사우스캐롤라이나).

스탠퍼드(캘리포니아).

오하이오 주립(오하이오).


이런 전통의 명문을 비롯, 작년 14승 1패로 NCAA Division 1 챔피언이 된 앨라배마의 관계자들 역시 경기장 한쪽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필드를 주시했다.


그중엔, 전미 대학 풋볼 감독 중 최고로 평가받는 닉 세이번(Nick Saban)도 있었다.


“크군.”


닉 세이번이 드웨인 모이 스톤을 본 첫 감상을 말했다.

어지간한 라인백들보다도 컸다.


“왜 사람들이 듀얼로 분류하는지 알 것 같지 않나?”

“하하. 그러니까요.


모이의 신체조건이 만족스러웠던 닉 세이번의 말에 대답한 건, 앨라배마의 스카우트인 제이콥 홀먼(Jacob Hallman)이다.


“패스도 패스지만, 런닝이 기대돼요.”

“무리도 아니지. 저런 몸뚱어리니.”

“그나저나···.”

“?”

“휘이- 많이도 왔네요.”

“가릴 것 없이 다 왔지. 방송, 대학, 프로. 나도 지금까지 이런 건 본 적이 없네.”


현재 두 사람의 시선이 닿는 곳곳.

모든 이들이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즐거우면서도 또 기대되는.


“부디, 실망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군.”

“첫 시합인 건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번쩍이는 뭔가를 보여줘야 하네, 제이콥. 우리도 완벽을 기대하고 있진 않으니까. 어차피 저 녀석에겐 앞으로 4년이란 시간이 있어. 무얼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려는 거지.”


두 사람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닉 세이번의 방문을 본 다른 대학팀의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했다.


앨라배마가 NCAA Division 1 최고의 팀이 될 수 있었던 건, 닉 세이번의 번뜩이는 전술의 몫도 컸으나 그보다는 탁월한 리쿠르팅 능력이 빛을 발했다.


쿼터백 수준이 낮다고 평가받는 올해에도, 닉 세이번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텍사스 채널뷰의 제일런 허츠(Jalen Hurts)를 강탈하는 데 성공했다.


“세이번이 직접 왔다고?”

“좆같네. 대체 우리 팀 감독은 뭘 하는 거야?”

“하와이까지 올 줄 누가 알았겠어?”


모두의 시선이 세이번과 모이에게 향해 있을 무렵,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카후쿠 고등학교 선수들이 한곳에 모였다.


이에 관계자들은 잠시 리쿠르팅을 잊고, 하와이 팀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관람하기로 했다.


원정팀 응원석이 순식간에 달아오른다.


“EKE-!! AKE-!!”

“HI!!!”

“EKE-!! AKE-!!”

“HI!!!”


* * *


▷ 1Q – 15:00

0 : 레일레후아

0 : 카후쿠


풋볼의 공수 선택은 동전 던지기로 한다.

앞뒷면을 정한 권리는 원정팀에 있다.


그렇게 공격권과 진영이 결정되면, 우리는 경기 시작을 위해서 킥오프(Kick Off)라는 것을 한다.


수비팀의 진영 35야드 지점.

그곳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팡-!


볼이 하늘로 높이 날아오른다.

그리고 난 감독님 곁에서 이를 지켜봤다.

참고로 킥은 전문가가 따로 있다.


당연히 우리도 있다.

세코페 라투(Sekope Latu).

올해 3학년 주니어 선수다.


멀리 날아간 공은 상대팀 엔드존 주변에 떨어졌다.

감독님이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나이-스.”


어째서 이렇게 반응했는지 잠시 설명하자면.

킥오프는 엔드존을 넘어선 안 된다.

실점을 하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불이익이 있다.


만약 수비진영에서 킥오프된 볼이 공격팀의 엔드존을 넘어가게 되면, 공격팀은 자동적으로 25야드 지점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점을 역으로 이용할 때도 있긴 하지만, 훨씬 먼 곳에서 공격을 출발하게끔 할 수 있는데 굳이 상대에게 25야드를 보장하려고 하진 않는다.


아, 참고로.

1야드는 0.9144m.

25야드는 22.86m 정도 된다.


전생에서부터 쭉 느낀 거지만, 어째서 훨씬 직관적인 표시법을 내버려 두고 야드/온스/파운드 같은 걸 쓰는지 모르겠다.


뭐.

영국 식민지의 영향이라고 본다.

아무튼.


지금도 우리는 좋은 킥에 이어, 상대를 20야드 조금 못 되는 지점에서 멈춰 세웠다.


몇몇 선수 교체가 이뤄진다.

제대로 된 수비팀이 나갔다.


감독님의 입이 바빠진다.


“상대는 오른쪽이 약해. 초반부터 후끈하게 몰아치자고. 블리츠로 가. 오른쪽에 신경 쓰게 만들고, 레넥스가 왼쪽에서 색을 노린다.”


풋볼에서는 작전을 지시하는 두 개의 포지션이 있다.


공격은 쿼터백(QB).

수비는 미들라인배커(MLB).


시오엘레 후아마투가 감독님께 작전을 들은 뒤 필드로 뛰어갔고, 곧 수비팀 가운데서 지시를 했다.


참고로.

금방 작전은 쉽게 말해, 쿼터백을 노리는 거다.

블리츠(Blitz) 전술이 대체로 그렇다.


레엘레후아 오펜시브 라인 오른쪽이 취약하기에, 그쪽으로 위협을 줘서 시선을 빼앗고, 바깥에 있는 라인배커가 돌아 들어가 쿼터백에 태클을 거는 전술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오른쪽 페이크.

왼쪽 주먹.


상대의 공격이 시작되고, 우리는 작전대로 상대 쿼터백에 태클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볼을 빼앗진 못했지만.

공격 지점을 7야드 뒤로 물렸다.

엄청난 수비 성공이다.


말한 것처럼.

풋볼은 땅따먹기다.


이후로도 우린 레일레후아의 공격을 철저히 차단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시오엘레 후아마투는 진짜배기다.

최소 디비전 레벨에선 말이다.


순간순간 판단해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도 그렇고, 수비진 전체를 지휘하는 능력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결국.

레일레후아는 28야드 지점까지밖에 전진하지 못했다.

최초 공격 위치에서 6야드 전진.


그동안 네 번의 공격 기회를 전부 소모했기 때문에, 퍼스트 다운을 만들지 못하고 공수가 교대됐다.


필드의 전원이 바뀌는 순간.

내가 투입될 때다.


“처음부터 부담을 주진 않으마.”

“네.”

“연습한 대로 보여줘.”

“Oorah.”


감독님께 대답하며 풋볼 필드로 뛰어간다.

전생 고등학교 졸업반 이후 처음이다.

얼추 43년 만인가?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큰 환호성과 필드에 흐르는 특유의 긴장감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지.

이 느낌이지.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을 야수들이 반대편에 있고, 조금만 방심하면 엄청난 육체적 고통을 느낄 것이다.


일반인이 한 번 경험하면 트라우마로 남을.

그 정도의 고통 말이다.


하지만 난 미소를 감출 수 없다.



.

(거스 존슨) - Fox Sports 코멘테이터

“드디어 이 친구가 등장하는군요. 드웨인 모이 스톤. 수년 전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풋볼 선수로의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었습니다. 그도 그런 게, 오늘이 첫 번째 풋볼 게임입니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



자.

이제부터는 우리가 상대 진영을 점령해야 한다.

상대가 가진 땅은 28야드.

이를 넘어서면 득점이다.


하지만 풋볼은 1야드를 전진하는 게 무척 어렵다.

어떨 때는 야드가 아니라 인치로 운명이 갈린다.


필드를 부지런히 달린 나는 공격팀을 불러 모았다.

나를 빼고 10명.


우선 공격 포지션의 기초는 5-1이다.

5명의 라인맨.

1명의 쿼터백.


풋볼 공격 순간의 99.9%에서 이와 같은 배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남은 5명의 라인맨을 뺀 나머지.

여기에서 변화를 주고.

이것이 팀 개성이 된다.


이 다섯 자리를 구성하는 포지션은.


러닝백(RB).

타이트엔드(TE).

와이드리시버(WR).


우선 러닝백은 쿼터백의 뒤나 옆에 서서 즉시 볼을 전달받거나 하여 달리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볼을 받은 척 속임수를 주고 수비 라인에 뛰어들어, 쿼터백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도 돕는다.


타이트엔드는 쉽게 말해 카멜레온.

공격의 모든 역할을 소화한다.

때로는 라인맨에 합류해 블록도 해야 한다.

이를 지시하는 건 역시 쿼터백이다.


우리는 현재.

1(RB)-2(TE)-2(WR)를 세웠다.

팀의 가장 기본적인 포메이션이다.


나를 배려한 배치라고 볼 수 있다.


“어때 가짜 사모안. 떨려?”

“이봐!”

“괜찮아요.”


스크럼을 짜자마자 시비를 걸어온 로토 후아마투.

캐머런이 발끈했지만, 난 바로 만류했다.

어차피 조금도 긁히지 않았다.


대신 나는 바로 작전을 지시했다.


“Trap으로 출발하자.”

“오- 너무 무난한 거 아냐?”

“하하하하.”

“너희들이 몸이 안 풀렸을까 봐, 그래. 나중에 내 발목을 잡지 못하게 초반에 몸을 풀어두려고. 그리고 너희가 얼마나 하는지도 봐야겠고.”


풋볼팀은 필드에서 건방진 쿼터백을 좋아한다.

그 건방짐이 자신감으로 보이니까.

쿼터백이 나약해지면, 공격라인은 바로 무너진다.


“쟤네 수비는 왼쪽 둘이 신입생이랑 2학년이야. 제롬이 트랩을 걸어줘. 스테넷은 왼쪽에 서고, 푸아가 오른쪽에서 달려. 그럼 쟤네 왼쪽 라인백이 빠질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

“Oorah.”

“Okay, Let's Go! 박살 내보자!”

“OORAH!!”


트랩(Trap)은 기초적인 공격 전술이다.


다섯 명의 오펜시브 라인 중 센터(Center) 좌우에 자리 잡는 가드(Guard)중 하나를 기습적으로 반대편으로 보낸다.


주로 반대편 센터와 가드 사이 지점으로 밀어 넣는데,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해 상대 수비수를 밀어내고 거기로 러닝백이 뛰어들도록 만드는 전술이다.


물론 그런 만큼 가드가 빠지는 쪽이 취약해지는데, 그래서 난 타이트엔드 중 수비가 강한 사람을 왼쪽에 뒀다.


그리고 반대편에 둔 타이트엔드를 와이드리시버처럼 달리게끔 만들어, 오른쪽 수비력을 더 약화하려고 한다.


이번 작전의 목적은 득점이 아닌 전진.

앞쪽 라인만 통과하면 최소 5야드는 벌 수 있다.

어쩌면 그 이상이 가능할 수도.


대형을 갖추고.

난 로토의 뒤에 섰다.


레일레후아의 수비 포메이션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아의 위치에, 상대 수비가 반응했다.


왼쪽 라인배커가 살짝 물러서는 모습을 확인한 후, 나는 현 상황을 알리는 숫자를 내뱉었다.


“45!! 28!!”


쿼터백이 내뱉는 숫자는 일종의 모스 부호다.

동료들이 현 상황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내가 뱉은 숫자엔, 상대가 어떤 식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또 우리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들어 있다.


그러고 난, 시작을 외쳤다.


“HUT!!”


볼을 전달받은 즉시, 난 뒤로 돌아섰다.

앞으로 캐머런이 달려왔다.


스치는 과정에서 나는 볼을 캐머런에게 넘겼고, 작전대로 상대의 라인이 벌어지면서 거기로 팀의 러닝백이 뛰어들었다.


얼마 뒤.


쿵!


캐머런은 태클을 받았지만, 우리는 첫 공격 지점에서 6.5야드를 전진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1.png

.

(거스 존슨)

“약 6야드 전진에 성공하는 카후쿠 고등학교. 하지만, 드웨인 모이 스톤이 뭔가를 보여준 것은 아닙니다.”

.



전진에 성공한 즉시, 난 벤치에 신호를 보냈다.

선수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사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득점으로 향할 수 있는 수십 개의 전략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연습도 되지 않았고 또 벌써 보여주기엔 무리가 컸다.


어쨌든 난 풋볼이 처음이니까.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니 당장은 팀의 공격 전술을 따라가며, 내가 그것을 훌륭하게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최소한 감독님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일 때까지는.

뭐, 사실.

대학부터 그래도 된다고 본다.

어차피 지금은 고교 레벨이니까.


전미 대학팀이 내게 군침을 흘릴 정도로 유지만 해도, 고등학교 풋볼 생활은 성공이다.


타이트엔드 하나가 빠지고.

와이드 리시버가 추가됐다.


이번엔 패스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라인맨과 타이트엔드가 단단히 나를 지켜주는 동안, 러닝백을 미끼로 삼고 와이드리시버를 이용하는 전술을 결정해 두었다.


이른바.


“이번엔 샷 건이야.”

“우- 바로 화끈하게 가려고?”

“아예 태워버려야지. 너희 라인들이 끈질기게 버텨줘야 해. 캠이 함께 부딪쳐줄 거니까, 뚫리면 죽여버리겠어. 와이드리시버는 윅사이드에 서. 캠에게 주는 척하고 너희 쪽으로 돌아볼 테니까, 연습한 대로 뛰어. 엔드존으로 바로 볼을 넣어줄게.”

“휘익-”


샷 건(Shot Gun)이라는 공격 전술 역시, 풋볼 역사에서 50년도 더 된 전통적인 전술이다.


정확한 명칭은 샷 건 트립스(Shot Gun Trips).

그 뒤에 달라붙는 것들은 변형된 전술을 뜻한다.

오늘 내가 택한 것도 변형이다.


본래는 타이트 엔드를 수비에 가담시키지 않고 아까처럼 전진해 상대 라인배커를 뒤로 물러나게 하는 역할을 맡지만, 지금은 나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이런 식이면 상대 앞쪽은 확실히 막는다.

대신, 라인배커가 내게 달라붙기 쉽다.


상대 라인배커가 달라붙기 전까지의 몇 초.

그 전에 내가 패스를 보낼 수 있을까?

전생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컬럼비아 대학에 진학한 이후부터, 나는 내 재능이 딱 대학팀의 두 번째 쿼터백까지인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

(거스 존슨)

“이번엔 뭔가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드웨인 모이 스톤이 다시 공격 위치에 섭니다.”

.



전생에서 풋볼 감독을 하며 얻었던 경험들.

그리고 이번 생에서 타고난 것들.


무엇보다 쿼터백이 되기 위해 5살 때부터 해왔던 노력을 믿으며, 나는 힘차게 목소리를 높였다.


“50!! 22!!”

“···.”

“HUT!!”


아까처럼 뒤로 돌아, 러닝백을 바라본다.

캠은 이번에도 날 스쳐 지났다.


하지만 아까와 다른 점은 이번엔 볼을 넘겨주는 척만 했다는 것이고, 캠이 라인들 사이로 뛰어가도록 내버려 둔 후 자연스럽게 빙그르르 돌았다.


그러자, 윅-사이드(Weak Side)가 훤히 보였다.

이러려고 러닝백을 쓴 것이다.


엔드존을 향해 달리는 세 명의 와이드 리시버.

난 그중 가장 자유로운 한 명을 포착했다.


머릿속에서 경로가 그려진다.

패스를 받을 리시버가 달릴 경로가.

동시에 계산이 이뤄졌다.


와이드 리시버의 속도.

패스의 속도.


사람과 볼이 만나려면 어떤 경로로 또 얼마만큼의 힘으로 던져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계산이 이뤄지며 나는 수십만 번도 반복한 동작을 수행했다.


손에서 공이 떠나고.

곧,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다.


쿵-!

“큭!”


넘어지면서 순간 느낀 점이 있다.


중학교 때까지는 세 명이 달라붙어도 날 눕히지 못했는데, 지금은 한 사람의 태클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당연한 게.

태클한 라인배커는 188㎝에 121㎏이다.

그리고 그 몸으로 30m를 4.3초에 주파한다.


전국적인 레벨로 보면 별것 아니지만, 어쨌든 저런 체격조건과 저런 속도로 태클을 당하면 나도 견뎌낼 수 없다.


고통스럽다.

아프다.

하지만.


‘이거지.’


어째서인지 나는 웃고 있었다.

땅바닥에 떨어질 때도 충격이 느껴졌다.


그러고 얼마 뒤.


“---!!!”

“--!!”


나는 큰 환호성 소리를 들었다.

어떤 쪽의 환호성일까?


홈?

원정?


태클한 상대를 밀어내고 상체를 일으켰을 때, 나는 저 멀리서 볼을 들고 있는 한 사람을 보았다.

사진2.png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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