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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인생
작품등록일 :
2015.05.08 11:14
최근연재일 :
2016.08.09 03:51
연재수 :
3 회
조회수 :
858
추천수 :
5
글자수 :
11,782

작성
16.08.0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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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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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D&D 워락 캐릭터 백스토리

DUMMY

시골의 작은 마을.

오솔길이 있고 소나무와 참나무가 이곳 저곳에 자라나는 마을.

작은 신전이 있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모여 때때로 기도를 드리는 평화로운 마을.


“신이시어.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언제나 화목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세요.”

“하하, 죠나단. 너는 매일 비는 소원이 어째 감사합니다와 다른 사람들 이야기뿐이구나. 나중에 커서 사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에이~. 사제는 무슨 사제에요. 저는 그냥 평범한 농부로 살 거에요.”

“그래도 좀 아깝지 않느냐? 머리도 나름 좋은 녀석이.”

“그거야 신부님이 잘 가르치시는 거고요.”

“뭐라고? 하하하하하. 그래, 알았다. 그럼 가 보거라.”

“예~.”

“하하, 녀석.”


아이는 신전에서 나와 거리를 내달렸다. 하늘을 푸르르고 돼지들은 아무런 걱정을 모른다는 듯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야, 죠나단! 오늘은 좀 같이 놀자.”

“미안! 엄마아빠 도와드려야 해.”

“재미 없는 녀석.”

한참을 걸어 도착한 나무 오두막. 아버지는 인자한 얼굴로 소년을 반겼다.


“이제 왔구나? 그래, 오늘은 뭘 배웠느냐?”

“오늘은 신들에 대해서 조금 배웠어요.”

“신들?”

“네.”

“흠······. 뭐, 우리 아들이니 잘 했겠지.”

“아버지. 제가 도와드릴게요.”

소년은 팔을 걷어 올리며 빙글빙글 돌렸다.


“어이쿠~ 되었다. 도끼질은 좀더 큰 다음에 하거라. 위험하단다. 그보다 엄마 일을 좀 도와드리거라.”

“네~.”

소년은 뒷 편의 마굿갓으로 향하였다. 거기서 한 여인이 말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워~ 워. 하~.”

두꺼운 다리를 지닌 짐말. 워낙 힘이 좋은 말이었으니 여인이 다룰 만한 동물이 아니었으나 일손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엄마, 아빠가 도와드리래요.”

“하하, 우리아들. 마음은 고맙지만 이건 네가 도울만한 일이 아니구나.”

소년의 얼굴은 순식간에 시무룩해졌다.


“음······. 좋아. 동생하고 같이 가서 밭에서 순무나 파오너라. 할 수 있겠지?”

“네.”

소년은 활짝 웃으면서 말하였다. 소년은 바로 동생을 찾아 논으로 향하였다. 키가 150은 되는. 나이에 비하면 완전히 거인인 아이였다.

‘누가 저걸 9살로 볼까?’

소년은 그런 생각을 하였으나 곧바로 머리 속에서 지우고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동생은 농떙이를 부리며 빈둥거리고 참새를 보거나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오빠는 정말 이상해. 일이 그렇게 좋아?”

“그럼. 내가 일을 하면 너한테도 좋고 엄마 아빠한테도 좋잖아?”

“······동네 애들은 내가 오빠를 때리고 못살게 굴어서 오빠만 일 시키고 나는 노는 줄 알아. 내가 일 해도 엄마아빠는 또 오빠만 일 시킨다고 혼내기만 한단 말이야.”

“그래, 그건 엄마 아빠가 잘못하시는 것 같아. 오빠가 다 말할게. 너도 분명 일을 했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래 봤자 오빠가 2배는 더했을 거라고 뭐라고 하시는 건 똑같아.”

소년은 무안해 하며 여동생의 눈치를 보았다.

“에휴~. 내가 이러니까 오빠한테 뭔 말을 못해요~.”

“미안.”

“그 미안하다도 적당히 해. 오빠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잖아?”

그렇게 말하고 동생은 바구니를 들었다.


“좋았어! 빨리 일을 끝내고 놀아야지!”

“그래 그래.”


그리고 그 날이 찾아왔다.

“사, 살려줘!”

“흐흐흐흐흐.”

전쟁 통에 치안이 무너진 세상. 그런 세상은 도적들이 들끓는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재앙 앞에 평범한 마을 주민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드릴 수 있는 건 모두 드리겠소. 그러니 제발 가주시오.”

“하하하, 좋아. 돈 될만한 것만 털어가 주지.”

“고맙소.”

그대로 사제의 목이 하늘로 날라갔다. 훤히 들어난 부셔진 목뼈.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의 머리통이 땅에 둘렀고 피분수가 흘러나왔다.


“팔수 없는 노인들 빼고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전부 챙겨.”

그렇게 말한 도적의 입가에는 싸늘하고 잔인한 미소가 서려있었다. 그들은 여자란 여자는 모두 강간하고 저항하는 남자들의 목을 잘랐다.


“저항만 하지 않으면 목숨은 살려준다. 그러니까 덤비지 말라고.”

“두목, 들어보니까 저기 외딴 곳에도 사람이 하나 있답니다. 꽤 반반한 여자도 있다던 데요?”

“흐흐흐흐흐, 그럼 너는 두 번째로 즐기게 해주마.”

“헤헤헤, 감사합니다.”

조나단의 부모는 두 아이를 벽면에 붙어있는 비밀 공간에 숨겼다. 조잡하지만 이런 일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코 쓰고 싶지 않던 것. 그러나 써야 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소년의 아버지는 활을 재고 주위에 이곳 저곳에 밧줄을 걸기 시작했다. 이윽고 멀리서 말 두어 마리가 넘어지며 히이잉 하고 울음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들어 한 도적의 미간을 꿰뚫었다.


“제에길!”

“두목? 어떻게 할까요?”

“잡아! 흩어져서 잡아라.”

중과부적. 이윽고 소년의 아버지는 잡히고 말았다.


“하~. 이놈을 어찌한다······.”

“죽여라.”

“아, 죽이긴 할건데. 나중에. 흐흐흐흐흐.”

그러고 그들은 오두막에 도착했다.


“호~. 이거 참 정말 나름 반반한데?”

“크크크크크.”

겨우 여자라는 생각을 하고 다가가던 도적의 목에 소년의 어머니는 그대로 식칼을 들어 목에 박았다. 꾸르륵 하며 피가 올라오는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몸이 무너져 내렸다.


“올 테면 각오는 하고 오라고 이 망할 도적놈들.”

“흠······. 이봐, 이쪽 남편이 어떻게 되도 좋은가?”

“여보!”

“크으!”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를 악무는 것뿐이었다.


“이봐, 한가지 제안을 하지. 우리 모두가 너를 한번씩 안겠다. 그럼 네 남편은 무사히 돌려주지. 어차피 우리가 다 덤비면 결국 어떤 꼴이 날지 알지 않나? 밑져야 본전이라고. 그렇지 않나?”

“여보! 안돼요! 안돼!”

소년의 어머니는 칼을 놓았다.


“약속은 지키는 거겠지?”

“그럼~ 그럼~.”

‘신이시어 도와주세요.’

소년은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나 양식에 대한 고마움이나 아픈 사람을 도와달라는 그런 타인을 위한 기도만을 하던 소년은 그날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다른 자를 처벌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크크크크 이거 정말 좋은데.”

나무판자 틈으로 소년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신의 어머니의 입에 닿는 뱀의 혓바닥을. 그 저열한 욕망들을.

‘신이시여.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제가, 뭐든지 바칠게요.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게요!’

“하~. 좋아. 그래. 그렇게 하라고.”

그들은 마치 뱀처럼 자신들의 몸을 이용하여 여인의 몸을 칭칭 감쌌다. 그것은 이미 물건으로서 사용되는 것이었다. 저열한 욕망의 분출구였다. 그걸 소년의 아버지는 눈앞에서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그를 보면서 고개를 가로 질렀다. 그때 소년은 자신의 품속에서 동생이 뛰쳐나갔음을 느꼈다.


“아, 안돼!”

“응? 무슨 소리지?

동생은 즉시 부엌에서 칼을 주었다. 그리고 달려나가 그대로 산적 하나의 등에 칼을 쑤셔 박았다. 그 찰나의 순간.


“이 꼬마가!”

소년이 달려나가서 본 것은 둔기에 으깨진 머리통이었다.

“아, 안돼! 안돼!”

소년의 어머니는 울었다. 동시에 자신을 태우고 있는 산적두목의 눈에 엄지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으아아악!”

“죽어!”

그리고 뒤에서부터 칼이 날아들었다. 그 칼은 어깨에서부터 허리까지 여인의 몸을 갈라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소년의 아버지는 자신을 묵고 있던 밧줄을 초인적인 괴력으로 풀어버렸다. 그리고 옆에 있던 산적들을 들어올린 다음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 그들의 머리가 깨지면서 뇌수가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창이 그의 배를 뚫어버렸다.


“쳇! 재수가 없어서리.”

“이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일단 챙길 거 챙기고······.”

“······.”

그들은 떠들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이. 소년은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방금 막. 소년이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그들은 그저 일상인 것 마냥 잡담을 던지며 웃고 있었다.


“두목 이 녀석도 참 병신 같은 녀석이었어.”

“그러게 말이야. 뭐, 나름 꼴리는 맛은 있었지만 크하하하하.”

“크크크크.”

“······ 없어.”

“음?”

“이 세상에······ 없어.”

“뭐야 저 기분 나쁜 꼬마는?”

“이 세상에 신 따윈 없어.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하~. 별놈을 다보겠네. 그걸 이제 알았냐?”

소년은 칼을 집어 들었다.


“어쭈~.”

아무런 기력이 없는 몸놀림. 마치 죽은 시체가 춤을 추는 듯했다.


“이것 봐라~.”

“하하하하.”

“죽일 거야.”

“엉?”

“죽일 거야. 모두 죽일 거야. 너희 같은 사람들을 모두 찾아서. 모조리 남김 없이 죽일 거야. 모조리 남김 없이 다시 태어나지도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할거야. 영혼까지 전부 없앨 거야.”

“이거, 기분 나쁜 녀석이군.”

“해치워.”

도적의 칼이 소년의 배를 뚫었다. 하지만 배를 뚫은 것은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게.”

“죽일 거야. 죽일 거야. 죽일 거야.”

“크하하하하하하하.”

산적들의 귓가에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광소가 들려왔다.


“자~. 나를 따르거라. 네가 원하는 것을 주마.”

“넌 누구지? 신? 아니야. 신은 이 세상에 없어. 너는 신이 아니야.”

“그래, 그래. 나는 신이 아니지. 나는 악마다!”


도적들은 놀라서 소리쳤다.

“뭐야? 저 녀석!”

“도, 도망!”

“으, 아아아악!”

“복수를 원하나?”

“모두 없애고 싶어. 너는 누구지?”

“그게 중요한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네 이름을 다오.”

소년은 즉시 대답했다.

“알았어.”

“넌 이제부터 건이다.”

그와 동시에 도적들은 전부 불타버렸다.

“세계를 배워라. 살아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마라.”

그리고 건은 세상을 홀로 방랑하였다. 그 어떤 곳에서도 신을 찾을 수는 없었다. 사제라는 자들은 돈이 없는 자를 결코 치료하지 않고 힘이 없는 자는 노예가 되거나 산적이 되었다. 약자는 더 약 한자를 짓밟고 서서 자신의 평화와 안녕을 찾을 뿐. 소년은 평화로운 마을 속에서 남의 행복을 기도하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 신은 없어.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하지만 악마는 존재하였다. 그 악마는 그래도 자신을 도와 주웠고 복수에 도움을 주웠다.

“도대체 너는 누구지? 뭘 하고 싶은 거지?”


작가의말

TRPG 워락 캐릭터 백스토리 인데 (흑마법사, 이계존재와 계약을 나누는 계약마법사입니다.) 팀원들 말이 끝이 안좋을 거라고 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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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셀러리 맨으로 살아 남는법 16.06.26 257 0 6쪽
1 여기는? 15.05.08 45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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