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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인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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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인생
작품등록일 :
2015.05.08 11:14
최근연재일 :
2016.08.09 03:51
연재수 :
3 회
조회수 :
855
추천수 :
5
글자수 :
11,782

작성
15.05.08 11:19
조회
453
추천
5
글자
10쪽

여기는?

DUMMY

“여기는…….”

“드디어 네가 돌아왔구나 아이야.”

“누구시죠?”

“나는……. 절대자다.”

“혹시 신이라고 불리는 분이신가요?”

“사실 표현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란다.”

“그건 그렇겠네요. 절대적인 존재니까……. 999개있는 행성 중에 999개를 부수고 300개를 남기는 말도 안 되는 일도 가능하시겠죠?”

“그 정도는 쉬운 일이란다.”

“역시! 하아~ 저는 신을 안 믿어서 지옥 행이 이미 예정되어있을 텐데……. 맞죠?”

“너는 수백 차례의 사소한 거짓말을 하였고 몇몇의 인간을 도왔으며 성실하게 살았지만 나를 믿지 않았단다. 그렇기 때문에 아쉽지만 지옥에 가야 할 것이다.”

“뭐 상관 없어요. 무한한 시간 동안 불에 지져지는 게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뭐……. 어쩔 수 없죠. 하지만 궁금한 게 있는데 저를 항상 보고 계셨겠죠?”

“물론이다.”

“원하시면 제가 당신을 믿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요?”

“물론이다.”

“저를 항상 보고 있었고 언제나 제 마음을 조종할 수 있었고 지옥에 갈걸 알고 계셨으면서 그냥 두셨다고요?”

“인간의 마음을 함부로 조종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 했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지옥에 갈걸 알면서 방치하신 건 맞네요?”

“나는 너에게 항상 말을 걸었다.”

“언제요?”

“나를 믿는 사람들이 너에게로 갔을 텐데 본적 없느냐?”

“저기 방금 전에 사람을 조종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마음을 직접 조종하는 것과 간접적으로 행로를 조종하는 것은 다르단다.”

“……. 저기 정말 절대자 맞으세요?”


질문을 하자 마자 옆에서 천국 문이 열리며 빛이 쏟아진다.


“어이쿠! 빛이 너무 강하네요.”

“천국이니까.”

“천국사람들은 전부 착하나요?”

“물론이다. 거짓말도 고통도 경쟁도 싸움도 없는 완벽한 곳이지. 그리고 나에 대한 무한한 찬양을 보낸단다.”

“그럼 나쁜 일을 해도 모두가 용서를 하나요?”

“애당초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단다. 모든 것이 존재하니까.”

“아니 그럼 처음부터 세상의 모든 장소를 그렇게 만드셨으면 됐잖아요?”

“성경을 안 읽었구나? 나는 분명 에덴동산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어겨서 내 쫓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정말 궁금한데 왜 선악과랑 뱀을 만들고 인간에게 호기심을 장착시키신 거죠? 그냥 처음부터 호기심이고 뭐고 없는 걸로 만드시면 되었을 텐데……. 그리고 만약 그랬으면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럼 지옥에 갈 일도 없었을 텐데…….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로보트 만드는 것같이 느껴지긴 하네요.”


그때 한 영혼이 천국 문을 열고 올라가고 있었다.


“저! 저 자식은!”

“아는 사람이라도 봤느냐?”

“제 학창시절 내내 저를 괴롭힌 놈이에요.”

“그렇지.”

“그러고 소문으로는 사람을 죽이고 나쁜 짓을 해서 무기징역형을 당한 걸로 아는데…….”

“마지막에 회개하고 나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단다. 그리하여 나는 저 아이를 용서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에요! 저 녀석이 용서를 구할 사람은 저에요. 아니 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저 녀석이 죽인 사람과 만나서 싹싹 빌게라도 해야죠!”

“처벌은 신의 권한이다. 인간세상의 법은 여기선 통하지 않는다.”

“그런 게…….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렇게 용서를 할 수 없는 분노의 마음을 품고 있다면 너는 더욱더 깊은 지옥의 끝으로 가게 될 것이다.”

“내가 천국에 가고 지옥에 가고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이런 부조리가 어디 있어요!”

“나는 절대자다. 내가 하는 일에 부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의 생각이 잘 못된 것이란다.”

“절대자가 옳다고 하면 전부 옳아지는 겁니까?”

“그거야 쉬운 일이지.”

“하아~ 그냥 태어나지 말 걸 그랬네요. 이렇게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으면…….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묻고 싶어요. 조종하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모든 것을 알고 계시니 제가 끝에 지옥에 갈 거라는 사실과 저 녀석이 천국으로 가게 될 거라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고 하시지는 않겠죠?”

“물론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고로 너의 최후도 알고 있었지.”

“모든 걸 알고 있다면 결국 답이 정해져 있고 저는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는 말이네요?”

“그렇다.”

“조종이랑 뭐가 다른 거죠?”

“처음부터 어느 쪽으로 갈지 정해놓은 배를 만드는 것과 배를 만들고 조종장치를 다는 것만큼 다르단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을 것까지 전부 알고 계셨군요?”

“그걸 몰랐다면 그걸 절대자라고 부르겠느냐?”

“물론 아니죠.”

“그럼 이제 모든 의문이 풀렸느냐?”

“예. 절대자는 인간의 감정이나 도덕으로 따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실감 했습니다.”

“너희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럼 당신을 믿는 수많은 사람들은 당신을 전혀 모른다는 말이잖아요?”

“이 세상에 나를 제외하고 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당연한 것 아니냐?”

“하~ 자꾸 질문이 느는데 당신의 모습을 닮게 만든 게 인간이라고 했는데 그게 맞나요?”

“그럴 리가 있겠느냐? 나는 무한한 존재 정해진 모습은 없다.”

“예? 그럼 성서에 나오는 YHVH로 적혀있는 신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너희가 지칭하는 것으로는 맞으나 나는 그런 것으로 지칭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다.”

“그럼 성서에 나온 인간이 신의 모습을 닮게 만들어졌다는 것은 거짓말이란 말이에요?”

“나의 진의를 전부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 없기 때문에 생긴 오류란다. 나는 무한한 존재 나의 힘과 생각과 모습은 일체 한다. 즉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나의 몸이고 나의 힘이다. 한정된 모습이 있는 허접한 존재를 절대자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그건 아니지만……. 그럼 성경에도 오류가 있다는 말이에요?”

“없을 수가 없단다. 나를 그나마 잘 이해하는 인간도 자기 멋대로 생각해서 적은 내용이 있는데 세월이 지나니 점점 이해도가 오르기는 하더구나 하지만 아직도 멀었단다.”

“그럼 성서는 왜곡투성이 신의 말이라는 뜻인데 그런 걸로 전도해도 상관 없는 건가요?”

“곤란하긴 하다만 그 의도가 불순하지 않다면 넘어가 주고 있단다. 다만 나에게 사기는 통하지 않는다. 죽기 전에 진심이 되지 않는다면 나를 믿는 다면서 돈에만 관심이 있던 자들은 전부 지옥행이 되었지. 그러다 보니 신부나 목사 중에도 지옥에 가게 되는 자들이 있더구나.”

“그럼 녀석은 죽기 전에 정말 진심으로 후회하고 용서를 구한 겁니까?”

“물론이지. 나를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안타깝게도 약간 불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파스칼은 지옥에 갈 수 밖에 없었단다.”

“아니 당신을 믿는 이유의 99.9%가 지옥에 가지 않으려는 건데 파스칼까지 지옥행 이었단 말이에요?”

“지옥과 천국은 결과일 뿐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면 천국은 갈 수 없단다.”

“저기……. 그 모든 것은 우선 전부 당신의 전지능력에 걸려서 예측되었던 일인 데다가 전도하는 사람들의 구호가 ‘예수천국 불신지옥’인데 지옥을 피하려는 비겁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지옥에 간다는 말이잖아요?”

“물론이지. 나의 전지에는 모든 것이 보인단다. 너의 그 불순한 마음속도 전부.”

“불순이요?”

“너는 나의 전지전능이 부조리하고 타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그럼 이게 부조리가 아니라는 말인가요?”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구나. 선의 기준은 나다. 너희가 아니란다.”

“아니 그럼 당신이 착하다고 하면 착한 거고 나쁘다고 하면 나쁜 게 된다고요?”

“물론이지. 실제로 너희가 동성애에 대해서 악이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과정에는 나의 세밀한 도움이 있었다.”

“하아~ 저희가 당신한테서 벗어나는 건 의미가 없네요.”

“물론이지.”

“그럼 당신을 안 믿는 것도 실제로는 당신의 의도대로였군요?”

“노리지는 않았다. 다만…….”

“암초에 배가 부딪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그 배가 암초에 부딪치지 않게 만들 능력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배를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배가 부딪쳐서 몇 명이 죽어도 그것은 선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맞죠?”

“나는 존재한다. 고로 나는 옳다. 이것이 절대자의 필요충분조건이란다.”

“진짜 투명드래곤 같은 분이시네요.”

“’킹왕짱 쌔고 논리와 인지를 뛰어넘은 존재’ 라는 의미에서라면 맞는 말이다. 다만 그런 녀석하고 비교될 정도로 수준이 낮지는 않지만.”

“하~ 제가 여기오면 이런 질문들을 할거라는 것도 이미 알고 계셨죠?”

“물론이다.”

“심지어는 제가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고 누구랑 만나고 하는 것까지 전부 알고 계셨던 것이죠?”

“그걸 모르면 내가 절대자가 아니지.”

“그럼 제가 녀석한테 따돌림 당할 거라는 사실까지 전부 알고 있었군요?”

“당연히.”

“그냥 인류를 안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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