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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대호 심부름센터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업경대
작품등록일 :
2019.03.04 18:11
최근연재일 :
2019.08.03 15:1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147,222
추천수 :
3,637
글자수 :
628,101

작성
19.07.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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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대호 심부름센터107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DUMMY

호텔 입구는 예상대로 적응하기 힘든 괴기스럽게 사람의 얼굴을 닮은 괴물거미들로 포위돼 있었다.


“으으으, 징그러워.”


인간들을 본 거미들은 머리카락을 날리며 무작정 달려들었다.

“원호‼...”


미처 지시가 떨어지기도 전에 화염방사기의 노즐에서 천도가 넘는 네이팜불기둥이 10초 이상 쏟아져 나갔다.


가청범위를 벗어난 고주파 비명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뒤로 빠져!”


새카맣게 재만 남기고 타죽은 거미의 뒤로 또 다른 거미가 그나마 형체는 남아있던 문틀을 부수고 들어오려다 끼어 버둥거리고 있었다.

대호의 손을 벗어난 화륜이 거미를 뚫고 지나가자 불길에 휩싸인 거미는 형체를 잃고 사라졌다.


밖에 있던 괴물들이 자신들의 힘으론 안 된다고 느꼈는지 사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거미가 사라진 자리에 조그만 푸른빛이 반짝이는 돌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어떤 놈은 돌을 남기고 어떤 놈은 없는 건 뭐지? 이건 무슨 차이일까?

뭔지 몰라도 우선 주워놓고 보자.


호텔을 빠르게 벗어난 일행은 광화문이 있던 방향을 짐작하고 걸었다.

보호해야할 민간인과 대원들이 놓칠세라 대호의 뒤를 따라 어미닭 쫒는 병아리처럼 종종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대원들은 대공 경게태세를 갖춰라‼”

“무슨 말이야? 보이지도 않는 하늘을 어떻게 경계하라는 건지..?”

“나무 위를 조심하란..”

말도 채 끝나기 전에 사람들을 향해 덮쳐 내려오는 시커먼 괴물이 보였다.

“으아악! 저, 저게 뭐야?”

카카캉! 카카카캉‼

귀청을 때리는 사격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주저앉은 사이로 미처 죽지 않은 거미괴물들이 떨어져 내리자 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져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헨리는 그런 괴물에게 플레임매직을 쏘아 태워버렸다.

그 모습을 본 사람의 입에서 경악어린 음성이 튀어나왔다.

“사, 사람 손에서 불이 튀어나오다니, 이, 이런..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흐흐흑, 차라리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본 대호의 입에서 찬바람 도는 냉혹한 음성이 튀어나왔다.

“더 이상 괴물들을 끌어들일 생각이 아니라면 입 닥치고 조용해‼”


화륜이 나머지 괴물들을 처치하고 돌아왔지만 이번엔 거미괴물들이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고 소멸됐다. 아직도 알지 못할 일투성이다.

“이유가 뭘까?”


궁금한 건 나중에 알아보면 된다. 우선은 움직여야 한다.

더 짙어진 것만 같은 보랏빛 하늘을 보며 대호가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조금 더 빨리 행군하도록 한다. 낙오하는 민간인이 없도록 주의할 것.”

“알겠습니다.”


변란전이라면 얼마 안 걸릴 거리지만 밀림이 되어버린 지금은 일반인이 빠르게 걷기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대호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괴물들은 지능이 있는 것처럼 영악하게도 사람들을 구별해가며 공격할 줄을 알았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영빈관으로 들어가는 것만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구할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에서다.


태산이 빠르게 옆으로 다가오며 말 했다.

“좀 쉬었다 가야될 것 같은데?”

“왜?”

“여자가 이끼를 밟고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아무래도 인대손상이 온 것 같아. 저대로 걷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서 말이지.”

“못 걸을 것 같으면 대원하나한테 업으라 그래, 지금 한가하게 지체할 시간 없어.”

“후.. 알았어. 어쩔 수 없네, 내가 업고가야지 뭐.”

“자, 모두 휴식 없이 계속 이동한다.”


진땀을 흘리며 세종로거리에 들어섰을 땐 보랏빛하늘이 보이기에 울창했던 넝쿨이 사라지고 그나마 무너져가는 빌딩들이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을 알 수 있었다.


허물어져가는 빌딩과 아스팔트가 사라진 뻥 뚫린 도로 사이의 휑한 공터를 바라보는 대원들 모두의 눈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그나마 황량한 공터를 바라보는 민간인들에게선 안도의 눈빛이 흘러나왔다.

변란이후 처음으로 보는 공터였을 테니까.

비록 보랏빛이긴 하지만 하늘이 보인다는 게 좋았다.

푹신하게 바닥에 깔려있던 이끼조차도 사라지고 없었다.


핸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거 혹시 광화문 타워를 없애서 벌어진 현상이 아닐까?”

“흐흠.. 그럴듯하긴 한데.. 하나를 더 없애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

타워가 있던 곳에서 숲의 경계까지 거리는 얼마나 될까?”

“여기서 타워가 있던 곳 까지 2Km가 조금 넘습니다.

길을 잊을 때를 대비해서 아까 출발할 때 대충 측정해 봤던 겁니다. 물론 도보측정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근사치는 될 겁니다.”


보여주는 수첩 속에 구간별로 빼곡하게 숫자가 적혀져 있었다.

“그럼 핸리의 말대로라면 타워의 영향권이 2Km라는 건가? 이건 정말 알 수가 없군...

쯧. 때가 되면 알 수 있겠지.”

우선은 셸터로 가서 박사님을 만나 상황을 얘기해주고 의견을 듣는 게 먼저다.

“가자, 더 이상 여기서 지체할 시간 없다.”


영빈관에 사람들을 안돈시킨 대호는 지체 없이 셸터로 발길을 돌렸다.


무슨 일인지 셸터 안의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여긴 또 왜이래?”

연구실은 텅 비어있었다.


“뭐야?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타샤의 숙소로 가봤지만 역시나 비어있었다.

정신을 집중하자 대 광장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왔다.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운집해 있는 사람들 앞의 강단에 경비대원들과 모두가 있었다.

박사는 연단에서서 지친얼굴로 주민들에게 뭔가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아우성소리에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나타샤에게 다가간 대호가 어깨를 짚고 물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못마땅한 얼굴로 사람들을 쏘아보고 있던 나타샤가 대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반색을 하고 물었다.

“아, 언제 왔어요?”

“지금 막. 그런데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다 한군데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거야?”

“사람들이 박사님과 우리들에게 항의를 하고 있는 거예요.”

대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뭐? 무슨 이유로?”

“답답하다고 밖을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요.”

“그럼, 내보내면 되지 뭣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 건데?”

“나가면 죽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내보내겠어요.”

“그건 자신들의 선택인거지, 우리가 강요한 게 아니잖아? 그래서 박사님이 저렇게 곤욕을 치루고 있는 거야?”

“주민들은 우리가 자기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거짓말 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우리가 무슨 이유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을 강제로 억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흐흐흐, 배들이 불렀구나.”


이렇게 되면 주동자도 문제지만 부화뇌동하는 인간들도 문제가 되는 거지.

박사의 옆으로 다가간 대호가 조용하게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부턴 제가 맡도록 하지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박사가 반색을 했다.

“아, 아. 자네 언제 온 건가.”

“지금 막 왔습니다. 고생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니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내가 미안하네. 저 사람들을 부탁 하네.”


대호를 목격한 군인들과 대원들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박사가 지친 몸으로 의자에 앉는 것을 본 대호는 뒤에 있는 경비대원에게서 뺐어든 총을 자동으로 돌려놓고 천정을 향해 탄창이 빌 동안 방아쇠를 당겼다.

투투투퉁‼

지하광장을 천둥처럼 울리는 총소리에 놀란 입주민들이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총을 집어던지고 마이크를 손에 잡은 대호의 압에서 분노에 찬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거의 모두 나를 처음 보겠지만 이곳의 주인으로 말한다.

이곳에 있기 싫은 사람은 지금당장 내보내 줄 테니 나를 보고 오른편으로 서라‼”


주인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몇 사람이 대열을 빠져나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이곳의 주인이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당신이 주인이라면 이곳에 우리를 가둔 이유는 무었이오?”


대호의 목소리가 점점 더 차가워 졌다.

“내가 주인이란 것을 너희가 믿든 안 믿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고, 내가 알기론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곳에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잘못 안 것인가?”

“그, 그렇긴 하지만 이젠 못 믿겠소!”


“좋아! 식량 한 톨도 아까운 판에 너희 같은 것들까지 먹일 필요는 없겠지. 나가는 것도 너희의 선택이니 내보내 주지.

이들을 따라 나갈 사람들은 지금 나서라!”

“.........”


“대원들‼ 원하는대로 저들과 그 식솔들을 지금즉시 내보내 줘라.”

“넵! 알겠습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던 대원들이 이때다 싶었던지 앞으로 나선 사람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거세게 항의하는 다섯 사람들을 바라보던 대호의 입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명령에 불응하는 자는 총기사용도 허가 한다‼”


단 한마디에 무덤 속처럼 조용해졌다.


생존의 문제에는 가족의 유대관계조차도 깨지는 것인지 식구들이 안 나가겠다며 따라 나오지 않자 끌려나온 사내들이 광분하기 시작했다.

“이, 이런 법은 없다!”

“대한민국에 이런 행패가 어디에 있습니까?”

대원들의 손에 끌려 나가며 결국은 사회에서의 지위를 팔아먹는 광태까지 연출하고 있었다.

“이, 이손 놔라! 난, 대학교수란 말이다.”

얼음같이 냉정한 대호의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울렸다.

“이곳은 너희 같이 특권의식이나 찾는 족속들을 위해 만든 셸터가 아니다‼”




재미있게 보셨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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