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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598,827
추천수 :
7,853
글자수 :
731,965

작성
22.12.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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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3-20

DUMMY

“천군회의의 결과를 알려 드리러 왔습니다.”

“천군회의라니? 나는 금시초문이오.”

“천군회의를 소집하는데 대총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지금 대총사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지 않소? 나는 대천군님의 권한대행으로서 말하는 것이오.”

“그 권한대행을 네 분께서는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만.”

흠칫.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사마우의 안색이 굳어졌다.

“지금 한 말, 대천군께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소?”

“호호호.”

사마우의 경고성 발언에 교소를 터뜨리는 여인.

초류향이다. 그야말로 눈부신 미모와 색기를 뿜어 대며 그녀는 배가 터져라 웃음을 터뜨렸다.

사마우의 안색이 더욱 굳어졌다.

‘이 계집이 아예 작정을 하고 온 것인가?’

웃음을 그친 초류향이 싸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모독인지 아닌지 그 판단 여부는 추형전((追刑殿에)서 알아서 하겠지요.”

“······.”

“어쨌든, 저는 천군회의의 결과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으음, 일단 말해 보시오.”

“여기서는 아닙니다.”

“그러면?”

이곳은 사마우의 집무실이 아니라 대천군 구양위의 집무실이다.

이미 10년 전부터 구양위는 자신의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7년 전부터는 아예 사마우에게 자신의 권한을 사실상 모두 일임한 상태였다.

요 몇 년 사이 사마우는 자신의 집무실과 이곳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실상 대총사와 대천군의 업무를 혼자서 총괄하다시피 했다는 소리다.

“대천군을 직접 뵙고 말씀드리라는 네 분의 명이십니다.”

“굳이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요? 어차피 나에게 말하면···.”

“거부하신다면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하지만 그리되면 아마, 내일 아침 네 분께서 직접 천무전으로 쳐들어가실 겁니다.”


10년 전, 사람들을 경악케 하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대천군 구양위의 주화입마!

폭화참(暴火斬)이란 무공이 있다.

불의 기운, 즉 화기(火氣)를 운용하는 무공으로서, 익히는 도중에 조금이라도 잘못된 운용을 하게 되면 화기가 몸에 침투해 치명적인 부상은 물론이고, 목숨을 잃은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무공이 바로 폭화참이다.

왜 쓸데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익혔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구양위가 그 무공을 익힌 것만은 확실했다.

온몸에 침투한 화기를 제거하고 화기에 손상당한 몸을 치료하는 데에만 무려 삼 년이 걸렸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고 무공도 잃지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그 대가는 치러야 했다. 화기에 의해 손상당한 피부로 인해 얼굴이 흉측한 몰골로 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 분을 직접 뵙고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결례를 무릅썼습니다.”

천무실 내에는 예전과 달리 한 개가 아닌 두 개의 태사의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그 두 개의 태사의를 향해 초류향이 공손히 고개를 조아렸고, 그 옆에 사마우도 함께 공손히 시립한 모습이다.

두 개의 태사의니 당연히 두 명이 앉아 있다.

눈이 부시다는 표현을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 한 명. 그리고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사내 한 명.

사내의 얼굴은 붕대로 칭칭 감은 채였고, 그것도 모자라 그 위에 면사까지 동원해 얼굴을 완벽히 감춘 모양새였다.

여인은 천무신궁의 궁주 단우경이다.

그리고 사내는······.

“어디 한번 들어 봅시다. 얼마나 대단한 내용이라서 나는 물론이고 대천군까지 청했는지.”

단우경의 음성은 싸늘했다. 그리고 눈빛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구양위는 팔짱을 깬 채 그 사이에 천무신검을 끼워 놓고 느긋이 초류향의 대답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일단 언제쯤이나 돼야 우리 천무신궁이 정식으로 무림에 위용을 드러낼 것인지 여쭙겠습니다.”

흠칫.

사마우와 단우경의 안색이 동시에 굳어졌다. 구양위의 표정은 도저히 알 수가 없었고.

“이렇게 방자할 수가 있나! 이게 감히 그대가 왈가왈부할 사안인가.”

단우경이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나 초류향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 모습이다.

“주작천부의 소천군(小天君) 신분이라면 적어도 언급할 자격은 된다고 봅니다만.”

“뭐라고?”

“그리고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은 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사대천군분들의 질문을 제가 대신한 것입니다, 궁주님.”

“······.”

“대천군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초류향의 말에 구양위는 잠시 움찔거리는가 싶더니 착 가라앉은 음성을 내뱉었다.

“궁주의 뜻이 곧 내 뜻이다. 대답이 됐는가?”

‘풋. 이제는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라 아예 앵무새가 돼 버렸군.’

초류향은 입가에 묘한 미소를 보이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당분간은 그럴 계획이 없으시다는 말로 알아듣겠습니다.”

“알아들으니 다행이구나.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 나가 봐라.”

“그러면 한마디만 더 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 사대천군들께서 반드시 대천군께 직접 전해 드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시종일관 도저히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무심한 구양위의 어조였다.

“일단 사방천부만이라도 독자적으로 무림에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전하라 하셨습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나와 대천군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무림에 진출하겠다니.”

구양위가 아닌 단우경이 분노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초류향이다.

“십 년입니다. 무려 십 년. 그 정도면 두 분을 충분히 배려해 드렸다는 것이 그분들의 뜻입니다.”

“뭐라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가?”

“저희 사방천부는 천궁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무림 진출에 대해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일 년 후쯤 정식으로 무림에 개파를 선언할 예정입니다. 네 개의 새로운 문파로서 말이죠.”

“······.”

“이것이 그분들의 전언입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초류향이 나갈 때까지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번에도 역시 찍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그렇습니다, 청룡천군님. 언제나 그랬듯이, 궁주의 의견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식의 말만 했을 뿐입니다.”

“알았다. 어쨌든 수고 많았다. 이만 나가 봐.”

주작천군 황서연의 처소에는 청룡천군이 와 있었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어떻다니요?”

초류향이 나가고 둘만 남자 황서연을 대하는 청룡천군의 말투가 달라졌다.

“구양위 말이다. 요새 들어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그런 큰 변고를 당했다 해도 그렇지 변해도 너무 변했어. 십 년 전 일 기억나느냐?”

“어떤?”

“우리 네 명을 모아 놓고 우리를 윽박지른 일 말이야.”

“아, 역천살을 장문인으로 올리기 위해서···.”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대천군에게 내리는 나의 명령이니까, 대천군 구양위의 명령이니까!


“그래. 그때 나는 어쩔 수 없이 자객질을 해야 했고.”

“갑자기 그때 일은 왜 떠올리십니까?”

“우습지 않느냐? 인정하긴 싫지만, 그때만 해도 우리 네 명이 달려들어도 구양위를 이기지 못했어. 무공 능력과는 별개로 말이야. 그런데 지금, 너도 아닌 고작 너의 제자 한 명이 구양위와 일대일 맞상대를 벌이고 온 것이 아니냐. 이게 가당키나 한 소리더냐?”

“저 역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변하긴 했습니다만, 우리에게 너무나 잘된 일 아닙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요새 들어 왠지 뭔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말이다.”

“뭔가가 있다니요?”

“처음엔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워낙 큰 변고를 당한 터라 주체하기 힘든 상실감 때문에 정신이 허약해지고, 그 여파로 궁주와의 혼례 이후 궁주의 치마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저리된 것이란 식으로 말이다.”

비록 몰골이 흉측하게 변하긴 했지만 삼 년의 치료를 통해 구양위는 피부를 제외하고는 다시 원래 상태의 몸으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간 동안 단우경이 극진한 간호를 했고 치료가 끝나자마자 단우경은 구양위와의 혼례를 발표했다.

둘의 혼례는 그때까지도 전대 궁주 단우군의 죽음에 의혹을 갖던 사람들 중 상당수를 구양위 편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단우경이 설마 자신의 친할아버지를 살해한 사내와 혼례를 올리겠는가.

혼례식이 끝난 후 구양위는 전형적인 ‘여인의 치마폭에 푹 빠진’ 사내의 모습을 보였다.

대천부 내에 있는 집무실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단우경이 업무를 보는 시간 외에는 그녀와 붙어 있다시피 했으며 잠도 언제나 단우경의 침소에서 해결했다.

하지만 그런 애정도 한계가 있는 것인지, 작년부턴가는 종종 반반한 시비들을 불러들여 잠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한번 시험을 해 봐야겠어.”

“시험이라니요?”

“구양위의 무위가 정말 과거와 다름이 없는지 말이야.”

“역시 천군께서도 의심하시는군요.”

“아니야. 확신이야.”

“확신까지요? 그리 생각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고수의 경지에 다다른 자들이라면 굳이 몸을 직접 섞지 않고도 대략적인 경지를 가늠할 방법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잘 기억해 보아라. 치료가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무려 칠 년의 기간 동안, 우리들과 구양위가 단 한 번이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한 적이 있는지.”

“가만, 그러고 보니?”

“없어. 단 한 번도 말이야. 언제나 멀찌감치 떨어진 거리에서 만났다. 그것도 언제나 다른 간부들도 있는 자리였고. 게다가 그 횟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고. 일부러 우리와 마주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안 돼.”

“정말, 그렇군요. 확실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던 황서연이 우려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요? 어설프게 했다간 자칫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구양위의 무위가 여전하다면 그 결과는 생각하기조차 싫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신중을 기해야겠지. 내가 생각해 둔 방법이 있다. 당장은 힘들지만 조만간 반드시 구양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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