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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점소이 생존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김한규
작품등록일 :
2023.12.27 15:31
최근연재일 :
2024.02.19 21:1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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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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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11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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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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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린나찰燐羅刹 [11]

DUMMY

이봐, 늙은이. 뭘 그리도 내치고 싶어서 안달 난 거니? 우린 천애에 서 있단다. 니 말대로 모두가 다른 절벽이지만, 어쨌든 절벽이란 것만은 같아. 단언컨대 그건 결코 언덕 따위가 아니야. 삶은 절벽이다! 하핫! 니나 나나 낭떠러지에 있다는 것만 알면 돼. 경지의 절벽? 하! 낭떠러지는 모든 것에 무소부재하다! 뭐가 그리 대수로워? 낭떠러지에서 디딜 곳을 찾아 구걸이나 하다가 아니면 달달달 떨면서 기어오르다 떨어지는 그 어느 날, 그 종말의 날, 그날이 곧 니 죽는 날이란 점에 거창한 권리라도 불어넣으려는 거야? 그럼 우리 모두는 특별하겠네? 다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다시없을 고유하고 유일한 소중이니까? 특권이 평등할 수도 있구나! 푸흐흐······ 아아, 이 멍청한 말코야. 너는 떨어지고도 버틸 수 있니? 네가 필멸적으로 쌓아온 너의 삶, 네 흉진 굳은살의 기록, 그 아담한 단전이 사멸하여도? 저 두루뭉술한 패거리들은? 쟤들이 왜 두루뭉술한 줄 알아? 뭉쳐 있어서 그래! 봐, 혹여 낭떠러지에서 떨어질까 지들끼리 껴안고 있잖니······ 검 한 자루를 나눠 쥔 꼴이로다······.


- 이것은 린나찰의 태어나지 못한 말이다. 내공이 육합전성으로 자라지 못하고 각혈 한 줄기로 그쳐 버린 말. 나만 들었다.


그녀조차 듣지 못한 말이므로 이건 혼잣말은 아니다. 자신을 넘어서지 못한 말이 혼잣말일진대 이건 첫발조차 안 뗐기 때문이다. 고로 바르게 말하자면 옹알이다.



2. 린나찰燐羅刹


지상 위의 맑고 청아한 것은 하늘뿐이었다. 하늘 아래 땅은 온통 초토화되어 있었다.


용케 건물만은 붕괴를 면했으나 앞마당과 일대가 헤집어지고 피와 흙과 풀, 나뭇가지가 잡탕같이 버무려졌다.


린나찰은 그 한복판에 대자로 누워 있었다. 그녀의 눈은 붉었고 중앙은 꺼멨다. 제정신 돌아왔구나.


나를 뒤흔들던 내가기공은 화산 도사들이 떠날 때 함께 물러났다. 여전히 배가 울렁이긴 해도 이쯤이야 참을 만하다.


치명적인 건 내 쪽이 아니다. 이화검군도 살의가 없어 힘을 조절했었고.


린나찰만이 죽음에 이르는 도정에서 헐떡이고 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앉아 그녀에게로 기어갔다.


“후후······.”


그녀는 숨소리를 전반적으로 활용해 웃고 말했다. 후련하다는 미소였다.


“기분 좋으신가 봐요?”


“응.”


쭉 펴진 린나찰의 오른팔과 다리 사이에 앉았다. 간호하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간호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대화가 하고 싶었다.


“곧 죽을 텐데요.”


“응, 알아. 하지만 널 살렸잖니. 언약을 지켰어.”


“미뤄졌을 뿐이죠. 그조차 불확실하게.”


“그러지 마. 기뻐해 주렴. 난 내 말을 책임졌어.”


그러면서 린나찰의 손이 비틀비틀 올라와 내 볼을 톡톡 건드리고 살살 매만졌다. 흐느적거리는 손길을 나는 도로 땅으로 끌어 내렸다. 그녀는 어리광부리듯 양 볼을 부풀렸다.


“책임이라는 게 그리 간단하진 않을 텐데요.”


“아니야, 그건 아주 간단한 문제야.”


“그럼 그렇다고 하죠. 설득할 생각은 없어요.”


오만한 비상체가 날아와 근처의 땅을 한 번 푸닥이고 날아갔다. 매 같았다.


발에는 살덩이가 들려 있었다. 린나찰이 뜯었던 어느 도사의 팔이었다.


“잠시 기다려요. 안에서 바를 약초라도 가지고······.”


“그러지 마. 가지 마. 내 곁에 있으렴.”


“당신의 관점으로 봐도 본인 언약은 지켰을지 모르나 전 아니에요. 당신은 죽어가고 있어요.”


“너, 공청석유 있니?”


“없지요.”


“어디서 개세적인 고수 데려올 수 있니? 막 삼천대천세계를 광오하게 비웃고 홀로 구주팔해를 독보(獨步)하는 유아독존의 일인자. 저 까마득한 천상 경지에 이른 고수.”


“시일은 얼마나요?”


“다경(대략 20분) 안에.”


“힘들 듯해요.”


“그럼 안 돼. 단전은 부스러지기 직전이고 기혈은 완전히 어그러졌어. 난 확정적으로 죽을 거야.”


나도 그녀의 기가 코앞에서 보이기에 알고 있다.


수라도의 혼돈체(混沌體)를 보는 듯하다.


외관은 찢기고 베이고 피로 칠해진 여자 넝마, 그러나 기가 보여주는 세계에선 사지백해를 넘어 마구 분출하고 뻗어 나가려는 기를 흡사 팔초어(八梢魚: 문어)같이 안간힘으로 싸매고 있다.


“······천애에서 떨어진 거야. 온몸이 으스러져 숨이 거둬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미래형과 확정시의 만남은 모순적이에요.”


“그래도 죽음은 확정적인 게 맞잖니? 네게 빌린 책에도 그리 나온단다.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오늘 살았어도 언젠가는 죽을 텐데. 네 약속도 네 말대로 시초부터 실현될 수 없는 거였음을 알고 있니. 알고 있겠지.”


“발버둥 치는 거예요, 혼백의 밑바닥까지 긁어모아. 저 아득한 무의미의 눈높이엔 가소로운 투정이고 반항일지 몰라도요. 어쨌든 하찮음을 품고 하찮아질 필요가 있어요.”


죽음, 이 공고한 모순은 답도 없는 불가사의다.


“알았어, 알았어. 그래도 가지는 마.”


린나찰은 잠깐 켈록이고 이었다.


“네가 떠나면 한 시도 지체 않고 이 몸뚱이와 작별할 듯하니.”


알았다며, 나는 다리를 옆으로 뉘어 편히 앉는다. 그녀는 힘없이 안도했다.


“참, 서책도 돌려줘야지.”


그녀는 손끝을 잡스럽게 꼼지락댔으나 더는 제 뜻대로지 않았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말과 제 눈동자로 뜻을 전했다.


“옷고름을 풀어봐. 가슴 쪽에 서책이 있어.”


나른하게 당겨와 매듭의 끈을 풀어내자 붉게 번져진 속곳과 그 사이의 찢기고 잘린 책이 드러났다.


“재기하셨던 게 이 덕분이었군요.”


“응, 이화검군 그 늙은이의 일격을 이걸로 견뎠지. 그 노인네는 관통했다고 믿었는데 실은 요추에도 못 미쳤단 말씀이야. 후후.”


책은 가운데가 뚫리고 부분부분 조각나 쓰임새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데 모아 뒀다. 장작으로 쓰련다.


“참, 그거 다 못 읽었는데······.”


“이 책으로 말미암아 사셨잖아요. 천하 누구보다도 제대로 읽으신 거예요.”


“그러니?”


그리고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색한 침묵은 아니다. 사별을 각오하는 묵념도 아니다. 말없이 나누는 대화도 있다. 우린 단지 침묵을 했고, 그렇게 대화했을 뿐이다.


말 한마디 없었으나 나는 그녀가 유달리 친근하다고 느꼈다. 가까워진 듯했다. 마치 부모 자식처럼, 연인처럼. 허물없는 지기처럼.


이 때에 내가 어떠한 전조나 의도도 없이 무례하게 그녀의 맨살에 고개를 기대도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 것만 같았다. 엉뚱하지도 선정적이지도 않은, 육체의 경계선을 넘어선 저편의 친밀성이 싹텄다.


내 생각에 그녀도 나와 비슷한 기류의 흐름 속에서 둥실대는 중인 듯하였다. 대화로 나눌 수 없는 서로 서로를 나누는 것이다.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관용적 표현이 가리키는 바를 주고받는다.


대화 외(外).


사유가 언어로만 정리된다면 정리되지 않은 잔여.


말의 본질.

원천.


합리적인 말은 세계를 합의적으로 표상하는 세계상이다. 그 방대함을 감히 이루 말하며 더불어 인류의 성취를 주목하면 꽤나 잘 표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의미가 암만 명징하게 대응해도 갓난애가 다가오는 순간 먼지 티끌이니, 표상도 고작해야 낭떠러지에 선 처지임이 증명되며, 심지어 그것은 실질적인 전체이고, 바로 이것을 옹알이라 해볼 수 있을까.


바로 이걸 옹알이라 해보고 싶다.


우리는 몸짓과 눈짓과 느낌과 많은 무엇(나는 이 무엇이 대단히 결정적인 무엇(∞)들을 포함한다고 보는 견해다)의 옹알이를 나누었다, 고 말하고 싶다. 말하겠다.


그 무엇에는 아직 말해지지 않은 발견이나 이미 오래전에 사어가 되어버린 무엇의 회귀가 깃들어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아주 조금도 지식적이지 않은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언어로 잡히지 않기에 흘러가 버리는 망각일 것이다.


“어느 지점부터 내 삶은 위기의 연속이었어.”


우린 다시 말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위기를 좀 치환해볼까? 위기란 얼어붙은 삶에 떨어지는 벼락의 도끼야. 너는 격랑 치는 삶이 좋은 삶이라 보니?”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매일 담겨 있는 강물에서 끄집어내 죽음의 바다에 담가주는 기회야. 그곳에서 죽음은 심연마냥 아득하면서도 확고히 나를 올려다보고 있어. 매 순간 선택이 생사를 결정해. 패거리 짓지 않는 무림인은 고독하거든.”


“······.”


“아래의 심연은 결코 완벽히 떨쳐낼 수 없어. 헤엄쳐 올라가도 육지는 없고 마음 놓으면 가라앉기 마련이지. 그렇게 일정 깊이를 가라앉으면 다시 죽음이 엄습하고, 젖 빨던 힘을 끌어올려 올라가길 되풀이하는 거야.”


각성을 반복하고 반복하다 고꾸라지는 끝. 린나찰은 삶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 린나찰이 자기를 뭐라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그녀가 가라앉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녀의 미미한 기는 사그라져 가는 불씨다.


그럼에도 그녀는 발악하고 있지 않았다.


“수면은 안정적이야. 잔잔하지. 따스한 햇빛이 보듬어줘. 그리고 내 편은 아니라도 사람들이 있어. 크게는 한편일지도 몰라. 우린 비스무리한 수온에서 떠다니고 있으니까. 사실 거기 몰입하다 보면 발아래 심연을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해.”


“아까는 강물이라더니.”


“그게 그거야. 하지만 난 패거리가 없어서 훨씬 자주 심연으로 끌려 들어가곤 했어. 벽력탄이 터지고 암기가 날아오고 창칼 속을 누비고······ 심연은 말살이지. 그 앞에선 난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거야. 해수면의 둥둥 떠다니거나 분주히 헤엄치던 일들은 심연의 눈빛이 스치기만 해도 모든 의미를 잃어버려. 별호도 악명도. 심연이야말로 고금제일인인가 봐, 안 그래?”


“글쎄요.”


“외로워지면 주변에 뭘 자꾸 두게 돼. 그래서 진귀하다는 것들을 수집하고 다녔지. 비고에도 들락날락하고 대감집 창고도 드나들고 그러다 황실까지 건드리고 만 거야. 아아, 그땐 정말로 심연에 말살되는 줄 알았어. 대도(大盜)란 별호가 따라붙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어. 하지만 혼쭐난 일과 도벽을 끊는 일은 별개야. 오히려 심연을 가까이할수록 더욱더 보물을 갈구했어. 너무너무 외로웠거든. 그럴수록 위기는 잦아졌구. 끊일 수 없는 굴레지. 그런다고 쓸쓸함이 가신 것도 아녔건만.”


“흑포 돌려드릴까요?”


“아니, 필요 없어. 지금은 알몸이라도 괜찮을 듯해. 네가 있으니 한 올 외롬도 없어.”


힘없는 웃음은 보기 좋으면서도 보기 힘들었고 나는 고갤 숙였다.


“이런 비화가 전해지면 다들 비웃겠지? 기행요녀의 웃기는 변명 뭐 이러면서. 한데 저 서책은 이렇게 말하더라? 그 해수면은 다 뜬구름이라고. 말만 많고 무책임한 그저 그런 놈들 집합이라고. 그래서 두루뭉술한 거 아니겠냐고. 킥, 그러니 불안하더라도 불안을 무릅쓰고 심연으로 내려가 독대하라고. 거기서 뜬구름 같은 안개들은 죄 걷어내고 니 본래 모습을 결단하라고.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모르겠네. 내 식대로 뜯어고친 거라. 다 읽지도 못했고.”


“맞겠죠.”


“뭐야, 네가 쓴 거 아니었어?”


“아닌데요. 거기 저자도 적어놨잖아요.”


“아아, 이게 사람 이름이었구나. 세상 괴이하네. 기인이사라서 이런 걸 쓴 걸까.”


“······.”


“죽음을 보고 삶을 걸어가란 소리지. 이 사람을 사술적으로 사로잡는 관점에선 내 삶도 썩 나쁘진 않았던 걸까? 나만큼 잦게 심연을 보고 오던 여인은 없었을 테니.”


“글쎄요.”


“너 방금 딴생각했구나. 얼마 안 남았는데 좀 내게만 집중해주면 안 되련?”


“의도는 아니었어요. 불현듯 떠오른걸요.”


“그래, 그렇구나······. 내 본래 모습이 도둑질이라니, 이건 좀 허탈해. 조잡하잖아. 킥······.”


숨이 점차 미약해졌다. 나도 그녀도 몇 호흡 남은 끝을 직감했다.


“내가 죽으면 목을 자르렴. 그걸 덜렁덜ㄹ렁 들고 화산파에 가는 거야. 그럼 녀석들도 더는 널 귀찮게 하지 않을 거란다.”


“그런 말 함부로 말아요. 그러지 못할 이유도 없어요.”


“머리를 제한 상하체는 그들도 요구하지 않을 거야. 설령 요구한대도 그냥 묻었다고 해. 명색이 도사인데 설마 파내려 하지는 않겠지.”


“제가 약속한 건 당신의 생존이었어요. 그것만이었다고요.”


“그럼 내 남은 몸뚱어리는······ 네 맘대로 해. 대신 만일 묻을 거라면······ 컥, 꺼어억······.”


그녀가 발작했다.


발작이 약해졌다.


틈을 타 말한다.


“······끄으, 끄이극······ 비석, 커다랗고 무거운 비석으로 그 위를 깔아뭉개버려. 아무도 날 못 찾게. 그 안은 편안할 거야. 재해 잠깐 왔다가도 금세 날아갈 흙더미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굳건히 짓눌러줄 거야. 비석은 무거우니까. 시끄러운 세상 소리도 바위가 다 막아줄 거야. 아주 고요할 거야, 세상 소리는 닿지 않을 거야. 아무렴 무거운 비석인데. 나는 편안할 거야. 사술 같이 정적인 안식아······.”


푸르스름한 숨결을 내뱉는다. 끊어지는 숨은 파르스름했다.


***


그림자가 나와 린나찰에 드리웠다. 남성적인 인영이 태양을 덮고 역광으로 서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다.


머릿속으로 낮에 숙수가 하던 말이 벼락같이 빛을 터뜨렸다. 오늘 누가 올 것 같다고?


그 인영, 그 점로대(객잔주)의 곧게 선 검지 중지가 순식간에 수차례를 내리박았다.


린나찰의 목과 허리와 정수리의 점들에. 마른 창천을 절륜하게 갈라 버리는 우레같이.


그것이 점혈(點穴)임을 알았다.


구명하는 동작이다.


린나찰의 붉은 두 눈은 바락 뜨여 파르르 경악을 비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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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유란승幼亂僧 24.02.19 15 0 10쪽
19 철아공鐵我公 [6] 24.02.16 18 0 9쪽
18 철아공鐵我公 [5] 24.02.14 17 0 12쪽
17 철아공鐵我公 [4] 24.02.07 24 0 11쪽
16 철아공鐵我公 [3] 24.02.05 33 0 10쪽
15 철아공鐵我公 [2] 24.02.02 32 0 11쪽
14 철아공鐵我公 [1] 24.01.31 32 0 11쪽
» 린나찰燐羅刹 [11] 24.01.29 38 0 14쪽
12 이화검군二花劍君 24.01.24 55 0 15쪽
11 린나찰燐羅刹 [10] 24.01.22 41 0 14쪽
10 린나찰燐羅刹 [9] 24.01.19 41 0 13쪽
9 린나찰燐羅刹 [8] 24.01.17 53 0 13쪽
8 린나찰燐羅刹 [7] 24.01.15 59 0 12쪽
7 린나찰燐羅刹 [6] 24.01.10 58 0 14쪽
6 린나찰燐羅刹 [5] 24.01.08 63 0 12쪽
5 린나찰燐羅刹 [4] 24.01.05 70 0 15쪽
4 린나찰燐羅刹 [3] +1 24.01.03 77 1 13쪽
3 린나찰燐羅刹 [2] +1 24.01.01 83 2 15쪽
2 린나찰燐羅刹 [1] +1 23.12.29 131 1 15쪽
1 점소이店小二 +2 23.12.27 270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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