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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안하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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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3.05.14 19:40
최근연재일 :
2023.05.15 13:54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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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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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132

작성
23.05.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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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마루치킨

DUMMY

“보스. 다음에는 어디를 가나요?”

“음? 그건 알 바 없고 너는 안 따라와도 돼.”

“네? 그게 무슨 말이신지...”

“여기가 앞으로 네가 일할 곳이야. 여기 사장님이 연세가 꽤 있으셔서 혼자서 다 일하기 힘들어하시거든. 그래서 너를 붙여주기로 했다.”

“네에?”


민호의 말에 빌리는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최소 지배인 급의 위치를 생각했던 빌리에게 치킨 집 알바는 너무나 급이 다른 것이었고 그는 황당하다는 듯 말하였다.


“저 같은 고급 인재에게 지배인 레벨도 아니고 이런 잡일을 맡기다니요. 이건 인정할 수 없습니다.”

“뭐? 웃기고 있네. 폭탄 만드는 것은 한국에서 기술로 인정도 안 돼. 방산 회사에선 너 같이 신원이 확실치 않은 놈을 데려갈 리가 없고 회사 없이 혼자 만들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범죄자가 될 뿐이지.

그렇다면 그것을 빼면 네게 남는 것이 뭐가 있냐. 이런 잡일도 감지덕지지. 그리고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지배인 맞네. 치킨 집 지배인.

그리고 저 할아버지의 기술은 보통이 아니야. 옆에서 잘 배우면서 레시피를 익힌다면 어디 가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거다. 내가 특별히 신경 써서 찾아준 직업이니까 잘 하도록 해라. 혹시나 도망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너의 남은 수명은 3일 이내란 것을 기억하고.”

“으윽...”


민호의 엄포에 빌리는 자신이 완전히 당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민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자신을 유치장의 철창 속에 넣거나, 소리 소문 없이 없애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빌리는 이에 대항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빌리를 마루치킨에 종업원으로 취직시킨 후 민호는 리무진에 탔고 운전기사는 피식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하하. 괜찮으시겠습니까? 팬드래건 카지노의 2달 수입을 써가면서 얻은 아이인데 이런 곳에 보내는 것은 좀 의외인데요.”

“어떤 인재이든 겸손함을 갖추지 못하면 크게 되지 못하지. 이곳에서 갈굼을 당하면서 기초적인 사회생활을 배워가야 큰 사람이 될 수 있지. 밑바닥에서부터 땀 흘려 일하는 법을 배운다면 지금보다 더 쓸 만 한 놈이 될 수 있을 거야.”


민호는 그리 말하고는 이날 정해진 스케줄을 처리하기 위해 떠났다.

그렇게 마루치킨에 남게 된 빌리는 순간 멍한 얼굴을 했고 이를 본 할아버지 사장은 바로 불호령을 날렸다.


“예끼! 이놈아. 뭐 하고 있냐. 손님이 다 먹었으면 빨리 뼈 버리고 설거지나 해야지.”

“에? 하, 할아버지. 너무 태세 전환이 빠르신 거 아닙니까. 저는 방금 전까지 손님이었다구요.”

“손님은 돈을 낸 민호 보스이고 너는 아니지. 몽둥이로 맞기 싫으면 빠릿빠릿하게 움직여라.”


사장은 정말로 몽둥이를 들면서 으르렁거렸다. 일흔은 넘어 보이는 모습에도 정정한 모습에 빌리는 바로 깨갱하면서 접시를 들고 부엌으로 와서 설거지를 했다.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사장은 주먹으로 빌리의 머리에 알밤을 놓았다.


‘따악’

“악! 왜 때려요!”

“이 녀석아. 손에 물 하나 안 묻히고 자랐냐. 이게 무슨 설거지야. 그냥 물을 문대는 거지. 접시를 바닥에 놓고 밀면서 수세미를 문질러야지. 제대로 해.”

“으윽. 알았다구요.”


사장의 일갈에 빌리는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연신 수세미를 움직여야 했다.



이런 빌리의 생활은 1달 정도 이어졌다. 그동안 빌리는 마루치킨의 쪽방에서 생활하였고 모든 일과를 치킨집에서 해결했다. 사실 다른 취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이 식당 일이란 것은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도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 빌리는 먹고 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역만리인 미국에서 살기는 했어도 이런 잡일을 해본 적은 없었던 빌리는 문득 자신의 아버지가 아주 나쁜 부모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갔다.


‘내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는 않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먹고 사는 기초적인 것도 해주지 않는 부모도 있으니까. 나도 아주 최악은 아니었네.’


빌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설거지를 했다. 그 때 가게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4시가 다 돼서 손님이 온 것에 빌리는 약간 짜증을 느끼면서 문 쪽을 보았다.


‘음? 여고생이네?’


식사시간이 불규칙한 백수가 왔다고 예측했던 빌리는 그것이 어긋나자 의아한 얼굴을 하며 손을 털고 나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후라이드 치킨 하나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혼자이신가요? 혼자서 먹기에는 좀 많을 텐데... 점심 드신 지도 얼마 안 되었을 거고.”

“... 남는 것은 싸갈 게요.”


빌리의 말에 그 여고생은 조금 씁쓸한 얼굴을 하면서 침묵을 했고 몇 초의 시간이 지난 후 대답을 했다. 그것에 빌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고생의 명찰을 봤다. 거기에는 ‘신민경’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빌리는 바로 들어가서 지난 1달간 배운 대로 치킨을 튀겼고 10분도 되지 않아 스스로도 만족스러울 정도의 후라이드 치킨을 만들어서 신민경에게 주었다. 이에 신민경은 배가 고팠던 듯 치킨을 빠르게 먹었다.

그 모습에 빌리는 신기하다는 듯이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고등학교는 점심을 12시에 먹으니까... 식후 3시간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 저렇게 걸신들린 듯이 먹다니... 그렇게 먹성이 좋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빌리는 꽤 마른 체형의 그녀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신민경은 놀랍게도 한 마리를 다 먹은 후 돈을 지불하고 나갔다.


“이야~ 요즘 여자 고딩들은 정말 잘 먹는구나. 1인 1닭을 해버리다니... 대단해.”

“이 망할 놈아. 어디서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이나 하고 있어!”

“이크. 벌써 오셨습니까.”


사장 할아버지가 등장하자 빌리는 움찔하면서 그녀가 먹고 간 접시를 치웠다. 그러면서 빌리는 대수롭지 않은 것까지 자신이 신경 쓰는 것을 느끼면서 이제 이 일이 익숙해졌음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것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이날 이후에도 그녀가 이 시간대에 자주 방문하였기 때문이었다. 거의 1주일에 2~3번 씩 와서 치킨을 사먹었다. 이에 빌리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단 말이야. 여고생이 방과 후에 매번 혼자서 와서 먹는다? 그것도 저렇게 많이? 마치 점심을 전혀 안 먹은 것처럼?’


생각이 여기에 이른 빌리는 뭔가를 느끼며 간파하였다. 이는 그도 익숙하게 경험했던 것이었다.


‘가만. 그러고 보니... 교복도 조금 지저분하고... 표정도 어두워. 설마 저 여자 아이... 왕따를 당하고 있는 건가?’


자신의 미국 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대입을 해본 빌리는 곧 자신의 생각에 맞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빌리는 약간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다가가서 신민경에게 물었다.


“하하. 치킨은 맛있으신가요?”

“네? 아... 네. 맛있어요.”

빌리의 물음에 신민경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그 표정은 최근에 누군가와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이에 빌리는 말을 이어갔다.


“교복을 보니 인주고등학교 학생 같은데 거기는 급식이 별로 맛이 없나보죠? 이렇게 방과 후에 바로 여기로 오는 것을 보니...”

“아... 맞아요. 맛이... 꽤 없죠. 그래서 거의 안 먹고 있어요.”

“저런~ 하긴, 저도 초등학교 때 급식을 먹고 정말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었죠. 그 당시는 비리가 워낙 심해서 수준 낮은 곳을 선정하는 일이 많았거든요. 헤헤.”

“정말요? 저런... 힘드셨겠네요.”


빌리의 말에 신민경은 좋은 리액션을 보여주면서 대화를 해주었다. 이를 보며 빌리는 그녀가 고독을 자처하는 성격은 절대 아님을 알고 자신의 생각이 맞음을 느꼈다. 이에 빌리는 계속 대화를 이어가주었고 자신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민경 양이라도 불러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그냥 말 놓으셔도 되요. 한참 오빠 같은데. 호호.”

“오빠? 오랜만에 듣는 단어네요. 헤헤. 그런데 제가 워낙 밑바닥 신세라서 말 놓는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이대로 할게요. 그럼 민경 양. 만약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제게 얘기하세요. 저는 안하무인이라는 해결사 팀에 속해 있습니다. 어떤 문제라도 다 처리해줄 수 있으니까 믿고 말하시면 됩니다. 아셨죠?”

“네? 아... 네.”


빌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마루치킨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진작 개인명함을 만들어놓을 걸...’


빌리는 그래도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에 만족하면서 주었고 신민경은 그런 그를 이상하게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하고는 미소를 짓고 나갔다.

그리고 이후에도 신민경은 마루치킨에 자주 찾아왔다. 그 때마다 빌리는 그녀의 앞에 앉아서 대화를 해주었고 이에 그녀도 마음을 조금은 열고 미소지어주었다.

그런 신민경의 미소에 빌리는 그녀가 잘 꾸민다면 굉장한 미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돈되지 않은 머리카락에 깨끗하지 않은 교복, 그리고 어두운 표정 탓에 가려져 있던 미모가 미소를 되찾으면서 조금씩 살아나는 것이었다.


‘미카 누님에 비할 정도는 못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예쁜 애가 왜 왕따를 당하는 걸까... 나에게 본심을 말해준다면 좋으련만...’


빌리가 그렇게 생각할 때 갑자기 가게 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이 시간대에 또 손님이 오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에 빌리는 별일이다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신민경과 같은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서 있었다. 그녀들은 신민경을 알아보면서 말을 걸었다.


“오. 우리 왕따가 여기 다니고 있었네? 그간 방과 후에 어디를 싸돌아다니나 했더니 이런 싸구려 치킨이나 먹고 있었어?”

“호호. 점심에 같이 먹을 사람 없어서 생수나 마시며 굶더니 여기서 때우고 있었구만. 그런데 치킨 살 돈은 있고 내 돈 갚을 돈은 없나보지?”


딱 보아도 일진처럼 생긴 여자들의 등장에 신민경은 겁에 질린 듯한 얼굴이 되었다. 그런 신민경에게 그녀들은 걸어와서 머리채를 잡고 말하였다.


“네가 훔쳐간 내 돈은 언제 줄 거야?”

“나... 나는 안 훔쳐갔어.”

“웃기고 있네. 내 지갑이 네 가방에서 나왔잖아. 그리고 거기 원래 10만원이 있었는데 찾았을 때는 없었고. 그럼 네가 훔쳐간 거지.”

“나는... 모르는 일이야.”

“아가리 안 닥칠래. 이 년아. 이게 좋게 말로 하면 역시 알아듣지를 못하지.”

“거기서 그만 멈추는 것이 좋을 거다.”


그런 광경을 일단 지켜보고 있던 빌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팔짱을 낀 자세로 말하였다. 이에 그녀들은 움찔하면서 고개를 돌려 빌리를 보았고 곧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하핫. 뭐야. 이 아저씨는. 치킨 집 알바 같은데 여기 문 닫는 꼴 보기 싫으면 남의 일 관여하지 마시죠.”

“나도 남의 비즈니스 같은 것은 상관하고 싶지 않는데 거기 신민경 양은 우리 가게 손님이야. 그러니까 나와 관련이 있지. 손님은 왕이란 말도 있잖아?”

“그래요? 그럼 우리도 치킨을 사지 뭐. 손님끼리의 대화라면 상관하지 못하겠죠?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주세요.”

“미안하지만 우리 가게도 개나 소나 손님으로 받는 곳이 아니라서. 기본적인 개념도 갖추지 못한 녀석들의 돈은 필요 없거든?”

“뭐라고요? 이 미친 놈이!”


빌리가 어깨를 으쓱하며 화를 돋우자 그녀들은 발끈하며 나서려고 했다. 그러자 그녀들 뒤에 있던 한 여고생이 피식 웃으면서 말하였다.


“재미있는 아저씨네? 얘들아. 신민경 데리고 나가자. 미친놈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야.”

“그것도 안 되겠는데. 아직 우리 손님이 다 드시지 않아서 말이지. 다 먹고 돈을 지불할 때까지는 데리고 못 가.”

“뭐? 야! 신민경. 너 다 먹었지? 빨리 돈 내고 따라 나와. 안 그러면 내일 죽을 줄 알아.”

“이 년아. 혜진이가 좋게 말할 때 들어. 그러면 그냥 멍드는 선에서 끝날 수 있어. 알았냐!”


혜진이라는 여자의 말에 다른 여고생들이 거들면서 엄포를 놓았다. 그것을 보며 빌리는 혜진이 저 일진들의 리더 격인 존재임을 알았다. 딱 보기에도 저중에서 그나마 미모와 분위기가 있는 것이 리더처럼 보였다.

이에 빌리는 다가가서 신민경의 앞에 서서 말하였다.


“민경 양. 저런 쓰레기들에게 굴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것들은 하나를 양보하면 둘을 달라고 하는 존재입니다. 지금 제게 도움을 요청하면 지켜드릴 수 있지만 민경 양이 굴복한다면 그럴 수가 없게 됩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


빌리의 말에 신민경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빌리와 여고생들을 번갈아보았다. 그리고 곧 그녀는 눈을 딱 감고 빌리의 손을 잡았다.


“도와... 주세요.”

“훗. 알겠습니다.”


이에 빌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린 후 여고생들을 노려보았다.


“장사를 방해하는 것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경찰서 가고 싶지 않다면 여기서 나가시는 것이 좋을 거다.”

“뭐? 이런 미친 놈이 다 있어. 여기 사장 불러와!”

“사장님은 오늘 나오지 않는 날이야. 그리고 댁 같은 사람이 뭐라 한다고 불러드릴 의무도 없고. 경찰서에 신고할까, 아니면 그냥 꺼져줄까?”

“야! 가자. 저년은 내일 손봐주면 돼. 똥은 피하는 게 상책이야.”


경찰서를 언급하자 혜진이란 여자는 뭔가가 걸린 듯 다른 애들을 데리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이에 신민경은 눈물을 터트리며 빌리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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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치킨 23.05.15 8 0 14쪽
5 여암지방검찰청 23.05.14 8 0 14쪽
4 제이데일리 23.05.14 10 0 14쪽
3 플라쥬 23.05.14 12 0 15쪽
2 팬드래건 23.05.14 12 0 14쪽
1 옳고 그름이란 23.05.14 30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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