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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s the medieval world

흑영기병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전투망치
작품등록일 :
2013.11.26 14:15
최근연재일 :
2014.01.11 16:10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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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40
글자수 :
552,272

작성
13.12.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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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4장

DUMMY

봄기운이 만연한 나른한 오후의 일련의 소동은 상처 입은 두 마리의 짐승만 남긴 채 끝이 아닌 끝을 맺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자유연무시간에 용악은 절대 자신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조창의 대련상대가 되어 며칠간 의약당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 일 대문에 조창도 징계를 받아 칠 일간 근신처분을 받았다. 제때 석교관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용악이 위험할 뻔했기 때문에 의례적으로 조창도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석교관은 병상에 누워 있는 용악을 방문했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간곳은 없지만. 타박상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여서 훈련에서 제외되어 며칠간 의약당에서 지내고 있었다.

“몸은 좀 어떠냐?”

석교관은 침상 옆에 놓여 있는 아무 의자에 가서 앉았다. 전형적인 의약당의 병실이었다. 창 바로 옆에 위치한 침상. 방한가운데 놓여 있는 다목적용 탁자. 벽 한쪽에 위치하고 있는 무슨 꽃인지 모를 화분들 그야말로 대장군부 건축교본에 나오는 의약당 병실의 기본모형과 한 치도 다른 점이라고는 발견할 수 없는 병실이었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에게 경의를!

탁자위에는 여러 가지 물건 - 대부분이 먹을 것이었지만 -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용악의 친구들이 와서 치우지도 않고 그냥 간 모양이었다.

용악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석교관이 보기에는 그냥 멍하게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멍하게 있던 용악은 석교관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그를 잠깐 바라보고는 다시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냥 그렇죠. 웬일이에요?”

석교관은 탁자에 있는 차 주전자에서 물을 따라 마셨다.

‘음? 물이 아니군. 이 꼬맹이들이 차까지 가지고 왔었나?’

석교곤은 아이들이 가져온 다 식어버린 차를 마시며 말을 했다.

“다른 아이들한테 들었다.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조창 그 녀석은 그저 사관관에서의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싶어 한 것 뿐 이었어. 반역자의 자손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그냥 해본 말이고. 군무관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건데 네가 그 정도도 생각하지 못 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훗.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세요. 저는 이제 겨우 8살이라구요. 그건 그렇고. 왜 그랬냐구요? 석교관님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나 삶의 목표나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나요?”

“응?”

석교관은 탁자에 남아 있던 과자를 집어 먹다가 용악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렸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목표? 나를 지탱해주는 무언가?’

“글쎄다. 별로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너는 나이도 어린 녀석이 별생각을 다 하는구나.”

“제게 있어서는 아버지가 그런 존재에요. 빌어먹을 저주 받을 용씨 가문의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이 저 뿐이니까.”

용악는 말을 하다 입술을 깨물었다.

‘빌어먹을 용씨의 핏줄! 그것만 아니었으면 아버지가 그렇게 죽지 않아도 됐다고! 죽어서도 이런 치욕을 받아야 하다니!’

용악은 용씨가문은 저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을 있게 해준 용씨가문에 안도했다. 어찌됐건 자신은 그 용씨가문의 피를 이어가는 존재이니...

“맞아요. 반역자의 후손이니 해도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존재에요. 9족을 멸하는 반역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의아하긴 하지만 대충 왜 그런지 짐작도 가지만 어쨌든 지금도 살고 있는 저를 나중에 죽일 리도 없겠죠. 그렇지만 아버지는 용천 그리고 저는 그의 아들 용악. 아버지가 없는 삶은 더 이상 저에게 있어서는 살아가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음....”

석교관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심각한 이야기를 듣고 신음을 흘렸다.

‘이 정도였나. 이정도로 용천대장군님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것인가. 흐음. 아직까지도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니. 하긴 아직 어린아이니 당연한 것인가?’

“음. 그렇구나. 몸은 괜찮은 것으로 보이니 빨리 훈련에 참가하도록 해. 오래 쉴수록 다시 시작하려면 힘이 드니깐 말이다.”

“예”


치료를 끝낸 후 시간은 쏜 살 같이 지나갔다. 조창과의 투닥거림도 이젠 익숙해졌고 봄이 지나 여름이 한창이었다.

타는 듯 한 태양과 푹푹 찌는 듯 한 공기. 용악은 치욕 같은 그 일을 잊지 않고 그 동안 잠도 안자고 신체와 정신을 극한까지 끌어 올렸기에 전보다 훨씬 야윈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전에는 그냥 그런 흉턴가 보다 했던 눈 밑에 난 칼자국이 지금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용악은 옷을 갈아 입으며 자신의 빰에 새겨진 상처를 만지며 그 때의 일을 기억했다.

‘생각해보니 복수를 할 놈이 2명이군. 1명은 그 때 그 살수 놈. 그놈은 언젠가 죽여주마. 조창 그 놈은 죽일 것 까지는 없고 그냥 좀 패줘야지. 그게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용악은 지금 자신의 실력으로는 조창과 감히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중을 기약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석교관이 방안으로 들어 왔다. 밖이 워낙 더운 탓에 옷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왜 이렇게 조용하죠? 애들은 다들 어디 갔어요?”

용악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문을 열고 들어와 주위에 있는 아무 수건이나 집어서 땀을 닦고 있는 석교관에게 물었다.

“어? 내가 말했을 텐데? 모르고 있었나? 지금은 방학기간이다. 그런데 벌써 방학 한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알아차린 거냐?”

용악는 자신의 머릿속이 온통 제 1식과 제 2식을 어떻게 하면 더 빨리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자신 주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그것에만 집중하였던 것이었다.

“에.. 방학이 뭐죠?”

“방학도 모르냐? 아. 음. 날씨가 더우니깐 훈련을 쉬는 거지. 앞으로 한 1달 뒤쯤 다시 훈련을 시작 할 거다.”

‘흠. 방학이라. 그런 것도 있었나? 그럼 다들 집으로 갔을 거고. 그럼 나는 어디로 가지. 서축으로 갈 수는 없을 테고. 간다 쳐도 갔다 오는 시간만 해도 한달은 걸릴텐데. 흐음. 어쩌지 허승대장군님이나 여민형이나 보러 갈까.’

용악이 그렇게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는 동안 석교관은 땀으로 젖은 수건을 나무 상자에 던져 넣고 용악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나저나 너 어디 갈 곳이나 있냐?”

석교관은 용악 머릿속을 살펴본 것처럼 용악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 대해 물어 보았다.

“흠. 글쎄요. 그나저나 어디 가는 거에요?”

“아. 내가 말 안했던가. 더워서 그런지 정신이 없구나. 너 보러 온 사람이 있다. 가보면 알거다.”

석교관은 용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고는 용악을 데리고 빠르게 걸어갔다. 아마도 이 더운 날씨에 돌아 다니는게 짜증이 났나보다. 석교관이 용악을 데리고 간 곳은 아이들과 아이들의 보호자등의 가족들이 만나는 면회실 비슷한 곳이었다.

다른 건물들과 차이는 없었지만 그나마 이곳이 사관관에서 가장 군(軍)적인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곳이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 중 무림인의 자제들도 많아서 일부러 그렇게 만든 듯 했다.

용악은 창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그늘진 곳에서 퍼져 있는 인형(人形)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정말 더웠는지 옷을 입은 것 보다 안 입은 것이 가까울 정도로 옷을 벗고서는 대담하게도 의자를 여러 개 겹쳐놓고 그 위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

용악은 대충 그게 누구일지 짐작이 갔다. 여민이 아니면 세상에 이곳에서 누가 이런 짓을 하겠는가. 용악은 달려가서 강하게 복부에 강하게 한방 먹여 주었다.

“커억. 누구냐! 감히 암습을!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여민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방바닥을 뒹굴며 소리쳤고 용악과 석교관은 황당한 표정으로 뭐 저런 게 다 있냐는 듯이 여민을 바라보았다. 방바닥을 뒹굴던 여민도 그런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조용히 의자를 원상태로 하고서는 주섬주섬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았다.

“아? 오랜만 혹시 자객 못 봤나? 날 암습하려 했던 거 같은데 말이야?”

여민은 자기가 말하고도 민망한지 키득키득 거리며 말을 이었다.

“웬일이에요? 여긴?”

석교관은 용악을 데려다 주고 밖으로 나갔고 용악만 남아 여민의 앞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너 갈 곳도 없잖아. 그래서 방학 끝날 때까지 그냥 허승대장군과 함께 지내자고 말이야.”

‘흠.. 허승대장군과 함께라. 뭐 달리 갈 때도 없는데 그렇게 할까. 혼자 여기 있는다고 해서 식사도 안줄테고 그렇다고 돈도 없으니.’

용악은 혼자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따위는 저 말리 던져 버린채 지극히 현실적으로 어떻게 밥을 먹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결국 여민과 함께 대장군부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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