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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8,011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0.03.25 17:24
조회
3,018
추천
25
글자
11쪽

1-20

DUMMY

이신구의 동작을 조금 더 지켜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이신구의 왼발이 연속으로 두번 올라왔다.

조영은 역시 오른손 가드로 방어해냈다.

이신구의 동작은 재빨랐지만, 조영의 눈과 오른손 가드도 빨랐다.

왼발 공격이 무산되자 물러나는 듯하던 이신구가 순간적으로 몸을 오른쪽으로 회전시키며 오른발 돌려차기 공격이 나왔다.

예비 동작이 거의 없는 군더더기 없는 공격이었다.

조영은 상체를 뒤로 젖혀서 이신구의 돌려차기를 피해냈다.

이신구의 오른발이 허공을 치고 나서 제 자리에 도착하고 자세를 바로 하는 그 순간이었다.

뒤로 젖혀졌던 조영의 상체가 어느새 앞으로 따라 나오며, 조영의 오른쪽 팔꿈치가 이신구의 왼쪽 관자놀이 앞에서 멈췄다.

이신구가 왼팔로 막을 생각을 하기도 전에 조영의 팔꿈치가 이신구의 눈앞에 있었다.

이신구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맞았다면 치명적인 일격이 되었을 것이었다.


“그만하자. 네 실력은 충분히 보았다. 좋은 기본기를 가지고 있군.”


조영이 뒤로 물러나며 자세를 풀었고, 이신구는 아직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실전이었다면 내 팔꿈치 공격으로 너는 쓰러졌을 거고, 전투력의 50%를 상실했을 거다. 네 자세는 경험이 많이 묻어나오지만, 기본기 연마가 부족하다.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해.”


조영의 지적은 엄격했다.

이신구는 반박하기 어려웠다.


“한국군에게도 특수부대가 있다고 들었다. 그쪽으로 지원하는 게 가능할까?”

“글쎄요, 어떤 방법으로 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황 사장님이 사회 경험이 많으니까, 알아봐야겠다. 군 복무 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


조영의 말로 이신구의 군 생활이 결정되어버렸다.

이신구가 생각하기에도 특수부대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이신구는 다시 한번 대결해 보자고 했지만, 조영의 결정은 단호했다.


“아직 멀었다. 네가 지금 80% 이상의 전력으로 덤벼든 것이 맞다면, 너는 10년은 훈련을 하고 와야 나와 대결해볼 만하다. 물론 그 전에 네가 이겨내야 할 친구들이 내 주변에 여럿 있기는 하다만.”


조영만한 강자들이 여럿 있다는 말에, 이신구도 특수부대 자원하는 방법을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체육관에서 간단히 샤워를 마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다방에서 커피와 담배를 즐기며 마주 앉았다.


“여동생하고는 연락이 안 되는 거냐?”

“네······. 그 녀석이 제법 강단이 있어서요. 힘든 일 생기면 연락하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뭐, 잘 지내고 있겠죠. 오빠로서 해준 게 없어서 먼저 연락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연락이 가능한지 알아보도록 해라. 나도 황문달 사장을 통해서 찾아볼 테니까. 너도 동생 친구들을 통해서 알아봐.”

“네, 군대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서, 저도 여기저기 부탁해놨습니다. 곧 연락이 될 겁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연락할 일이 생기면 이쪽으로 전화해서 용건을 남겨놓도록 해라.”


조영이 긴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메모지를 이신구 앞쪽에 올려놓았다.


“번호가 기네요? 이거 외국이에요?”

“응, 싱가포르에 있는 사무실이다. 네 이름을 얘기해 놓을 테니까, 나를 찾아. 내가 자리에 없으면 메모를 남겨놓도록 해.”

“제가 영어를 잘 못 해서······.”

“하하하, 한국어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으니까, 걱정할 것 없다. 영어공부도 틈틈이 하면 좋고.”

“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런데, 형님 무술을 정식으로 배우신 겁니까? 동작이 예사롭지 않던데요?”

“지금 자세히 말하기는 좀 어렵고, 인연이 있었다.”


조영이 말을 아꼈다.


“그거 저한테도 가르쳐주시면 안 될까요? 오늘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알았습니다. 좀 더 배워서 강해지고 싶습니다.”

“지금도 일반인치고는 꽤 강하다. 더 강해져서 뭐 하려고?”

“저는 사실 공부에는 소질이 없어요. 주먹을 좀 쓴다는 게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사내로 태어나서 주먹으로 한세상 호령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형님을 만나고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형님 옆에 있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더 강해져야겠더라고요. 가르쳐 주십시오.”

“음······.”


조영이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일단 네 앞에 닥친 상황은 입대이니, 군대 잘 다녀오너라. 군대 다녀와서도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 그리고, 내 옆에 있고 싶다면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라. 사업 때문에 내 주변에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많아. 그들과 소통하려면 어느 정도의 대화는 할 수 있는 외국어가 필요하다.”


조영이 가르침에 대해 여지를 남겨준 것은 기뻤지만, 외국어를 공부하라는 이야기에는 답답해하는 이신구였다.


* * *


호텔 바에 들어선 조영은 공수희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수희는 낯선 여인과 함께 있었다.

오늘도 공수희의 옷은 어깨가 훤히 노출된 의상이었다.

조영이 다가가서 공수희에게 아는 체했고, 공수희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희 친구인 송지희에요. 사업을 소개해주신다고요?”


조영이 오른손을 마주 내밀어 가볍게 악수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수희 씨만큼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김조영입니다.”


다가온 직원에게 조영은 시원한 맥주를 주문했고, 공수희와 송지희라고 이름 밝힌 송춘례는 간단한 칵테일을 주문했다.

잠시 날씨와 올림픽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한 대화는 직원이 음료를 가지고 오는 순간 잠시 멈췄다.


“김 사장님 너무 매력적으로 잘 생기셨네요. 수희가 김 사장님께 한눈에 반한 거 아세요? 호호호.”


송지희의 말에 공수희가 오른손을 내저으며 그만하라고 했지만, 살짝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얘는 이 나이에 한눈에 반하기는? 그냥 호감이 간다는 거지. 호호호.”


공수희도 조영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직선적인 여자군.’


조영이 시선을 공수희에게서 옮겨 송지희를 바라보았다.


“박춘삼 씨와 함께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요. 내가 박춘삼 씨와 정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번에 박춘삼 씨를 작업할 계획인데, 송지희 씨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작업이요? 제 도움을요?”


흥미가 있긴 했으나, 확 끌려오지는 않는 송지희였다.


“5천만 원 드리지요. 선금으로 1천만 원, 일이 끝났을 때 잔금 지급 조건입니다. 어떠십니까?”


왼손가락 검지와 중지에 담배를 끼우고 입으로 가져간 후에 오른손에 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조영의 손을 공수희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조영의 가늘고 긴 손가락도 매력 있어 보였다.


“5······. 5천만 원이요?”


예상치 못한 금액에 놀란 송지희가 긴장했는지 담배를 꺼내 물었다.


“혹······. 혹시 그이를 어떻게 하실 건가요? 설마 죽이거나······. 뭐 그런 건 아니겠지요?”

“물론입니다. 나는 살인자가 아닙니다. 박춘삼 씨에게 약간의 고통을 선사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이유······. 이유가 뭔데요? 김 사장님 여자 친구가 그이랑 관계가 있었다거나 그런 건가요? 아니면, 누님이?”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일일 뿐입니다. 싫으시다면 다른 루트를 찾아보겠습니다. 그러나.”


조영이 몸을 앞으로 숙여 송지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송지희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인생에서 기회가 여러 번 오는 것은 아닙니다. 5천만 원의 기회는 내 손의 담배가 다 탈 때까지만입니다.”


조영의 손에 들린 담배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조영이 한 번 더 담배를 빨아 당기자, 담배는 환한 불빛을 내뿜었고, 남아있는 길이가 더 줄어들었다.


“할게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할게요. 그 인간이랑 죽고 못 살 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에요.”


다급하게 외치는 송지희의 눈동자에 떠오른 것도 욕망이라고 조영은 생각했다.

돈을 쫓는 추악한 욕망.


“좋습니다. 거래는 성립되었습니다.”


조영이 옆에 두었던 작은 가죽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송지희 쪽으로 밀어주었다.


“1천만 원입니다.”


조영이 이번에는 상의 안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어 공수희의 앞쪽으로 밀어주었다.


“친구분을 소개해 주신 데 대한 감사함의 표시입니다.”


공수희의 눈이 동그랗게 되더니 봉투를 받아 입구를 살짝 열어보고는 조영을 바라보았다.


“오늘 술은 제가 살게요. 우리 김 사장님 너무 매력 있으시다. 호호호.”


공수희의 마지막 말은 콧소리가 섞인 하이톤이었다.


* * *


박만돌의 장례를 마친 박춘삼은 오래간만에 집에서 송춘례와 마주 앉아서 술상을 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영감님 장례는 잘 치렀어요?”


장례식장에 얼굴을 못 내민 건지, 안 내민 건지 알 수 없지만 조문하지 않았던 송춘례가 박춘삼의 눈치를 살피며 안줏거리를 더 가져왔다.


“흐흐흐 3일 동안 고생한 일당은 받았어. 영감이 구두쇠라서 남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영배 그 녀석이 기특하게도 부의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서, 내가 다 가져왔어. 장례식장 비용이랑 다 제해도 쏠쏠하네.”


아버지의 죽음보다는 그로 인해 생긴 부의금을 부수입 정도로 치부하는 박춘삼이었다.


“젠장, 아버지가 유언장을 변호사에게 맡겼다는데 글쎄 그놈이 유언장 내용을 알려주지를 않네. 죽고 나서 한 달 후에 유언장을 공개하라고 영감이 계약서를 썼다는 거야. 그리고, 재산이 많아서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거야. 변호사들 일 처리하고는. 영감이 막판에 치매가 왔나?”

“당신한테도 꽤 남겨주셨겠지요?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우리, 이번에 그거 받으면, 아파트로 이사 가자. 나,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단 말이야. 으응?”


송춘례가 애교를 부리며 눈웃음을 흘렸다.


“까짓거, 그깟 아파트 정도야, 내가 하나 사줄게. 아예 당신 이름으로 하나 사줄게. 흐흐흐.”

“정말? 정말이지, 자기야? 이야 신난다.”

“영감 재산이 얼마인데 그까짓 거야 껌값이지. 그러니까, 나 늦게 들어오고 바빠서 못 들어온다고 구박하지 말고 잘 떠받들란 말이야. 내가 다 사업하느라고 늦는 거야, 사업.”

‘사업은 젠장, 다른 계집 끼고 술 마시느라 못 들어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러나 속마음과는 다른 말이 송춘례의 입에서 나왔다.


“알~지, 우리 자기가 사업 때문에 바쁜 거. 자, 아~~해봐요.”

“그래, 그렇게 과일 안주도 입에 넣어 주고 그래야지, 여자는 자고로 다소곳하게 술 시중들어주는 맛이 있어야 이쁜 거야, 하하하.”


박춘삼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송춘례의 옆자리로 옮겨와서는 송춘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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