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78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2.20 07:00
조회
1,000
추천
7
글자
12쪽

7-7

DUMMY

조영이 주머니에서 10달러 칩을 꺼내어 올리비아에게 건네주고는 양손을 올리비아의 양쪽 어깨에 올려놓았다.

다정한 연인의 게임을 응원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베팅하세요.”


올리비아가 받은 카드는 10과 7이었다.

조영이 올리비아의 오른쪽 어깨에 올려놓은 손을 살짝 움직였다.

올리비아의 눈이 커다래졌다.


‘여기에서 히트(Hit : 딜러에게 카드 한 장을 더 요청해서 받는 행위)를 하라고? 합이 17인데?’


하지만, 칩은 조영이 준 것이었다.

올리비아는 조영의 행운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딜러의 카드는 [9,4] 합이 [13] 이었다.


“히트(Hit)”


올리비아가 오른손으로 바닥을 살짝 두드렸다.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40대 남자 손님이 올리비아가 카드를 추가로 받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인상을 찌푸렸다.

40대 남자의 생각으로는 더 이상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올리비아의 수신호를 확인한 딜러가 카드 한 장을 더 주었다.

새로 받은 카드는 [스페이드 2] 였다.

올리비아의 카드는 [10,7,2] 가 되었고 총합은 [19]가 되었다.

딜러가 새로 받은 카드는 [다이아몬드 5]였고 총합은 [18]이 되었다.

게임은 올리비아의 승리였다.

딜러가 올리비아의 칩에 똑같은 칩을 한 개 더 얹어 주었다.


올리비아가 고개를 돌려 조영을 바라보았다.

조영이 희미한 미소를 보여주는 동안 올리비아가 오른쪽 눈으로 찡긋 윙크를 해주었다.

이후에도 올리비아는 조영이 보내주는 신호대로 베팅을 진행했다.

가끔 올리비아의 생각과 다른 지시를 내려주는 조영이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올리비아는 말을 잘 듣는 학생 같았다.

20여 분이 지났을 때, 올리비아의 앞에는 꽤 많은 칩이 쌓여 있었다.


“올리비아, 인제 그만 일어나죠?”


조영이 올리비아에게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데이빗, 지금 잘 되고 있는데 조금 더 하면 안 될까요?”


올리비아가 애교인지 저항인지 모를 말을 하면서 조영의 팔을 잡았지만, 조영은 이미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었다.

올리비아가 아쉬운 표정으로 테이블의 칩을 정리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자리의 남자도 일어나는 올리비아를 아쉬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조영과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면서 시선을 돌렸다.


“올리비아, 한 자리에서 너무 많은 행운을 사용하면 카지노 측에서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지요.”


조영이 올리비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자, 올리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슬롯머신 기계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버튼을 눌러대던 올리비아가 조영을 바라보았다.

올리비아가 버튼을 누른 화면이 세 가지 모두 다른 모양의 과일을 보여주면서 멈추었다.

일명 [꽝] 이었다.


“데이빗, 당신은 카지노 초보가 아니었네요? 어떻게 그렇게 블랙잭을 잘할 수가 있죠? 영화에서처럼 산속에 들어가서 사부를 만나서 10년간 훈련을 하고 내려온 건가요? 당신의 사부는 하얗고 긴 수염이 배꼽까지 내려오는 그런 모습인가요? 왜 당신은 직접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나를 자리에 앉히는 거죠? 당신도 옆에 나란히 앉아서 함께 하는 건 어때요?”


“올리비아, 당신의 질문은 너무 많아요. 하하하. 블랙잭이 쉬운 게임이기는 하지만, 정신적 피로가 쌓이는 게임입니다. 아까 자리를 옮긴 것은 나의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머리를 식혀야 합니다.”


‘사실은 한자리에서 너무 높은 승률을 보여주면 카지노 측에서 싫어하기도 하고, 어떤 조치를 할 수도 있거든요.’


조영의 속마음은 올리비아의 귀에 들리는 말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 데이빗도 슈퍼맨은 아니었군요. 나는 당신이 24시간이라도 계속해서 베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호호호. 어쨌든 내가, 아니지 우리가 딴 돈을 세어봐야겠어요.”


올리비아가 다양한 색깔의 칩들을 세어보았다.


“우와~ 지금 벌써 400달러나 되는데요? 우리가 10달러로 시작했으니까, 40배나 수익을 올린 거예요. 우리 손 잡고 전 세계의 카지노를 털어볼래요? 당신의 행운과 나의 미모가 합해진다면 전 세계 카지노가 우리 앞에 무릎을 꿇을 것 같은데, 어때요?”


“하하하, 올리비아 당신 같은 미녀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건 흥분되는 상상이지만, 멀리 있는 내 여자 친구가 슬퍼할 겁니다. 나는 여자 친구를 울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 이런. 데이빗 당신이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네요. 데이빗, 그녀는 물론 아름답겠죠? 당신이 잘생겼으니까, 아마 여자 친구도 그에 걸맞게 아름다울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는 어때요? 나도 어디 가서 외모로 밀린 적은 없었는데요? 당신의 여자 친구와 승부한다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올리비아. 당신은 정말 유쾌합니다. 내가 여자 친구를 만나기 전에 당신을 만났다면 우리는 전 세계 카지노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 카지노들이 내 여자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조영이 다시 한번 거절의 뜻을 밝히자 올리비아도 더 이상은 조르지 않았다.


“올리비아, 당신이 이곳 카지노에서 잃은 금액이 모두 얼마나 됩니까?”


“음....잠시만요, 내가 이곳에 오는 게 오늘이 4일차 이니까, 오늘까지 해서 총 2,754 달러를 잃었군요. 제기랄, 덕분에 나의 여행이 중단되게 생겼다니까요.”


“좋아요, 갑시다. 이제 내 머리가 다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집어 던진 조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영과 올리비아 콤비는 이후 몇 곳의 블랙잭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게임을 진행했다.

베팅 금액도 20달러, 30달러, 간혹 테이블의 최대 한계치인 100달러를 베팅한 적도 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 조영과 올리비아는 처음 만났던 야외 정원으로 나갔다.

실내 공기가 매우 탁하고, 담배 연기가 자욱해서 조영은 신선한 공기로 숨 쉬고 싶었다.

조영이 담배를 피우며 마카오 시내를 내려다볼 때, 올리비아는 칩을 세고 있었다.


“오우~~데이빗. 아까 딜러에게 팁을 20달러나 주었는데도 지금 우리가 가진 칩이 모두 합해서 3,030달러나 된답니다. 당신은 정말 대단해요. 내 마음속에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어요. 나는 나의 아름다운 외모만큼 능력이 뛰어난 남자를 만나기를 찾고 있었는데, 데이빗은 완벽한 남자예요. 얼굴 잘생겼지, 키도 크지, 블랙잭도 잘하지, 왠지 술도 잘 마실 것 같은데 맞죠, 맞죠? 밤일도 잘하나요? 나는 호텔에서는 더블베드만을 선호해요. 트윈 베드에서 따로따로 자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데, 데이빗은 어때요?”


“올리비아, 그 칩은 당신이 모두 가져도 좋아요. 당신에게 마카오와 카지노가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군요.”


“데이빗, 정말요? 이 칩을 모두 나에게 준다고요? 그렇게 되면 나는 4일 만에 원금의 10% 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게 되는 거라고요. 물론 내가 번 게 아니라서 문제기는 하지만요. 그거야 어때요. 당신의 능력과 나의 미모가 합쳐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틀림없어요. 데이빗, 고마워요. 당신을 조금 더 빨리 만났더라면 여행을 중단하지 않고 더 돌아다니는 건데 그랬어요. 어쩔 수 없죠. 이미 집으로 돌아간다고 부모님께도 연락한 상태라서, 지금 다시 일정을 바꾼다면 아빠가 나의 탐스러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릴지도 몰라요. 아, 신은 왜 데이빗 당신을 숨겨놓고 있다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내 앞에 보내주신 걸까요? 이건 신의 질투인 건가요?”


올리비아의 입에서 쉬지 않고 쏟아지는 언어의 향연에 조영은 미소를 지으며, 담배 연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내뱉었다.

올리비아도 실내에서 챙겨서 나온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느라, 살짝 뾰족하게 모이는 올리비아의 입술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문득 조영에게 들었다.


“데이빗, 지금 내가 담배 피우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당신의 눈에서 욕망이 보여요. 나에게 키스하고 싶은가요? 하지만, 지금은 안 돼요. 너무 헤픈 키스는 매력을 반감시킨다고요. 나는 데이빗에게 그런 여자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아요.”


“반감시킨다고요? 불과 1시간 전에 어떤 미녀가 바로 이 자리에서 500달러를 주면.....”


“데이빗!”


올리비아가 담배를 들지 않은 왼손을 들어 올려 조영의 입을 막았다.


“그....그건....예기치 못한 손실에 너무 흥분해서 그랬던 거라고요. 그리고, 그건 거래를 제안한 거였어요. 판매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품의 가치를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할 만큼의 흥분 지수가 판매자를 괴롭힐 때였어요. 그 거래는 이미 깨졌고, 한 번 깨진 거래는 동일한 조건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거래제안에 대한 기억은 데이빗의 기억 속에서 모두 지워버리도록 하세요. 몽땅 말이에요. 아셨어요?”


“알겠습니다, 올리비아. 내 기억 속에는 눈동자가 반짝이는 아름다운 모습의 올리비아만을 저장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군요.”


입을 막고 있던 올리비아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잡아서, 내려놓으며 조영이 작별 인사를 고했다.

올리비아의 손가락은 가늘고 길었으며 또한 매우 부드러웠다.


“벌써요? 우리는 오늘의 승리에 대한 축배를 들어 올리지 못했는걸요?”


“나는 친구가 기다리고 있고, 시간이 다 되면 마법사가 나를 위해 걸어주었던 마법이 풀리게 될 겁니다. 나는 마법이 남아있는 동안, 당신 앞에서 사라져야 해요. 신데렐라처럼요.”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집어넣기 위해 잠시 몸을 돌린 조영이 현관문이 있는 쪽으로 되돌아설 때였다.

향기로운 냄새가 조영의 코를 자극했고, 부드럽고 폭신한 무엇인가가 조영의 가슴을 자극했다.

이어서 조영의 양쪽 뺨으로 다가온 부드러운 손길이 조영의 고개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곳에는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입술이 조영의 입술을 마중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입맞춤은 달콤했고, 강렬했으며, 무엇보다도 짧았다.

짧은 입맞춤을 마친 올리비아가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


“잘 가요, 데이빗. 오늘을 잊지 않겠어요. 당신의 행운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나를 기억해요. 영국에서 온 올리비아 존슨이에요. 아, 당신 이름이 뭐죠? 풀네임 (Full name) 말이에요.”


“데이빗 김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왔습니다.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은 조영입니다. 김조영.”


“Jo young? 발음이 쉽지는 않군요.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이름을 불러줄게요. 안녕, 나의 마법사.”


손을 흔드는 올리비아를 뒤로 하고, 조영은 여한모에게 돌아가기 위해 실내로 들어섰다.

조영이 VIP룸으로 들어섰는데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조영은 조용히 걸어가서 여한모의 바로 뒤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여한모는 신중하게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어서 조영에게는 눈길도 돌리지 않았다.


“다이(die).”


여한모의 오른쪽에 앉아있던 중국인 [량]이 카드를 덮었다.


“추가로 2만 달러 베팅하겠습니다.”


여한모가 베팅을 외치면서 칩을 몰아넣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8 7-18 21.03.28 867 7 11쪽
167 7-17 21.03.27 918 10 11쪽
166 7-16 21.03.21 931 10 11쪽
165 7-15 +2 21.03.20 927 5 11쪽
164 7-14 +2 21.03.14 944 6 11쪽
163 7-13 +1 21.03.13 931 10 11쪽
162 7-12 +4 21.03.07 963 10 11쪽
161 7-11 +1 21.03.06 935 6 11쪽
160 7-10 +3 21.02.28 1,010 8 12쪽
159 7-9 +1 21.02.27 968 4 12쪽
158 7-8 21.02.21 1,011 7 11쪽
» 7-7 +2 21.02.20 1,001 7 12쪽
156 7-6 +1 21.02.14 979 8 12쪽
155 7-5 +2 21.02.13 1,014 7 11쪽
154 7-4 21.02.07 1,012 10 11쪽
153 7-3 21.02.06 981 10 11쪽
152 7-2 +1 21.01.31 1,033 8 12쪽
151 7-1 +2 21.01.30 1,073 10 11쪽
150 6-25 +1 21.01.24 1,028 10 11쪽
149 6-24 +1 21.01.23 1,021 8 12쪽
148 6-23 21.01.17 1,084 7 11쪽
147 6-22 +1 21.01.16 1,095 6 12쪽
146 6-21 +1 21.01.10 1,113 9 11쪽
145 6-20 +1 21.01.09 1,118 7 11쪽
144 6-19 +1 21.01.03 1,128 7 11쪽
143 6-18 +3 21.01.02 1,144 8 12쪽
142 6-17 +1 20.12.27 1,114 6 11쪽
141 6-16 +1 20.12.26 1,146 6 11쪽
140 6-15 +1 20.12.20 1,162 7 12쪽
139 6-14 +1 20.12.19 1,117 1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