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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79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02.13 07:00
조회
1,014
추천
7
글자
11쪽

7-5

DUMMY

“룰렛 게임도 오래된 아이템인데 여전히 손님들이 많군요.”


“아무래도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 쉬워서 그런 게 아닐까?”


“룰렛 쪽은 조명을 조금 더 신경 쓰고, 구슬이 움직일 때의 소리도 신경 써서 배치하면 좋겠는데요?”


이전에 왔을 때는 게임을 통해서 돈을 벌거나, 게임을 즐기러 왔었던 것임에 비해서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를 오픈할 생각을 하니까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의 배치라던가, 직원들의 움직임, 손님들의 동선, 음료수와 담배를 제공하는 카트의 움직임 등에 대해서 조영과 여한모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지노의 곳곳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저기 카메라를 통제실에서 한꺼번에 보고 있겠지?”


블랙잭 게임이 진행되는 테이블의 곁에서 한참을 구경하던 조영이 딜러의 뒤쪽 기둥에 설치된 카메라를 눈짓하면서 여한모에게 말을 건넸다.

오른손을 들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면서 여한모가 대답했다.


“저처럼 잘생긴 손님들의 동선을 파악하겠지요. 물론 VIP나 블랙리스트의 인물들을 감시하는 데에도 유용할 수 있고요.”


“아마,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CCTV의 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겠죠. 카지노에서도 필요하지만, 다른 많은 곳에서도 수요는 엄청날 겁니다.”


“마이클과 상의해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투자도 한번 알아보면 좋겠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불과 몇 년 사이에 카메라의 크기가 많이 작아진 것 같아.”


“하드웨어의 기술도 발전했을 테니까요. 일단, 마이클에게는 관심을 가져보라고 일러두겠습니다.”


여한모가 수첩을 꺼내어서 조영의 지시 사항을 메모했다.


“여기까지 왔으니까, 포커라도 한 판 해라. 오늘은 한모, 네가 슬롯머신의 운이 좋으니까, 경기에 참여하도록 해. 나는 구경만 할게.”


“왜요? 보스도 함께 하시지요?”


“아니야, 나는 왠지 오늘 패가 잘 붙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


여한모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지나가는 여직원을 불러 세웠다.


“글렌 지배인에게 연락을 해 주세요. 싱가포르에서 온 여한모인데, 포커를 하고 싶다고요.”


“알겠습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여한모의 말을 들은 여직원이 가까운 기둥에 설치된 인터폰을 집어 들더니 어딘가와 짧게 통화를 하고는 되돌아왔다.


“VIP룸으로 모시겠습니다. 이쪽입니다.”


여직원이 앞장서서 방향을 잡았고, 조영과 여한모가 뒤를 따랐다.

한쪽에 즐비하게 늘어선 슬롯머신을 지나자, 검은 양복을 입은 체격 좋은 두 사내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복도가 나타났다.

여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더니, 보안 요원으로 보이는 사내에게 말을 건넸다.

보안 요원들이 허리를 숙이며 양옆으로 물러났다.


“이쪽입니다, 손님.”


여직원이 손으로 복도 안쪽을 가리키면서 앞장섰다.

복도는 한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카펫이 깔려 있어서 여직원이 신은 하이힐도 소리가 나지 않았다.

복도의 좌, 우로는 몇 개의 출입문이 있었지만, 여직원은 멈추지 않고 복도의 절반 정도를 들어가더니 이윽고 어떤 방문 앞에 멈춰 서서 조영과 여한모를 기다렸다.


“모시겠습니다, 손님.”


여직원이 문의 손잡이를 돌려서 잡아당겼고, 조영과 여한모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잡고 있었다.

실내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은 초록색 천이 바닥에 깔린 전형적인 포커 테이블이었다.

테이블에서 떨어져 있는 곳에 여러 가지 음료수와 담배가 올려져 있는 식탁이 있었다.


“멤버들이 올 때까지 음료수라도 마셔야겠군요, 나는 시원한 맥주를 주시고, 보스는 뭐로 드시겠어요?”


“나는 오렌지 주스.”


여한모가 여직원에게 눈을 찡긋하면서 주머니에서 칩 하나를 꺼내어 여직원의 손에 건네주었다.

여직원이 감사의 의미로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는, 음료가 진열되어 있는 식탁으로 가서 오렌지 주스와 맥주를 가져다가 두 사람의 앞에 내려놓았다.


“담배 피우시나요, 손님?”


“네, 주세요.”


여직원이 빠르게 움직여서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를 가지고 와서 세팅하는 동안 문이 열리더니 글렌이 들어왔다.


“여 선생, 다시 뵙는군요. 어떤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오랜만이니까 가볍게 세븐 카드 스터드를 하고 싶습니다. 테이블 머니는 한 10만 달러 정도면 어떨까 싶은데요?”


“알겠습니다, 곧 매너 좋은 선수들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카지노 측의 겜블러도 한 명 참가했으면 싶은데 가능합니까?”


조영이 글렌에게 물었다.


“손님께서 원하신다면 가능합니다. 실력 있는 플레이어를 선호하시는군요? 잠시만 담배와 음료를 즐기면서 기다려 주십시오.”


정중한 인사를 건넨 글렌이 방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보스, 오늘은 얼마 정도나 딸까요? 지난번에 글렌이 도와준 것도 있는데 카지노를 몽땅 털어버리면 글렌의 입장이 난처해지겠지요?”


“네 손에 카드를 집었던 게 언제인지 기억은 나냐? 방심하지 말아.”


조영이 담배를 집어서 불을 붙이며 심드렁하게 응수하자, 여한모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흥, 오늘 돈 벌어서 말숙이 옷이나 하나 사줘야겠어요. 나한테 신애 씨 선물 사달라고 조르기 없기에요, 아셨죠?”


여한모의 대답에 조영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을 벌리자, 그게 또 재미있다고 여한모가 킬킬거렸다.

잠시 후에 방문이 열리면서 긴 드레스를 입은 백인 여자가, 턱시도를 입은 백인 남성의 팔짱을 끼고 들어오며 눈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 여행 온 윌리엄 그리즈만입니다. 이쪽은 제 아내인 엠마 그리즈만입니다. 오늘 즐거운 게임을 하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온 여한모입니다. 여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쪽은 함께 온 일행인 데이빗 김입니다. 아름다운 숙녀분과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대단한 영광입니다.”


“려? 여? 발음이 쉽지는 않군요. 미안합니다. 우리는 초보자이니까, 살살 해주시면 좋겠어요. 호호호.”


“오우~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잽을 날리시는 건가요, 미세스 그리즈만?”


“편하게 엠마라고 부르셔도 돼요. 호호호.”


그리즈만 부부는 유쾌한 사람들이었다.

30대 중반의 부부는 휴가를 써서, 아시아 나라들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글렌이 중국인 세 명과 함께 돌아왔다.


“이쪽은 량 선생, 그리고 여기는 우리 카지노의 선수인 후안입니다. 마지막으로 딜러로 수고해 줄 카룽입니다. 오늘 게임은 10만 달러를 칩으로 교환하고, 칩이 떨어지면 게임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세븐 카드 스터드 기본 룰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시고,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 직원에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글렌이 참가 선수들을 간단하게 소개했을 때, 여한모가 조용히 오른손을 들었다.


“네, 여 선생.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저기에 있는 카메라의 작동을 꺼주기를 요청 드립니다. 나는 누군가가 내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글렌이 고개를 좌, 우로 돌리면서 다른 참가자들의 의사를 물었다.

그리즈만 부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서 동의를 표시했고, 량이라는 중국인은 무표정하게 있다가 글렌이 다시 의사를 묻자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딜러인 카룽이 새 카드를 한 벌 집어 들고는 포장을 뜯었다.

카드를 바닥에 펼쳐서 이상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카드를 회수한 카룽이 능숙한 솜씨로 셔플을 선보였다.


“카드를 돌리겠습니다.”


카룽이 카드 세 장씩을 나누어 주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에 참여하지 않은 조영은 여한모의 뒤쪽에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고 앉아서 주스를 마시면서 경기를 관람했다.

초반은 탐색전인지 다들 소소한 베팅이 주를 이뤘다.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카드 게임에 참여한 여한모가 서서히 분위기를 가져오고 있었다.

여한모가 한 판을 승리하고 칩을 모으고 있을 때, 조영이 여한모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나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바람 좀 쐬고 올게. 재미있게 하고 있어라.”


여한모가 오른쪽 눈으로 윙크하는 것을 보고 피식 웃어준 조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온 조영이 보안 요원에게 다가가서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화장실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친 조영이 손을 씻으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한때 카지노를 다닐 때는 화장실에서 마주한 눈동자 속에 돈을 따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었는데, 오늘의 눈동자에서는 그런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 주머니가 가득해서인가? 오늘은 별로 게임이 땅기지를 않는군.’


화장실을 나온 조영이 블랙잭 테이블을 지나갈 때였다.


“오 마이 갓. 여기서 버스터라니. 말도 안 돼!”


눈 화장을 짙게 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의자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아마도 힛(Hit)을 외쳐서 새로 받은 카드의 숫자가 너무 커서 21을 넘어서 버린 모양이었다.

조영이 고개를 살짝 좌, 우로 흔들면서 블랙잭 테이블을 지나쳤다.

카지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블랙잭 테이블을 지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야외로 나갈 수 있는 현관문이 있었다.

15층에 있는 카지노였는데, 현관문을 나서자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의자도 몇 개 놓여 있는 작은 정원이 나타났다.

나무 뒤쪽으로는 안전 펜스가 쳐져 있기는 했지만, 높은 곳이라서인지 다가가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써진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의자 옆에는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정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영이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마카오의 밤은 온갖 빌딩에서 나오는 불빛들로 반짝이고 있었다.

조영의 입에서 나온 담배 연기가 나무 사이를 통과해서 마카오의 밤하늘로 사라져갔다.


“제기랄”


또각또각.


낮게 내뱉는 욕설과 함께 하이힐 소리가 조영의 뒤쪽에서 들려왔다.


“실례합니다. 혹시 담배 하나 얻을 수 있을까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영이 고개를 돌렸다.

짙은 눈 화장을 하고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있는 여자 한 명이 조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영이 담배를 들지 않은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맞아요, 지금 이곳 정원에는 당신과 나밖에 없는걸요. 실내에 담배를 가지러 가기에는 내 기분이 너무 안 좋아요. 담배 있으면 하나만 주세요, 이왕이면 불도 같이 주세요.”


여자는 당당했다.

마치 아침에 출근하면서 맡겨 놓은 담배를 내놓으라는 듯한 태도였다.

피식 웃은 조영이 주머니에서 담뱃갑과 라이터를 꺼내어서 여자에게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담배를 한 개비 꺼내어 입에 물고 불을 붙인 여자가 담뱃갑과 라이터를 조영에게 돌려주었다.


“블랙잭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나 보군요?”


“앗! 어떻게 알았어요? 관상인가? 동양에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운명을 맞추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던데, 당신 혹시 그런 사람인가요? 얼굴도 미남인데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거예요?”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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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7-8 21.02.21 1,011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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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 +2 21.02.13 1,01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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