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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715_kimunagar a 님의 서재입니다.

천사들과 함께하는 현대판타지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뇽군
작품등록일 :
2023.05.14 07:31
최근연재일 :
2023.06.04 17:34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74
추천수 :
3
글자수 :
44,113

작성
23.05.28 15:46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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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검은기억

DUMMY

시간이 느려진듯한 감각.

득실득실 광끼의 표효를 내지르며 달려오는 개미들.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정신없이 곡괭이로 바닥을 내지르는 E급 각성자들.

장씨도 미친듯이 바닥을 내리치고 있었다.

'... 무엇이 이리도 절박하게 움직이게 하는걸까?'

막아서던 C등급 각성자와 D급 각성자들이 모두 죽어버린 상황.

그만 삶의 미련을 놓아버릴 생각이었다.

[.......!!]

도움도 되지못할 녀석이 뭐 저리도 열심히 바닥을 내리치고 있는지.

내리친다기 보단 들이받는 계란의 무모한 모습이 어딘가 절박해 보였다.

"젠장!!"

손아귀는 찢어지고 팔을 부들부들 떨려온다.

... 하지만.

"새끼야!! 그만 부숴지라고!!"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쩌적. 쩌저적.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모두의 얼굴에 희열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덮치는 개미들.

비명과 이어지는 굉음.

처절한 절규와 함께 어딘가로 끝없이 떨어져 내린다.

... 아니 끌려들어갔다.


"... 아빠."

"응?"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평소보다 유난히 들떠 보이는 얼굴.

"... 날?"

이녀석 생일인가? 아니면 내 생일?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아니면 먼저 떠나버린 아내의 기일인가도 생각해보지만 아니었다.

"뭐야? 오늘 첫 콘서트라고!!"

아! 하는 생각과 함께 어쩐지 녀석의 얼굴이 유난히 이뻐보였던 이유를 알았다.

"알아!! 알고있어 이놈아!!"

가슴어림 주머니에서 조심스레 꺼내드는 콘서트 티켓.

"세상 좋아졌어. 요즘은 티켓이 종이가 아니라 이렇게 카드 모양으로 나오다니."

피식 웃으며 반대로 돌려보니 녀석이 속한 그룹의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였다.

"6시야!! 꼭!! 꼭 와야해!!"

몇번이나 당부하고 메니저의 연락을 받고 뛰쳐나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 짜식."

화려하게 빛나는 딸아이의 모습에 미소가 걸린다.

하지만 저 화려함속 뒤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화려한 데뷔. 끝없이 올라가는 인기.

펜들의 열광과 함께 이어지는 지독한 악의 들린 공격들.

그럼에도 눈물과 땀을 멈추지 않으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모두가 보는 앞에선 항상 웃어주며 말이다.

"걱정마 임마. 하늘이 무너져도 갈거니까."


잠복근무.


하늘이 무너진걸까?

한동안 잠잠하던 발발이 놈이 나타났다.

비좁은 차량에 몸을 구겨놓고 잠복중인 몇시간.

"... 젠장."

초조한 마음에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여섯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에라이."

첫콘서트라고 그렇게 당부를 했는데.

녀석의 심통으로 퉁퉁부을 얼굴이 떠오르니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말씀하고 가라고 했잖습니까."

선배가 왜 한숨을 내쉬는지 알기에 운전대를 잡고있던 후배가 한마디를 보탠다.

"썩을. 그렇다고 대한민국 형사가 범죄자 새끼를 놔두로 가라고?"

"형님. 형님만 형사 아닙니다. 우리가 왜 범죄자 새끼들 때려 잡습니까?"

진지한 표정으로 열을 올리는 후배놈을 노려보다 피식 웃어버린다.

"지랄."

"다 우리 가족들. 소중한 사람들 안전하게 평화롭게 살기위해 우리 형사들이 있는거 아닙니까!"

한마디로 가족들의 소중한 순간까지 버려가면서 형사생활 하지말자는 개똥철학이다.

"마! 그런거 다 따지면서 언제 범죄자 새끼들 쓸어 담겠냐."

"참나! 그러니까... 어?"

발발이 등장.

어딘가 기분 좋아보이는 녀석의 얼굴을 확인하고 초조하게 흘러가는 시계를 동시에 확인하며 뛰쳐나간다.

"이새끼야!!"

평생 이렇게 날렵하게 달려본적이 있었던가?

녀석의 즐거웠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는게 빠르게 눈앞으로 다가온다.


퍼억!!


급한 마음에 먼저 뻗어나간 주먹.

미란다 원칙?

그딴거 몰라. 녀석의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사정없이 팔을 비틀어 수갑을 들이댄다.

"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수 있고..."

뒤늦게 쫓아온 후배놈이 당황하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녀석을 들어올리는 것까지 확인하자 냅다 차량을 향해 내달린다.

"혀... 형님!!"

시동과 함께 사정없이 내달리는 자동차.

구식이었던 자동차가 준비운동 하나없이 갑자기 내달리자 헐떡인다.

"참아라!! 내가 먼저 죽게 생겼으니까 조금만 참아주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콘서트장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정시에 들어갈수는 없겠지만 중간 정도에는 들어갈수있는 시간.


끼이이익!!


결국 도착한 콘서트장 앞에 급하게 정차하는 차량.

"... 무슨?"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람에 흘러오는 매케한 냄새.

"이게... 무슨?"

단순한 무대연출에 이따위 검은 연기가 올라올리 없었다.

다급해 지는 발걸음.


꺄아아악!! 으아악!!


가까워 질수록 커져가는 비명소리.

"아니야... 아닐거야."

무식한 놈들이 칼을 치켜들고 우르르 덤벼들때도 이렇게 손발이 떨렸던 적은 없었다.

급박한 상황에 이리저리 떨어지고 굴러도 이렇게 다급하고 무섭지는 않았다.

"... 아니야."

다급한 마음에 달려가야 하는데 왜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고 느려지는 걸까?


꺄아악!!


다시 이어지는 선명한 비명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아아아!!"

알수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내달린다.

무엇을 이겨내기 위한 내지름 일까?

"멈춰!!"

"뭐야? 이새끼!!"

갑자기 막아서는 자들.


퍼어억!!


순식간에 빼어든 삼단봉.

"억?"

자신의 동료가 쓰러지고 어어 하는 순간에 그가 지나가 버리자 당황하는 의문의 사내.

"막아!!"

"잡아!!"

가드... 가 아니었다.

콘서트 장으로 내달리는 길을 막아서는 의문의 사내들.

검은 망토. 의미를 알수없는 하얀 웃는가면.


퍼억!! 퍼버벅!!


삼단봉에 일말의 자비도 없다.

비명을 내지르며 나가 떨어지는 의문의 사내들.

"제발... 제발!!"

녀석들 몸에서 묻어나는 찐득한 피 냄새.

좀더... 조금만 더 빠르게.

비명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화아악!!


드디어 길고 긴 복도를 지나 콘서트 무대가 위치한 곳에 들어섰다.

"아... !!"

하늘로 솟아오르는 붉은 피의 꽃잎들.

항상 밝게 빛나던 눈이 스르르 빛을 잃어가며 쓰러져 간다.

"아... 안돼."

눈가에 물이 차올라 앞을 볼수없었다.

누군가 목줄기를 물어뜯은듯 컥컥 거리며 숨을 내쉴수가 없었다.

불로 지진 꼬챙이로 가슴을 후벼파면 이렇게도 아플까?


풀썩.


누구보다 예쁘고 누구보다 착했던 아이.

화려한 의상을 뒤덮는 붉은 강줄기.

저 가녀린 몸에 저리도 많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안돼!!"

절규.

자신이 만든 붉은 늪에 스르륵 잠겨들어가던 소녀가 시선을 돌리다 그대로 잠들었다.


우아아아악!!


광끼의 포효.

죽인다!!

다 죽여버린다!!

막아서는 녀석들을 향해 사정없이 내리쳐지는 분노.

우스꽝스런 하얀 웃는가면이 쩌억 갈라지며 피를 토해낸다.

삼단봉이 쩍쩍 달라붙으며 두개골을 부수고 붉은 피와 뇌수를 흩뿌린다.

소녀의 가슴에 박아넣었던 긴 칼을 뽑아들며 돌아선 그가 괴성을 내지르며 달려오는 그런 장씨를 바라본다.

"비켜!! 비키라고 새끼들아!!"

두개골이 부서지며 쓰러지는 상황에도 꾸역꾸역 밀려들며 장씨의 발목을 붙잡는 의문의 집단.

"거기서!!"

자신의 긴 칼에 묻어있던 피를 털어내고 그가 떠나간다.

"이새끼야!! 거기 서라고!!"

더욱 거칠어진 삼단봉질에 막아섰던 녀석들이 우수수 쓰러진다.


차앙!!


날카로운 검명과 함께 옆구리에서 촤악 피를 토해내는 장씨.

"... 씁."

돌아보니 일본도를 치켜든 녀석이 다시 검을 겨누며 여유있게 걸어온다.


타닫!!


중단으로 겨누어진 검끝.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는 돌진.

차갑지만 서슬퍼렇게 서려있는 살기 가득한 눈동자.

익숙하다.

사람을 죽이는게 익숙한 녀석이었다.


차아앙!!


심장을 노리고 파고드는 진검의 칼등을 차자장 훑고 지나가는 삼단봉.

"크아악!!"

삼단봉으로 녀석의 검로를 틀어버리고 안면을 박살 내버렸다.

녀석이 쓰러지자 또다른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와 포위한다.

"발도."


차앙!! 차아앙!!


검집을 빠르게 빠져나온 검날이 검명을 토해내며 주위를 가득 메운다.

"큭... 이 빌어먹을 새끼들."

그저 몸으로 막아내던 괴인들과 다르게 이들은 모두 진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견적."

누군가의 구령과 함께 살기가득한 검끝이 모두 장씨를 향한다.

"후흡... 하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미칠듯이 타오르는 심정은 눈앞을 막아서는 것들을 모두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호흡을 가다듬었다.

당장이라도 긴 칼을 들고있던 녀석을 쫓아가 쳐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무대위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녀석을 더이상 그대로 놔두고 싶지도 않았다.

"기다려... 거긴 많이 차갑지. 아빠가 미안해. 너무... 늦어서 미안해."

불러도 대답없는 자신의 딸을 아련하게 바라보는 장씨.

"출검!!"

살기 가득한 검들이 장씨를 향해 돌진한다.


크아아아아!!


환호... 기쁨... 뿌듯함... 사랑... 감동...

그 모든것들로 가득해야 했던 콘서트장은 광끼의 포효로 가득찬다.

쇠와 쇠가 부딪히며 맹렬히 피어오르는 불꽃.

날아오르는 쇳조각들 사이로 아름답지 못하게 후드득 떨어지는 육편들.

족족 덤벼들던 괴인들의 두개골을 아작내던 삼단봉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와그작 부러지고 말았다.

"후욱... 훅!!"

넝마... 딱 그정도의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도검에 난자당한 육신.

"... 끄응."

겨우 허리를 숙여 그나마 멀쩡한 진검을 집어들었다.

"오랜만... 이네."

뭔가 아쉬운 표정으로 진검을 파지하는 장씨였다.

"으하하합!!"

"으아아!!"

기합을 내지르며 덤벼드는 괴집단의 검사들.

"... 후우."

안정된 호흡과 함께 스르륵 검끝이 이동한다.


차앙!!


부드러운 검격과 함께 상체와 하체가 츠거걱 흘러내리는 괴인들.

일검에 두명의 육신을 양단한다.

해동검도.

젊은 혈기를 불태우며 수련하였던 무도의 길.

열정과 노력.

검을 향한 끝없는 동경과 사랑.

하지만... 처음 검의 목소리를 들었던 그날 검을 영원히 버릴 결심을 하게되었다.


... 죽여.


끝없이 피어오르는 살심.

"크악!!"

"악!!"

또다시 덤벼들던 괴인의 목과 몸이 불리되어 쓰러진다.

시리도록 깔끔한 절단면.

마치 육체가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걸 잠시 망각했는지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주르륵 피를 토해낸다.


... 피. 더많은 피를.


푸부북!! 틀어 박히는 검날들.

숨쉬기가 거북하다.

"헉!!"

"컥!!"

몸에 검날이 틀어박힌 상황에도 움직이는 검끝이 괴인들의 목을 털어낸다.

얼마 남지않은 괴인들.

얼마 남지않은 무대와의 거리.

얼마 남지않은... 그의 생명.


휘적... 휘적.


아무리 검의 광끼에 사로잡혔어도 사용하는 육신이 이모양이니 더이상 살검을 뿌려댈수는 없었다.


푹!! 푸욱!!


마지막 일격.

심장에 틀어박힌 차가운 검날들이 더이상 심장을 뛰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아가...'

힘없이 떨어져 내리는 검.

혹여나 심장이 멈추더라도 장씨가 다시 움직일까봐 무서워 목을 치기위해 치켜드는 검날들.


화아아악!!


그리고 각성의 빛이 콘서트 장을 뒤덮었다.

'... 무슨?'

아득해져가는 의식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삶의 미련따위... 없었다.

그 손길을 뿌리치려 발버둥 치지만 그 연약한 손길이 악착같이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놔!! 놔아!!'

바둥바둥. 의미없는 몸부림.

결국 죽어가는 육신에서 다시 눈을뜨고 말았다.

"커.... 어어억!!"

고통스런 비명과 함께 심장에 틀어박힌 검들을 뽑아내는 장씨.

"크으윽!!"

하나하나 뽑아낼때마다 지독한 고통이 머리속을 태워버리는 것만 같았다.

"마... 막아!!"

"어서 죽여!! 죽이라고!!"


차아앙!!


목줄기를 향해 날아든 검격을 자신의 심장에서 뽑아낸 검으로 막아내는 장씨.


어서... 죽여.


다시 이어지는 검의 소리.

"시끄러!!"

[.....!!]

응?

호되게 검을 혼내는 이상한 그것.


눈앞에 날개달린 계란이 나타난건 그날 부터였다.


"이봐요!! 정신 차려봐요!!"

누구지?

"이봐요!!"

"... 끄으응."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속에서 겨우 빠져나와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장씨.

"정신이... 드세요?"

얼마나 떨어져 내린걸까?

겨우 상체를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보니 잔뜩 떨어져 내린 암석들이 보였다.

"산... 건가?"

"예. 일단은요."

이십대 초반정도의 남성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주저앉는다.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오십대 중반 정도의 남성도 확인할수 있었다.

"... 끄응."

온몸이 떨어져 나갈듯이 아프지만 어차피 이정도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회복된다.

특수능력... 회복.

죽기 직전의 그날.

딱 이대로 그녀석을 뒤따르면 되겠다고 생각한 순간 각성하고 말았다.

"젠... 장."

아무리 둘러봐도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질 않았다.

떨어지면서 용케 살수있었던건 행운이었지만 떨어진 암석때문에 갇혀버린 불행도 같이 찾아오고 말았다.

"일단... 대응반이 오기 전까지 기다릴수 있을지가 문제겠지."

애초에 던전 밑에 또다른 공간이 있다는게 가능한걸까?

대응반이 구조팀을 꾸려서 온다고 해도 이곳을 찾아낼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나저나... 이자식은 어딜 간거야?"

머리 위에서 붕붕 날아다녀야 될 녀석이 보이질 않았다.

"혹시... 천사의 알을 찾는거라면... 저기."

젊은 사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어딘가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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