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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하비영 님의 서재입니다.

안개헌터가 되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하비영
작품등록일 :
2021.05.12 18:41
최근연재일 :
2021.05.18 21:0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88
추천수 :
14
글자수 :
37,994

작성
21.05.17 20:30
조회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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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6화 - 신입 헌터(1)

DUMMY

6화


“그래서, 진짜로 여기가 맞는거야?”


전 대기업 부장이었던 내가 지금은 신입 헌터? 같은 제목이 생각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헌터 등록은 안했으니 신입 헌터도 아니지만.


그리고 나는 지금 협회장님의 작은 문자 한 통 때문에 작은 주택 앞에 서있다.


내가 부장직에서 해고당함과 동시에 신입헌터 양성 프로그램의 낙하산을 보장받은 그 날, 나는 협회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문자 내용은 그냥 네이버 로드뷰에서 캡쳐한듯한 사진 한 장. 사진 중앙에는 작은 주택이 하나 있었다.


‘아무리 낙하산이여도 최소한의 성의는 보이라는 거겠지.’


아무래도 사진 속 주택으로 찾아오라는 말인가 보다.


사진에 나와 있는 정보라고는 옆에 있는 편의점 하나가 끝.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찾았다면 일주일 넘게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게이트 감시하겠다고 매주 국토 대장정을 돌았던 사람이다.

다행히 그 편의점은 저번 주에 헌터 협회 사원증으로 알바를 속여 난생 처음으로 술을 샀던 곳이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었다.


‘덕분에 쉽게 왔지.’


물론 협회장님이 전국의 수많은 편의점 중에서 굳이 그 편의점을 힌트로 주셨는지는 잘 알 것 같지만 그냥 모른 척 하기로 하자.


여하튼 협회장님이 주신 정보에는 언제까지라는 시간도 없어서 편의점을 기억해 내자마자 바로 날라오게 된 것이다.


“깜냥아?”


작은 주택 안으로 들어가기 전, 괜히 깜냥이를 불러본다. 내 얼굴 옆에서 나를 쳐다보는 깜냥이.

흠! 오늘도 귀엽구먼.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다.


그렇게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딱 봐도 불길해 보이는 주택으로 발을 옮긴다.


“계세요~?”


초인종을 눌러봐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 대문을 살짝 밀어보니 끼이익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문이 열린다.

안으로 고개를 밀어보니 조금 넓은 마당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넓잖아?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마당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구석에 자라있는 잡초나 바닥에 놓여 있는 작은 화분까지 전부 한눈에 들어왔다.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했을 시야지만 나에게 만큼은 아니다.


‘왜 검은 안개가 안보이지?’


평소였으면 내 시야를 가리고 있어야 할 검은 안개가 마당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딱 두 가지.


‘누가 방금 막 특성을 발동시켰거나 지금 발동시키려고 대기 중이거나.’


밖에 있었을 때 특성이 사용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한마디로 지금 이 주택에 이미 대기 중인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협회장님이 이런 테스트에 아무 준비도 안 해놓았을 리가 없지.


“깜냥아, 잠시만 검은 안개 좀 빌릴게.”


깜냥이의 털 1개를 뽑자 그 털은 곧 검은 안개로 바뀌며 천천히 퍼져나간다. 그대로 검은 안개를 단단히 뭉쳐 몸에 대충 둘러놓는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몸에 한번 두르기에는 좀 많은 양이었지만 부족한것 보다는 낫지.


이 정도 두께면 웬만한 공격 한번은 충분히 막을 것이다. 그리고 명색이 테스트인데 사람이 죽을 만큼 쏘겠어?


든든한 방패가 있으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망설임 없이 마당을 지나쳐 현관문을 밀··· 흠. 안 열리는구먼. 아마도 당기는 건가 보다.

다시 한번 힘을 주어 문을 당기···자 문이 열리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데? 밀어도, 당겨도 안 열린다.


“설마 문을 여는 것부터가 테스트인 건가?! 역시 협회장님이야···. 처음부터 이런 걸 준비하시고.”


아마도 열쇠나 암호가 필요한가 보다. 문 주위를 꼼꼼히 살펴보지만 보이지 않는 열쇠.

마당까지 구석구석 찾아본다. 하지만


“아니,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는데?”


집을 잘못 찾아왔다고 하기에는 검은 안개가 사용된 흔적이 있었다. 분명히 여기가 맞을텐데?


“깜냥아, 더 열심히 찾아봐.”


열쇠나 암호를 찾기 시작한 지 벌써 1시간. 괜히 열심히 흙을 파헤치고 있는 깜냥이에게 한소리를 해본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갈까···.’


집에 있는 포근한 침대 속이 그리워질 때쯤


“그··· 김호준 헌터? 옆으로 미는 문입니다만···.”

“네?!”


그렇게 나는 1시간 만에 현관문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다.



* * *



1인 부서의 부장에게 해고 통지를 보내고 신입헌터 양성 프로그램을 추천한 그 날,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전 부장이었던 호준이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호준이 성격상 바로 달려오겠지.’


내가 보낸 문자는 저번 주 호준이가 미성년자 주제에 술을 샀던 편의점 옆 주택. 호준이라면 분명히 이 문자를 보자마자 이 사진 속 숨은 의미를 눈치챘겠지.


‘몰래 살 거면 제대로라도 하던가···.’


자기 딴에는 완벽 범죄라고 생각했겠지만 아무 생각 없이 회사 카드로 계산을 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호준이가 산 맥주 2캔이 나에게까지 보고되었고, 이번에 신입 헌터가 되기 전에 한마디나 하려고 부른 것.


“협회장님, 어느 정도면 충분할까요?”

“그냥 맞았을 때 좀 따끔한 정도로 부탁하네.”


그래도 명목상 테스트 인지라 최소한의 공격은 해봐야 했다. 호준이가 비전투직이였던 만큼 막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기습도 다 경험이 되겠지.


“김호준 헌터가 지금 막 도착한 것 같습니다.”

“그래, 다들 기척 지우고 각자 위치로 가도록.”


순식간에 투사체를 준비하며 사라지는 두 명의 헌터.

확실히 젊은 게 좋다니까. 저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고. 나 같은 50대 늙은이는 저러기도 힘들어요.


여하튼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오는 호준이가 날아오는 투사체를 맞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내가 가서 멋있게 충고 한번 해주면 충분할 것이다.


‘완벽한 계획이군.’


그때 호준이가 마당으로 들어온다. 예상 외로 잔뜩 경계하는 모습. 주위를 천천히 살피며 조심히 들어오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


‘그래도 최소한의 기본은 되어있구먼.’


가끔씩 무지성으로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몇몇 헌터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은 웬만한 신입 헌터들 보다 더 나은 것 같다.


어느 정도 탐색을 마친 호준이가 갑자기 깜냥이의 털을 뽑는다. 그대로 공중에서 사라지는 새까만 털. 항상 느끼지만 깜냥이는 보통 고양이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털은 왜 뽑는거지?’


뭔가 자신만의 징크스라도 있는 모양이다. 그 상태로 몇 번 꾸물거리더니 자신감 있게 현관문으로 다가오는 호준이.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 중이던 헌터들이 대충 눈빛을 교환하고, 문이 열리려던 그때!


덜컹


음?


덜컹덜컹


“설마 문을 여는 것부터가 테스트인 건가?!”


아닌데? 그냥 옆으로 밀면 되는건데?


“역시 협회장님이야···. 처음부터 이런 걸 준비하시고.”


아니라니까? 그냥 옆으로 미는거라고!


몇 번 문 주위를 기웃 거리더니 다시 마당으로 돌아가는 호준이.


“협회장님? 어떻게 할까요?”

“이···일단 기다려보게. 이대로 나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1시간이 지나고


“깜냥아, 더 열심히 찾아봐.”


이젠 아예 마당에 드러누워버렸다. 이대로 두다가는 그냥 집으로 갈 기세.


“협회장님?”

“··· 그냥 불러오게.”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녀석이 아니다.



* * *



“후···.”

“참··· 여러모로 대단하군요. 김호준 헌터.”

“1시간이나 기다린 적은 처음인 것 같네요.”


죽을 것 만 같다. 사인은 수치사. 진짜 존나 쪽팔린다.


“옆으로 미는 문일 줄은 상상도···.”

“보통 한 번 쯤은 옆으로도 밀어보잖아?”


협회장님의 말투가 살짝 이상해진 것 같지만 신경 쓰지 말도록 하자. 지금은 내가 훨씬 쪽팔리니까.


확실히 밀어보고 당겨도 봤으면 옆으로 할 법 했지만


“그래도 테스트니까 뭐라도 있는 건가 했단 말이에요!”


난 억울하다. 사진 한 장 주고 찾아오게 시킨 정도면 분명히 뭐라도 있는 줄 알았단 말이다! 실제로도 뭐가 있기는 했지만 현관문에서 부터가 시작인 줄 알았지.


“그래서 내가 굳이 그 사진을 보낸 이유는 알고 있겠지?”

“앗···.”

“아직 미.성.년.자. 인 김호준 헌터? 한 번 말이나 해보게.”


모른 척 하려고 했으나 예상한대로 이미 다 알고계신 모양.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럴 때는 빠른 사과가 답이다. 엎드려서 최대한 몸을 말고 죄송스럽다는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면 된다.


“어? 음. 그래. 호기심으로 한 번은 그럴 수 있지. 술은 성인이 돼서 마시도록 하게나. 그리고 내가 자네를 부른 건 그것뿐만이 아니네. 자고로 헌터란···.”


애초에 부른 목적이 술 때문이 아니었나보다.

그리고 렇게 시작된 협회장님의 잔소리는 장장 2시간에 걸쳐 끝났다.



* * *



“안녕히 가십시오!”

“그래, 김호준 헌터를 잘 부탁하네. 가르치다 보면 엄청 골 때릴 거야.”


어느덧 작은 주택을 나오니 해가 져가는 시간. 그렇게 보기 힘든 분홍빛 구름이 하늘에 보인다.


“드디어 끝났네.”

“솔직히 협회장님 말씀은 너무 길다니까.”


협회장님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궁시렁거리는 두 헌터 분. 나 때문에 끝까지 붙잡혀 있어야 했나 보다. 두 분 다 잔소리가 끝날 때쯤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시던 것 같던데.


“그래서 지금부터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 원래 여기서 기본 테스트를 한번 하는데 너는 너무 늦은 것 같고, 협회장님이 보증하시는 사람이니까 별 상관없겠지. 그냥 내일부터 나오면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대충 해도 되는 건가 싶지만 그만큼 협회장님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거겠지.


대충 테스트가 끝난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한 헌터 분이 카드 한 장과 함께 작은 단말기를 건네주신다.


“아 맞다, 이거 받아.”

“이게 뭔가요?”

“내일 여기로 문자 한 통이 갈 거야. 너는 그냥 시간에 맞춰서 여기로 오기만 하면 돼. 이건 예비 헌터증이고.”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뵙도록 하죠.”

“그래, 참고로 예비 헌터증은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걱정도 팔자다. 하루 만에 작은 카드 한 장을 잃어버리는 무책임한 인간이 어디에 있다고.

하지만


“시발.”


현재 시각 새벽 2시 50분. 위치는 이른 아침에 토끼가 와서 세수할 법한 깊은 산속 옹달샘 앞. 그 무책임한 인간이 여기 있습니다.


“어머 호준아, 포기한거야? 여기서부터 막히면 어떡해. 헌터 되려는 거 아니었어?”

“열심히 생각 중이니까 조용히 좀 해주세요.”


어떻게 해야하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제 받은 단말기를 들여다보자 화면을 가득 채운 글씨


<남은 시간: 10분>


심하게 좆된 것 같다.


작가의말

오늘부터 5일동안 또 달려봅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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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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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 7화 - 신입 헌터(2) 21.05.18 10 0 12쪽
» 제 6화 - 신입 헌터(1) 21.05.17 18 0 11쪽
6 제 5화 - 안개헌터가 되었다 +4 21.05.14 20 3 12쪽
5 제 4화 -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 21.05.13 27 2 10쪽
4 제 3화 - 악몽 21.05.12 46 2 14쪽
3 제 2화 - 그렇게 나는 죽었다 21.05.12 77 2 11쪽
2 제 1화 - 평소와 같은 날 21.05.12 81 2 11쪽
1 안개헌터가 되었다 - 프롤로그 21.05.12 107 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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