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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하비영 님의 서재입니다.

안개헌터가 되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하비영
작품등록일 :
2021.05.12 18:41
최근연재일 :
2021.05.18 21:0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87
추천수 :
14
글자수 :
37,994

작성
21.05.13 20:48
조회
26
추천
2
글자
10쪽

제 4화 - 그리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DUMMY

4화



[······어떡하지?]


[어떡하기는 뭘 어떡해! 터지면 ㅈ되는 거고 아니면 다행인거고.]


[진짜로 터지면 어떡하지?]


[아오! 니가 처리한다며! 더 쳐 맞을래 진짜?]


[아니, 그래도 그 정도 양이면 나도 좀 부담스럽다고···.]


[진짜 쓸모없다. 똥만 싸지르고 뒷사람보고 치우라하는 그런 너같은 심보는 어디서 배운거냐···?]


[···알았어! 내가 처리한다고! 성질머리 하고는 진짜.]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건데? 계획이라도 들어보자.]


[그냥 그 반은 포기하고, 새거 찾을래?]


[와··· 진짜. 적당히 쓰레긴가 했는데 이 새낀 찐이구나! 안 터지면 그만, 터지면 그쪽이 책임져라? 야, 니 인성이면 저쪽 동네 사탄들한테 강좌 하나 개설해도 되겠다.]


[아니··· 지금도 이대로 두긴 위태위태하고, 그릇 다시 찾는 것도 못할 것 같은데,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새 거 찾자~ 이 말이지···.]


[아, 몰라. 니 알아서 하세요. 뒷수습은 니가 한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게이트 여는데 필요한 영혼 정도는 빌려줄게. 빌.려. 주는거다? 나중에 2배로 갚아라.]


[2배는 너무하다···. 1.5배 어때?]


[오케이, 3배로 판결! 땅땅땅! 난 다른 게이트에서 영혼이나 모으러 간다. 그럼 수고하고!]


[야···야! 하아아···. 진짜 저 새끼도 맨날 지ㅈ대로지···.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요. 마음이!

······아오! 짜증나네! 나중에 자기도 실수 한번 하기만 해봐라, 비트 하나 깔고 하루 종일 디스만 해야지.]


[뭐라고? 이자 4배 뜯기고 싶다고?]


[아악, 시발! 뭐야, 이 새끼 아직도 안갔어?]


[아무리 봐도 니가 얌전히 내 말 듣고 네~ 알겠습니다 할거 같지가 않아서 존버 좀 타봤더니 바로 낚이네.]


[아니, 내 말은 실수 한 번 하더라도 비트 하나 깔고 너 실수하게 만든 놈 하루 종일 까겠다는 거지! 네가 실수 할 리가 없잖아?]


[하여튼 간에 주둥이는 항상 살아있어요···. 옛다 영혼. 이거 가지고 빨리 쓸만한 차원이나 찾아.]


[그냥 내 힘으로 할게, 이 사채업자야. 내가 영혼 다 써서 좃밥 되는 일이 있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린다.]


[지금 빌리면 10년 무이자 할분데?]


[내가 영혼 다 써서 좃밥 되기 전에 빌려버리지. 뭐 필요한건 없으신지요?]


[진짜 태세전환 하고는···. 됐고, 이번에는 무조건 확실히 해. 구하는 김에 좀 더 튼튼한 그릇이면 좋겠고.]


[예 본부대로 하죠. 맡겨만 주십시오. 헤헤.]


[아무리 봐도 너는 여기보단 동굴에서 박쥐랑 같이 매달려 있는게 훨씬 잘 어울리겠다.]



* * *



자,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하교하는 길 깜냥이를 보러간 나는 괴물들과 마주쳤다.

그 괴물들에게 공격을 받은 나는 죽은 줄 알았으나 다시 눈을 떴고, 그런 내 눈앞에 아저씨가 죽어있었다.

그리고 의식을 잃은 나는 현재 병실에서 붕대를 감은 채 누워있다.


다시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내가 정리한 것들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시발···.’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런건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그런 일 아니었어?

무슨 괴물들이 튀어나오고 그러는거야?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본다.

아까전에는 몰랐는데 이 병실만 해도 나처럼 다쳐서 온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병실 밖에서는 응급환자를 외치는 소리가 자꾸 들려오고있다.

아마 나보다 상황이 심각한 사람들이겠지.


여전히 지금 상황에 납득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깨달은 사실 하나.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꿈이라고 부정해봤자 달라질게 없는 그런 현실.


이 사실을 한번 더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은 진정된 것 같다.


그렇게 아까보다 침착해진 나에게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엄마하고 아빠는 괜찮으시겠지?’


두 분 다 지금쯤 회사에 계실 시간이다.

일단 전화를··· 아 맞다. 핸드폰 잃어버렸었지.


마음이 급해진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니겠지?


전화를 해봐야겠다. 접수처로 가면 전화 한 통정도는 빌릴 수 있으리라.


그렇게 간이 침대에서 내려온 내 발 옆에 슬리퍼를 배에 깐 상태로 자고 있는 깜냥이가 보였다.


“깜냥아!”


내가 여기로 실려올 때 같이 따라온건가?


반가움과 함께 어떻게 여기에 깜냥이가 있는지 궁금증도 들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일단 엄마아빠부터.’


최대한 빠르게 부모님이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

전화를 걸었을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전화를 받아주실 것이다.


깜냥이를 슬리퍼 위에서 치우고 곧장 접수처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병실을 나서자마자


“여기 붕대좀 더 가져다 줘요! ”

“아무나 지혈 좀 도와주세요! 피가 안멈춰요!”

“흐으윽···· 진통제··· 진통제라도····.”

“응급환자야! 이 사람부터 좀 봐줘!”


상황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심각했다.


방마다 꽉차있는 병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신음소리.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급하게 접수처로 눈을 돌려보지만 그곳은 이미 통제 불가능.

조금이라도 빨리, 진통제 한 알이라도 얻기 위해 접수처의 직원들을 닦달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이 몸으로 저 인파를 뚫고 지나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설령 인파를 뚫었다 해도


‘저 상황에서 어떻게 전화를 빌려···.’


전화의 '전' 만 꺼내도 몰매 맞으며 쫒겨날 것 같은 분위기다.


접수처는 포기.

아무래도 다른사람에게 전화를 빌려야 겠다.


그렇게 결정한 나는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병실 밖의 사람들은 말만 걸어도 때릴것 처럼 표정이 살벌하다.

전화 빌리러갔다가 감겨있는 붕대 삥만 안뜯겨도 다행이겠지.


그냥 얌전히 병실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봐야겠다.


얌전히 병실로 돌아와 내 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내 자리에 누우려고 하는 사람이 보인다.


나처럼 온 몸에 붕대를 감고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내가 그냥 가는 줄 알았나 보다.


나도 물론 팔이 잘릴 뻔 한 중환자였지만 왜인지 지금은 몸이 거의 다 나아있는 상태.

딱히 간이 침대가 필요하지는 않다.


대신 간이 침대를 주고 전화 몇 통 정도는 빌릴 수 있겠지.


그렇게 곧장 간이 침대로 다가가 헛기침을 몇 번 해본다.


“흠··· 크흠!”

“아, 아직 안갔구나! 난 그대로 나간줄 알고···.”


그대로 자리에서 비켜주려 다시 몸을 일으키신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혹시라도 힘으로 뺐으려나 했는데 다행이 착한 분이신가보다.


“아뇨 아뇨, 그냥 그 자리 쓰세요. 저는 몸이 좀 괜찮아 져서요.”

“정말? 고맙구나!”

“그 대신에 전화 몇 통만 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폰을 잃어버려서요···.”

“당연히 빌려줄 수 있지! 이런 건 그냥 부탁해도 들어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간이 침대가 아니었어도 그냥 빌려주셨다니, 내 생각보다 세상은 더 아름다운가 보다.


아니면 내가 너무 비관적인건가.


여하튼 휴대폰을 빌리는데 성공한 나는 곧바로 부모님한테 전화를 건다.


‘우선 엄마부터···.’


손에 익은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신호음이 들려온다.


“뚜루루루루···뚜루루루루···.”


길어지는 신호음 소리.

그리고


“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아니야, 아닐거야···. 그래, 이번에는 아빠한테!’


또다시 전화번호를 누르고 들려오는 신호음 소리.

하지만


“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전화기 너머로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일은 없었다.



* * *



어지러웠다.

잠시 진정됐던 마음이 다시 혼란스러워진다.


별 일 없으실 것이다.


부모님 회사에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단지 일이 바쁘셔서 전화를 못 받으신 거겠지.

평소에도 이 시간대면 가끔 전화를 못 받으시곤 했다.

오늘도 평소의 그 가끔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속 작은 희망까지 꺼버리려는 듯,

작은 tv에서 뉴스의 긴급 속보가 내 귀에 때려박힌다.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전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 투입을 결정하였습니다.

부디 시민 여러분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몸을 보호하시고 군대의 지시를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엉덩이가 조금 아려오지만 그것보다 머리가 더 아파온다.


무사하시겠지?


아빠는 왕년에 검도 좀 하셨다고 들었고 엄마는 그런 아빠를 쥐 잡듯이 잡으시니 두 분 다 그 괴물 정도는 이기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안전한 곳을 찾느라 바쁘셔서 전화를 못 받으셨을 것이다.


그렇게 믿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마지막 남은 희망 한 줄기마저 사라저 버릴 것 같았다.


그때


“애옹~”


검은 안개로 만들어진 깜냥이가 내 앞에 앉아있었다.


어떻게 분명히 한번 죽었었던 깜냥이가 검은 안개로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도 한번 죽다 살아났는데 뭐. 깜냥이도 그럴 수 있지.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얼굴을 문지르고 있는 깜냥이를 내 쪽으로 끌어당겨 안아본다.

깜냥이가 잠시 앞다리를 버둥거려보지만 이내 그만두고 내 품 안으로 안긴다.

온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가슴이 포근해지는 기분이다.


마음이 진정되자 다시 한번 부모님이 떠올랐다.

분명히 두 분다 무사하실 것이다.

조금만 기다리다 보면 금방 나를 찾아와 내가 깜냥이에게 했던 것 처럼 나를 안아주실 것이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다리면···.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작가의말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댓글이 하나도 없는건 너무 슬프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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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 3화 - 악몽 21.05.12 46 2 14쪽
3 제 2화 - 그렇게 나는 죽었다 21.05.12 77 2 11쪽
2 제 1화 - 평소와 같은 날 21.05.12 8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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