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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엔버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재능 강탈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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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엔버
작품등록일 :
2023.09.14 18:34
최근연재일 :
2023.10.06 22:25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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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09
글자수 :
114,026

작성
23.09.3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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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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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DUMMY

용사 아렌.


로스트 사가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로 플레이어가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메인 캐릭터 중 하나다.


기본적인 성능이 보장되어 있어서 초반에 죽어나갈 걱정이 없고, 시련을 극복할 때마다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덕분에 커뮤니티에서는 이 녀석을 주력 캐릭터로 한 게임 공략을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멋모르던 초보시절에는 나도 신세 좀 졌지.’


높은 매력 수치 덕분에 히로인 공략이 수월한 것은 물론.


용사답게 다재다능한 능력으로 원하는 빌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이 중 커뮤니티에서 가장 높은 추천을 얻었던 3가지 빌드는 다음과 같다.


1위는 엘프 저리가라 할 정도의 정령 친화력으로 정령을 부려먹는 정령 검사 빌드.


2위는 높은 범용성으로 인기가 많았던 마검사 빌드.


마지막으로 일신의 무력 따윈 포기하고, 미연시 주인공을 체험하겠다! 의 하렘빌드가 3위를 차지했다.


정신 나간 3번째 빌드를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모두 ‘검사’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이는 아렌의 고유재능.


【 웨폰 마스터 】


모든 근접 무기의 숙련도가 100%로 시작한다. 숙련도의 상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이다.


게임 진행하다가 막혔으면 검부터 들라는 이야기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아렌의 모든 재능은 천성적으로 검사의 자질을 가리키고 있었다.


“에단.”


어느새 짐을 풀고 정리한 아렌이 내 앞에 와있었다.


“어, 왜?”

“별 건 아니고, 방으로 오는 길에 체력 단련실이 있었는데 너도 혹시 같이 갈래?”

“좋아. 같이 땀 좀 빼지 뭐.”


딱히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메인 캐릭터와 친해져서 나쁠 이유도 없고.


오히려 이렇게 먼저 제안해줘서 고마울 지경이다.



*



한 가지 내가 간과한 게 있다면, 아렌은 용사의 핏줄답게 기사에 버금가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허억 허억···.”


나는 아렌의 훈련을 반도 따라가지 못한 채 땅바닥에 널브러져 숨을 헐떡였다.


“물 좀 마실래?”


지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아렌이 수통을 건네줬다.


꿀꺽 꿀꺽.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고 흐르자 그제야 좀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프하.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에단. 혹시 너 마법사야?”


아렌의 물음에 나는 곧바로 그의 오해를 정정해주었다.


“체력이 저질이라고 모두 마법사는 아니야.”

“미안.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었어.”

“그럼 뭔데?”

“나는 단지 네가 나랑 같은 수업을 듣는지 궁금했을 뿐이야.”


‘하긴. 이 녀석이 아무런 이유 없이 남을 비꼴 성격은 아니지.’


아렌의 말에 나는 부정적인 태도를 지우고 순순히 그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안타깝지만 그건 나도 몰라. 알다시피 나도 너랑 같은 1학년 생도니까.”

“그런가.”

“하지만 확률은 꽤 높지 않을까 싶은데.”


아카데미 생도들은 크게 2가지 계열로 나뉜다. 기사 계열과 마법사 계열.


기사 계열은 말 그대로 육체를 단련하고, 각종 무기술에 숙달되어 몸을 주로 사용하는 쪽에 속한다.


반면 마법사 계열은 육체 보다는 이 세계에 흐르는 힘. 마나를 중점적으로 훈련하여 원래라면 불가능한 일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엄연히 말하면 속성 부여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지 않아.’


육체를 사용하지도 않고, 특별히 마나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현존하는 지식으로는 존재조차 규명할 수 없는 이것은 일종의 권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내 전투방식은 마법사보다는 몸을 쓰는 기사에 가깝다.


마나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이를 바탕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기사 계열로 분류되는 게 바람직했다.


“잘됐네. 마침 혼자서 훈련하던 게 질리던 참이었거든. 에단, 네 체력도 키울 겸 같이 훈련하면 되겠다.”

“뭐?”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사라면 모름지기 체력 아니겠어? 남자는 허리! 게다가 이렇게 허약해서는 아카데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아렌의 황당한 언행에 나는 잠시 침묵했다.


“그 말은 어디서 들은 거야?”

“아카데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거?”

“아니. 그 전 문장.”

“남자는 허리?”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버지가 곧잘 하시던 말인데, 입에 착착 붙어서 추임새로 넣고 있지. 뭔가 문제라도 있어?”


아렌의 순수한 표정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


그러다 문득 수통에 비친 얼굴을 보고 생각했다.


‘내가 이 녀석 걱정할 처지는 아닌데 참.’


“아무튼 충분히 쉬었으면 이제 다시 운동하자.”

“뭐? 끝난 거 아니었어?”

“무슨 농담을. 자, 도와줄 테니까 얼른 따라와.”

“으어어.”


1시간 정도가 더 흘렀을까.

다리가 후들거릴 즈음에 눈앞으로 메시지가 떴다.


[높은 강도의 체계적인 근력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근력이 0.01 만큼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0.005 만큼 상승했습니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스탯 상승 메시지인데, 이걸 다시 보게 되어 좋아해야할지 모르겠다.



* * *



우여곡절 끝에 훈련이 끝나고, 아렌과 나는 식사를 위해 기숙사 내부의 식당으로 향했다.


첫날이라 그런지 신입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식당 내 대부분의 인원은 우리보다 학년이 높은 생도들이었다.


“뭐 먹을래?”

“나는 돈이 없어서 그냥 C 정식이나 먹으려고.”

“그래? 그럼 나도 그거 먹지 뭐.”


여명에게서 약간의 물자와 돈을 지급받은 나는 지갑사정이 아직은 여유로웠지만 군소리하지 않고 아렌과 같은 음식을 주문했다.


“계산은 내가 할게.”

“뭐? 아냐.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말리려는 아렌을 밀어내고 생도증으로 식권 2장을 결제했다.


“얻어먹는 게 아니라 훈련 도와준 값이라고 생각해.”

“고맙다. 잘 먹을 게.”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 없어서 음식은 금방 나왔다.


그나저나 아렌이 받은 음식의 양이 2배는 많아 보이는데 착각인가? 고기도 어째 더 많은 것 같고···.


아니나 다를까 음식을 내어주는 식당 아주머니가 아렌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보낸다.


아렌은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긴다.


‘이거 어디 서러워서 살겠냐.’


지금이라도 각자 결제하자는 말이 입에서 나오려다가 말았다.


다행히 식사는 나쁘지 않았다. 영양은 잘 모르겠지만 한 끼 배 채우는 용도로는 적당했다.


“근데 나 하나만 물어봐도 되냐?”

“물론이지. 대답해 줄 수 있는 거라면.”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인데, 보통 아카데미 학비 낼 정도면 식사 정도는 아무렇지 않지 않냐?”


신탁이 내려오지 않았으니, 아렌은 아직 용사가 아니다.


그러나 아렌의 재능은 특별하다. 그가 능력을 드러내면 여러 후원자들이 눈독들이고 앞 다투어 그를 지원해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렌이 돈이 없다고 말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음. 하긴 이상하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실은, 아카데미에 오는 길에 흔치 않게 좋은 검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구매해버렸지 뭐야.”

“······.”


아렌이 멋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이런 일로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기도 그래서 한동안은 절약하고 살아야 하거든.”


요컨대 예산 외의 지름 신 강림으로 인해 한동안 거지가 되었다는 소리였다.


“기회 되면 나중에 한 번 보여줄게. 아쉽지만 기숙사 내부로 반입은 안 되더라고.”

“얼마나 좋은 검일지 궁금하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걸?”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리 좋아봤자 희귀 등급이겠지. 그나저나 무기라···. 나도 하나 쯤 장만해야 하는데.’


로스트 사가의 아이템 등급은 일반 > 고급 > 희귀 > 유물 > 고대 > 신비 > 로스트 순이다.


로스트 사가는 장비 빨을 크게 타지 않는 게임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낮은 등급의 이야기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은 캐릭터의 스탯을 올려주거나, 유용한 스킬을 부여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친 듯한 입수 난이도가 문제다.


고급까지는 웃돈을 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희귀 정도만 되도 평범한 상점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나, 유물 등급부터는 던전을 직접 탐험하는 게 아니라면 비밀 경매장에서 원하는 아이템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게 전부일 정도로 엿 같은 드랍율을 자랑한다.


‘문제는 내 전투방식이 아이템의 내구도를 빨리 깎아 먹는다는 거지.’


단검술의 1차 정예화는 사용하는 순간 무기가 박살나고, 속성부여는 지속적으로 무기의 내구도를 손상시킨다.


어렵게 구한 무기를 제 손으로 파괴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역시 이번 회차에서도 자급자족해야하나.’


앞으로 해야 할 산더미 같은 노가다를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에단. 나는 여기 시설 좀 둘러보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갈래?”

“아니. 나는 생각할 게 있어서 숙소에 먼저 가려고.”

“그래. 그럼 이따가 봐.”


붙임성 좋은 아렌과 헤어진 뒤 숙소에 돌아온 나는 곧장 붓펜과 노트를 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그렇게 몇 시간 정도를 책상 위에서 씨름한 나는, 손목이 얼얼해질 즈음에야 필기하는 것을 멈추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거지.”


1. 마나석 광산 확보 -> 판매할 상단 찾기 -> 자금 확보.


2. 대장장이 직업 얻기 -> 마나석 제련으로 숙련도 높이기 -> 높은 등급의 아이템 제작 -> 판매 혹은 실사용.


3. 마련한 자금으로 성장에 필요한 물품 구입.


“마나석 광산만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거래할 상단만 찾으면 돈 문제는 어지간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광산 위치는 알고 있다.


문제는 마나석 광산의 위치가 제국의 경계선과 셀리온 공화국의 경계선 사이에 위치해 들키는 순간 엄청난 분쟁에 휩싸이는 건 시간문제다.


실제로 대륙의 정세가 험악해지는 중반부에 마나석 광산이 발견되면서 각종 물자들과 군수품들과 가격이 일제히 치솟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소유권 주장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좋게 좋게 적당한 돈만 쥐어주고 돌려보내겠지.


그게 아니면 죽이던가.


“뭐, 아직 전쟁은 시기상조니까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겠지.”


기본적인 행동 방침은 정해졌으니 적당한 때에 광산을 털러 가면 그만이다.


“오늘은 이쯤 해둘까. 아렌이 오기 전에 미리 치워놔야지.”


나는 노트를 가방 안에 고이 보관한 뒤 인벤토리에 짐을 수납했다.



*



짹짹.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묘하게 몸이 개운하고 피로가 풀린 느낌이다.


최상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쩐지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창문을 가린 커튼을 치웠다. 아니나 다를까, 해가 이미 중천이었다.


“···아. 조졌다.”


아카데미 첫날부터 지각하게 생겼다.


작가의말

조작을 잘못해서 실수로 기존에 있던 16화를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연유로 재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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