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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엔버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재능 강탈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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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엔버
작품등록일 :
2023.09.14 18:34
최근연재일 :
2023.10.0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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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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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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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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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DUMMY

10화.


“17호. 왜 행동을 멈췄지?”


조장이 의아한 눈초리로 17호를 바라봤다.


‘뭐가 됐든 빨리 일어나라···.’


이벤트가 일어나기 전 조장이 손을 쓰기라도 하면 답이 없어진다.


그 때 암살자 하나가 단상 위에 급히 올라왔다. 워터 등의 기초 마법을 사용하던 암살자였다.


“무슨 일이지?”

“조장님! 본부로부터의 연락입니다. 지금 즉시 테스트를 중단하고 본부로 귀환하라는 명령입니다.”

“그 외의 지시는?”

“재원이 부족하니 살아남은 인원은 전부 본부로 데려오랍니다.”

“···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명령이니 따르는 수밖에 없겠군. 의식을 거행할 한 명만 남고, 나머지는 모든 흔적을 소거하도록! 1시간 후에 모두 이곳을 떠난다!”

““예!””


암살자들은 각자 맡은 일을 위해 빠르게 흩어졌다. 다행히 의식 준비를 맡은 암살자는 17호가 익히 알던 자였다.


“멜.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나도 모른다. 설령 알고 있더라 하더라도 너희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지.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만 알아두도록.”


‘모종의 이벤트가 일찍 당겨진 건가?’


로스트 사가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몇몇 이벤트가 앞당겨지기도, 때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중요한 건, 로스트 사가에서 플레이어의 존재는 ‘변수’라는 것이다.


‘이 시기에 일어날 이벤트라면···.’


잠시 생각에 빠지려는 찰나, 멜의 말이 17호의 행동을 방해했다.


“그보다 의식을 거행해야하는데, 이곳은 너무 더럽군. 17호. 29호를 부축해서 날 따라오도록.”

“알겠습니다.”


멜은 건물 밖으로 나와 한적한 숲속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쯤이면 되겠군.”


멜은 품속에서 작은 물건을 꺼내 땅바닥 위에 올려놓고, 알 수 없는 문장을 중얼거렸다.


그 중 17호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한정적이었다.


“⸺⸺새벽은 ⸺⸺⸺⸺이루어졌다. ⸺⸺ ⸺⸺⸺⸺약속된 자⸺⸺⸺⸺⸺⸺⸺⸺.”


- 고대의 언어입니다.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해석 스킬이 필요합니다.


멜의 말이 끝나자, 땅바닥이 붉게 물들더니, 이내 작은 제단이 솟아올랐다.


“피 한 방울을 제단에 떨어뜨려라.”


‘뭔가 찜찜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만둘 수는 없지.’


17호는 단검으로 손가락 끝부분을 살짝 베어냈다. 이윽고 피 한 방울이 아래로 떨어졌다.


멜은 의식을 잃은 29호에게도 작게 상처를 내 그녀의 핏방울을 제단에 닿게 했다.


잠시 후 제단은 작게 빛을 발했다.


“축하한다. 너희들은 이제 조직의 일원이다.”


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 베일에 싸인 암살단 ‘여명’에 입단하셨습니다.

- 보상으로 고급 스킬 카탈로그가 주어집니다.

- 튜토리얼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 메인 스토리가 업데이트 됩니다.

- 퀘스트가 이제부터 작동합니다.



* * *



헤게니아 제국령 변방.


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진 갑주를 입은 이들이 어떤 무리에게 습격당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마차를 지켜라!”

“황실의 핏줄을 습격한 놈들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을 살려서 보내지 마라!”


‘제길. 암살자들이 매복하고 있었다니! 대체 어디에서 정보가 샌 거지!?’


이번 호위대의 지휘관을 맡은 오비론은 속으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스러운 건 적들의 공격 주기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호위병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 때 마차가 열리며 찰랑거리는 금발 머릿결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비론 경. 바깥에 무슨 소란 인가요?”


청순가련한 그녀의 목소리에 오비론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황녀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매복한 적들이 저희를 공격해왔습니다. 마차 안에 들어가 계십시오. 아직 잔당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노린 것인가요?”

“그건 지금으로선 알 수 없습니다. 적을 붙잡아 심문하지 않으면 지금으로선 놈들의 목적을···”


오비론은 말을 하다 말고 검을 꺼내 허공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 빨간 핏방울이 비산했다.


“황녀님을 지켜라!!”


황녀의 앞으로 겹겹이 호위병이 둘러싸는 가운데, 남은 이들은 겁도 없이 황녀를 노린 암살자에게 달려들었다.


오비론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정예 중의 정예라 할 수 있는 황실 근위대가 부상 입은 적조차 곧바로 제압하지 못하다니···.’


그러나 눈앞의 적은 고작 하나.


그들은 곧 암살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비켜라. 내가 직접 심문할 것이다.”


오비론은 이빨을 빠득 씹으며 암살자의 복면을 벗겨냈다.


의외로 평범한 외견.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외모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 또한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는 변장일지도 모르니.


“네놈들의 배후는 누구냐. 왜 황녀님을 노린 거지?”

“······.”

“입을 열지 않으면 정신을 망가트려서라도 대답을 들어주마.”

“······.”


‘순순히 대답을 듣기는 역시 무리였나. 일단 마차에서 멀리 떨어져 놈을 심문해야겠군. 추가 습격이 있을지 모르니 지원을 요청하고···.’


오비론이 생각을 정리하던 때, 미처 막지 못한 인물이 눈앞에 등장했다.


“화, 황녀님!?”

“시녀는 대체 뭘 하는 거야!”

“저도 황가의 핏줄을 이은 몸. 이들의 배후가 누구인지 저도 알 권리가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힘’에 소란은 빠르게 잦아들었다.


그 때 암살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일라이나 황녀.”

“절 아시나요?”

“그래. 잘 알고말고. 못 본 사이에 많이 컸군. 10년 전에는 애새끼에 불과했는데···”


10년 전을 언급하는 암살자의 말에 모두가 경악했다.


그와 동시에 모두의 뇌리에 한 가지 사건이 스쳐지나갔다.


‘황후 시해 사건!!’


당시 7살배기에 불과했던 일라이나 황녀의 모친이 황궁 내에서 목숨을 잃은 끔찍한 사건이다.


그와 동시에 일라이나 황녀의 기세도 흉악하게 변했다.


“말하세요! 어떻게 그 일을 알고 있는지!”

“과연 그 어미의 그 딸년이라는 건가···. 얼굴이 일그러진 모습도 판박이야.”


암살자의 말에 격분한 일라이나는 호신용 단검을 꺼내 암살자의 어깨에 박아 넣었다.


“그 입 닥치세요! 더 이상 어머니를 모욕했다간···.”


쿨럭!

그 때 암살자가 피를 토했다.


“물러, 너무 무르군. 나라면 단번에 목을 노렸을 거야.”


암살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몸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황녀님 떨어지십시오!”


오비론이 뒤늦게 황녀의 앞을 막아 세웠다.


다행히, 암살자가 사용한 최후의 수단은 공격이 아닌 자살이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시체를 보며, 오비론은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인지했다.


‘황녀님을 노린 습격. 거기에 황후 시해 사건의 진범? 1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대체 뭐지? 대체 뭘 노리고···.’


“······오비론 경.”


낮게 내려앉은 음성에 오비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예. 황녀님.”


꽈득.


일라이나 황녀의 굳게 쥔 주먹이 떨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들의 배후를 알아내세요.”

“예. 당신의 의지에 따르겠습니다.”


잠시 시간이 지난 뒤.


오비론은 일라이나 황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셀비온 공화국으로 바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최단거리로 가면 2주일이면 도착할 겁니다.”

“아뇨. 저희는 예정대로 움직일 겁니다.”

“예.”


불경한 생각이지만 오비론은 자신이 모시는 황녀가 이번 일을 양분 삼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 * *



여명에 입단한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그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여명에 동일한 기수로 입단하게 되었던 29호는 어제부터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다른 동기들에 비해 실전은 우수하지만, 이론은 뒤떨어지는 관계로 승급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다음 심사가 이뤄지는 6개월 후까지 다른 지부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반면 나는 승급심사에 통과했다.


29호는 나와 떨어진다는 사실이 그리도 억울했는지, 마지막 날까지도 온갖 땡깡을 부렸다.


“싫어! 싫다고! 내가 왜 가야하는데!”


남녀의 구분이 엄격한 암살단이었지만, 그 삼엄한 경계를 가뿐히 통과하고 내 방으로 찾아온 29호였다.


“17호!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내가 왜 너랑 떨어져야 해? 애초에 시험 난이도가 너무 어려웠던 게 문제라고! 암살자가 죽이는 것만 잘하면 되지! 다른 게 뭐가 필요해!?”


그렇다.

여명의 승급 시험은, 의외로 정치, 사회, 경제 등의 기초 상식을 담고 있었다.


플레이어로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알고 있는 나와는 다르게, 29호는 평범한 빈민가 출신이었다.


‘이 세계에는 의무 교육이라는 개념이 없으니까···.’


오히려 한 번에 통과한 내가 이상한 것이다.


다행히 29호를 진정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인 게임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 여겨지는 호감도 40을 달성했고.


수많은 노가다 끝에 자력으로 얻은 제작 기술로, 그녀의 마음을 달래줄 물건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하급 보호의 장갑』


가죽으로 만들어진 수공예 장갑.

방어력이 3만큼 상승한다.

아름다운 장식으로 매력이 0.3만큼 증가한다.


『하급 보호의 신발』


가죽으로 만들어진 수공예 신발.

방어력이 5만큼 상승한다.

밤길을 달릴 때 소음이 15% 줄어든다.


세트 효과 : 방어력이 5만큼 추가로 상승한다.


“밤마다 뭘 하나 했는데··· 날 위해 연습한 거였구나!?”


실상은 조금 달랐지만, 굳이 부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참, 내 진짜 이름은 멜리사야! 다음에 만날 때는 그렇게 불러줘. 에단!”


그렇게 나는 얼떨결에 통성명을 끝마친 멜리사를 떠나보냈다.


사실 여태까지 29호와 페어로 활동하며 그녀의 덕을 본 일도 제법 있었던 터라, 이별은 마냥 달갑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내가 승급 심사를 통과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오랜만에 상태창을 열었다.


=============


이름 : 에단


직업 : 암살자


진영 : 여명


근력 2 (1.7) + 0.3

민첩 2 (2.1) + 0.15

마력 1 (0.1)

매력 2 (2.1)

행운 1 (0.2) + 0.3

손재주 2 (2.4)


고유 재능 : 죽이면 내꺼 Lv 0


일반 재능 : 근력 보정 E, 민첩 보정 F(2), 행운 보정 E


부정적 특성 : 없음.


보유 스킬 : 정신 보호 A, 신성한 손 F


보유 기술 : 단검술 Lv 30, 은신 Lv 27, 투척 Lv 35, 작물 재배 Lv 3, 제작 Lv 20


=============


진영을 클릭하자, 세부 정보가 나타났다.


=============


진영 : 여명

단계 : 하급 암살자 - 8급


부여된 효과 : 세뇌 A

사용가능한 스킬 : 귀환 A


【 세뇌 A 】


사용자에게 강한 수준의 세뇌를 부여한다. 세뇌 내용은 이와 같다.


1. 절대 여명을 배신하지 않는다.

2. 절대 여명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3. 여명의 존재에 대해 어디에도 발설 할 수 없다.

4. 명령을 최우선순위로 따른다.


【 귀환 A 】


대기 중의 마나를 소모하여 여명으로 귀환할 수 있다.


쿨타임 : 하루


‘제대로 미친 거지.’


A 등급의 스킬은 흔하지 않다. 어쩌다 한 번 나오는 수준이다.


그런데 여명은 가입만으로 2개의 A 등급 스킬과 효과를 부여한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정신 보호 A로 동급의 정신 공격에 내성이 생긴 덕분에 세뇌에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게 알려지면··· 난 100% 죽은 목숨이다.’


죽기 싫으면 발설하지 말아야 할 비밀이 이렇게 또 하나 늘었다.


승급 심사를 통과한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퀘스트 때문이다.


=============


메인 퀘스트 1.


아카데미에 입학해 다가오는 멸망에 대비할 방법을 찾으세요.


보상 : 상점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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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23.10.05 92 4 11쪽
21 21화 23.10.04 98 3 12쪽
20 20화 23.10.03 123 4 13쪽
19 19화 23.10.02 129 3 12쪽
18 18화 23.10.01 149 2 11쪽
17 17화 +1 23.09.30 161 5 12쪽
16 16화 23.09.30 175 4 11쪽
15 15화 23.09.28 207 6 10쪽
14 14화 23.09.27 214 6 12쪽
13 13화 23.09.26 218 6 10쪽
12 12화 23.09.25 229 5 12쪽
11 11화 23.09.24 230 6 11쪽
» 10화 23.09.23 241 5 12쪽
9 9화 23.09.22 241 3 12쪽
8 8화 23.09.21 254 5 12쪽
7 7화 23.09.20 257 6 11쪽
6 6화 23.09.19 263 5 8쪽
5 5화 23.09.18 274 6 12쪽
4 4화 23.09.17 285 6 11쪽
3 3화 23.09.16 289 6 10쪽
2 2화 23.09.15 309 7 10쪽
1 1화 23.09.14 423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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