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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히히힝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한 환생퐁퐁은 성공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우히히히힝
작품등록일 :
2022.09.22 13:40
최근연재일 :
2023.02.14 06: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6,472
추천수 :
94
글자수 :
80,519

작성
23.02.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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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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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수저

아자아자




DUMMY

보육원에서, 중학교에서 백건우의 시작은 항상 바닥이었다.


사람을 믿지 않기에 항상 혼자 지내왔던 그가 만만해 보였는지 아이들을 백건우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툭.


사자를 처음 만난 표범이 덤벼들었다.


2학년으로 진급한 첫날. 5반의 실세였던 편석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이가 있었다.


매일 같이 잠만 자던 백건우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다 마신 콜라 캔을 던져 명중시켰다.


“골-! 편석준 선수 대단합니다!”


주변 아이들의 폭소가 터졌다.


빈 캔이라 하더라도 내부에는 약간의 찌꺼기가 남아있었고 백건우의 정수리에서 흘러내렸다.


“······.”


“뭘 봐?”


잠에서 깬 백건우가 뒤돌아 노려보았다.


무섭도록 차가운 눈초리에 다른 아이들은 지레 겁먹었지만 편석준은 그렇지 못했다.


여태까지 자신보다 강한 동물을 못 보았으니 쫄 이유가 있겠는가?


“네가 던졌냐??”


“근데? 꼽아?”


“유치하네.”


백건우가 가볍게 웃음 쳤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긴 정석훈이 책상을 발로 까 넘어트렸다.


쏟아진 백건우의 물품을 편석준이 침을 뱉어 잘근잘근 밟아버리며 한 손으로는 볼을 잡아당겼다.


“화났어? 그래서 네가 뭐 어쩔건데??”


“아니. 오히려 감사한다. 덕분에 하나 깨달았거든.”


“뭐?”


백건우가 편석준의 팔목을 붙잡았다.


“역시 바깥세상도 별로 다를 게 없구나.”


잠자는 사자가 눈을 뜬 순간이었다.


콰-직!


백건우가 편석준의 손을 깨물어 부러트렸고 피 분수가 터지며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왔다.


“맛있네.”


머금고있던 피를 마시며 백건우가 편석준의 뒷목을 잡은 채 니킥을 꽂았다.


코가 부러지며 편석준은 기절했고 그렇게 백건우의 데뷔전이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때 백건우는 확신했다.


“나는 사자야. 먹이사슬 꼭대기를 차지할 육식동물로 태어났어.”


강인한 육체를 포함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준 능력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좋은 운세를 가져오던 직감이었다.


직감은 언제나 자신에게 평탄하고 말끔한 길을 향해 안내해주었고 피라미드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효율적으로 올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 이러한 직감이 외친다.


“놈들은 건드리지 마라. 너와 같은 맹수다.”


* * *


붉은 노을이 물드는 초저녁.


하교하는 아이들이 계단을 내려갈때 반대로 올라가는 이들이 있었다.


세제와 창희가 낡은 옥상 문을 열어 재끼자 누군가가 쪼그려 앉아있다.


“왔어??”


“의외군. 떼거지로 몰려있을 줄 알았는데.”


백건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는 없어.”


“꾀나 얕보였나 보네?”


“반대야. 너희를 인정했기 때문이지.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혼자서도 충분하다는 뜻이 아닌가?”


“나 혼자서 학교를 먹은 건 순전히 나의 힘이었다. 내가 가장 강하지 못하다면 애들은 언제든 나한테 이빨을 내세울 거다.”


백건우가 세제를 향해 손짓했다.


“너. 지금 이대로 만족해?”


“······.”


세제가 대답하지 않자 백건우는 계속 말을 이었다.


“선생들은 항상 이야기하지. 지금 노는 애들은 나중에 깡패가 돼서 재판에 서고 공부한 애들이 판사가 되서 처벌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달라. 마지막에 웃는 자는 노력한 사람이 아니라 돈이 많은 사람이다.”


중학생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힘든 심오한 내용이었다. 세제는 좋은 의미로는 어른스럽지만 나쁘게 해석한다면 위험하다고 느꼈다.


“김세제라고 했지? 너는 왜 박창희랑 어울려? 둘은 애초에 생물의 종이 달라.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가진 녀석에 비해서 너는 고작 임대아파트에서 평범한 식탁에 감지덕하며 살고 있지.”


창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백건우의 발언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닐지언정 듣고 넘기긴 힘든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네가 아니라 김세제에게 정식으로 권유한다. 나랑 함께하자.


세제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백건우가 악수를 청했다.


“박창희가 애완견이라면 너는 나처럼 야생의 사자에 가깝다. 지금은 고작 수십, 수백이지만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훨씬 큰물에서 놀 수 있어.”


세제가 피식 웃으며 악수에 응했다.


“재밌네. 마음만 먹으면 성인이 되기 전 수천은 벌 수 있겠네.”


“역시 똑똑하군. 우리처럼 가난한 자식들이 살아남으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해. 미성년자이기에 가능한 돈벌이 수단이 있다.”


세제가 새로운 인생을 얻으며 하나 맹세한 것이 있다.


‘오직 나와 내 옆의 사람들을 위해서 살 거야. 더는 바보 같은 헌신에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다.’


이런 다짐과 백건우의 제안은 비슷한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온 것이다. 세제의 입장에서는 거절할 필요가 없는 기회이기도 했다.


만약 세제가 평범한 중학생이었다면 말이다.


“고맙다. 이런 좋은 사업체를 가르쳐주다니.”


사실상 승낙의 표현에 창희가 놀라 제지하려 했으나 관두었다. 자신이 아는 세제라면 괜한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누구 밑에 깔리기는 싫어서.”


“그렇다면?”


세제가 중지를 치켜세웠다.


“꺼져. 네 똥구멍이나 빨아 재낄 바 엔 자살한다.”


“멍청한 녀석. 후회하게 해주지.”


백건우가 카디건을 벗어던졌고 세제 또한 자세를 잡았다.


창희 넌 구경이나 해.


“얘기한 거랑 다른데?”


“내가 지면 그다음이 네 차례야.”


지난 생에선 창희가 백건우를 상대로 패배했고 세제가 마무리를 지으며 다소 찜찜한 결말을 맞이했다.


결국 백건우는 졸업까지 갱생 없이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이후의 이야기는 세제도 모른다.


지금의 창희가 백건우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세제가 먼저 앞장서기로 한 것이다.


한 학교의 운명을 가로 지을 싸움이 시작되었다.


선방은 백건우였다.


“역시 빠른데?”


“죽기 싫으면 집중해라.”


세제가 격투사라면 백건우는 길거리 파이터에 가까웠다. 고아원에서부터 매일 같이 싸우며 익힌 기술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닌 쓰러트리는 것에 중심을 두었다.


아무리 육체를 단련한들 피가 나지 않겠는가? 뼈가 부서지지 않겠는가?


룰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경기장에서 백건우는 항상 상대를 때려 패고 할퀴고 때로는 무기를 이용해서 승리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뭐야 제대로 안 해?”


“네가 그럴만한 상대라면.”


백건우는 눈앞의 상황이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아무리 주먹을 휘둘러도 발차기를 해봐도 정면의 괴물에게는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치기는 커녕 계속해서 회피하며 반격도 하지 않고 농락해갔다.


“뭐하는 짓이야! 날 얕보는 거냐?”


“벌써 지쳤어?”


“닥쳐!”


백건우는 확실히 재능있고 강했다. 하지만 세제에 비한다면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는 거지?”


세제의 속도는 창희마저 놀라게 하였다.


인간이 육체를 백퍼센트 사용한다면 불과 몇 분 안에 탈진한다. 백건우가 지쳐 틈을 보인 순간을 세제는 놓치지 않았다.


세제가 백건우의 턱에 잽을 두 방 꽂았고 다리에 힘이 풀리게 하였다.


“큭.”


이순간 백건우의 직감이 다시 경보를 울렸다.


놈과는 싸우지 마라.


도망쳐라.


이기지 못한다.


늘 자신의 감을 믿어왔으나 이번만은 달랐다. 패한다면 잃을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뒤져 이 좆같은···.”


반쯤 넘어진 백건우가 땅을 짚어 일어나려는 순간 세제의 무릎과 충돌했고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 같은 충격이 뇌 속까지 퍼지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백건우가 유효타 제로라는 전적을 남기며 완패했다.


좁은 동물원에서만 살아온 백건우가 처음 야생에 발을 들였고 세상의 넓음을 깨달은 사건이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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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저 23.02.14 87 0 8쪽
23 더러운세상 23.02.12 105 0 7쪽
22 너무 여유롭다 23.02.11 128 0 7쪽
21 그래봤자 급식충 23.02.08 144 0 7쪽
20 임무완수 23.02.07 166 1 8쪽
19 첫 번째 후회 23.02.03 193 0 7쪽
18 게임 시작 23.02.01 192 1 9쪽
17 재시험 23.01.31 200 2 5쪽
16 기말고사 23.01.30 199 1 8쪽
15 도광양회 23.01.30 210 3 7쪽
14 잃어버린 왕좌 23.01.29 224 2 7쪽
13 3학년 23.01.28 233 3 7쪽
12 긁지않은 복권. 23.01.27 242 3 8쪽
11 첫번째 조건. 22.10.17 272 4 6쪽
10 깐부. 22.10.05 294 5 7쪽
9 꾸준한 노력 22.10.02 312 6 6쪽
8 22.10.01 341 6 9쪽
7 새로운 시작 22.09.29 361 7 5쪽
6 완벽한 사람도 계획도 없다. 22.09.29 368 7 9쪽
5 인연 22.09.27 391 8 6쪽
4 도움. 22.09.26 411 7 7쪽
3 아! 나의 후회 뿐인 과거여! 22.09.24 443 7 12쪽
2 멍청한 믿음 22.09.23 449 9 10쪽
1 하찮은 인간은 없다 22.09.22 504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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