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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히히힝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한 환생퐁퐁은 성공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우히히히힝
작품등록일 :
2022.09.22 13:40
최근연재일 :
2023.02.14 06: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6,471
추천수 :
94
글자수 :
80,519

작성
23.02.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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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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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첫 번째 후회

아자아자




DUMMY

“여기 진짜 맛있네. 국수 더 없어?”


국밥은 먹기 전 부추와 소면을 넣어 입가심해야 한다. 세제의 국밥 법칙 제1항이었다.


세제는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국밥의 조건이라 생각했다.


“천천히 먹어. 바보야. 기숙학원 밥이 맛없었나 봐?”


“거기랑 비교하면 학교 밥은 양반이야. 매일 같이 매점을 안 가고서 배길 수가 없다니까?”


한달 만의 만남. 한층 성장한 소녀, 소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 중이었다.


“그래서 공부는 많이 했나?”


“안 해도 너보다는 잘할걸?”


“이 머스마가 뭐라노. 나도 나름 전교권이다.”


희은과 창희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둘 다 모범생들. 전생의 세제를 공부의 길로 이끈 길잡이이기도 했다.


‘둘 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연락도 안 하고 지냈지만.’


전생에서는 세제가 중학교 졸업 후 창희와 희은을 만난 건 22살 단 하루뿐이었다.

이후에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되었고 셋의 인연은 막을 내렸었다.


세제는 장난치는 둘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야 뭐냐? 왜 혼자 웃는데?”


“으.. 그렇게 안밨는데 혼자 야한 생각 했구나? 엉큼한 놈.”


졸지에 변태가 된 세제가 해명했다.


“뭔 소리야? 나보다 시험 못 친 너희를 상상하니 재밌어서 웃은 건데”


“이 자식이 많이 컸다? 내기하자. 진사람이 뷔페데려가기 어때?”


“어차피 난 이길 거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소란스러운 셋을 향해 식당 이모 한 분이 수육이 듬뿍 올려져 있는 접시 하나를 내주었다.


“서비스다. 많이 먹으렴.”


갑작스런 행운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셋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외쳤다.


“감사합니다!”


식사 후 흥이 오른 아이들은 게임 방으로 향했다. 세제가 하나 더 얻은 지식은 미래의 경험이 있어도 게임 실력은 변함없다는 것.


바나나슛으로만 다섯 골. 축구게임에서 완패한 세제는 벌칙으로 딱 밤을 맞아 이마가 시뻘게졌다.


“김세제 못생겨진 거 봐.”


게임 방 이후는 동전 노래방을 향했고 목이 쉬어라. 노래를 불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실컷 논 결과, 해가 저물어 갔고 창희의 감시역이자 비서가 마중을 왔다.


“이만 갈까?”


희은이 넌 버스 타고 가야 하지?


“응. 먼저 가볼게.”


떠나려는 희은을 창희가 가방을 뒤적거리며 붙잡았다.


“잠시만 양희은. 이거 가져가라.”


창희가 작은 상자 하나를 던져주었고 그 속에는 얇지만 예쁜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비싼 거다. 잊어버리지 마라.”


“야... 웬일이냐?”


희은이 쿵쾅거리는 심장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흥! 이런 거 준다면 누가 기뻐할 줄 알았냐? 일단 고맙다고는 해줄게.”


“버스 놓치겠다. 빨리 가.”


풋풋한 둘을 보며 세제의 가슴도 벅차올랐다.


“세제 넌 가는 길에 내려줄게.”


“감사합니다. 비서 아저씨.”


“나한테 고맙다 해야지 동생아.”


어째서 인가, 세제의 집까지 가는 차의 내부는 도서관처럼 아주 조용했다.


그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않았고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있었다.


“잘 가라.”


“그래.”


풋풋한 청춘들의 여정이 막 시작하려 했고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이들을 배웅해주었다.


* * *


그날 밤.


떠올리기 싫어도 이슬처럼 맺혀있는 악몽이 다시금 세제를 괴롭혀왔다.


“땀 냄새나 새끼야.”


“드럽게 못생겼네.”


벌레보듯 찾아보는 타인의 눈초리.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 없는 수군대는 목소리들.


그때의 나는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못생겼다고? 정말?”


거울을 아무리 닦아보아도 비치는 모습은 변치 않았고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본들 변하는 건 없었다.


나는 잘생긴 애들이 부러웠다.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아도 늘 열듬감에 이를 갈았다.


“나는 명문대생이고 과외로 돈도 많이 벌어.”


하지만 그녀들은 나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어느 날 여동생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묻기 전 용돈이라는 보험을 들였음에도 결과는 최악이었다.


“질문이라고 함? 개 못생김.”


“진짜 그 정도야? 진지하게 대답해봐.”


“미안. 팩트인 걸 어쩌겠니?”


제대 후 당당하게 복학한 그날. 나는 자랑스러운 명문대의 과잠을 입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강의실에선 고급 승용차 앞 낡은 자전거처럼 도저히 비교조차 불가능한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나의 자신감은 와르를 무너져 버렸다.


남자인 내가 보아도 훈남이었다.


“태견이 넌 전화목록에 여자밖에 없냐?”


“적당히 먹다가 질리면 버리는 거지.”


매일 같이 여자를 바꿔가며 만나도 보급이 끝이지 않는 그.


나에게 오아시스 같은 그녀들이 그에게는 사막의 모래알보다 많아 보였다.


복학생의 저녁. 모든 강의를 마치고 시내로 나가 동아리 후배, 선배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셨다.


최고학번 선배가 곧 비춰올 밝은 미래에 대해서 열심히 설파했다.


“최후의 승자는 우리야! 여자들은 결국 자상한 남자를 선택하게 돼 있어!”


우리 모두 끄덕이며 호응했다.


“옳소!”


“맞습니다!”


사실 다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모르는 척 자신들을 세뇌해갔다.


“결국 우리가 승리한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그러나 술집의 문이 열리고 같은 과잠의 연인들이 웃으며 들어오자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입을 다물었고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군대와 학업으로 옮겨갔다.


“100억 주면 군대다시다냐?”


“50억이어도 간다. 5억은 고민할 듯?”


이후에는 어째서인가 술자리의 흥이 죽었고 얼마 못 가 짐을 챙겨 자리를 떴다.


수년 전만 해도, 대학만 가면 여자친구가 생긴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밝고 희망찬 캠퍼스 생활을 기다려왔다.


팔짱을 낀 여자친구의 얼굴을 매일같이 바라 볼 것이라 기대해왔다.


선배의 자취방에서 나는 라면에 소주를 들이켜며 소리쳤다.


“나는 잘생긴 놈이 부럽다!”


인정하기 싫지만, 몸은 거짓말하지 못했다.


“나도 예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


이날 통곡하는 세제의 영상은 싸이월드에 올라가 유명세를 탔고 취직 후에도 그를 알아본 후배들에게 놀림거리가 되었다.


외모로인한 흑역사는 훗날 세제가 바꾸고 싶은 과거 첫 번째로 발탁된다.




ㅎㅎ


작가의말

2023-02-04 1~18화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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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수저 23.02.14 86 0 8쪽
23 더러운세상 23.02.12 105 0 7쪽
22 너무 여유롭다 23.02.11 128 0 7쪽
21 그래봤자 급식충 23.02.08 144 0 7쪽
20 임무완수 23.02.07 166 1 8쪽
» 첫 번째 후회 23.02.03 193 0 7쪽
18 게임 시작 23.02.01 192 1 9쪽
17 재시험 23.01.31 200 2 5쪽
16 기말고사 23.01.30 199 1 8쪽
15 도광양회 23.01.30 210 3 7쪽
14 잃어버린 왕좌 23.01.29 224 2 7쪽
13 3학년 23.01.28 233 3 7쪽
12 긁지않은 복권. 23.01.27 242 3 8쪽
11 첫번째 조건. 22.10.17 272 4 6쪽
10 깐부. 22.10.05 294 5 7쪽
9 꾸준한 노력 22.10.02 312 6 6쪽
8 22.10.01 341 6 9쪽
7 새로운 시작 22.09.29 361 7 5쪽
6 완벽한 사람도 계획도 없다. 22.09.29 368 7 9쪽
5 인연 22.09.27 391 8 6쪽
4 도움. 22.09.26 411 7 7쪽
3 아! 나의 후회 뿐인 과거여! 22.09.24 443 7 12쪽
2 멍청한 믿음 22.09.23 449 9 10쪽
1 하찮은 인간은 없다 22.09.22 504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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