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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만렙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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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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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03 21:48
최근연재일 :
2021.06.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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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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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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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3,293

작성
21.04.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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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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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태평양 던전

DUMMY

“라운은 어디에 간 거지?”


분명 다함께 최심부로 이동했을 터인데, 라운만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내 탐색 스킬에 무언가 걸렸다.

1층에 돌연 나타난 하나의 점. 분명 라운이었다.

나는 사념 전달을 사용했다.


-라운, 거기에서 뭐 하는 거야?


나는 티 내지 않으려 했지만, 은근 걱정스러운 투가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평소 라운은 어떤 행동을 해도 나에게 모두 보고하고, 허락을 받은 이후 움직였다.

이번같은 독단 행동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번에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 걱정됐다.


라운에게 사념 전달이 도착했다.


-주인님, 침입자들에 대해서 전달할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요...

-침입자?


나는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탐색에는 라운 이외의 것들이 전혀 걸리지 않았어,’


분명 던전의 경보는 울렸다.

그러나 침입자가 탐색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이 은신 스킬을 사용했다는 것.

물론 스킬북상으로는 암기하고 있는 스킬이었지만, 그것을 적으로 만났을 때를 가정하지 못했었다.

아마 마나를 느낄 수 있는 라운이 관리하고 있는 케나다 던전 이외의 던전은 진작에 은신 스킬로 조사당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저번에 떼거리로 몰려온 각성자들이 1층에서 큰코다친 뒤 후퇴했으니, 조사가 선행되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겠지.


-아, 은신 사용자들인가 보구나. 그럼 이번에도 부탁할게. 라운.


나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렇게 생각하고 라운에게 처리를 맡겼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라운답지 않은 답변이었다.


-아, 그게 아니라. 이번에는 주인님께서도 한 번 만나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번에는 나도 한 번 만나봐야 할 것 같다니?

내 말이라면 바로 ‘네!’하고 당장 행동했던 라운의 입에서 나올법한 말은 아니었다.


-그래, 그러면 이쪽으로 보내줘.


라운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전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네. 지금 보내드릴게요.


그 말과 동시에 최하층으로 향하는 좁은 길목에 총 여섯의 무언가가 탐지되었다.

하나는 분명 라운일테고, 다른 것들은 침입자 일 테다.

나는 자리에 앉아 발소리의 주인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상상치도 못한 변수가 등장했을 때 다음으로 가장 놀랐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녀석들 한 명 한 명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박현성, 강은지, 안제완, 이수혁, 트러스터.


라운이 꼭 만나봐야 한다고 말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첫 번째 이유는 독도 던전에서 활약했던 사람 중 한 명인 트러스터 때문일 테고...


“너, 도현이지! 맞지!? 내가 그때는 정말 미안했어! 지금도 정말 반성하고 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다. 그치!”

“...?”


김도현이 갑자기 과장된 웃음을 짓고서는 잔뜩 말을 토해냈다.

그리고, 내가 뭐라고 생각하고, 반응하기도 전에.


촤악-

툭.


트리엘이 트러스터에게 달려들어, 목을 깔끔하게 베어냈다.

막으라면 막을 수 있었겠지만, 굳이 막지는 않았다.

여름이를 잃고 가장 슬퍼했을 트리엘이 그 원수를 만나 제 손으로 직접 처리한 것뿐이니까.

그것으로 분이 풀리면 나야 대환영이었다.


그렇지만-


콰지직-!


이번에는 라운이 트리엘의 등 뒤로 텔레포트함과 동시에, 그대로 그녀의 안면을 바닥에 처박아버렸다.

바닥이 들썩일 정도의 강한 충격이었으나, 트리엘도 레벨이 있었기에 다행히도 안면이 조각 조각나 사방으로 튀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라운이 그녀의 위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트리엘 네가 정말 좋지만, 이건 주인님이 처리 할 일이었어. 무단 행동을 하다니, 제정신이야?”


내게 등을 보이고 있어 라운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으나, 아마 차갑게 얼어붙은 표정이 아니었을까.

라운이 이렇게까지 화내는 이유는 단순했다.


‘내 기억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것이 라운이 이들을 죽이지 않고 내게 안내한 두 번째 이유였다.

나는 지금까지 쭉 생각해보았다.

라운과 트로는 어째서 나를 이렇게까지 따를까?

그저 ‘내 소환수이기 때문에’라는 단순한 이유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라운과 트로는 진심으로 나를 이해하고, 따라주는 것 같았다.

그중에서도 라운은 나를 사랑까지 하는 것 같고.


또한, 어째서 트로는 소환될 때부터 파이어볼을 사용할 수 있었을까를 막연하게 고민해보았다.

그당시에는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후에 라운이 한글을 술술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층에서 내가 신의 기억을 보고 분노하고, 절규했었을 때.

어째서 라운과 트로는 눈물을 보였는가.

그 모든 의문점은 단 하나의 가정으로 한데 모을 수 있었다.


‘소환수가 소환자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더나할나위 없이 완벽한 가설이었다.

심지어, 여름이의 행동까지 설명할 수 있었다.

인간화가 이루어져 말을 할 수 있게 된 여름이가 가장 처음으로 한 말...

‘나, 너 싫어.’였던가.

아마 ‘사역’스킬로 지배받고 있던 트리엘의 기억이 여름이에게 넘어간 것이겠지.


또한, 트리엘은 한국어를 읽은 적이 없었다.

스킬북을 보고 스킬을 배우지 않았느냐 반문할 수 있지만.

스킬북에는 지구에서 본 적도 없는 이상한 문자가 있었다.

여러 도형들이 무작위로 늘어서 있는 것 같은 문자였다.

아마도 마수가 본능적으로 읽을 수 있는 마수어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트리엘은 한 번도 직접 스킬북을 읽고 말 한 적이 없었으니, 한국어를 읽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예쁜 흰색 원피스는 없어요?


옷을 고를 때. 점원에게 ‘원피스’라는 단어를 정확하게 사용해 표현한 것이었다.

그때 확신했다. 소환수들은 소환자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왜 내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는 쉽게 예상이 된다.

난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기에, 그리고 남에게 말하기를 꺼려하고 있었기에.

둘 다 아무 말 않고 있던 것이겠지.


트리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역시 라운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겠다.

이들을 내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러운 배려였으니까.


“김도현... 너는 도대체...”


박현성 라운이 트리엘을 한순간에 제압하는 것을 보고선 나를 괴물 바라보듯 보았다.

나는 그제야 현성이가 친근한 듯 줄줄 늘어놓았던 말에 대한 답변을 꺼내놓았다.


“음, 다행이다. 기억하고 있구나?”


그래, 다행이었다.

가해자는 자신이 했던 일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혹시라도 그 사실을 잊어버렸었다면 굉장히 허무할 뻔했다.

그렇지만 그것에 대해 분노는 하지 않겠지.


다만, 이것까지 잊어버렸다면...

아마 그들의 길드까지 알아내 전부 부숴버리지 않을까.


나는 그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위험하다.

녀석의 길드를 부숴버리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연기로 시작한 웃음이, 변태적인 웃음이 되어버릴 뻔했다.


“그럼, 이것도 기억나겠네?”


나는 옆 테이블에 놓여있는 너덜너덜해진, 어머니의 노트를 들어 보였다.

안 그래도 내가 부적처럼 이곳저곳 들고 다니느라 눅눅해지고 잔뜩 해진 노트였으나, 누군가 우유를 붓는 행위를 해 알아볼 수 없게 된 내용이 상당히 많아졌다.


“그, 그건...”


그래, 목숨은 건졌구나.

눈동자에 지진이 난 것을 보니,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음, 그럼 우리 단둘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볼까? 라운, 트로랑 트리엘이랑 잠시 자리 좀 비워줘.”


이제 슬슬 땅에 얼굴을 묻고 있는 트리엘이 불쌍했기에, 라운에게 자리를 떠달라 이야기했다.


“그런데... 단둘이라니?”


강은지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새삼 나를 괴롭히던 녀석이 맞는가 헷갈릴 정도였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녀석들뿐이었다.

녀석들도 박현성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나를 괴롭혔던 녀석들이었지만. 당시에 나는 죄의식에 갇혀있었기에 속죄의 벌을 받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렇지만 박현성은 아니었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노트를 훼손했으니까.


“아, 너희는 괜찮아. 편하게 보내줄게.”

“그게 무슨,”


나는 공간 절단을 사용해 다른 녀석들의 목을 모조리 베어버렸다.

고통따위는 없을 것이다.


촤아아악-!

풀썩


아마도.


“으, 으아아아아아!!!!”


시끄럽게 소리치는 저기 저 박현성은 좀 더 고통받다가 죽어줘야겠다.

다른 친구들은 모조리 죽었는데,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나타날 몬스터의 미끼로 사용한다.


마나 농도가 심각하게 짙었으니, 몬스터가 발생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

약한 몬스터가 다수로 발생할지, 아니면 강력한 소수의 몬스터가 발생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후자라면 아무리 나라도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니, 녀석을 살아있는 미끼로 사용한다.

뭐, 전자라면 홀로 힘들게 싸우다가 힘이 다 빠져 산채로 뜯어먹히는 장면이나 봐 줄까.


꿀꺽-


놈이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상태를 보아하니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할 것 같았다.


“박현성.”

“어, 어어?”

“넌 살려주지.”

“...”


내가 하는 말의 영문을 전혀 모르겠는지, 어설픈 미소를 지은 상태로 몸이 굳어버렸다.

나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다만, 넌 내 꼭두각시가 되어야 할 거야.”

“꼭두각시라니...?”

“상하이가 뭘 하는 곳인지 알고 있어?”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내 태도에도 녀석은 최대한 당황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입술이 파르르 떨렸기에 다 티가 났지만- 미소 짓고, 내 인중 언저리를 바라보며 답했다.


“세계 최대의 아티펙트 도시... 아닌가...?”

“맞아, 이제 그 상하이에 엄청난 몬스터들이 들이닥칠 거야.”

“뭣...! 그러면 죄 없는 민간인들까지 죽을 텐데,”

“맞아. 그렇겠지.”


현성은 입술을 움찔움찔 떨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과연 해도 되는 말인가 고민하는 듯했다.

그리고 결국 말했다.


“...네가 꾸민 짓이야?”


녀석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그리도 중요한가.

그래, 정의로운 녀석이었으니. 모른 채로는 밤잠도 이룰 수 없겠지.

그러면 그럴수록 나야 좋지만, 나도 없는 죄를 뒤집어쓰기는 싫었다.


“내가 아니야, 오히려 각성자들의 자업자득이지.”

“자업자득이라고...?”

“그럼, 지구의 마나가 이렇게 짙어진 것이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잠깐만, 지구의 마나가 짙어졌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


한숨이 나왔다.

근 1년간 지구에 이렇게 큰 변화가 있었는데, 세계의 천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길래 이런 것조차 모르고 있는 걸까.

그래,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딱 이것만 설명해주자.


“그동안 몬스터들의 피해는 주로 어느 지역에서 이뤄졌지?”

“그야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도시나 마을들이었지.”


몬스터는 각성자아 레벨업 하고 훈련하며 방출되는 마나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 주변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던전의 주변은?”

“...!”


여기까지 말하니까 드디어 알아먹은 듯했다.

던전은 인간들에게 있어서 기피 대상이다.

인적이란 게 있을 리가 없다.

심지어 던전은 마나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

몬스터가 발생할 리가 없었다.

즉, 몬스터의 피해를 받는 것은 인간들의 자업자득이다.


“그, 그럼 상하이는...!”

“그래. 미쳤어. 그 상하이에서 발생한 몬스터들을 막는게 네 일이야. 거절하겠다면 다른 세 명의 길드까지 전부 불태워주겠어.”

“...”


현성은 잠시 말을 잃었다.


“네, 네가...”

“뭐.”

“네가 민범를...?”

“그래, 그래서 그게 뭐.”

“...아니야. 네가 시키는 대로 할 게.”


작가의말

태평양 던전 에피소드가 끝이 났습니다.

네, 무려 지금까지의 40화가 하나의 에피소드였습니다.
최대한 생략을 많이 해도 웬만한 단행본 보다도 전개가 느리다니. 설계 미스였습니다.
변명을 해보자면 4개의 큰 에피소드 줄기로 이루어져있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에피소드가 진행되는데....
태평양던전이 큰 에피소드들 중 하나였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네요.
이후의 3개의 큰 에피소드가 있다고는 해도, 이 태평양던전 에피소드 만큼은 오래 진행되지 않을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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