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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만렙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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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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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03 21:48
최근연재일 :
2021.06.12 23:00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74,645
추천수 :
1,082
글자수 :
353,293

작성
21.05.08 22:30
조회
495
추천
4
글자
12쪽

국제연합(2)

DUMMY

“어떻게 준비해야 하죠...?”


상대는 국제연합군.

각성자들이 아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공격을 개시한다면 몇 분 지나지 않아 전멸할 것이 뻔하다.


“글쎄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미운털이 박혀 버린 것일까?

우리는 인류를 위해 던전을 만들었다.

인간을 많이 죽이기는 했으나, 그것은 직접 제 발을 던전에 들인 각성자들 뿐이었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서 저들과 전면전을 펼친다면.

사망자 수가 어떻게 되었든 우리에 대한 인식은 결코 좋아지지 않을 터다.


지금까지 인간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 없었다.

그야,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할 수준이 아니었으니까.


그렇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들은 우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던전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다.

세계가 손을 잡고 우리를 적으로 돌린다면...

우리는 쉴 틈도 없이 던전을 방어해야 할 것이다.


그것들을 처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얼굴 주위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짜증이 날 터.

애초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이다.


“우리를 공격할 마음이 들지도 않을 정도로 강력한 무력을 보여주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건 이미 결정되어 있던 사항이야.”

“아.”


저쪽이 먼저 무력을 행사한다면, 이쪽도 한 번은 똑같이 무력으로 맞받아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구로 볼 테니까.

그러나 그게 문제였다.


우리의 이미지를 챙길 것인가, 아니면 대들 상대가 아니란 것을 톡톡히 알려줄 것인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면 되겠다.”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그 하늘을 거울처럼 비추는 바다.

그곳에 국제연합군이 집결했다.


그들의 전략은 이러했다.

일단 첫 번째로, 인공 구조물인 상층부에 어뢰를 날려본다.

만약 외부로부터의 요격이나 폭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이 공격이 막힐 것이다.

그러고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유탄발사기, 수류탄, RPG 따위의 거대한 폭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장비를 무장한 인원들이 던전 내부로 침투한다.

이후에는 전투를 속행.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상대를 만나면, 그대로 빠르게 후퇴하며 놈을 던전 밖으로 유인한다.

그리고 밖에서 대기 중이던 함포로 처리한다.

상층부의 몬스터들을 그렇게 처리해 안전지대를 형성한다면, 다음은 다이너마이트가 들어간다.

던전을 외부에서부터 부술 수 없다면,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면 되지 않느냐는 작전이었다.

일리는 있었다.

태평양던전의 기자회견에서 신하영이 보여주었던 기억에서 분명히 던전의 일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발포.


어뢰 발포 명령이 떨어졌다.

러시아의 초공동어뢰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진했다.

그렇지만.


“....”


너무나 잠잠했다.


“어뢰는 어떻게 됐지?”

“사, 사라졌습니다.”

“제길... 어뢰마저 요격당했다는 건가.”


레이더와 각종 계기판을 살펴보던 승무원은 아무 말 없이 식은땀을 흘릴 뿐이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어뢰는 결코 요격 따위를 당한 게 아니었다.

그의 말 대로였다.

정말 말 그대로, 어뢰는 ‘사라졌다’.


척척척척-


수 천의 병사들이 발을 맞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명령이 떨어진다면 그대로 배를 내려 던전으로 침투할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었다.


-목표지점 상공에 미확인 물체 출현.


그곳에는 네 개의 점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 모습은.


-인간입니다.


“...각성자인가?”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미 전 세계에 각성자들을 태평양으로 들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해 놓은 상태였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곧 불길이 치솟는 전쟁터가 될 곳에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올 각성자는 없을 것이다.


그 넷의 고화질 사진이 전송되었다.

한 명은 동양의 남성이었고.

다른 셋은 각각 동물의 귀라던가, 뱀의 동공을 가졌다던가 특이한 모습을 한 소녀들이었다.


인간이 아니다.

적어도 아군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군이 확실한가?

그것도 아니었다.

놈들은 아직도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 측에서 동시에 무전이 날아왔다.


-적이다!

-적이다.태평양 던전의 보스들이다.


그들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특별한 정보가 있는 게 틀림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쓰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태평양 던전의 보스들’

그 한 단어면 충분했다.


그렇게, 전투가 시작되었다.


수 십의 전투기와 헬기가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의 함정에서 발진했다.


동시에 여성 두 명이 사라졌으며,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동양 남성만이 공중에 남아있었다.


투두두두두-


처음으로, 전투 헬기가 굉음을 내며 탄환 세례를 쏟아부었다.

그렇지만 역시 탄환은 통하지 않았다.

이후로는 전투기와 함정에서 미사일이 불꽃을 뿜으며 쏘아졌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판들이 공중을 배회하며 그 모든 것을 요격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각 함정들이 순서대로 하나둘씩 기능을 멈췄다.

기능 고장이 아니었다.

승무원들이 알 수 없는 힘에 쓰러진 탓이다.


또한 미사일을 발사했던 함정은 순식간에 고철 덩어리가 되어 모든 선원이 탈출해야만 했다.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강함이었다.

그러던 도중.

병사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태양이 두 개가 된 것만 같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향해 날리던 공격이, 지시도 없이 모두 멈춰버렸다.


“녀석들은 스킬의 한도가 없는 것인가!”


절규했다.

하늘에 생긴 거대한 불덩어리의 아래.

그곳에는 그것의 주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의 형상이 있었다.


동양의 남성이었다.

저 불덩어리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상상만 해도 오싹했다.


제 정신이 남아있던 승무원들은 그에게 미사일과 함포들을 전부 조준했다.

그리고 발사 직전.

무전이 내려왔다.


-전투 중지. 전투 중지. 그들은 적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알린다. 전투 중지. 그들은 적이 아니다.


그 무전 하나에.


“하지만 지금 쏘지 않으면 모두가 죽습니다!”


이와 같은 답이 폭주했다.

전시 상황에 상관의 명령에 토를 다는 것보다 멍청한 것은 없었으나, 이번 명령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될뿐더러, 지키기도 어려웠다.

지금 쏘지 않으면 소중한 전우들이 죽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격을 멈추면 저들도 공격을 멈출 것이다. 무책임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미 대통령의 지시다.


“도대체 그게 무슨...”


10초.

20초.

30초.


모든 공격이 멈춘 채, 시간이 하염없이 지나갔다.

그러자, 하늘을 뒤덮던 거대한 불덩이도 점차 크기를 줄여갔다.


그 정적 속에서 무전에서 한마디 말이 들려왔다.


-저들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군.


***


놈들의 함대가 던전에 도착하기 전, 나는 아주 간단한 조처를 했다.

바로 방송국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늘의 아침 날씨는 전국적으로,”


파밧-


아침 한국은 이제 막 아침이 되어 아침 생방송이 진행 중이었다.

나는 당장 아나운서의 앞으로 걸어갔다.


“야! 쟤 뭐야! 끌어내!”


각성자 경비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스킬을 사용하며 저벅저벅 다가왔지만.

공간 결계로 녀석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았다.


“히이익...! 사, 살려주...”


파밧-


나는 벌벌 떠는 아나운서를 카메라 뒤편으로 이동시켰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한 사람을 없애버린 듯한 느낌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중에 아나운서가 ‘저 살아있어요’ 한 마디만 해주면 상황은 반전될 테니까.

그리고 나는 준비해온 대사들을 읊었다.

알바 면접이라고 생각하니 입에서 대사가 막힘 없이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연합군 여러분.”


인사를 함과 동시에, 방송국에서 쏘아지는 전파를 붙잡아 놓는다.

최근에 익힌 스킬이 이렇게 활용되다니. 내심 뿌듯했다.


“우리는 인류를 위해 던전을 통해서 지구의 마나를 흡수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던전에 침입해 사망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태평양 던전으로 향하고 있는 군을 물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령, 이 소식이 늦게 전달되어 이미 전투가 시작되더라도 언제든지 공격을 멈추면, 저희 또한 공격을 멈추겠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지도자분들과는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끝으로 다시 태평양으로 돌아왔다.

내가 잡아둔 이 전파는 전 세계의 TV에 송출할 예정이다.

다만 지금은 아니다.

언제쯤이 좋을까.

그래.

함대들이 맨눈으로 보일 때가 가장 좋겠다.


그러면 한창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을 때 극적으로 전투가 중지되는 연출을 기대할 수 있겠지.


...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도 성공적이었다.

몇 개의 함정이 침몰하였고, 트로와 라운이 몇몇 인원을 기절시키긴 했지만.

사상자는 결코 없었다.

이 정도까지 절제한 우리의 진정성을 느껴주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 나는 유엔에 초대되었다.


내 생각처럼 유엔은 언제나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니었다.

분명 세계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었으나, 나라에서 특히 높으신 분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압박감 좀 있는 사장님들이라는 느낌이었다.

우선 내가 준비한 이야기들을 했다.


세계의 던전들은 지구의 마나를 흡수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이야기와, 각성자들이 더는 힘을 길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

그 이유는 말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못 박아 넣었다.


그러자 질문들이 빗발쳤다.


“마나 흡수... 라고 하셨습니까? 세계에 마나를 퍼뜨리고 있던 게 아니라요?”


맨 처음은 젊고 능력 있어 보이는 오스틴 피셔라는 청년이었다.


“굳이 제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아니면 달리 오해할만한 무언가라도 있었습니까?”


그러자 그가 스크린에 화면을 공유했다.


“이런 자료가 있었습니다만... 과연... 그런 거였나...”


화면에는 무언가의 분포표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태평양 중앙이 새빨간 것을 보아하니, 마나를 촬영한 듯했다.

아마도 마나를 흡수하는 걸 방출하고 있다고 착각했나 보다.

그때였다.

그의 메일 알람이 울렸다.


“아, 군 철수 이후 연구소에 부탁했던 사진이 도착했나 봅니다.”


메일에 첨부되어있던 사진과, 이전의 사진을 비교해보니 마나는 확실하게 태평양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오해해서 죄송했습니다.”


다음 질문이 내게 들어왔다.


“당신은 세계의 마나를 모아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겁니까?”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런 사실들을 알고 계시는 겁니까.”

“비밀입니다.”

“혹시, 세상이 이렇게 변해버린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솔직히 나도 잘은 모른다.

신들은 그저 ‘내기’라고 했을 뿐이니까.

뭐 말을 하지 않아도 ‘인류의 종말’을 주제로 내기하고 있다는 것쯤은 손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다.


인류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려 지구를 깨끗하게 정화하려는 목적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기는 한데...


“글쎄요. 신들의 놀음이라고 말해 두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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