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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원 님의 서재입니다.

네오마르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주현우
작품등록일 :
2014.12.26 18:19
최근연재일 :
2015.01.23 19:56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1,960
추천수 :
736
글자수 :
192,638

작성
14.12.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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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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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3쪽

네오마르스2-2

DUMMY

크크크크크~

3마리의 괴물이 무서운 속도로 다가온다.

아투라의 미노타우르스. 네임 앞에 따로 뭔가 붙은 만큼 기존 몬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긴 심호흡으로 총열을 안정시킨다.

그리고 조준. 조준간 중심부에 맨 앞에서 달려오는 놈, 목을 얹었다.

탕! 탕! 탕!

3연사. 녹색 피가 튀며 간발의 시간차로 세 마리 모두 자빠졌다.

방아쇠에서 손을 뗀 궁희성이 그대로 엄지를 치켜들었다.

“캬~ 죽인다! 우린 왜 저런 저격수가 없지?”

화면은 분명 궁희성의 플레이였다.

하지만 지금 목소리는 여성의 그것.

여기는 그의 오피스텔이 아니라 파란 커스텀의 회장실이다.

목소리는 커다란 벽걸이 화면의 회의실 탁자 반대편, 책상에 두 발을 꼬아 얹은 채 푹신한 소파에 반쯤 누운 여인이었다.

속이 빛으로 된 여인.

“우리는 싸울 줄 모르는 존재니까. 평화의 종족.”

그녀 옆에 서서 같이 지켜보던 다른 여인이 그녀의 말을 받았다.

장민수 사장이 왔을 때 입구를 지키던 바로 그 비서였다.

“게을러서 이렇게 된 건 아니고? 아그작 쩝쩝.”

빛으로 된 여인이 한손에 든 봉지 속에서 과자를 꺼내 문다. 분명한 조롱의 의미.

“영겁을 통한 진화. 그리고 안식. 우리는 저들보다 몇 백 만년은 더 진화한 존재다.”

듣는 이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부드러운 목소리.

옆에선 여인은 그녀의 조롱을 못 알아들은 듯하다.

“그런데 왜, 뉴트란……. 그 거지같은 종족에게 맨날 깨질까?”

“너무 오랜 안식으로 싸우는 법을 잊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몰래 숨어서 배우면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빠직!! 이제야 뒤에선 여인의 관자노리에 굵은 핏줄 하나가 솟아올랐다.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무언가를 꿰뚫듯 날카로운 음성이었다.

“너희 같은 가디언에게 해서 뭐해?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럼, 우리가 제대로 못 막았다고 책망하는 것인가?”

“알긴 아나보네. 왜? 찔려?”

“예상 밖의 침공이라 당황했을 뿐이다. 우린 반드시 재건될 것이다.”

“언제? 저들에게 우리 행성계 모두 따먹히고 난 후에?”

표독스럽다 느껴지는 비서의 표정이 따지는 앙칼진 목소리에 그대로 가라앉았다.

“말이 심하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다. 결코 그따위 하등종족에게…….”

말은 그래도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음성이었다.

“그따위 하등종족에게 에너지나 공급하고 있잖아!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수백이 그들에게 잡아먹히고 있는데. 이를 막아야 할 가디언의 수장은 싸우는 법이나 배운다며 차원너머에서 노닥거린다는 게 말이 돼?!”

여인의 핏발선 외침에 비서는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우린 최고 집정관님의 명령에 따를 뿐이다.”

“명령에 따른다. 명령에 따른다. 겁먹었다는 말을 그딴 식으로 표현하나? 나 같으면 자존심 상해서라도 나아가 싸우겠다.”

“바누그라……. 그 차분하고 명석하던 그대가 왜 이렇게 변했는가?”

바누그라라 불린 여인이 고개를 돌려 분노에 겨운 눈빛으로 비서를 노려봤다.

“막말로 뭐 당하고 기분 좋은 년 있어? 악에 받혀 저항이라도 해야 속이 풀릴까 말깐데, 당하고도 도망만 다니니 속이 뒤집어지는 거 아니야!”

“그래도 안정을 찾아야한다. 우리는 완전한……푸아!!”

비서의 얼굴로 과자봉지가 날아왔다.

“맨날 완전한 존재, 완전한 존재! 그 완전한 존재가 밥 먹여줘? 그 말 한마디에 저들이 물러 가냐고!”

“그래도…….”

“내 말뜻 몰라? 힘없으면 도와달라고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런데 이렇게 지켜보기만 하면 어쩌자고?”

“지구인은 우주 최고의 전투종족이다. 이들의 전투방식만 습득한다면…….”

“장난해? 맨날 안식만 찾던 우리가? 그걸 언제 배우게?”

“그럼 어쩌란 말이냐?”

“도와 달래야지. 지구에서 최고의 전사들을 찾아 어떤 방법을 쓰던 도와달래야 맞는 거 아냐?”

“또 그 말인가? 그 안건은 최고 장로회의에서 부결되었지 않은가?”

“그래서? 그냥 이대로 죽자고?”

바누그라의 눈에서 강한 의지가 비춰진다.

“네 입으로 말했잖아. 저런 능력은 평생가도 배울 수 없을 거라고. 그런데 멍청한 장로들은 그저 평화밖에 모르잖아.”

잠시 말을 끊은 바누그라가 비서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이 간절하게 애원하는 그것으로 점점 변해간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런 표정인가?”

“우리 지구인들에게 도움을 청하자. 최고의 전사들로 구성된 용병단을 만드는 거야. 저들은 돈이라는 물건만 주면……. 그것도 안 통하면 다른 방법도 있고 말이야.”

다시 말을 끊은 그녀가 심판받는 얼굴로 비서를 뜷어져라 바라봤다.

“그대는 지구에 너무 오래 머문 것이 아닌가? 그들의 습성이 많이 물든 거 같아.”

다시 표독스런 표정으로 변한 바누그라.

“그래서? 장로들에게 꼰지르려고? 최고의 가디언이 겨우 밀고나 하는 존재였어?”

지금껏 바누그라가 본심을 말하는 걸 두려워한 이유!

“저들의 무서움을 잘 알지 않는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편을 갈라 서로를 잔인하게 죽이는 존재. 전쟁이 없으면 스포츠라는 것으로라도 서로와 경쟁해야 직성이 풀리는 호전적인 존재.”

상상만으로도 비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호전적인 사상이 물든다면 우린 끝장이다.”

“뉴트란에 멸망당할 판국에 그런 소리가 나와?”

“그렇다고. ……저들을 우리 신성한 행성에…….”

“누가 우리 행성으로 데려가 재?”

“그럼 어떻게……?”

뜻밖의 말에 비서의 눈이 커졌다.

“나에게 방법이 다 있어. 그러니 판케이트 넌 내 말만 따르면 돼! 알았어? 장로들에게 꼰지를 생각 말고 지금부턴 내 말만 들으란 말이야!”

바누그라의 설득에 판케이트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투강! 투강!

실감나는 총소리가 들려오는 궁희성의 컴퓨터. 시뮬레이터에 앉아 경매를 진행 중인 송우진. 거실 소파에 자리 잡고 계산기를 두들기는 하연철.

그리고 싱크대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은소영.

“오빠들, 식사준비 다 됐어요.”

은소영의 부름에 답하는 사람은 없다.

그녀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먼저 거실의 하연철을 향했다.

“오빠, 식사하고 하세요. 제 때 안 먹으면 몸 상해요.”

“으, 어? 벌써 그렇게 됐나?”

귓가를 감도는 은은한 목소리에 하연철을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정신을 차린 것인지 잃은 것인지. 그의 눈은 계산할 때완 다르게 반쯤 풀려있었다.

그녀가 이번엔 시뮬레이터로 향한다.

“오빠~앙. 소영이 배고파요.”

그녀는 송우진의 헤드셋을 살며시 들었다.

그리고 콧바람을 잔뜩 넣은 목소리를 그의 귓속에 불어넣었다.

“아, 알았어. 먹자, 먹자.”

송우진도 속으로 항복을 외치며 식탁을 향했다.

그런데 식탁엔 반찬만 있을 뿐 밥은 없었다.

두 남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은소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궁희성의 등판을 가리켰다.

두 남자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궁희성을 향했다.

“희성아 밥 먹자.”

“먼저 먹어. 한참 열 올랐단 말이야.”

“그래도…….”

송우진이 고개를 돌려 은소영을 바라봤다. 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답을 대신했다.

“너 안 먹으면 우리도 못 먹어. 그러니…….”

이번엔 하연철이 설득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궁희성의 캐릭터는 한 번이라도 죽으면 그대로 끝장이다.

부활이 워 오브 아너에서 이루어질 것이 뻔하니 말이다.

“희성아 우리 너무 배고프다. 제발 밥 좀 먹고 하자.”

“알았어! 이것만 잡고 귀환할 테니까. 그만 재촉하라고.”

계속되는 소심한 설득에 궁희성도 넘어갔다.

그는 정리가 끝남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많이 드세요.”

나긋나긋한 목소리.

궁희성이 식탁에 앉자 은소영은 밥공기가 넘치도록 가득 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야야, 이거 다 못 먹어. 반만 덜어.”

“아침도 라면으로 때웠으면서……. 그러지 말고 이것만 이라도 다 먹어요.”

궁희성이 든 밥공기를 그녀가 억지로 다시 내려놓았다.

그는 산처럼 부풀어 오른 밥을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우진 오빠 꺼.”

은소영의 다음 밥은 간신히 밥공기 끝에 닿아있었다.

그것을 본 송우진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자, 내꺼 더 먹어. 나 다 못 먹어.”

궁희성이 자신의 밥공기에서 밥을 덜어 송우진의 공기위에 얹었다.

그 순간 은소영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한다.

“뭐……. 뭐야? 내가 정성껏 푼 밥을……?”

은소영의 눈방울에 순식간에 이슬이 맺혔다.

“뭐야 맨날! 오빤 내 마음 몰라! 으앙~”

쾅!!

울음을 터트린 은소영은 그대로 튀어나갔다.

두 사람은 밖으로 향하는 그녀를 보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변했다.

“야야, 왜 울리고 그래?”

“내가 뭐? 지가 흥분해 저러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은현철의 질책에 궁희성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누가 와서 밥하라했어? 시키지도 않는데 지가 매일 와서 해놓고 왜 화를 내는 거야?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네?”

궁희성의 툴툴거림에 두 남자는 안타까운 눈으로 밥상만 바라봤다.

“젠장, 사람다운 밥은 이걸로 끝이네. 당장 저녁부터 뭘로 때우지?”

“라면! 우리가 언제 다른 거 있었어?”

애처로운 하연철의 음성에 궁희성은 짜증을 가득 담아 외쳤다.


***


“쯥 …쯥. 며칠 동안은 포식을 했는데 그놈에 성질머리 때문에…….”

송우진은 식사를 마치고 이를 쑤시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하연철은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들을 다시 보며 긴 탄식을 내뱉었다.

“휴~ 그러게. 잘 다독거렸으면 오랫동안…….”

“이제 그만! 다 지난 일이야. 어차피 벌어질 일, 차라리 빨리 정리한 걸 다행으로 생각해.”

궁희성은 잔뜩 꼬인 표정을 지었다.

“말을 안 해서 그러지. 내가 그동안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알아? 모든 호의엔 다 흑심이 있어. 분명 소영이는 한 몫 떼어주기를 바라며 이런 호의를 베푸는 거라고!”

“정말……? 설마?”

“아닐 거……. 같은 데…….”

궁희성의 확신에 두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아니야! 내가 한두 번 당해봐? 저러다가 우리가 잔뜩 벌어들이면 넌지시 자신의 몫은 요구할 심보가 분명하다니까!”

아무리 봐도 둘이 보기에 아닌 거 같은데 숙맥인 두 사람은 달리 표현할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휴~ 말을 말자. 그건 나중에 따로 얘기해보기로 하고. 어째 입금액에 갈수록 줄어든다?”

“아이템 값이 폭락중이야. 아무래도 그동안 우리가 너무 많이 푼 것 같아.”

말을 바꾼 하연철의 질문에 송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어쩌지? 우리 계획을 늦춰야하나?”

“그건 좀 그런데. 사업에도 유행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어. 늦추면 늦추는 만큼 메리트는 줄고 위험은 증가하는 거라고.”

“그럼 어째? 서버 구축비는 최소 50억 이상 들어. 거기에 각종 부대비용까지 하면……. 지금 가진 돈이 얼만데?”

“43억 조금 넘어.”

궁희성의 질문에 답하는 하연철은 갈수록 난감한 얼굴이었다.

“젠장, 사업 규모를 줄여야하나?”

세 사람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


띵동~

“소영이냐?”

초인종 소리에 송우진이 반사적으로 인터콤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화면에는 검은 정장의 세 남자가 서있었다.

“파란 커스텀에서 나왔습니다.”

“파란 커스텀?!”

셋의 합창. 궁희성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벌써? 젠장,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어쩌지?”

“가슴 펴. 우린 잘못한 거 없어.”

둘의 걱정에 궁희성이 당당한 눈빛으로 답했다.

“알았어, 그럼 문 연다.”

현관문을 열자 중년의 살집 좋은 남자를 선두로 세 사람이 들어왔다.

그들은 문을 연 송우진의 안내로 거실에 들어왔다.

“저는 파란 커스텀의 대표이사 장민수라고 합니다.”

맨 앞에 들어온 남자가 내민 명함에 세 남자의 눈이 부풀어 올랐다.

그러고 보니 진짜로 매스컴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여기는 우리 회사 고문변호사이신 오석환 변호사님이시고 여기는 파란 커스텀의 프로그램 총 책임자 하경섭 팀장입니다.”

따라 들어온 두 사람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다. 세 사람은 거물들의 등장에 바짝 졸아있었다.

“일단 앉으시지요. 앉아서 얘기 나누도록 합시다.”

장민수 사장은 마치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여유가 있었다.

“저희가 온 이유를 대충 짐작하실 거라 믿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버그를 이용해 거액을 버셨더군요. 이거 불법인 거 아시지요?”

잠시 뜸을 드린 장민수의 첫마디에 세 남자 가슴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상대는 자신들은 제대로 바라볼 수조차 없는 거물중의 거물.

궁희성은 입술을 깨물며 장민수의 눈과 억지로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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