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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만사10004 님의 서재입니다.

결국 나는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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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10004
작품등록일 :
2022.11.21 12:12
최근연재일 :
2023.06.05 00:45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7,166
추천수 :
48
글자수 :
270,578

작성
23.01.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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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5)

DUMMY

순수하게 주먹에 맞아서 아픈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능력이 약했던 10대 시절 아저씨에게 두들겨 맞은 것 이후로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런 건가. 잠깐 정신을 놓아버렸다.


“당신 방금, 내 이름을 말한 겁니까?”


제이크가 놀란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망할, 제이크의 이름을 말해버렸다.

명백한 나의 실수.

그 이름을 진짜 유경호라면 알 수 있을 리가 없는데.

‘나는 유경호가 아니다’라고 광고한 꼴이었다.


“제, 제이크? 경호 씨? 무슨 일이지..?”


다행이라면 지금 간병인은 이성이 마비됐다.

하지만 저 광기의 물결이 끊기면 순간 이성은 조금씩 돌아온다.

그렇다면 나의 존재를 의심할 테지.


그래서는 광기를 이용할 수 없다.

지금 그녀는 복수와 선동만을 바라보아야 한다.

저 광기만큼 단시간에 사람들을 선동할 방법은 없다.


성창이 없는 지금 홀에서 ‘멸망’이 나타나면 우린 끝장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단 말이다.


빠드득.

이를 갈며 두 눈을 제이크에게 향했다.

역시나 나의 탐지에 걸리지 않는 비각성자의 기척이었다.


내 감각을 속이는 능력인 건가?

아니, 그걸 제쳐두고 나에게 유효타격을 준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

인간 중에서 나보다 강한 존재는 있을 수 없을 텐데.


설마 ‘멸망’이 위대한 신의 이름 수준의 격을 부여한 건가?

아냐, 그게 가능했다면 장의사에게 나는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디서 저런 격을...


그때 제이크의 품속에 일기가 보인 건 우연이었다.

저게 왜 저기에 있는 거지.


“너, 그 일기...”

“지하에 있었습니다. 황혼이라고 불리더군요.”


지하라고?

설마 지하는 공간 이동이 되지 않은 건가?


망할. 어째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세바란스 병원은 공간 이동으로 날아갔지만 황혼은 그대로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방금 황혼이라고 한 건가.

즉, 저 일기를 전부 읽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나이팅게일과 조신우. 그리고 유경호에 대해서도 아주 자세히 적혀있었습니다.”


역시나. 제이크는 알고 있다. 저 일기는 간병인이 알고 있는 대부분의 각성자 지식이 들어갔으니까.

그리고 그 의미는 내가 유경호가 아님을 눈치챘다는 거다.

저 일기만으로도 유경호의 성격쯤은 파악될 만큼 특이한 녀석이니까.


“그리고 당신은 경호가 아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제이크는 내가 경호가 아님을 유추했다.

하지만 그 말을 잇게 둘 수는 없다.

간병인의 이성이 돌아와선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된다.


힐링의 광기 없이 사람들을 선동하고 성장하게 할 방법은 없다.

있더라도 힐링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까.

최소한 멸망의 신이 나타나 세상을 박살 낼 시간이 생길 것이다.


나는 질 수 없다.

패배 요인으로 작용할 모든 것을 배제한다.

그것이 호의로 우리를 도와준 제이크라 할지라도.


“거기까지. 입닥쳐, 제이크.”


제이크의 입을 막기 위해 고속 이동을 사용했다.

실제로는 이동이 아니라 공간을 파괴하여 접어 달리는 축지법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반응할 수 없다.


나의 파괴는 빛보다 빠르다.


온몸에 파괴를 두르고 제이크를 두들겨 팬다.

얼굴, 명치, 하복부, 무릎 다시 한 번 명치.

단 한 손으로 5번의 공격을 성공시키기 까지 단 1초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것도 파괴를 이용한 공간 이동을 이용한 것이다.

아포칼립스 본인보다도 능력의 활용이 뛰어났다.

전부 신우가 가진 천부적인 이능력 활용 재능 덕분이었다.


켈륵.

제이크가 각혈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데미지를 입은 듯한 모습이지만, 제이크 저놈.


‘파괴되지 않았다.’


방금 공격 한 방, 한 방이 데스에게조차 치명상을 입힌 위력이었다.

즉, 제이크를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공격이었다.


그런데 파괴당하지 않았다.

지금 데스와 아포칼립스를 뛰어넘는 규격 외의 격이 제이크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보다 제이크를 공격하는 것이 먼저였다.


다시 한 번 공간을 파괴하여 주먹을 날렸다.

역시나 반응할 수 없는 펀치가 제이크에게 쇄도했다.


“이제, 보입니다.”

“뭐?”


제이크는 그 주먹에 반응했다. 제이크가 신우의 공격을 손으로 막아냈다.

이번에도 신우의 주먹을 막은 손도 상처가 있을지언정 파괴되지 않았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순간이동에 가까운 주먹을 어떻게 반응하고 막아냈다는 것인가.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이크가 손가락을 펴서 신우에게 향했다.

엄지는 접고 나머지는 붙인 모양.


굉장히 익숙한 그것이었다.


“조금 이 능력을 알 거 같습니다. 이 악무십시오.”

“설마.”


제이크가 주먹을 쥔다.


섬뜩.

온몸에 털이 곤두선다. 피부로 느껴지는 경보가 신경을 타고 뇌를 자극한다.

이미 몇 번이나 보았던 그 능력.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은 움직였다.


신우는 본능에서 흘러나온 감각에 따라 공간을 파괴하여 건물 20층 높이까지 이동했다.

갑작스레 너무 많은 양의 공간을 파괴했기에 무리가 갈 정도였다.

하지만 지상에 모습을 보자 무리하면서 피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과거로 돌아갔다.’


간병인과 광기에 물들었던 사람들. 그들 모두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닌 과거로 돌아갔다.

그들의 기척이 멀리서 느껴진다. 대략 한 시간 전에 지나간 길이었다.


허파에서 힘없이 공기가 빠져나온다.

그 사실에 허탈한 웃음이 삐져나온 것이었다.


“한 시간, 이라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각성자로 불린 아이작이 돌릴 수 있던 최대 한도는 겨우 2분. 무리를 하더라도 4분이 최대다.


그런데 한 시간이라고?

심지어 제이크는 방금 그 능력을 처음 썼다고 했다.

이능력 자체를 처음 써보는, 무능력자였던 제이크가 한 시간을 돌려버렸다는 건가.


압도적. 감히 압도되고 말았다.

너무나 허무했고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때 아포칼립스와 데스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러면, 타임도 여기 있겠네.’


타임. 아이작이 가진 복구 능력의 원주인.

아포칼립스가 말하기로 자신을 제외한 위대한 신의 이름 중 도망치는 데 성공한 유일한 존재.


데스는 타임의 존재만으로도 온몸을 떨며 소멸을 두려워했다.

이제야 그것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제이크가 보인 타임의 편린만으로도 패배를 직감했으니.


그런데 타임조차 멸망의 신에게 패배한 건가.

그렇다면 대체 멸망의 신은 얼마나 강력한 건가.

그런 생각을 하자 절망이 온몸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아, 포기하고 싶어졌다.

저런 괴물을 어떻게....


빠득.

이를 갈았다. 잇몸에서 피가 나도록, 어금니가 금이 가도록.


잠깐 정신을 놓고 말았다.

고통에 눈이 맑아졌다.

덕분에 한심한 생각을 떨칠 수 있었다.


타임이 어떻고 괴물이 어떻고, 전부 생각할 필요 없다.


‘저 괴물의 격을 흡수하면, 나도 괴물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내 예상보다도 훨씬 강력한 격을 지닌 타임에게.


녀석이 가진 격이 거대할수록 내가 흡수할 격이 많아질 테니.


지금은 그저 제이크를 죽이고 그릇을 잃은 격을 빼앗는다.

그 생각만이 나를 지배하면 될 뿐이다.


다시 한 번 공간을 파괴하여 제이크에게 날아들었다.

아파트 하나 정도의 공간을 파괴했기에 다시 한 번 몸에 무리가 갔다.

그러나 무리를 해서라도 다가갈 필요가 있었다.

이것보다도 느린 움직임은 아주 간단히 반응할 테니.

그렇다고 해서 신우의 움직임이 읽히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제이크는 신우의 고속 이동에 반응했다.

방금과 같이 손을 펴서 신우를 향했다.

신우는 다시 한 번 하늘로 달아날 준비를 했다.


“...”


그러나 신우는 도망가지 않았다. 제이크 앞에 도착하자 그저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그건 신우에게 복구를 버틸 압도적인 양의 격이 있던 것도, 도주 이외에 좋은 방법이 떠오른 것도 아니었다.


제이크는 주먹을 쥐지 않았다.

아니, 주먹을 쥐지 못했다.


“아, 아... 아.”


제이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는 바람빠지는 소리를 낼 뿐이었다.

그리고 제이크의 발끝부터 서서히 가루가되어 날리기 시작했다.


신우의 공격이 뒤늦게 발현된 것이 아니었다. 그저 타임의 광활한 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방금 능력을 사용해 한 시간을 돌려버리며 제이크의 뇌는 과부화를 넘어 녹아버렸다.

그리고 제이크 발렌가라는 이름의 그릇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 팅.. 게일...”


무시무시한 정신력이었다.

뇌가 녹아버렸지만 나이팅게일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그것이 제이크가 남긴 유언이었다.


툭.

제이크라는 그릇이 무너진 그 자리에는 일기 한 권이 바닥에 떨어지며 소리를 만들어낸다.


‘해피 다이어리’.

그런 이름을 가진 우스꽝스러운 표지의 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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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pisode 15. 최후의 유린(1) 23.06.05 16 0 10쪽
60 Episode 14. '멸망' 23.05.19 15 0 7쪽
59 Episode 13. '구원' 23.03.27 25 0 14쪽
58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5) 23.03.22 23 0 14쪽
57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4) 23.02.24 30 0 10쪽
56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3) 23.02.23 31 0 10쪽
55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2) 23.02.19 37 0 11쪽
54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1) 23.02.17 42 0 9쪽
53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4) 23.02.15 38 0 12쪽
52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3) 23.02.04 62 0 12쪽
51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2) 23.02.01 46 0 11쪽
50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1) 23.01.26 61 0 11쪽
»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5) 23.01.22 55 0 9쪽
48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4) 23.01.19 42 0 10쪽
47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3) 23.01.17 54 0 10쪽
46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2) 23.01.15 51 0 10쪽
45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1) 23.01.10 48 0 11쪽
44 Episode 9. 아포칼립스(3) 23.01.08 46 0 6쪽
43 Episode 9. 아포칼립스(2) 23.01.07 49 0 6쪽
42 Episode 9. 아포칼립스(1) 23.01.05 57 0 5쪽
41 Episode 8. 두 번째 재앙(5) 23.01.03 58 0 7쪽
40 Episode 8. 두 번째 재앙(4) 23.01.01 55 0 6쪽
39 Episode 8. 두 번째 재앙(3) 22.12.30 52 0 6쪽
38 Episode 8. 두 번째 재앙(2) 22.12.29 50 0 6쪽
37 Episode 8. 두 번째 재앙(1) 22.12.28 55 0 7쪽
36 Episode 7. 아이작(3) 22.12.26 59 0 7쪽
35 Episode 7. 아이작(2) 22.12.26 55 0 7쪽
34 Episode 7. 아이작(1) 22.12.24 58 0 7쪽
33 Episode 6. 불법체류(3) 22.12.23 51 0 8쪽
32 Episode 6. 불법체류(2) 22.12.22 5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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