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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만사10004 님의 서재입니다.

결국 나는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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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10004
작품등록일 :
2022.11.21 12:12
최근연재일 :
2023.06.05 00:45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7,165
추천수 :
48
글자수 :
270,578

작성
23.01.0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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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Episode 8. 두 번째 재앙(5)

DUMMY

레베데프 이반.

그는 이능력의 존재를 밝히고 곧바로 시베리아행 열차를 탔다.


시베리아와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부대가 있었기에 금방 도착했다.


“뭐야 시발..”


이반이 당황했다.

아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반의 푸른색 눈동자에 비친 시베리아 본부는 개판이었다.


-유린하라.


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돋는 초거대 구멍.

그리고 구멍에서 들리는 소름 돋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웅성웅성.


군복을 입은 사람, 입지 않은 사람 전부 포함한 이능력 무리가 시끄럽게 떠든다.


그래도 하늘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가리지는 못했다.


그 목소리와 거대한 홀, 결정적으로 이종들의 침공에 도망치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이반 또한 잠깐 고민했다.


...나도 도망칠까.


-모든 병력에게 알린다! 당장 벙커로 모여!


시베리아 본부에서 들린 방송이었다.

기다란 줄을 관리하던 군인들이 허겁지겁 달려 나간다.


그때, 본부로 돌아가는 군인 중 한 명이 이반을 붙잡았다.


“야, 너 뭐해! 빨리 따라와!”

“잘못 들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군복을 입은 이반은 착각 당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시베리아 본부의 군복과 이반의 군복은 거의 비슷했다.


“시발, 귀먹었냐! 뛰어!”

“네.. 네, 알겠습니다!”


그 군인은 이반이 한 번 더 잘못 들었습니다? 라고 했으면 죽일 기세였다.


결국 반사적으로 수락해버리고 말았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반은 군인 무리에 섞여 본부에 들어갔다.


뭐지.

지금 내가 뭘 하는 거지?


가장 먼저 어리둥절했다.

아직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발. 좆된 건가?


이내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이종들의 침공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아직 능력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도 없는데. 어떡하지?


이반은 불안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반의 의중 따위 우주에 떠다니는 수소 원자만큼의 가치도 매기지 않았다.


결국 이반을 포함한 군인 무리는 벙커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모두가 한 남자를 보았다.


검은 머리에 동양의 얼굴.

시베리아 본부의 실질적인 지휘관, 장의사였다.


“잘 모여줬다. 제군들.”


유창한 러시아어.

검은 눈을 가진 그 얼굴과 매칭이 되지 않았다.


“보시다시피 이종이 침략했다. 다른 모든 일을 중지하고 전투에 돌입한다.”


군인들은 올 것이 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들 모두 이능력 훈련을 받았다.

거기다 이종과의 전투는 파견을 나가며 실전경험도 두루 가지고 있었다.


단 한 명. 이반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시발.’


이반이 속으로 3번은 자기 신세를 한탄했다.


그때 군인 한 명이 질문했다.


“침입자는 어떻게 합니까!”

“좋은 질문이다.”


침입자?

이건 무슨 소리지.


괴물들 말고 대체 누가 여길 침임한다는 거지.


“그들은 일시 동맹. 같이 싸운다. 이종이 말도 안 되게 강력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이종을 쓰러트린 후에는 침입자는 어떻게 합니까!”

“그거야 당연히...”


섬뜩!


온몸에 털이 곤두섰다.

이반은 보고 말았다.


얇은 초승달로 바뀐 눈꼬리와 귀까지 닿을 듯한 입꼬리를.


그리고 듣고 말았다.


딱딱.


손가락을 튕기며 만들어 내는 마찰음.


흐하흐흐..


소름 돋는 웃음소리.


인간으로서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존재, 광인.


미쳐버린 인간임을 감지했다.


꿀꺽.


이반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장의사에게 압도되어버린 것이다.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 아니, 불로 지져 죽인다. 아냐아냐.. 그것도 모자랄지도. 다시 살려내고, 다시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미친놈... 위험한 녀석이다.


식은땀을 흘리는 이반과 달리 다른 군인은 무덤덤했다.

이상함을 느끼고 얼른 눈을 굴려 주변을 살폈다.


“...”


질문한 군인도, 다른 군인도 그저 바라만 보았다.

그들 모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나도 이 녀석들처럼 되어버리는 건가.

가능한 빨리 도망가자.


레베데프 이반.

이능력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고작 6시간 만에 포기할 것을 맹세했다.


“그건 그렇고 제군. 그대로 가면 전부 뒤진다. 그러니 작전을 설명하겠다.”


잠깐 정신을 놓았던 장의사가 무표정으로 돌아와 브리핑을 시작했다.


광인과 무표정 사이에 갭이 심하게 느껴졌다.


“작전이 무엇입니까!”

“하하, 그건 말이지.”


씨익.

다시 광인의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하나를 펼쳐 하늘을 향한다.


“어? 커헉.. 큭.. 사, 살려..”


질문한 군인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즉사였다.


“일단 뒤져. 그럼 살아.”


망할, 튄다.


상황파악이 끝난 이반이 뒤돌아 도망쳤다.

이반을 시작으로 다른 군인도 도망을 쳤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들 모두 심장마비.

가슴을 부여잡은 채 죽고 말았다.


이반도 심장이 멈췄음을 느꼈다.


끔찍한 고통이 뇌리를 감싸 안았다.


젠장, 죽는...


“다시 살아나라.”

“엉?”


그리고 귀신같이 살아났다.

이반만이 아닌 즉사한 다른 군인 모두가.


“자, 이제 제군의 목숨은 내 거다. 알아먹었으면 가서 싸우다가 뒤져.”

“알겠습니다!”


군인 모두가 꼭두각시처럼 장의사에 말에 순종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모두가 장의사에 뜻대로 조종당한다.


그리고 검은 파도를 향해 달려 나갔다.


‘쟤들 왜 저래.’


그는 장의사에게 지배받지 않는 유일한 군인이었다.

잘 모르겠지만 눈치껏 따라갔다.


군인들이 향한 곳은 와, 더럽게 넓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벙커였다.

검은 파도가 벙커를 가득 채워 콘크리트를 부식시켰다.


하지만 이반을 포함한 군인들에겐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들의 생명은 장의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당하여 움직이는 군인들은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했다.


그렇게 대략 100m.

이반은 마주하고 말았다.


“미친, 저게 뭐야.”


죽음이라는 개념의 형상화.

‘죽음’을 보았다.


“으아아악! 리더!”


그 죽음을 홀로 막아내는 투명한 막 속 여인이 있었다.


새벽에 보았던 그 여자였다.


부식되어가는 베리어는 겉으로 보기에도 위태로웠다.


“가자! 이놈들아!”

“악!”


군인들이 저항 없이 ‘죽음’에게 달려들었다.


각자 자신의 이능력을 펼치고 이종에 대항한다.


그리고 죽음에 닿은 군인들이 가루가 되어 날렸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저 검은 가루가 되었다.


죽지 않는 그들이지만, '죽음'과의 접촉은 다른 이야기였다.


닿는 순간 죽음을 부여 당한다.

설령 한 번 목숨을 잃은 좀비라 할 지라도.


군인은 그걸 보고도 달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어..”


장의사에게 조종당하지 않는 이반만이 자리에 서서 고민했다.


도망칠까.

어차피 나는 조종도 당하지 않는 모양인데.


하지만...


'예쁘죠?'


'이 지옥에서 잘 살아봐요.'


남자가 만들어 낸 광경이 뇌리를 스쳤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경지와 이능력이란 아름다움에 이반의 뇌는 이미 지배당해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 도망가버리면 평생 능력을 썩힐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에라이 씨 몰라.


“악!”


오웅!


하얀 빛이 이반의 몸에 깃들었다.


이반도 '죽음'에게 달려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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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isode 13. '구원' 23.03.27 2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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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4) 23.02.24 30 0 10쪽
56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3) 23.02.23 31 0 10쪽
55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2) 23.02.19 37 0 11쪽
54 Episode 12. 모든 건 억지였다(1) 23.02.17 42 0 9쪽
53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4) 23.02.15 38 0 12쪽
52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3) 23.02.04 62 0 12쪽
51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2) 23.02.01 46 0 11쪽
50 Episode 11. 타락한 성창과 광기의 힐링(1) 23.01.26 61 0 11쪽
49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5) 23.01.22 54 0 9쪽
48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4) 23.01.19 42 0 10쪽
47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3) 23.01.17 54 0 10쪽
46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2) 23.01.15 51 0 10쪽
45 Episode 10. 해피 다이어리(1) 23.01.10 48 0 11쪽
44 Episode 9. 아포칼립스(3) 23.01.08 46 0 6쪽
43 Episode 9. 아포칼립스(2) 23.01.07 49 0 6쪽
42 Episode 9. 아포칼립스(1) 23.01.05 57 0 5쪽
» Episode 8. 두 번째 재앙(5) 23.01.03 58 0 7쪽
40 Episode 8. 두 번째 재앙(4) 23.01.01 55 0 6쪽
39 Episode 8. 두 번째 재앙(3) 22.12.30 52 0 6쪽
38 Episode 8. 두 번째 재앙(2) 22.12.29 50 0 6쪽
37 Episode 8. 두 번째 재앙(1) 22.12.28 55 0 7쪽
36 Episode 7. 아이작(3) 22.12.26 59 0 7쪽
35 Episode 7. 아이작(2) 22.12.26 55 0 7쪽
34 Episode 7. 아이작(1) 22.12.24 58 0 7쪽
33 Episode 6. 불법체류(3) 22.12.23 51 0 8쪽
32 Episode 6. 불법체류(2) 22.12.22 5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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