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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님의 서재입니다.

기껏 귀농했더니 국보급 관광지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인절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03 14:44
최근연재일 :
2024.01.10 01:04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342,524
추천수 :
7,507
글자수 :
365,815

작성
23.12.08 19:10
조회
8,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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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잘못 올린 사진의 나비효과

DUMMY

‘그동안 이것저것 안 사놔서 다행이야.’


마침내 이사 가는 날이 찾아왔고, 그간 머물던 2층집을 정리하고 나니 가져갈 짐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딱 서울에서 처음 내려왔을 때만큼의 짐.

기존의 캐리어와 백팩. 여기에 사향고양이 한 마리와 백구 한 마리가 추가됐을 뿐이다.


-오늘은 이사하는 날이다냥? 이 곱하기 사는 팔이로소이다.


-왈! 왈!


똥싸개가 이사로 아재개그를 하자 백설기가 재미없다며 일갈했다.

잘했다, 백설기.


‘가만.’


백설기는 상관없는데 사향고양이는 대놓고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야 똥싸개. 넌 이따 또 잠깐 들어가 있어야겠다.”


-또냥?!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로소이다!!


“알았어. 새집은 집 전체가 내 거니까 마음껏 뛰어놀아도 돼.”


그러자 똥싸개가 감탄했다.


-이야! 인간 돈 많이 벌었소이까? 어떻게 집을 통째로 구했다냥?


“어, 그게···. 집을 산 건 아니고 빌린 거야. 월세.”


-거 참 잘했소로이다. 요즘엔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냥. 뉴스 보니깐 전세사기 때문에 아주 개난리났소로이다!


고양이가 참 사람 세상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지금 판매부수 추이 정도면 시골집 정도는 아예 사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

언제부턴가 서울 아파트에 묶여있는 전세금 없이도 내 통장은 나날이 두둑해져갔다.


-왈! 왈왈!


-뭐? 개난리라는 표현 쓰지 말라고?


-왈!


-오호라 알았다냥. 본인이 개라서 개난리란 표현이 불편한거였냥?


-왈왈!


-잘 알았소로이다. 그렇담 앞으로···. 맨날 쓸거다냥! 개난리개폭소개진상개자식···.


-크르르! 왈왈왈왈!!!


또다시 똥싸개와 백설기가 맞붙었다.

···무슨 이사 가는 날까지 집에서 이종격투기를 하고 있다.


‘어우, 정신없어.’


짐을 다 정리한 나는 마지막으로 집을 한번 둘러보았다.

조금 헤졌지만 정감 가는 접이식 침대 매트리스, 단출하지만 내 첫 소설을 완성시켜 준 책상.

그리고 생애 첫 작물인 상추를 심게 해준 미니 야외 텃밭.


‘저건 선물로 놔두고 가야지.’


만개한 꽃처럼 텃밭을 가득 메운 상추들.

순례 아주머니와 평정심이 배 터지도록 먹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었다.

게다가 맛뿐 아니라 숙면에도 일품인 특제 영약 상추.


‘덕분에 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


고작 한 달 머물렀지만 체감은 그 이상이었다.

순례 아주머니가 아니었다면 시골에 정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봤던 무시무시한 시골 텃세를 당했더라면 나는 곧장 서울로 돌아갔을 테니까.


‘맞다. 점심 식사 초대해주셨지.’


손이 큰 순례 아주머니는 이번엔 또 얼마나 많은 음식을 준비했을까.


입맛을 다시며 1층으로 내려가려던 그 순간.


-지이잉!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는 아니었다.

요즘 내가 푹 빠진 SNS에 댓글이 달렸다는 알람이었다.


‘점점 댓글이 자주 달리네.’


제인 작가와 농부아재 중에서 후자 쪽이었다.

아직 제인의 계정으로는 아무 게시물도 안 올렸으니까.


[어머나? 이게 벌써 열렸어요?]


트로트 가수 유자가 또 댓글을 달아주었다.

인증마크까지 달린 팔로워 수십만 명인 연예인이 내 계정에는 꽤 자주 놀러온다.


[유자가 너무 예뻐용~ 근데 여기 비닐하우스 맞나요~? 실내가 엄청 넓당~]


유시진의 에어하우스에서 찍은 유자 열매 사진에 달린 댓글이었다.

당시에 하루 만에 맺힌 유자가 나 또한 너무 신기해서 사진촬영 후 곧바로 업로드 했었다.


‘와, 댓글이 장난 아니네.’


유자의 댓글에 다른 사람들이 줄줄이 또 댓글을 달았다.

누군가는 비닐하우스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그거 아니고 최첨단 비닐하우스라고도 했다.

그중에는 농사꾼도 있었는지 ‘에어하우스’라고 정답을 맞힌 자도 있었다.


‘근데 왜 내 계정에서 싸우는 거야···.’


뭔가 날이 갈수록 내 ‘농부아재’ 계정이 복작복작해지는 기분이다.

이게 다 트로트 가수 유자 때문이다.

그녀가 내 농부아재 계정을 팔로우한 이후로···.


하루에만 팔로워가 무려 50명씩 늘어나고 있었으니까.


‘이거, 게시물도 이제 신경 써서 올려야겠는데···?’


* * *


“잘 먹겠습니다!”


역시 순례 아주머니는 손이 크다.

이사 겸 소설 출간 파티랍시고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차려주셨다.


‘독감은 싹 다 나으셨나보네. 역시 슈퍼 유자.’


오히려 이전보다 기운이 펄펄 나시는 순례 아주머니였다.


나는 부러질 것 같은 상다리의 식탁을 스캔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밑반찬 또한 먹음직스러웠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음식은 매콤한 닭볶음탕이었다.


‘대체 못하는 음식이 있으실까?’


큰 냄비에 두둑하게 담긴 닭볶음탕에는 당면과 감자, 양파, 대파 등 갖은 재료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음식의 맨 위에는 화룡점정으로 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아참.

그리고 오늘은 평탄 실장과 차유정이 없는 대신 유시진이 자리를 채워줬다.


“와, 어머님! 이거 닭도리탕 쥑이는데요? 꼬꼬닭이 내 혀에 펀치라인을 날리네.”


유시진은 큼지막한 닭다리를 앞접시에 가져간 뒤 맛을 보고는 크게 감탄했다.

그러자 앙숙 관계인 평정심이 한 마디 날렸다.


“닭도리탕이 아니라 닭볶음탕이거든? 그리고 너 다리 하나 먹었지? 이제 다리 끝이야.”

“와 치사하다 치사해! 야 그리고 닭도리탕도 맞는 말이거든? You so 무식! 편협!”


역시 식사자리에서도 투닥거리는 유시진과 평정심이었다.

마치 똥싸개와 백설기를 보는 것도 같았다.


‘나도 한입 먹어볼까.’


냄비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순간.

순례 아주머니는 국자로 커다란 닭다리 부위를 내 접시에 담아주었다.

국물도 자박하게 떠서 아주 먹음직스러운 또 하나의 앞접시가 탄생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덕분에 일이 다 잘 됐어요.”

“가끔씩 여 놀러와! 큰 애는 서울에 있지, 애 아빠는 병원에 있지. 나이 먹을수록 말동무할 사람도 없다니깐?”


순례 아주머니는 진심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

남편분이 병원에 계신 줄은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휴. 유자차 먹고 내가 쌩쌩해진 것처럼, 그이도 말끔히 나으면 얼마나 좋을까.”


남편을 떠올리자 한숨만 나오는 듯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더니 본인이 주책이라는 듯 호들갑을 떨었다.


“아구! 내 정신 좀 봐. 밥상머리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어! 얼른 먹어, 얼른!”


남편분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아주머니의 성화를 보니 일단 얼른 한 입 먹어야만 할 것 같았다.

나는 정감 있게 떠주신 닭다리 하나를 젓가락으로 한 입 베어 먹었다.


그런데···.


‘와, 뭐지 이거?’


살은 미친 듯이 부드러웠고 그 안에 양념은 적절하게 스며들었다.

보통 이렇게 큰 닭은 육질이 이렇게 부드럽기가 쉽지 않은데, 순례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는 정말이지 충주에서 최고인 것 같았다.


“와, 아주머니. 너무 맛있는데요?”

“저도요! 저 여기 맨날 올래요.”


유시진이 너스레를 떨자 순례 아주머니가 호호 웃었다.

평정심은 혼자 묵묵히 상추에다가 밥, 닭고기, 양파를 올려 쌈을 만들어먹었다.


‘또 상추라니.’


아무래도 내가 준 상추에 중독된 것 같은 그녀였다.


잠시 후, 모두가 식사를 다 마칠 때쯤.

나는 조심스레 순례 아주머니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저, 아주머니.”

“응? 밥 더 줄까?”

“아뇨, 너무 잘 먹어서 배불러요.”


갑자기 기습 밥 공격을 하시는 아주머니였다.


나는 질문을 이어서 말했다.


“저, 아까 병원에 계시다는 건···.”

“응? 아, 애 아빠? 아휴.”


순례 아주머니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폐암 때문에. 항암 치료받느라 병원에 좀 있어요.”


무덤덤한 얼굴의 아주머니였다.

겉으론 밝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맘고생을 했을지 뻔히 보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큰 병도 치료할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사향고양이의 영약으로 치료한 건 허리디스크나 독감 정도.

그러나 암 같은 중증 난치병도 고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만약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영약은 매우 복잡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만 같았다.


스위트 루왁커피가 추르와 커피열매 이렇게 단 두 가지의 조합이라면···.

암을 치료하기 위해선 적어도 수십 가지의 재료가 필요할 터.

게다가 그 재료가 무엇인지는 내 스스로 하나하나 알아가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족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허준의 동의보감처럼, 아니면 게임의 대장장이들처럼.

제조법이 있다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총각. 총각?”

“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아주머니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득 식탁 위를 쳐다보니 내 핸드폰에서 진동이 오고 있었다.


“전화 온 것 같은데. 안 받어?”

“···아, 네네! 잠시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확인해보니 또 오아라였다.

요즘 들어 유례없는 출판량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녀였다.


나는 거실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작가님! 책이 너무 잘 팔려요! 어떻게 신인 작가가 2쇄로 무려 1만 부를 찍어내요?


“그럼 좋은 거 아닌가요? 아닌가? 너무 바빠져서 싫어요?”


-에이. 당연히 좋죠! 제 목표가 몇 부인 줄 아세요? 작가님 책 30만부 찍어내는 거에요!


30만부라···.

그 정도 수치만 되도 책으로 로또 맞은 격이다.


“상상만 해도 좋은데요?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아아. 다름이 아니고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니까 컨택해오는 제작사들도 엄청 많아지고 있거든요 작가님.


역시, 드라마 제작사들은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원작 IP는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나한테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질이다.


“괜찮은 곳은 있었나요?”


내가 묻자 오아라는 곧장 대답했다.


-네! 제가 잘은 몰라도, 꽤 유명한 곳에서 연락이 왔거든요?


“음, 그게 어디죠?”


내가 생각하는 그곳이면 참 좋을 텐데.

괜히 이곳저곳 미팅을 여러 번 할 바에야 내가 원하는 곳이랑 바로 계약하는 것이 낫다.


오아라는 마치 수상 발표를 하는 것처럼 뜸을 들였다.


-어디냐면요···.


두구두구.


-CX미디어요! 어때요? 여기 괜찮죠?


됐다.

당연히 괜찮고말고.

안 그래도 딱 거기에서 연락 오기를 바랬었다.


‘좋았어. 이제 도강훈을 거기다 꽂아 넣기만 하면 된다.’


모든 것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단, 그들이 내가 원하는 조건을 따라줄 경우에 말이다.


“너무 좋은데요? 바로 진행하시죠.”


-정말요? 알겠습니다. 그럼 미팅 날짜 잡아볼게요!


나는 그녀에게 당부했다.


“아 그리고. 그때 말씀드린 조건, 계약서에 꼭 좀 기입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작가님! 근데요, 그쪽에서 좀 싫어하면 어떡하죠?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내가 제시한 조건은 딴 거 없었다.


[대본 피드백과 그 외 의사소통은 항상 메일로. 또한 불가피한 회의는 오로지 원격으로만 진행할 것.]


내 정체에 대한 그 무엇도 드러내지 않은 채, 대본 피드백 및 소통은 무조건 원격으로 한다.

그것이 내 일과 휴식의 밸런스를 망치지 않을 힐링 라이프의 필수적인 조건이었으니까.


‘자.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이냐 CX 미디어.’


내 조건을 본 그들의 반응이 내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 *


마침내 모든 짐을 새집으로 옮겼다.

이젠 정말로, 시골에서 독립해 혼자 살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지.”


집안 모든 공간이 통째로 내 것이었지만 그만큼 하나하나 돌봐야할 것들이 많았다.

가령, 여름의 마당 잡초 관리와 겨울의 제설 작업 등이 전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됐어, 이제 나와.”


나는 가방에 몰래 넣어온 똥싸개를 집 안에 풀어주었다.

어두운 곳에 있어서인지 동공이 보름달처럼 커진 녀석은 밖으로 나오자 금세 가냘픈 초승달처럼 변신했다.


-어휴. 이제 이짓 못 해먹겠소로이다!


투덜대던 녀석은 곧 두리번대더니 감탄했다.


-오, 근데 새집 엄청 좋다냥?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리모델링에 쓴 돈만 해도 선인세로 받은 금액과 맞먹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이라 그런지 보수할 곳이 군데군데 은근히 많았었으니까.


“자. 그럼 새집에서 마음껏 뒹굴뒹굴 누워볼 사람?”


-왈! 왈왈!


백설기는 꼬리를 흔들며 발라당 바닥에 드러누웠다.


소설도 잘 됐겠고, 집도 완전히 손봤겠다.

이젠 나만의 공간에서 마음껏 휴식할 일만 남았다.


“맞다. 기념으로 인증샷이나 남겨볼까?”


-찰칵, 찰칵!


나는 벌떡 일어나, 감성 인테리어 소품으로 도배된 집안 곳곳을 찍기 시작했다.

도중에 똥싸개와 백설기도 찍으려 했건만, 또 싸워대는 바람에 잔상만 찍힐 뿐이었다.


‘그냥 링이 좀 커진 것뿐이잖아?’


좀 더 넓은 곳에서 이종격투기를 할 뿐인 두 녀석이었다.

그래도 방방 더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서 내심 흐뭇했다.


‘내가 시골 전원주택에 사는 날이 올 줄이야.’


방은 무려 3개에다가 화장실도 현대식이다.

그러니까 겉은 시골집이지만 내부는 현대의 어느 아파트와도 견줄 만 한 그런 집이었다.

비록 군데군데 연식이 있는 티가 났지만 말이다.


‘방이 3개니까, 각각에 컨셉을 주는 거야.’


내 부캐처럼 방마다 제 역할을 주기로 했다.

하나는 작가 제인으로서 글쓰는 작업실.

또 하나는 농부아재로서 농사에 대해 공부하는 연구실.


‘나머지 하나는···.’


똥싸개와 백설기가 뛰노는 놀이터 겸 내 침실로 쓰기로 했다.


‘맞다.’


나는 뭔가를 결심하며 작업실에 들어갔다.

앞으로 소설 및 드라마 대본을 쓸, 감성으로 가득 찬 제인의 작업실.


카페처럼 벽 선반을 설치했는데, 나는 그 위에 내 소설책 [신묘한 고양이 다방]을 올려놨다.


‘오. 이 각도 좋은데?’


-찰칵!


나는 제인 작가의 인스타에 올릴 첫 게시물을 촬영했다.


농부아재는 각종 작물과 농촌 감성의 사진, 그리고 트로트 가수 ‘유자’ 덕분에 계정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제인 작가의 계정은 아직 게시물이 한 개도 없었다.


‘좋아. 그럼 이걸로 올려볼까?’


나는 방금 찍은 감성 있고 작가스러운 사진을 인스타에 업로드하기로 했다.


[Book is my life♡]


내가 쓴 소설책과 함께 약간의 허세 문구.

포근한 느낌을 주는 웜톤 인테리어와 방 곳곳에 비치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덤이었다.

사진과 문구 속 하트를 본 사람들은 제인이라는 필명처럼 당연히 나를 여자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재미있네, 부캐놀이.’


마침내 첫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됐다! 다시 벌러덩 누워볼까?”


-왈, 왈!


그런데 잠시 후.


내가 실수한 것이 하나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까지는 대략 30분이 걸렸다.


“···어? 뭐야!”


-무슨 일이다냥 인간?


“모르고···. 계정을 바꿔서 올렸어!”


-왈?


당연히 ‘제인 작가’ 계정에 올려야 할 사진이었다.

그런데 헷갈린 나머지 ‘농부아재’ 계정에 내 소설책 사진을 올려버렸다.


‘농부아재는 이딴 글 안 올린다고!!’


젠장.

벌써부터 부캐 컨셉질에 실패한 내가 좌절을 맛보던 와중···.


-지이잉!


갑자기 핸드폰이 연신 울려댔다.


‘엥?’


[트로트 가수 유자].


인스타를 열자 방금 전 잘못 올린 게시물에 그녀가 또 댓글을 남겨 놨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열성팬을 보유한 트로트 가수가 내 팬인가보다.


-어? 농부아재님 이런 감성글도 올리시네용?


역시.

풀이나 꽃, 논밭 사진만 올리던 농부아재가 뜬금없이 감성 책사진이라니.

명백한 컨셉질 실패다.


‘···어?’


그런데.

그녀의 다음 댓글은 어마어마한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만 같았다.


-나도 이 책 읽어봐야겠당! 내일 제 인스타에 후기글 올릴게용~


무려 50만 팔로워를 보유한 그녀가 내 소설을 읽고 후기까지 남긴단다.


잠깐만.

실수한 덕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리게 생겼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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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귀농했더니 국보급 관광지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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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인세가 깨처럼 쏟아진다 +5 23.12.10 7,583 168 17쪽
20 유명 가수가 날 언급했다. +4 23.12.09 7,733 163 17쪽
» 잘못 올린 사진의 나비효과 +4 23.12.08 8,025 163 16쪽
18 웰컴투 에어하우스 +2 23.12.07 8,044 163 17쪽
17 제인 작가 쟁탈전 +4 23.12.06 8,115 155 14쪽
16 제2의 삶, 시작 +2 23.12.05 8,181 165 15쪽
15 계약 체결 +2 23.12.04 8,379 160 15쪽
14 JBS요? 그럼 저 안 합니다. +4 23.12.03 8,636 155 13쪽
13 행운의 백설기 +4 23.12.02 8,507 165 16쪽
12 왜 자꾸 졸졸 따라다니는 건데 +3 23.12.01 8,526 159 16쪽
11 자극적인 맛이 없잖아 +6 23.11.30 8,519 175 16쪽
10 소설(小雪) +1 23.11.29 8,704 169 15쪽
9 상추 한 바구니에 싱글벙글 +1 23.11.28 8,803 159 15쪽
8 맛있는 경우의 수 +2 23.11.27 9,123 185 14쪽
7 스위트 루왁커피 +6 23.11.26 9,453 201 13쪽
6 퇴비가 미쳤다 +3 23.11.25 9,847 188 14쪽
5 루왁커피 +11 23.11.24 10,374 216 15쪽
4 커피나무가 왜 여기에 +3 23.11.23 10,963 187 14쪽
3 군고구마+김치=? +5 23.11.22 11,644 203 14쪽
2 나는 사향고양이로소이다 +9 23.11.22 12,578 226 14쪽
1 느리게 좀 살아보려고 +26 23.11.22 15,023 24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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