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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합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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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작품등록일 :
2023.03.27 16:19
최근연재일 :
2023.05.12 17:33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00
추천수 :
9
글자수 :
118,540

작성
23.03.27 17:00
조회
114
추천
2
글자
12쪽

#모든 걸 앗아간 날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DUMMY

15일의 일요일.


그랑데자부 탈환 작전의 마지막 날.


순탄할 줄 알았던 탈환 작전에서 예상 밖의 차질이 생겼다는 걸 휴가 중에 전달 받은 후.


칼린스 대령과 함께 긴급 호출되어 가던 길이었다.


그렇게 엑셀을 밟으며, 폐허가 된 도시를 가로지르던 중.


사건은 발생했다.


"기이이이이이익!!!!!!!!!"


"뭐야?!"


"차 세워!"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검은 그림자.


전장을 향해 이송 되던 칼린스 대령과 난 영문 모를 물체로부터의 기습을 받았다.


차창 밖으로 낫처럼 날카롭고 큼지막한 다리가 아스팔트 위를 찍었고.


그 중심에는 은색 철로 뒤덮인 삼엽충의 몸뚱이가 드러났다.


살욕에 가득 찬 욕망의 붉은 눈.


불행을 갈구하는 자.


벌쳐였다.

monsters, machine, machine gun,  s-1227591224.png

그들을 보호하는 병사도 장비도 제대로 갖춰진 게 하나 없이 벌쳐와 맨몸으로 맞서게 된 상황.


"칼린스 대령님! 벗어나야 됩니다! 저희 둘로는 무립니다!"


"나도 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면 바로 우리 베이스 캠프. 이 녀석은 우리 군의 뒤를 치기 위해서 온 게 분명하다."


"그건 저도 알지만, 맨몸인 저희가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칼린스 대령은 조금도 나의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벌쳐에게 발각 당한 순간.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곳을 탈출한다면 분명 추격 당할 거다.


그리고 베이스 캠프로 향한다면 벌쳐가 원하는 데로 위치를 알려주게 되겠지.


그래도 그렇게 유도한 벌쳐를 베이스 캠프에 전력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중형 정도의 마기아노비치 급의 벌쳐는 충분히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짐작대로라면...'


무언가 혼잣말을 하는 칼린스 대령.


그러곤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한다.


"셀리크..."


잠시 고개를 떨구던 칼린스는 주먹을 쥐었다.


"내가 시간을 벌 테니 당장 베이스 캠프에 알려주길 바란다."


"네?!!!!!"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다. 늘 하던 대로 최전방은 내가 맡을 테니. 뒤는 네게 부탁하마."


"아니. 그러면 벌쳐를 베이스 캠프로 유인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렇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사정이 있기에...


칼린스 대령은 늘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벽이 느껴질 정도로 나보다 훨씬 더 강하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스승이자 파트너인 대령의 말을 따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곳에 홀로 놔두는 건.


칼린스 대령이 강함을 너무 신뢰한 어리석은 짓이다.


전투 슈트도 없이 맨몸으로 벌쳐와 맞서다니 자살행위다.


도저히 발을 뗄 수가 없다.


지금 만큼은 전력으로 말리고 싶다.


"그렇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아마 이 정도의 굉음이라면 베이스 캠프에서도 알아차릴 테니. 지원군이 올 때까지 힘을 합쳐서 버티면 됩니다!"


그러나 내가 뒤로 가려던 발을 멈추고 다시 다가가려던 순간 칼린스 대령은 돌아봤다.


"무기 없이는 위험하다!!!!!!"


"네?..."


"내가 못 미더운가?"


"그건..."


"내가 그토록 신뢰 깊은 상급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직 부족했는가 보군."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면. 셀리크 소령에게 대대장으로서 명령한다. 당장 베이스 캠프로 가 지원군을 요청해라.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니..."


조그만 권총을 주머니에서 꺼내는 칼린스.


여전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머릿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들로 가득하다.


'대령님도 알잖아요. 무리라는 걸... 더 안전한 방법이 있을 텐데 대체 왜 거부하는 거죠? 아니면 혹여나 베이스 캠프에 벌쳐를 유인했다가 전력이 갖춰지지 않았을까 봐?'


그럴 일이 없잖아...


"잠시만 스승 아니... 대령님은 제가 모르는 다른 걸 알고 있는 건가요?..."


"......"


"설마 작전 차질 때문에 예비 병력까지 다 투입됐다는 거짓말 같은 일은..."


"......"


"아니 말을 해보십시오. 그건 위법 아닙니까? 베이스 캠프를 지킬 적당한 병력은 항상 유지되어야 한다고요! 대령님이 저를 보내려는 이유가 그것 때문입니까? 단지 저를 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그때 칼린스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왜?... 그렇다면 대령님이 사시는 게 네오 군의 장래에도 도움이 될 텐데...'


칼린스는 다시 (양산형 제니스-04)벌쳐를 노려보며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마지막 유언.


"혹여나 네가 너와 나 사이의 가치에 대해 혼동할까 봐 그러는데. 지금 말해두지. 지난 10년간 점점 빛을 잃어가는 나와 달리 넌 언제나 나보다 빛나고 앞서나가던 사람이었다.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을 금치 않는 사람이었으며, 늘 사람들 앞에 서서 곤란한 일이 생기면 해결책을 제시해주었고 갈등이 생기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서 원만하게 해결해 주는 사람이었지."


하지만, 그건 대령님이 있기에 그랬다.


대령님의 파트너가 아니었다면 그 사람들은 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다.


신입이 대뜸 관계에 관여하는 건 모두가 따가운 눈초리로 기피 하는 일이니까.


비록, 내 성격 탓에 불편한 눈초리를 받더라도 멈추지 않았겠지만.


칼린스 대령이라는 존재가 내 뒤에 있지 않았더라면, 일찍이 그들과는 관계가 틀어졌을 게 분명...


"내가 처음 널 파트너로 삼았을 적만 해도 늘 사소한 문제로 무리와 다툴 때가 많았다. 그래서 늘 동료로부터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이니, 답답해서 같이 있기 싫은 사람이니 불평 불만들을 많이 들었지. 하지만, 그럴 때마다 넌 언제나 그랬듯 다가가 오해를 풀어주고 나를 무리에 어울리게 도왔다."


그것도 사실 대령님을 걱정하신 연구소장님의 부탁인데...


사실 그때 당시만 해도 칼린스 대령은 정말 무서운 사람으로 느껴졌으니까.


지금이야 이렇게 장난스럽게 대하지만 그때의 칼린스 대령님은 무척이나 무뚝뚝하고 이 사람에게 피가 흐를까?, 하고 의심이 들 정도였다.


만약 그때 군사 보육원에서 날 길러준 리차드슨 연구소장님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난 아무 교류 없이 서로의 일에만 충실한 체 파트너의 임기를 끝내고 다른 파트너를 찾아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넌 신입을 벗어나 어였한 구성원이 돼서도 변함없었다.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잃어가는 내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다가와 나의 가치를 일깨워 주며,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알려 나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줬었다."


‘그거야 당연히...늘 대령님이 저보다 빛나는 존재였으니까요...’


철저한 재능 의존형인 대령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심 가지는 게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질투 나서 그랬다.


그리고.


칼린스 대령의 빛으로 내가 둘러싸이지 않으면 제가 빛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칼린스 대령이 빛을 잃어버린다면 나 또한 네오군 내에서 그저 그런 병사로 바뀌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사령부에서도 실력도 없는 날 받아들인 것도 모의 전투에서 시범 파트너를 밭은 대령님과 합이 잘 맞는다는 단 하나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그를 위한다고 해온 지난 모든 일들은 전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함...


그러니 그가 말하는 대로 난 어느 하나도 빛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넌 내 존재 이유자, 내가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삶의 지도자이다. 이제야 그 빚을 갚을 수 있게 됐구나. 네가 존재한다면 또 다른 내가 존재할 테지. 하지만,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살아라... 살아서 나같이 무뚝뚝한 스승보다. 더 좋은 파트너를 만나 내가 닿지 못했던 자리까지 올라가 나보다 훨씬 좋은 지도자가 되거라. 꼭..."


-투둑...


어째서... 어째서...


이제야 밝히는 그의 진실 됨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혹여나 나중 지원군을 데려왔을 때 내가 침식되어 버렸다면 가차 없이 날 버려라. 짐만 될테니... 마지막으로 언제나 존경하고 감사하는 전우여 그동안 고마웠다."


말을 끝 맺히며 칼린스는 벌쳐를 향해 달렸고 귓가로는 총성이 울렸다.


그래...


그가 일깨워졌다.


평생을 그의 빛에 숨어 자신의 능력에 대해 한탄하던 난...


한없이 무능하고 그의 등에 업혀 기회만 엿보던 기회주의자였다.


지금, 현재도.


나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데.


마음속으론 또 그가 나약한 나를 동정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차오르는 부끄러움에 눈물이 흘렀고.


그를 도울 수 없는 지금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지원군을 요청 뿐이다.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수년 간 부끄러움에 살아왔던 지난날.


앞으로 그 잘못된 것들을 하나 고쳐나가기 위해서라도, 폐가 미어지도록 베이스 캠프를 향해 달려야 한다.


대령님과의 인연을 여기서 끝내기는 싫기에.


****


-허억. 허억. 허억...


이상하다.


분명 본진의 가까이에 도달했는데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는다.


칼린스 대령의 예측이 불안한 감을 웃돌게 하였지만.


엄연한 위법이었기에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베이스 캠프의 입구에 도착한 순간 난 넋을 잃고 말았다.


텅 비었다.


어느 막사도 사람 하나 없이 말이다.


있는 건 신분 확인 차 입구를 지키는 몇몇의 보초병 무리뿐이었다.


난 이 어이없는 상황을 추궁하기 위해 베이스 캠프의 임시 통솔자로 임명된 기동중대장 자크 대위의 막사로 찾아갔다.


"도대체 병사들은... 어디 간 겁니까?!"


심각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분위기로 묵묵히 책을 읽고 있던 그가 나의 등장에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몸을 일으켰다.


"어. 벌써 오셨군요. 셀리크 소령님. 그건, 아-. 이미 그랑데자부 탈환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 그게 섬멸 최종 장소인 그랑데자부의 중심. 마실리스크 타워에서 이상한 물체가 발견됐다고 해서 말이죠~."


"그럼... 여분의 병사도 없는 겁니까?..."


"베이스캠프 방호를 목적으로 한 최소 인원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하. 하하하하하..."


"왜 그러시죠 셀리크 소령님? 아까 베이스 캠프의 근간에서 폭발음이 들리기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었거만."


내 양손은 즉시 자크 중위의 멱살을 향했다.


-컥!


"너 제정신이야?!!!!!"


"갑자기 뭐하는 행동입니까?! 아무리 영관급 장교라고 해도 자신보다 낮은 계급의 병사 멱살을 잡는 건 용서..."


"용서? 넌 지금 엄연히 군법을 위반하고 있잖아?! 지금 칼린스 대령님은 홀로 벌쳐와 교전 중이라고! 그것도 비무장 상태로! 이대로 가면 칼린스 대령님은 벌쳐에게 침식을 당할 텐데... 비상시 대기 중인 지원 병력도 없어?!..."


“하?! 잠시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이게 전부 임의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 건가요?!”


“뭐?!”


자크 대위는 가슴 주머니에서 곱게 접은 종이를 꺼내 펼쳐 보이며 말했다.


“잘 보십시오 셀리크 소령님. 이건 전부 상부의 명령이란 말입니다!"


그가 내민 종이 위 전언에는 명확히 적혀있었다.


-작전 사령부에서 전파합니다. 당장 모든 병력을 집결시켜 마실리스크 타워 앞으로 이송해주길 바랍니다. 국가의 비상사태인 만큼 헌법 제4조에 따라 법에 대해 위해 되는 행동도 금기치 않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작전을 완수해주길 바랍니다.-


"군법도 군법이지만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만약 명령을 어기고 복종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그때 저의 목도 날아가게 되겠죠."


"그. 그건... 하지만 정부가 어째서?! 칼린스 대령님은?... 홀로 싸우고 있는 칼린스 대령님은 어떡하라고!..."


순간 머릿속으로 혼잣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대령님은 알고 계신 겁니까?... 이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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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의혹 23.05.11 8 0 12쪽
20 #아랑드레 선술집 23.05.10 12 0 11쪽
19 #늑대무리 23.05.09 16 0 11쪽
18 #인공 수목원 23.04.18 17 0 11쪽
17 #나이비나 맥스 23.04.14 18 0 11쪽
16 #결착 23.04.13 21 0 12쪽
15 #모습을 드러낸 거대 지네, (대형)스타뷔르흐급 벌쳐 23.04.12 22 0 12쪽
14 #사신의 부활 23.04.11 22 0 12쪽
13 #최후의 발작 23.04.10 19 0 12쪽
12 #자폭을 멈추기 위한 몸부림 23.04.08 22 0 12쪽
11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23.04.07 20 0 12쪽
10 #시작된 폭주의 기운 23.04.05 20 0 12쪽
9 #뺏긴 그녀, 전장의 불씨는 더욱 위태로워져만 간다 23.04.04 24 0 12쪽
8 #급작스런 벌쳐의 침략과 떨어진 출격명령 23.04.03 24 1 13쪽
7 #떠났던 그녀, 발트 마리나 23.04.02 29 1 12쪽
6 #셀리크 자네를 헌터로 임명하겠네 23.04.01 37 1 12쪽
5 #성공을 달렸는데... 대역죄인이 되고 말았다 23.03.31 45 1 13쪽
4 #최강 합체 그녀 23.03.30 64 1 13쪽
3 #그녀와의 첫 만남, 전혀 두근대지 않는다. 23.03.29 57 1 13쪽
2 #끝없는 추락, 추억의 곱씹음은 아프기만 하다 23.03.28 57 1 12쪽
» #모든 걸 앗아간 날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23.03.27 11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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