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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게임 속 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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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2.05 15:09
최근연재일 :
2021.01.08 09:5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430
추천수 :
197
글자수 :
97,450

작성
20.12.17 09:50
조회
417
추천
11
글자
7쪽

4화 여기가 어디죠? (4)

DUMMY

4화 여기가 어디죠? (4)



에틸랜드. 이 마을에는 게이머의 탐색 본능을 충족하는 몇 개의 매직아이템이 있었다. 스토리 중반에 방문하는 곳이니만큼 아이템의 수준도 그정도에서 약간 위를 웃돈다.


하나는 여기 대장간 뒤편 술통 속에 들어있는 +2 아다만틴 단검이다. +2의 의미는 무기가 2만큼 강화됐다는 뜻이고, 명중과 피해에 2만큼 더 보정을 받은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단은 굉장히 ‘큰’ 차이라는 걸 얘기해 두겠다.


그리고 아다만틴은 무기의 재질을 의미하는데, 아다만타이드라는 금속에 철을 합금한 것을 말한다. 게임속 광물이니 처음들어봐도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 합금의 강도는 철보다 단단해서 2의 피해감소 반감 효과가 있다. 상대가 갑옷을 입거나 피부가 두꺼워도 어느정도 뚫고 들어간다는 말이다.


‘+2 강화로 2, 거기에 피해 감소로 2. 도합 4.’


단검은 기본 데미지가 낮은 대신 공속이 빠른 무기여서 방어가 튼튼한 몬스터 상대로는 취약한데 그런 약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은 무기였다.


‘하지만···.팔라딘이 사용하기에는 좀 아쉽지.’


나는 단검을 보조무기나 노잣돈으로 쓰기로 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여관이었다. 마을에서 여관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층에서는 손님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이층에서는 잠을 잘 수 있다. 내가 볼일이 있는 건 이층이다.


마을에는 내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대로 이층으로 가도 주인은 말리지 않았다. 그리고 대낮이었기에 이층 역시 한산한 편이었다.


나는 복도 주위를 살피다 찜해놓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그런데.’


매직아이템을 숨겨놓는 데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 보통은 금고나 상자가 있다. 부피가 큰 것이 들어있고, 마법이나 함정을 추가하면 더욱 그럴듯하다.


두번째는 책장이다. 스크롤이나 반지같은 작은 크기의 아이템을 주로 넣는다.


세번째는 탐색에 성공하지 못하면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숨은 공간이다. 숨은 공간. 이름부터 부티가 풀풀 풍기지 않은가?


여기에는 그런 숨은 공간이 하나 있다.


나는 거의 비어있는 책장을 앞으로 당겼다. 조금 저항이 있었지만 힘을 주자 천천히 당겨나왔는데, 대신 먼지는 조금 먹어야 했다.


“쿨럭.”


이 역시 게임이라면 느끼지 못했을 텐데. 이정도까지 현실적인 게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책장을 앞으로 빼 몸을 집어넣을 만한 공간이 나오자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벽돌이 그대로 보이는 벽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쓸었다.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이 나는 숨을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서 퀴퀴한 공기와 먼지를 를 꽤나 마셨다.


‘아니야, 내 인지(Perception) 능력이 낮아서 그래. 다시!’


이번에는 벽돌을 더 누른다는 느낌으로 위부터 아래까지 모두 훑었다. 그렇게 내 손바닥은 시커멓게 더려워졌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건 구현이 안된건가? 왜? 그렇다면 기준은 뭐지? 그럼 내 계획도 모두 수정해야 하는데.’


큰일이었다···..


내가 이곳에서 매직아이템을 찾을 수 없다는 건 단순히 아이템 하나를 놓치는 문제가 아니라 내 지식이 과연 얼마만큼 쓸모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에 홀로 던져진 내가 남들보다 나은게 있다면 오직 정보 한가지뿐이었다! 내 쓸모가 의심받고 있었다.


‘미친 주사위 똥겜! 없을 리 없어. 나와! 나오라고!’


나는 두번이나 더 양 손바닥으로 벽을 훑었지만 어떤 장치도 찾을 수 없었다. 지금 내 표정은 아마 잔뜩 울상을 짓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울고 싶었으니까.


그때였다.


-딸칵.


벽돌 사이에서는 날 리 없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소리가 난쪽을 보자 아주 미세하게 튀어나온 벽돌이 있었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손톱 끝으로 그것을 꽉 잡았다. 어떤 장치는 한번 사용하면 고장이 나 두번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럴지 몰라 온 신경을 손끝에 집중해 조심스럽게 벽돌 하나를 빼었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돌부스러미가 떨어지며 벽돌이 튀어나온다. 튀어나온 벽돌의 끝에는 벽돌 크기의 나무 상자가 더 이어져 있었다.


그것마저 속시원히 다 뽑아내고 곰팡내가 나는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다행히 잠겨있지 않네.’


상자에는 거뭇한 줄에 녹색 보석이 하나 박힌 목걸이가 하나 있었다. 내가 아는 것과 모양도 일치했다.


이 목걸이의 이름은 분노의 심장(Heart of Ira)이다.


“이거다···.”


나는 약간은 떨리는 손으로 목걸이를 들어 목에 착용했다. 딱히 에틸랜드라는 지역과 연고도 없고, 누가 이런 곳에 숨겨둘 이유도 없지만 여기에 있는 아이템이다.


‘그저 회사 상사가 넣으라고 해서 넣어두었을 뿐이지. 뭣도 모르는 게.’


게임이 좋아서 게임 회사에 취직을 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회사에는 아무 경력도 신입에게 대단한 일은 주는 정신나간 사람은 없었고, 자신의 전문분야를 침범하는 의견에 귀 기울일 사람도 없었다.


게임에 내 철학을 녹이는 일 같은 건 헛소리 중의 헛소리였다. 그 뒤로는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다.


잠시 후 목걸이가 나를 주인으로 완전히 인식했는지 답답했던 호흡이 편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이 목걸이를 착용하면 영구적으로 상태이상 피로(Fatigued)에 면역이 된다. 이 게임에서는 피로에 걸리면 힘과 건강 능력치에 2의 패널티를 받고 달릴 수 없게 되는데 그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이론상 잠을 자지 않고 하루종일 뛰어도 돼. 개사기템.’


사용하고나면 피로에 걸리는 주문의 부작용도 받지 않아도 되고, 피로 다음에 걸리는 상태이상인 탈진(Exhausted)도 피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대박인데, 이 목걸이에는 한가지 사기스러운 마법이 더 심어져 있었다.


그 마법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서 게임의 최종템에 당당히 오를 아이템을 지금 손에 넣은 거다.


바로 내가.


‘죽을 때까지 벗지 말아야지.’


생각처럼 잘은 풀리지 않던 현실에서 보상받지 못한 내 노력이 지금 빛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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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팔라딘이 됐다. 마구간으로 쫓겨났다. (3) 20.12.30 252 9 9쪽
13 12화 팔라딘이 됐다. 마구간으로 쫓겨났다. (2) +1 20.12.29 259 7 13쪽
12 11화 팔라딘이 됐다. 마구간으로 쫓겨났다. (1) +1 20.12.28 276 11 13쪽
11 10화 우리 지미가 이상해요 (5) 20.12.25 267 7 10쪽
10 9화 우리 지미가 이상해요 (4) 20.12.24 282 5 10쪽
9 8화 우리 지미가 이상해요 (3) +1 20.12.23 313 8 9쪽
8 7화 우리 지미가 이상해요 (2) 20.12.22 332 8 16쪽
7 6화 우리 지미가 이상해요 (1) +2 20.12.21 373 9 10쪽
6 5화 여기가 어디죠? (5) 20.12.18 390 9 8쪽
» 4화 여기가 어디죠? (4) 20.12.17 418 11 7쪽
4 3화 여기가 어디죠? (3) +4 20.12.16 487 10 11쪽
3 2화 여기가 어디죠? (2) +3 20.12.15 644 14 10쪽
2 1화 여기가 어디죠? (1) +2 20.12.14 873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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