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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턴 님의 서재입니다.

뇌경화 좀비와 메신저 RNA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추리

킹스턴
그림/삽화
킹스턴
작품등록일 :
2022.05.11 17:22
최근연재일 :
2022.06.16 20: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08
추천수 :
30
글자수 :
209,754

작성
22.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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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로우한과 선화(26)

진화하는 좀비




DUMMY

형광이 뒤를 돌아보니 언제 왔는지 로우한이 곁에 와 있었다.


“로우한··· 네 얘기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내 얘기면 내 얘기지, 그렇기도 아니기도 한 건 또 뭐야?”


“너 어디까지 들은 거야?”


“왜 적당히 내가 못 들었으면 넘어가게?”


“그.. 그런 건 아니지···”


태환이 로우한에게 물었다.


“로우한 넌 네 과거에 대해서 잘 알고 기억하고 있어? 알고 있다면 어디까지 기억하지?”


로우한은 과거에 대한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내 과거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아. 그냥 짜증이 나. 화도 나고. 그래서 난 과거에 불행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너희들 혹시 나에 대해서 알아?”


“우리 얘기를 다 듣진 못했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해봐. 내 얘기라면 뒷담화 하지 말고 앞에서 당당히 얘기해보라고.”


현수가 태환을 대신해 대답하기 시작했다.


“너 복제인간이야. 진짜 인간을 닮았지만 사실은 DNA를 복제, 편집한 인간이야. 그래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화가 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건 널 복제하기 위해 DNA를 제공한 사람이 불행하기 때문인 것 같아.”


로우한은 띵 했다. 큰 충격을 받았고 자신이 복제 인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로우한은 태환의 멱살을 잡았다.


“너, 그리고 저 녀석, 만약 거짓이라면 너희들을 살려두지 않을 거야. 하나도 숨기지 말고 다 얘기해봐.”


태환은 로우한의 손을 조심스럽게 치우고 차근차근 형광에서 설명했던 로우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내가 닥터심의 딸인 선화의 복제물이라고?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누구도 그 말에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왜? 왜? 아무도 말을 안 해? 너희들 지금 작당하고 거짓말 하는 거 아냐? 너희들은 내가 두렵지? 또 다른 테스트나 공격이 올 때 나 같은 강한 사람에 대한 경계를 하는 거지?”


“넌 사실 강하지 않아. 그래서 우리가 보호하고 있는 거고.”


“보호를 해? 너희가 언제 날 보호했어? 난 나 스스로 괴물도 쓰러뜨리고 여기까지 온 거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래. 그 정도까지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동안에도 알게 모르게 넌 우리의 보호를 받고 있었으니 너 스스로의 능력을 너무 과대 평가하지 마.”


로우한이 태환에게 달려 들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의 얼굴을 그었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피한 태환은 빠르게 로우한에게서 떨어졌다. 로우한은 다시 태환을 향해 뛰었고 날듯이 위로 쏟구 친 후 태환의 머리 위, 어깨에 두 다리를 안착시키며 올라탔다.


그리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잡고는 힘껏 당겼다. 뭔가 떨어져 날라가 멀리 떨어지는 것을 봤다. 몰려 온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고 로우한은 바닥에 쓰러졌다.


태환은 쓰러진 로우한을 지나쳐 뭔가 떨어진 것을 집어서 다시 왔다.


“곤란하네···. 로우한은 재생능력이 없는데···.”


태환은 집어 온 로우한의 손을 이리저리 맞춰보려고 애썼다.


“지상에 있을 때 의사나 간호사였던 분 없을까요?”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주위를 한참 둘러보던 태환은 현수에게 서재에 가보라고 했다. 가서 스테이플러가 있으면 가지고 오라고 했다.

현수가 서재에 들어가 뒤졌지만 그냥 책 밖에 없었다.


피가 계속 흘렀다.


“로우한이 죽거나 손을 잃으면 곤란한데···..”


그때 저택의 문이 열리고 연구원으로 보이는 세 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말없이 쓰러진 로우한에게 다가가 식당 테이블로 옮겨 테이블 위에 올렸다.

두 명은 로우한에게 수혈을 하기 시작했고 한 사람은 떨어져 나간 손을 살피더니 몇 가지 의료기구로 핏줄을 태우고 붙이고 반복하며 손을 붙여 나갔다. 그리고 가지고 온 네모난 금속박스에 대충 붙인 손을 집어 넣었다.


모두 숨소리조차 조심스럽게 내 쉬며 수술장면을 지켜보았다.

규칙적인 전자음이 들리고 형광불빛이 금속상자로부터 나왔다. 얼마 후 상자를 빼고 손을 살피던 남자는 수혈하던 여자들을 데리고 다시 사라졌다.


어떤 말도 설명도 없었다.


“좀 미안한데? 로우한에게도 닥터심에게도···”


현수는 태환의 등을 토닥거리고는 로우한의 상태를 살폈다.


“금방 깨어날 것 같아. 다행이야. 빠른 처치를 해서.”


현수는 저택에 있는 CCTV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미안해요. 다음부턴 이런 일은 없을 겁니다. 물론 우리에게 패널티는 내리겠죠? 그게 어떤 벌이든 받겠습니다. 룰은 룰이니까요.”


[지하세계 통제실]


지하세계 통제실에는 닥터심과 창호가 모든 장면을 살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태환이 로우한의 손을 잘라 버린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로우한이 다치는 건 싫어. 죽으면 더 싫겠지만···..”


“어떻게 할까요? 태환과 현수···”


“그냥 둬. 어차피 곧 죽을 놈들이니까. 4단계까지만 로우한을 보호하게 할거야. 그 이후로는 상왕이 대신할거고.”


“상왕은 곧 재생되겠죠?”


“벌써 살아났잖아. 저기 보이네.”


닥터심은 또 다른 모니터의 CCTV 장면을 가리켰다. 조금 어두운 호숫가 장면이 보이고 물 속에서 나온 듯 흠뻑 젖은 남자가 나무 아래 앉아서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었다.


“재생능력이 생각보다 뛰어나군요. 저렇게 빨리 재생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문제는 기존에 달려 있던 자신의 팔 다리 그리고 몸통과 달리 새롭게 자라난 것들이 저 머리에 잘 맞아 들어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는가가 문제야. 저기 봐. 머리만 빼고 나머진 아직 아기 같지?”


“네 재생하는 게 그냥 떨어진 팔 다리를 붙여서 회복하게 하는 수준만을 생각했었는데, 저렇게 도마뱀 꼬리처럼 다시 살아날지 몰랐습니다.”


“자넨, 자네가 연구한 것에 대한 결과물에 대해 자신감이 너무 낮아. 자넨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리고 자네가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놀라진 말게, 그냥 잘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다시 연구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그게 자네 역할이야. 그리고 저기 저 실험체들··· 그들이 이곳까지 가능하면 많이, 그리고 뛰어난 완전체로 올 수 있도록 만 해주면 돼. 그리고 하준을 잘 관찰해. 그의 아버지가 나에게도 비밀로 하고 연구한 것들이 꽤 많이 있을 거야.


그가 단계를 거치며 보여주는 모든 것들을 잘 관찰해.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 연구원들과 함께 데이터화 해. 그 녀석이 여기까지 올 때쯤이면 우리도 그의 아버지가 하준에게 적용한 모든 것을 알아내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로우한은.. 계속 쿼드에 둘 겁니까?”


“그게 걱정이긴 해. 약해빠진 것이, 지 스스로는 강한 줄 알아. 그리고 정신상태가 엉망이라 강해진다고 한들 별 소용 없을 거야. 조만간 데리고 와서 선화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계획을 짜봐.”


“네? 따님과 함께요?”


“그래. 선화가 로우한 이고 로우한이 선화야. 그 둘이 서로 친구가 되게 해. 그리고 로우한의 저 조잡한 능력이 선화를 급한 상황에서는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거야.”


“저.. 따님이.. 자꾸 지하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건강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왜? 선화씨에게는 우리가 개발한 여러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시지 않나요? 그녀가 내일 당장이라도 죽게 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선화는 저들이 여기까지 오기 전까지는 실험체에 적용한 것들을 함부로 적용하지 않을 거야. 저 실험체들이 이곳에 도달 할 즈음이면 무엇이 실패작인지 무엇이 성공작인지 판단이 설 거야. 그때 성공적인 방법으로 선화를 건강하게 강하게 만들 거야. 그리고 저 로우한은 선화 곁에서 평생 선화를 보호해야 해. 그것이 로우한이 복제된 이유야.”


“로우한이 박사님 바람대로 잘 따를까요?”


“그렇게 만들어야지. 그러려면 지금처럼 잘 살려서 태환과 현수의 보호를 받도록 해. 그리고 단계가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 시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해서. 그녀가 강해지는 것을 바래.”


“이번 쿼드 테스트는 얼마나 통과할까요?”


“자네가 나한테 겁주지 않았나? 성공률 80%를 넘지 못하면 실패한 프로젝트가 되고 인류에 큰 재앙이 따를 거라고? 그런데 40%밖에 안 된다면서?”


“네···.”


“그 40%가 우리에겐 100%야. 나머진 버리는 카드고. 우린 40%를 데리고 지상으로 간다.”


“지상이 좀 어수선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졌고 지난번 COVID19 때와는 달리 뇌경화 좀비가 되어 갈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습니다.


“뇌경화 좀비들이 많이 생기고 인류를 위협해도 난 상관없어. 어차피 난 각국 지도자에게 경고를 했고 그 해결책도 주겠다고 했지만 그들이 날 믿지 않은 거지. 그리고 난 이미 현실과 이어지는 가상의 세계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어. 그것도 지상에 나갈 때쯤이면 완성될 거야. 지금까지 인류가 생각하지 못한 메타버스를 가지고 나갈 거야.


“저···. 저기··· 상혁.. 아니 상왕이···.”


CCTV 화면에 보이던 상혁이 걷기 시작했다.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팔 다리가 제대로 재생되지도 않은 상태인데, 다시 하준에게 가게 되면 완전히 죽음을 당하지 않을까요? 그가 죽지 않는 인간도 아니고···..”


“위험하긴 한데···. 그냥 놔둬볼까?”


“설마 도박하시는 건가요? 그를 살려야 로우한을 여기까지 데려올 수 있지 않습니까!”


“반드시 그가 로우한을 보호할 필요는 없지? 우린 많은 실험체들이 있고 그 중에서 확실히 내편이 될만한 인간들도 있으니까?”


“상왕을 살려둡시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실험체입니다. 지금은 그가 약한 상태니, 제대로 회복한 후 그들에게 보내도 늦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저기 봐. 그는 저택으로 들어가 하준을 다시 만나려 하는 것 같지 않아? 아주 간절해 보이는데?”


“그러니 막아야죠! 제가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당분간만 데리고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가 잘 회복시켜 놓겠습니다.”


“흐 흐 흐 이미 늦은 것 같은데···..”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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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아바타들의 여행2(41) 22.06.16 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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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상혁(39) 22.06.14 1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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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형광(37) 22.06.12 15 1 11쪽
37 메타버스(36) +2 22.06.11 10 1 11쪽
36 되돌릴 수 없는 과거(35) 22.06.10 10 1 11쪽
35 뇌, 스트레스(34) 22.06.09 20 1 11쪽
34 4단계로 가는 길(33) 22.06.08 10 1 10쪽
33 석지 그리고 선화(32) 22.06.07 23 1 11쪽
32 홍해파리(31) 22.06.06 11 1 11쪽
31 또 다른 테스트(30) 22.06.05 29 1 12쪽
30 뇌경화 좀비(29) 22.06.04 10 1 11쪽
29 타타라 바이러스(28) 22.06.03 26 1 11쪽
28 상왕(27) +2 22.06.02 13 0 11쪽
» 로우한과 선화(26) 22.06.01 22 0 11쪽
26 하준, 태환, 현수(25) 22.05.31 18 0 12쪽
25 상혁(24) +2 22.05.30 19 1 11쪽
24 3단계 홀(23) 22.05.29 27 0 11쪽
23 상혁과 동완(22) 22.05.28 17 0 11쪽
22 뭐지?(21) 22.05.27 14 0 11쪽
21 지광(20) 22.05.26 23 0 11쪽
20 김하준, 키메라(19) 22.05.25 10 0 11쪽
19 상혁(18) 22.05.24 21 0 13쪽
18 쿼드 테스트(17) 22.05.23 18 0 11쪽
17 쿼드(16) 22.05.22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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