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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9_uknow5177 님의 서재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고상한 취미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현대판타지

레고랜드
작품등록일 :
2021.08.11 23:59
최근연재일 :
2021.11.26 16:1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354
추천수 :
0
글자수 :
76,580

작성
21.10.25 12:08
조회
11
추천
0
글자
8쪽

14화.정원의 그녀

DUMMY

..소설 속


통로 안에 들어서자 향긋한 꽃냄새가

진동했다.

눈 앞에 펼쳐진 넓은 정원은

가을 꽃들로 알록달록 수놓아져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 일도 없는듯

해맑게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몇 명의 아이들은 정원에 물을 주고

있었지만 어른은 없었다.

생각도 못한 광경이라 제이는 천천히

계단으로 걸어내려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멀리서 제이를 발견한 아이는

반가운 사람을 만난듯 손을 흔들었다.


"저기봐. 누가 들어왔어"


아이들이 우르르 정원 속에서 나와

제이에게 몰려들었다.

유난히 작은 몸집의 아이가

제이를 올려다보고 물었다.


"오빠는 어디서 왔어?"


"응 저기 밖에서.

김 노인이라고 불리는 아저씨가

들어가보라고 해서 왔어"


제이의 말이 끝나자 웃음을 띠고

있던 아이들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아이들은 두 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제이는 아이들의 이상한 행동에

뭔가 잘 못 됐구나 싶어 가까이에 있는

아이의 표정을 살폈다.


아이는 불안한 눈으로 귀를 틀어막는

행동을 반복했다.


"뭐? 귀를 막으라고?"


귀를 막는 순간, 손 끝이 찌릿할 정도로

엄청난 소리가 퍼져나왔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소리는

비명같은 외침이었다.


'사람이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소리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 폭음이 온 몸을 내리누르는

느낌이었다.


제이를 둘러싸고 있던 아이들은

소리의 충격을 이기고 못하고

하나 둘씩 다리가 풀려 쓰러졌다.


"괜찮아?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제 그만해"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 되는거야?'


제이는 비틀거리며 쓰러진 아이들을

살피러 걸어갔다.


갑자기 세상이 조용해졌다.

상황이 너무 순식간에 바뀌면

사람은 적응을 하지 못하고 멍해지게

되는데 제이도 반쯤 주저앉은 자세로

움직이지 못했다.


"너 자신부터 챙기는게 어때?

김 노인이 보냈다더니 역시 바보를

보냈구나?"


근처에서 들리는 소리가 출발 신호를

알리듯 제이의 몸을 흔들었다.


"너가 앨리스야?"


따듯한 햇살을 손으로 가리고

올려다 본 곳엔 흐릿하게 형상만

보이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인데"


"김 노인이 보냈다는게 사실이야?"


정신이 점점 돌아오며 사람의 형상이

뚜렷해졌다.

완전히 모습이 분간되자 제이는

너무 놀라 '엇'하는 소리를 내질렀다.


"너..너는 혜나잖아?"


"혜나?

어떻게 그 얘의 이름을 알고 있지?"


커다란 두 눈 속에 약간 밝은 톤의

갈색의 눈동자가 제이를 쏘아봤다.

갸름한 얼굴이 새침하게 변하는 것도

보였다.


급격한 심경의 변화가 느껴졌다.

그 변화가 온 몸에 경고등을 울렸다.


'위험하다'


제이는 본능적으로 재빨리 귀를 틀어막았다.


혜나인지 모르는 아이가 입을 살짝

벌리자 주변을 날려버릴 정도로 엄청난

파동이 일어났다.


'으으.. 귀가 터져나갈 것 같아.

그리고 이 압력은 또 뭐야'


한 쪽 무릎을 꿇고 있던 발이

주르륵 뒤로 밀려났다.

제이는 압력을 버티려고 상체를

최대한 앞으로 기울였다.


제이가 쉽게 떨어져나가지 않자

화가 난 아이는 입을 더 크게 벌려

소리를 증폭시켰다.


"날 죽일 생각이야"


제이는 아이가 내는 소리에 묻혀

안 들릴걸 알면서도 크게 소리쳤다.

정신이 흐릿하고 다리의 힘이

풀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그만둬"


제이는 숨을 내쉬고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제이의 눈 앞에 두 명의 혜나가

서있었다.


"왜 혜나가 두 사람이지?"


나중에 나타난 혜나가 우산모양의

총을 다른 혜나의 머리에 대고

말했다.


"한 번 더 그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너부터 쏴주겠어"


소리를 지르던 혜나는 '흥'하고

팔짱을 낀채 자리를 떠났다.


"너가 여기에 오다니 생각하지도

못 했던 일이야.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야"


제이는 아직도 얼얼한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혜나에게 대답했다.


"원래 쌍둥이였구나?"


"아니, 나도 믿을순 없는 일이지만

완전히 나랑 똑같은 외모의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야"


혜나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급하게 물었다.


"철수 아저씨가 뭘 부탁한거니?"


아무 능력도 없는 자기가

앨리스를 지켜야한다고 말하려니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았다.


"사실은.. 내가 앨리스를 데리고

여길 빠져나가라고 하셨어"


혜나는 '너가?'라는 표정보다

'나를?'이라는 표정으로 제이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 아이는 누구야?

둘 중에 누가 앨리스지?"


혜나는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선 나를 앨리스라고 불러.

거지촌에서 서로 가명을 쓰고 있거든.

그리고 저 아이는..

나를 지키기 위한 대역이야"


제이가 돌아보니 혜나를 닮은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다른 어린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처음엔 많이 놀랐어.

일란성쌍둥이라도 서로 조금은

다른 경우가 많은데 저 아이는

내가 하는 머리, 패션, 행동,

심지어 말하는 습관까지 모두

나랑 똑같아.

철수 아저씨한테 들었는데

공감 능력이 지나칠 정도로

뛰어나다고 하더라고"


혜나는 자신과 너무나 똑같은

아이를 한 번 쳐다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자기 감정을 컨트롤하는건

힘들어한다고 해.

이름은 로리나야"


신기한 이름이었다.

제이는 근처를 지나는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보았다.

아이의 이름은 이디스였다.

모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란

동화에서 가져온 이름이었다.

누가 이름을 지은건지 의문이었다


조금 더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주변을 울리는 경보음에 제이와

혜나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우리 목소리가 들리는걸 알고 있다.

지금 거지촌은 완전히 포위된 상태다.

순순히 통로로 걸어나오면 공격하지

않겠다"


"이렇게 금방 점령됐을리 없어.

내가 내놓은 마지막 수는 이런게.."


말을 하던 제이가 갑자기 멈춰섰다.

머릿 속에 번뜩 울리는 생각이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이다.


"이건 유인 작전이야"


혜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거지촌은 지금 은밀하게 정보를 파는

곳이었다.

혜나의 말에 따르면 거지촌에 숨겨진

무기가 곳곳에 배치되어있고

무기에 능숙한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한테는 엄청난 무기가

하나 더 있어"


혜나는 제이에게 로리나를 앨리스라고

부르라고 부탁했다.

제이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지만

로리나는 자신이 거지촌의 앨리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로리나가 거지촌에 온 뒤로 혜나는

바깥으로 몰래 돌아다닐 좋아했는데

그 때마다 그녀를 대신한게 로리나라고

했다.

딱 한 가지 행동을 제외하고는

로리나가 앨리스가 아니란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너도 들어봤겠지?

에이전트11.

로리나가 에이전트11 중 한 명이야"


통로 방향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함정일지도 모르지만 통로 입구가

적들에게 뚫렸다면 금새 정원으로

쳐들어올게 뻔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에이전트11이 사람이라고?"


숨겨진 정부기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제이의 예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원하지 않지만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

그들이 에이전트11이야.

로리나는 에이전트10, 세이렌.

그녀의 울부짖는 소리는 1km

영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어"


"그럼 적들도 쉽게 제압할 수 있잖아"


제이의 질문이 끝나는 순간,

아름다운 정원의 풍경이 사라지고

주변이 붉은 빛으로 변하더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제이가 올려다본 하늘엔 두 개의

달이 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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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비탄의 밤 21.10.26 14 0 9쪽
» 14화.정원의 그녀 21.10.25 12 0 8쪽
13 13화.당근마나 21.10.22 13 0 7쪽
12 12화. 신의 한 수 21.10.18 12 0 11쪽
11 11화. 앨리스 21.10.16 14 0 12쪽
10 10화.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불현듯 찾아온다 21.10.15 13 0 10쪽
9 9화. 왜곡된 기억 21.10.14 13 0 11쪽
8 8화. 살아남기 21.10.13 12 0 6쪽
7 6화. 지상 최대의 쇼 21.10.12 12 0 6쪽
6 5화. 의외의 능력 21.10.11 12 0 7쪽
5 5화. 불길 속에서 21.10.09 12 0 8쪽
4 4화.종말? 21.10.08 15 0 8쪽
3 3화. 소년 21.10.07 21 0 5쪽
2 2화. 짠맛 21.10.06 29 0 6쪽
1 1화 아무렴 어때 21.10.05 7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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