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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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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작품등록일 :
2015.03.07 20:37
최근연재일 :
2015.07.07 18:1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040
추천수 :
6
글자수 :
91,375

작성
15.05.0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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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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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6쪽

1.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다 --(7)

DUMMY

그 행동에는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아그니스를 제외하면,

넬리도 고든도 지금까지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은 전무하기 때문에, 넬리는

기나긴 행군 속에서도 그녀의 얼굴에는 흉터라던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 조차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숨기는 데에는 모종의 이유가

있는것은 아닌가- 하고.


그러나 그 속에서 드러난 것은 넬리가 상상했던 것 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 다른 색의 터럭도 없는 백금발이 풍성하게 흘러내리고

뽀얗게 어린 피부에 짙은 붉은 색의 입술이 자극적이다. 눈을 덮을 듯

긴 속눈썹 사이로 명확한 빛을 그리며 붉은 눈이 떠오른다. 그야말로,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미형이라, 넬리도 순간 볼을 파르르 하고 떨면서

놀랐다.


늑대들에 이르러서는 놀라는 것 없이, 그녀의 적안에 불안을 떨치려는

듯이 낮게 울었다. 혈족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이, 그들의 적개심을

불태웠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사이에서 예의 산발의 사내는 그저 고개만을

한번 끄덕이고는 다시 말했다.


[역시, 제가 예상하신 분이로군. 오랜만이요- 사루비아]


"저 역시도-"


온화한 인사에도 그녀는 미간을 좁힌 채로 차갑게 응수했다. 별로 감흥이

없다는 듯한 모습은 외려 그녀가 고의적인 대처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자신에게조차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사루비아일진데, 그에게 조차 눈에

띄게 적대하는 모습은 넬리를 살짝 흠칫하게 했다.


그에 사내는 고소하며 능청을 부린다.


[우리의 일도 어연 백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소?]


"당신들이, 혈족을 배신한 사실은 죽기전까지도 잊지 않아요."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알고 있겠지만 우리에게도 사정이라는게

있지...과거의 필립의 군대는 두려웠고, 강했고, 무자비했소. 혈족을 원조하기 위해,

우리의 목숨까지 걸 수는 없었지. 이해하리라 믿소]


그에 사루비아는 차갑게 비웃으며, 비릿한 어조로 대답했다.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우리가 이해하리라 믿는거죠? 웃기지도 않아요."


[반대로, 당신이라면 우리를 도왔겠소?]


그러한 날카로운 질문에 사루비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그를 쏘아보며 짓누르듯이 말한다.


"....그 일로 당신들을 탓할 것은 없어요. 지도자로써 일족의 존속을

우선시하는 것은 당연한것이죠."


용서하는 듯한 투에, 사내는 희색을 표하지 않고 오히려 오호-하는 듯한

감탄사를 흘렸다. 그에 사루비아의 얼어붙을 듯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허나-! 탓하지 않는다고 해서, 잊는 것도 없죠. 혈족과 펜릴의 아들들은

오랬동안 동맹이고 이웃이고 친우였지만- 우리의 위기에 그들은 우리를

돕지 않았다. 그뿐인 일."


[용서가 없군...]


흐릿하게 흘리는 듯한 어조에, 사루비아는 공중에 손을 일자로 내그으며

더 이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제스쳐를 표한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한 듯 싶군요. 하기도 싫고요- 이렇게 우리를

막은 이유가 먼저 듣고 싶어요. 이런 무례를 저지르고도 마땅한 이유가

없다면..."


그러한 가벼운 위협에 남자는 항복한다는 듯이 두팔을 올렸다. 그리고는

사무적인 어조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펜릴의 아들들은 하나이고, 협조하며 서로를 의지하지. 그게 우리의

행동방식이자 삶인것은 자네도 알고 있겠지.]


"그래서요?"


[그런데 몇 백년만인지- 배신자가 나왔네]


"배신자?"


갸웃하는 그녀에게 사내는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신경질을 가라앉혔다.

생각하면 할 수록 골치가 아프면서, 남에게 떠벌리기에는 늑대들의 긍지를

상처입히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사태가 사태인지라 사내는 가감없이 줄줄이 이어말한다.


[동족살해. 그것도 정당한 결투가 아닌- 늑대들 중에서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지. 그것도 한두명이 아닐세. 무려 스무명을 물어죽인 괴물같은 녀석이

무리를 탈주해서 이 숲에 잠복해 있네.]


"...그 자를 잡으려고 이렇게 당신이 어린 것들을 이끌고 나오셨다?"


[그렇게 되지. 그것 뿐만이 아닐세.]


그는 순간 고개를 쳐들어 눈빛을 빛내면서 살기를 흘렸다.


[그 녀석은 지금 인간과 손을 잡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있어. 필립의 일 이후로

인간에게 붙어먹다니- 우리의 긍지는 산산이 조각 났다네. 사루비아- ]


"....그것이 우리의 길을 막는 것과는 무슨 상관이죠?"


[미안하지만 숲을 돌아움직였으면 좋겠네- 늑대의 일은 늑대가 해결하는 것이

도리. 설명하진 않겠지만, 우리도 이 녀석을 몰아넣는데 꽤나 노력을 했지.

여기서는 어떠한 변수도 허락하지 않을 걸세."


사루비아는 눈을 부릅 뜨며, 분기를 띄우며 외쳤다.


"지금 당신은 우리가 그를 도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는건가요? 당치도 않군요!

잘 기억하세요, 먼저 배신한 것은 그쪽입니다-"


[알고 있지. 잘 알고 있네. 그렇지만 여기까지 일이 커진 이상. 우리도 확실히

끝맺음을 내고 싶어. 게다가 자네들이 끼어들어 늑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꺼려지고.]


그렇게 말하고는 사내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의 이견을 허하지 않겠다는

돌부처같은 자세에, 사루비아는 진심으로 분노를 불태웠다. 이 정도면, 무례를 넘어서

치욕에 가깝다.


"당신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우리에게도 물러설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게 나올줄은 몰랐다는 듯이, 사내는 난처한 기색을 띄우며 대답했다.


[우리의 긍지를 짓밟을 정도의 일인가?]


"우리의 여왕이- 이 숲에 계십니다."


그 정보에는 지금까지 냉정을 유지하던 회색의 사내라도 흠칫할 수 밖에

없었다. 여왕의 부활- 그것은 자신이 알기로는 모든 혈족들이 고대하던

대사건이며, 또한 그녀의 재래는 혈족의 재기와도 같기 때문이다. 인간과

다르게 혈족은 군집력이 극히 부족하다. 대부분이 태어나지 않고

창조된 혈족은, 가족이란 개념도 희박하고, 협력한 다는 것이 굉장히

어색한 개념이다. 그러나, 집단 안에서도 영달을 위하여 서로 싸우는 것이

흔한 인간과는 다르게, 지도자라는 것이 생기면 혈족들은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 그것은 그들이 탄생때부터 태어난 순서로 상하관계가 철저하게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서 여왕은 시조나 다름없는 이른바

신과 같은 존재인 까닭이다.


사내는 등에서 사르르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고찰한다. 자신은

알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그저 여왕이란 존재가 혈족의 지도자라고만

인식하고 있겠지만, 그녀는 그 이름에 걸맞는 진실로 "괴물" 인것이다.


[...그것은 사실인가?]


그럼으로 그는 한심하게 생각이 되면서도 재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사루비아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었다. 그에 사내는 눈살을

찌부리면서 중얼거렸다.


[이건...내 대에서 함부로 결정할 일이 아니군...]


그는 그리고는 다시 부리부리한 눈으로 똑바로 그녀를 직시하며 말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사루비아, 그대는 대화할 필요가 있소. 저 숲안에서

기다리시는 분과 함께. 그리고 결정하게 되겠지.]


"무엇을?"


그는 담담하게 무시무시한 내용을 말하고는 거침없이 몸을 돌려 숲으로

다시 나아간다.


[싸울지, 싸우지 않을지를]


그의 퇴보에 늑대들도 서서히 무거운 발을 움직여 사내를 따라 걸어나갔다.

느릿한 그의 속력에 맞추어, 늑대들도 발을 천천히 움직여 저벅저벅 숲으로

거체들을 돌렸다. 그에 사루비아는 말을 채찍질해 달리게 하여, 사내의 바로

옆에 까지 따라잡았다. 그녀는 말을 다시 걷게 하면서, 옆을 내려다보았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뭐인가?]


"아까, 늑대가 인간과 손을 잡았다고 한 것 같은데요..?"


사내는 그건가- 하고 혀를 차며 주저없이 설명해나갔다.


[우리들도 그 호로자식이 뭘 꾸미는지는 전혀 알수가 없네. 이 숲으로

추적해낸 것도 고작 며칠 전. 지금은 숲에 쳐박혀서 뭘 하는지는 모르지.

그저, 그를 좇을 때 잡아 고문한 인간에 말에 따르자면, 그는 오르소 백작이라는

인간과 자주 만났다고 하였네.]


"..그는 설마 인화 할 수 있는 나이였나요?"


[아쉽게도 그렇다. 우리 부족에서도 꽤나 고령이었지.]


"그런자가...탈주에 동족살해...?"


그에 턱을 당겨 생각에 빠져 침묵하는 사루비아였다. 그 사이에 여전히

품에 안겨있던 넬리는 발맞추어 걷는 사내를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여전히 얼굴조차도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망태기 안에는 냄새로

봐서는 약초등이 들어 있는 가 싶다.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었는지, 사내는

눈을 크게 뜨면서 그녀를 마주 보고는 쓰게 웃었다.


[눈치 채지 못했는데, 혈족이 한명 더있었는가? 저 폭발의 망나니라면 기억을

해도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군. 자네의 이름은?]


대답해도 좋은 것인지 알수없어, 일단은 응해놓는다.


"넬리...풀루스..입니다만..."


[넬리?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인데? 최근에 태어난 혈족인가-?]


그렇게 중얼중얼 거리는 사내는 관찰하듯이 넬리를 찬찬히 바라보았고,

그때 뜨억-하는 표정으로 흠칫했다.


[자네- 인간인가?]


그 말에 역시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사루비아였다. 잠시 고심에 빠졌던

사루비아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려, 넬리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내가 보호하고 있는 은인의 딸입니다. 함부로 해치면 정말로 가만두지

않겠어요."


폭발적인 대응에 사내는 벙찐 표정을 지우고는 두 손을 위로 번쩍 들어

항복의 제스쳐를 표한다. 그는 쓰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맹우였었던 혈족과

늑대의 관계일진데, 지금의 사루비아는 늑대에게서 그토록 증오하던 인간을

지키고 있다. 자신보다도, 저 인간을 더 믿는다. 그 비틀어진 상관관계는 상당히

아이러니해서 사내조차도 머리를 긁적거릴 수 밖에 없다.


그 사이에 늑대들과의 어색한 동행은 숲까지 다다라 있었다. 멀리서 조차도

그 당대함을 엿볼 수 있었던 숲은 가까이서 보니 그 웅장함에는 질릴 정도였다.

나무의 크기가 비범하다. 보통의 나무보다도 수배는 길고 두꺼워, 마치 자신이

작아진 듯한 기분에 넬리는 움직이지 않는 숲에 겁을 집어먹을 지경이었다.


[이쪽으로-]


그렇게 사내가 가르킨 방향에서는 나무가 무참히도 쓰러지거나 꺾여 있는 곳이었다.

명백히도, 늑대들이 질주한 흔적. 거대한 잔재에는 말 조차도 넘어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혈족들과 넬리는 말에서 내려 숲으로 들어섰다. 사내는 이미 몇마리의 늑대를

선정하여,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너희들은 들어가서, 세번째 아들께 우리가 손님을 모셨다고 알려라]


그러자 그들은 말하는 것도 없이 그들은 다시 기겁할 정도로 도약해서, 숲의

어둠 속으로 질주해나간다.



이윽고, 나타난 것은 원래 나있던 길 옆으로 착지하여 나무들을 부러트리는

늑대였다. 그것이 천천히 머리를 낮추자, 그 위에서 폴짝 하고 내려 온 것은

구부정한 등에 노인이었다. 예의 사내처럼 가죽을, 이번에는 곰의 머리까지

부착되어있는 것을 둘러입고 있었다. 뒤로 길게 묶은 백색의 머리가 바람에

춤추듯이 흔들렸다.


[오랜만이야, 사야-]


"템피르-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그야말로 그녀는 경악하고 있었다. 사내의 윗선을 데려온다길래 누군가 싶었더니

예상보다 더 대단한 거물을 이끌고 온 것이다. 템피르- 그는 단순한 지도자 같은

것이 아닐 것이다. 펜릴의 아들들에게는- 거의 신과도 같은 고귀하고도 신앙적인

존재. 자신으로 따지자면 여왕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지도 모르는 늑대들의

절대적인 지향점.


[거의 삼백년 쯤 못봤나..? 내가 자고 있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더군..]


"설마, 당신이 수면을 깨고서라도 나올 줄은..."


[그 전에...백년 전의 일은 내가 사과하지. 동맹을 버린 것은 긍지를 버린 것과

다름없지. 지금의 쓰레기들의 잘못을, 이 늙은이가 어떻게 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놀라면서 그의 이름을 연발하는 늑대들을 뒤로하고 템피르는 정중하게 몸을

숙였다. 그 속에 깃든 정중함과 진심은 사루비아도 절절히 느꼈기에 그녀 역시도

순간 말을 잃었다.


"-개새끼들이 어쩌겠어?"


아그니스는 그렇게 투덜댔지만, 템피르는 그저 껄껄 웃으면서 수긍해나간다.


[그렇군, 정말 개새끼들이 따로 없어]


[템피르님? 아니, 그 말은 조금 심하신게..]


[네놈은 닥치고 있어. 사르발. 너가 있었는데도 늑대들이 그런 비겁한 짓을

하다니, 정말로 긍지의 긍 자도 꺼내지 말아라! 이런 비겁한 것들이-]


사르발이라고 불린 회색의 사내가 저항해봤으나, 무참히 깨져서 뒤로 설설

물러섰다. 그 믿기 어려운 장면을 아연하게 쳐다보던 사루비아는 힘없이 두팔을 껴안았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우린 그럴 만한 짓을 했으니까. 내가 일어나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됬습니다, 그 일은 당신의 사과도 받았으니, 더 이상 거론하지는 않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관계가 나아진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물론이지.]


그에 아그니스는 콧방귀를 뀌나, 사루비아는 무시하고 담담히 그를 뒤로 밀어넘어트린다. 우스꽝스럽게 뒤로 머리를 찧은 아그니스는 뒷통수를 어루만지면서 투덜거리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것보다도, 당신이 잠을 깨고 나섰다는건...도대체?"


[꽤나 골치아파졌다네...그 도주한 늑대는...내 손자이자...늑대의 수장이었던

카나만을 죽였어]


손자의 살해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는 별로 개의치 않은 듯 보였다. 그러나 늑대의

습성을 잘 아는 사루비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늑대들은 자연의 경쟁이 가장 익숙하면서도 냉정한 종족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알고 있다. 지면 죽고 약하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도. 그렇기 때문에 약해서 죽은 것을 상대를 탓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약한

그들만을 탓한다.


"말도 안되...카나만을...?"


그러면서도 현재 수장인 카나만을 죽이고 심지어 달아났다는 사실에는 순수하게 사루비아는 동요하고 있었다. 카나만은 긍지 따위는 전혀 모르는, 이기주의적인데다가 계산적인 인물이었지만, 수장으로써의 강대함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괴물이었다. 늑대들의 수장에는 정말로 걸맞는 걸물이었던 것이다.


[그래...그리고 주인잃은 강아지처럼 바둥대다가 이 망나니 같은 놈들이 깨운

것이 나란 이야기지- 한심한 사정이야. 지금까지도 이런 일 정도도 착착 해결할

수 없다는건. 착잡한 이야기지.]


"그래돕니다...그렇다고 해서라도 당신이 일어날 이유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대살인마라고 해도 당신이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을거에요.특히나 수명이 얼마남지 않은 당신이 짧은 여생을 낭비하면서 까지라는건..."


[여전히 날카롭구만. 사야-]


"그 별명으로 부르지마세요. 그렇게 하기에는...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습니다."


[후후- 그런가?]


템피르는 웃으면서 소매에서 파이프와 담뱃가루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마치

짠 연극처럼 빠르게도 회색의 사내, 즉 사르발이 달려와 손가락을 비벼 발화시켰다.

그는 파이프에 입술을 갖다대어 미미한 숨을 불어놓는다. 그 매캐한 연기와 함께

냄새가 서서히 코를 간지럽힌다.


[인간과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 그 녀석은 지금 깨워서는 안될 것을

께우려고 하고 있어...정말로 위험한 녀석과 손을 잡았지.]


"위.험한 녀석?"


[그렇군...너희들도 이제 막 은거를 깨고 나와서, 잘 모르는 건가.. 나도 일어나서 들은 거지만 말이야.]


"납득이 안되는군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겁니까?"


[너는 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하는 거다. 지금 세계의 정세 그리고 배신자와 연관이 있다고 우리는 추측하고 있는 통솔의 언령의 소유자, 복수의 화신 헤르톳에 대해서.]


그 말에 숲이 돌풍에 휩싸여 춤을 춘다. 마치, 겁에 질려 우는 듯이, 가지가 바람에

걸려 흔들렸다.


작가의말

늦었어요. 늦었습니다. 의지 박약이라고 밖에 할 수 없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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