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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하나 님의 서재입니다.

네크로맨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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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하나
작품등록일 :
2019.01.07 23:10
최근연재일 :
2019.01.23 08:23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8,486
추천수 :
81
글자수 :
125,223

작성
19.01.07 23:18
조회
459
추천
3
글자
9쪽

4년만의 구출

DUMMY

남태평양, 그곳의 이름 모를 무인도.


해변가에 왠 거지꼴의 남자가 연기를 피우며 울고불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여기!!!사람살려요!!!여기!!!!! 살려달라고!!!!”



남자의 눈물 맺힌 눈동자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배 한 척이 비쳤다···..



***



“으허엉 으허우어엉허헝 감사으어어합니다 끄억끄억”



연신 ‘감사 합니다’(?) 를 외치는 나에게 인상 좋은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이보게 청년, 좀 진정 하게나. 꼴을 보니 꽤나 오래 갇혀 있었나 보구만.”



나를 구조해준 배는 한국의 원양어선 이었다.

앞서 몇 번 다른 배들을 봤지만, 너무 멀리서 지나갔기에 그들은 나를 보지 못했다.

그마저도 최근 2년간은 한번도 지나가지 않아서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렀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던 와중이었다.

매일 한번씩 그은 빗금이 1411개, 거의 4년만에 섬에서 구조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말을 걸어 주시는 분은 이 배의 선장 이신 ‘이명환’ 선장님 이었다.



“이름이 ‘진원’ 이라고 했나? 그래 어쩌다가 저 섬에 갇히게 된 건가?”



“흐으..끅..흐흑.. 그게요···”



나는 그때를 떠올렸다···..






나는 고아다.



태어난 직후 보육원 앞에 버려졌기에,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래서 인지 딱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도 없었다.

5살 때 잠시 입양이 되었지만, 그 집에 아이가 생긴 뒤 다시 버려졌고 원래의 보육원으로 돌아온 뒤로는 스스로 입양을 거부했다.


초등학교 땐 원 내에서 가장 똑똑 하기도 했고 학교 공부도 곧 잘 했기에 영재교육원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똑똑했던 건 보육원, 시골 초등학교 였기 때문이었다.

거긴 나만큼, 그리고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한 아이들이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영유아 때부터 교육받아 왔다.

그런 아이들과 있으니 나는 사실 대단지 않았고 스스로가 초라해 졌다.

그들과 나는 시작점이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후엔 공부에도 소홀해졌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동네에 없어서 편도 한시간 반씩 버스를 타고 다녔다.

고아라는 이유로 학교를 다니는 내내 따돌림을 당했고, 현실에 대한 도피처로 R.P.G게임을 즐겼다.학교에선 잠만 자고 밤새도록 게임을 하는 생활의 반복됐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 새 20살이 되었고 이제 독립은 해야하는데 할 줄 아는 건 없었다.

그래서 알바지옥을 뒤져 찾은 게 원양어선이었고 몇 년을 투자해서 장사 밑천을 마련할 생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아라 군대를 안가도 된다는 거?


하지만, 나는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일단 알바지옥에서 보고 연락했던 곳은 소개소 였고, 거기서 적지않은 돈을 소개비 명목으로 떼 갔다. 그리고 원양어선이 힘들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건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배를 타기 직전까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던 그들은 출항 후에 악마로 변했다.

배에는 담수가 늘 부족해서 바닷물로 씻어야 했는데 그건 씻으나 마나 였고 온몸에 피부병이 생겼다. 뱃멀미를 한달을 넘게 했는데, 멀미를 이유로 쉬게 해주지 않았다.

잠을 자는 공간은 몸을 뒤척일 수 도 없을 만큼 좁았고 조업이 시작된 후엔 잠이 란걸 잘 수가 없었다. 3~4일 1분도 못 자고 꽁치를 잡고 정리한 뒤 급속 냉동고에서 얼리고 냉동 창고에 넣고를 반복했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면 정말 개 맞듯이 맞았고 그냥 죽여서 바다에 던져버리면 아무도 모른다는 그 말이 너무 무서웠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정신은 피폐해져 갔고, 결국 파도가 심하게 치던 날 밤낮으로 4일을 꼬박 일하다 순간 선채로 졸아서 바다에 빠져버렸다.

배위를 올려다 봤지만 다들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파도가 심하기도 했지만 배를 움직여서 구하려면 조업을 멈춰야 하는게 이유 같았다.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의례적으로 구명 튜브를 던지긴 했지만 파도에 휩쓸려 나는 점점 배에서 멀어져 갔다.

머릿속 가득 절망이 차올랐지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몸부림 쳤다.

줄이 끊겨 날아온 구명 튜브를 붙잡고 죽기살기로 헤엄치다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무인도였다.


그렇게 근 4년을 무인도에서 지내게 되었고 오늘 기적적으로 구조된 것이다.




* * * * * * * * *



덥수룩하던 머리와 수염을 정리해 멀끔해진 진원이 투덜대고 있었다.



“휴우···.상황은 딱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무슨 법이 이 따위야!”



무인도에서 구조된 뒤 6개월이 지나서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선장님은 가까운 나라에 내려 줄 테니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라 했지만 천애 고아인 나는 비행기 값을 부탁할 곳이 없었다. 선장님이 빌려 주신다 했지만 나는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6개월간 뱃일을 도우며 지내다 함께 돌아왔다.


그 사이에 알게 된 건 내가 처음 탔던 배가 정상적이지 않은 곳이라는 거다. 이명환 선장님의 배처럼 선원 복지가 잘되어 있는 좋은 배도 많았다. 그러나 난 바보같이 소개소를 통해(심지어 소개소 인지도 모르고) 탔기에 그런 막장 중에 막장인 사람들이 모이는 악덕 업체의 배를 탄 것이다.


한국에 돌아오자 말자 그 업체를 검찰에 고소했다.조사해보니 그 업체는 내가 배를 타기 전부터 폐업 신고가 된 곳이었고, 서류를 조작해서 내 사망보험금까지 수령해 간 상황이었다.때마침 그 악덕 선장은 국내에 체류중이었고, 경찰에 의해 체포할 수 있었다. 악덕 선장과 그 때 함께 탔던 선원들은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장했지만, 그 선장과 분쟁이 잦았던 선원의 고발로 상황이 역전됐다. 그 선원의 증언에 따르면 선장이 ‘조업을 멈추고 배를 이동하면 수 천만원의 손해가 난다. 니들이 책임질 거냐?’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계속된 조사에 의해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차례 있었고, 악덕 선장에게 반항을 한 선원을 살해한 뒤, 바다에 유기했던 일까지 들어났다.


결국 악덕 선장은 살인, 과실치사, 탈세, 보험사기 등의 죄목으로 종신형에 처해졌다.다른 선원들도 처벌을 받긴 했지만 선장의 협박에 의한 거라 판단돼 감형을 받았다. 법원은 악덕 선장에게 내가 배에서 일한 4개월 간의 임금과 보상금으로 5천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지만 문제는 선장의 재산이 땡전 한푼 없었다는 것이다. 엄청난 노름빚에 배까지 저당 잡혀 있었고, 어차피 종신형인데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니 방법이 없었다.



“X발 그냥 곱게 뒤질 것이지, 바퀴벌래처럼 살아남아서 경찰에 찔러? 너 XX한테 줄 돈은 한 푼도 없다. 내가 꼭 탈출해서 이번엔 확실히 죽여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그 악덕선장놈이 내 귀에 대고 떠든 말이었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거지같아도 나에겐 힘이 없었고 힘이 없으면 억울한 건 의미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내 인생에 5년을 날렸는데 아무런 보상도 못 받다니···.”



세상의 부조리 함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6개월간 이명환 선장님 배에서 일한 2천만원.. 이걸로 앞으로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하는 건가?"



"그래 아끼고 또 아끼면 시도 정도는 해볼 수 있겠지. 해보는데 까지 해보고도 안되면 이명환 선장님 배를 타자."




* * * * * * * * * * * * * * * * * *




내가 무인도에 있는 동안 세상은 급변해 있었다.‘뉴 월드’ 라는 가상현실 게임이 나왔고, 오직 게임만으로도 충분히, 아니 조그만 재능이라도 있다면 과하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어째서 인지 수많은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었고 그들이 돈을 펑펑 써주는 탓이 컸다. 무인도에 있으면서 지나가는 배를 거의 못보게 된 것도 그런 연유였다.게임으로 돈을 버는게 대중화가 되면서 굳이 힘들게 배를 탈 이유가 없어진 것이었다. 이명환 선장님의 배같이 대우가 좋은 배도 선원을 구하기가 매우 힘든데 악덕 선장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래서 그가 한국에 체류하면서 점점 도박에 빠진 것이었다.



"아씨, 생각나니까 또 기분 더럽네"



진원은 애써 생각을 떨쳐내며 인터넷 검색에 열중했다.단편적인 정보는 선장님 과 선원 분들, 경찰관 분들 에게도 짬짬이 물어 봤지만 진짜 내 밥줄이 될 수 있을지 상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뉴 월드 는 내가 한국을 떠난 직후에 나왔다고 되어있었다. '이미 5년이나 된 게임에서 내가 돈을 벌 수 있을까?' 싶었지만, 굳이 고 레벨이 아니더라도 최저임금 이상은 벌 수 있다고 했다.

이정도면 도전해볼 가치는 충분했고,게임 폐인이던 그가 게임은 커녕 현대 문명과 5년을 떨어져지냈기에 결정에 망설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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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성장을 위한 준비 2 19.01.21 251 3 14쪽
23 성장을 위한 준비 19.01.19 247 3 17쪽
22 흑마법사들의 비밀 연구실 2 +1 19.01.18 246 3 16쪽
21 흑마법사들의 비밀 연구실 19.01.17 278 3 14쪽
20 첫 번째 죽음 2 19.01.16 269 4 13쪽
19 첫 번째 죽음 19.01.15 281 3 14쪽
18 투신 바쿠라 2 19.01.14 268 2 16쪽
17 투신 바쿠라 19.01.14 295 3 15쪽
16 보상권 2 19.01.12 279 4 15쪽
15 보상권 +1 19.01.11 308 3 14쪽
14 흑마법사의 흔적 +1 19.01.10 312 3 11쪽
13 변종 개미굴 2 19.01.10 289 3 13쪽
12 변종 개미굴 +1 19.01.09 348 1 8쪽
11 사기적인 능력 19.01.09 321 6 9쪽
10 여신의 현생 19.01.09 333 3 9쪽
9 고블린 주술사 +2 19.01.09 352 3 11쪽
8 잉여 히든 클래스? 2 +1 19.01.08 380 3 6쪽
7 잉여 히든 클래스? 19.01.08 379 3 10쪽
6 토끼 학살자2 +1 19.01.08 410 3 8쪽
5 토끼 학살자 +1 19.01.08 395 4 9쪽
4 '뉴 월드' 의 시작 +2 19.01.07 461 4 7쪽
» 4년만의 구출 19.01.07 460 3 9쪽
2 인공지능 '미라클' +3 19.01.07 522 3 7쪽
1 프롤로그 +2 19.01.07 599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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