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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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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수
작품등록일 :
2015.10.18 22:07
최근연재일 :
2015.10.22 23: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0,370
추천수 :
314
글자수 :
20,805

작성
15.10.18 23:00
조회
2,203
추천
49
글자
7쪽

과거로 회귀하다 (1)

DUMMY

통칭 마왕이 정보매체들을 장악하며 등장했을 때 대부분이 비웃었다. 하지만 마왕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사회를 잠식해 나가자 슬슬 심각성이 부각됐다. 때늦은 총력수사가 급물살을 탔지만, 스스로를 마왕이라고 자칭하는 가면 속 정신이상자의 신분을 밝혀내지 못했다. 마왕이 몬스터 집단의 수장이고, 2차 몬스터웨이브를 일으킴으로서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든 주범이라는 것만이 사건의 펙트였다.

인간들은 종말의 위기에 처해,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최후의 보루까지 내몰린 것이다.

콰앙!

몬스터의 습격을 받은 보급고가 불타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몬스터와 대항할 수 있는 인간들의 마지막 희망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보급장교인 이재우도 배에 커다란 구멍이 난 채 구석에 처박혔다. 강물처럼 흐르는 선홍색 핏물이 그가 기대어 앉은 자리에 웅덩이처럼 고였다.

숨을 쉴 수 없었고 섬뜩한 느낌이 들뿐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재우는 두려운 마음으로 뻥 뚫린 상체를 내려다보았다. 기절이라도 했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희미하게 남아있는 의식이 그를 괴롭혔다.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죽는 건가...’

이재우의 눈이 감기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이었다.


*


이재우는 눈을 떴다. 이불이 식은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살아있어?’

그는 천장을 보았다. 병원 천장과는 다른 파란 벽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이재우가 염탐하듯 이불 속에서 눈동자를 굴렸다.

구식 알람시계와 오래된 서랍장.

‘뭐지?’

이재우가 꽤 오래 전 살던 원룸의 풍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약간 뻐근한 느낌만 있을 뿐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차마 눈으로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아 배를 어루만졌다.

분명 배가 뻥 뚫렸는데, 단단한 복근이 만져졌다.

“꿈이 덜 깼나...”

이재우는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눈을 감고 볼을 찰싹찰싹, 두 번 두드렸다.

눈을 떠봐도 그의 시야에 보이는 풍경은 같았다.

“뭐지?”

그는 이제 소리 내 물었다.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불현 듯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물론 그럴 리가 없지만.

이재우는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거울을 보았다. 그리고,

“으아아악!”

집안이 떠나가라 비명이 울렸다.

그는 뒤로 주저앉아 거울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거울 안에는 파릇파릇한 청년 하나가 두려움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름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 새치가 보이지 않는 검고 풍성한 머리칼.

20년은 더 젊어진 자신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말도 안 돼.”

이재우는 몸을 일으켜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뺨을 꼬집고 주먹으로 배를 내리치기도 했다.

“헙.”

고통에 숨이 턱 막혔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을 터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이 상황이 미친 상황이었다.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적은 있지만 분명 죽을 만큼의 상처를 입었는데, 다시 살아난 것도 모자라 젊어지다니? 어쩌면 그가 모르는 사후세계에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이재우는 방안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는 팬티 바람으로 3층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세상을 바라봤다.

선선한 바람, 쌩쌩 달리는 차 소리, 신호등 아래 서있는 사람들과 도로 반대편에서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세상은 아무런 일도 없는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나만 젊어진 건가? 아니면 과거로 돌아온 건가?’

이재우는 방안으로 돌아가자마자, 이불을 뒤적이며 휴대폰을 찾아냈다. 액정 불빛 아래 보이는 시간은 2116년 10월 6일, a.m11:00를 정확히 담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그러고 보면 그가 살고 있었던 2136년에는 지금 버전의 휴대폰을 쓰지 않았다.

“정말 20년 전으로 돌아왔다고?”

하지만 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리가.

이재우는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잠시 얼어붙었다. 그러나 머릿속은 이제부터 어찌해야 하나 팽팽 돌고 있었다.

앞으로 벌어질 비극은, 괴물들에 의해 인류의 절반이 멸종되고 세계의 모든 국가기관과 질서가 무너지는 것. 멸망을 앞두고 절망만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비단 이재우 만의 비극이 아닌 인류의 비극이었다.

‘마왕.’

그는 모든 인류의 적이자 포식자였던 한 존재를 떠올렸다. 스스로를 마왕이라고 밝힌 존재는 모든 몬스터를 지휘했다. 중구난방으로 소수만 나타나던 몬스터들은 마왕에 의해 군대가 되었고, 인간들은 더 이상 대처할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긴 전쟁의 끝에서 이재우 역시 별 다를 것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런데 왜 내가 돌아온 거지? 환장할 노릇이군.’

인류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인 20년 전으로 환생했다는 건 그 끔찍한 지옥을 다시 한 번 겪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나 말고도 살아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 힘을 합하면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이재우는 본래 강화 능력 각성자였으며 보급장교로 일을 했었다. 전투물품이나 병사들의 신체를 강화하는 것이 그의 세부적인 임무였다. 이 능력을 잘만 활용하면 몬스터에 대항할 힘을 키울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마왕은 가장 먼저 보급고를 타격했다. 몬스터 대군이 헤일처럼 보급고를 휩쓸었고, 마지막 남은 생존자들도 궤멸됐다. 치열하게 맞서 싸우며 간신히 버티던 이재우와 동료들마저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마왕이 몬스터를 규합하지 못하게 하려면 최대한 수를 줄여놔야 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인간들은 몬스터의 출현을 신자원의 등장으로 받아들였다.

구자원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 시기, 때마침 등장한 몬스터의 시체는 구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자원을 제공했다. 따라서 인간들은 현재의 생활수준을 영위하기 위해 오히려 몬스터의 생존을 돕고, 공생하길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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