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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7.05 21:2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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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75
추천수 :
6,416
글자수 :
281,076

작성
24.06.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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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글자
16쪽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DUMMY

행군하다가 숙영지를 편성할 때면 난 호위기병 수십 기만 거느리고 각 부대를 찾았다. 특히 원담이 파견한 엄경, 유헌부대와 원소가 지원해 준 왕문부대를 집중적으로 찾아 나를 알렸다.


조독 기병과 축오 노병부대는 유주는 물론이고, 업성에서도 수시로 함께 훈련했기에 장병 대부분이 나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새롭게 합류한 부대에 집중했다.


장병을 실질적으로 통솔하는 십장, 오십장, 도백(백명 지휘) 등의 하급장수가 내가 어떤 사람이란 걸 알아야 전투가 벌어졌을 때,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온통 모략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적어도 하급장수가 나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엉뚱하게 오판하는 일은 적을 테니까. 이런 작은 부분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런 내 진심이 통했을까? 내가 호위기병을 이끌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장병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나와 우릴 구경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나와 호위기병은 같은 흑색갑주를 입었지만, 그들은 용케 나를 찾아냈다.


물론 흑색으로 색깔만 같을 뿐, 모든 면에서 내가 착용한 갑주가 우수했고 가까이서 보면 차이가 매우 컸다. 그럼에도 기병 사이에서 나를 찾아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내게 관심이 있다는 방증이었다.


또 주요 장수들과 대련도 수시로 진행했다. 대련에서 나를 꺾을 장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제일 강하기도 했지만, 총대장이고, 원소의 자식이었으니까.


이런 노력 덕분에, 우리가 험한 병주를 거쳐 하동군에 들어섰을 때는 높은 사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에 유헌, 엄경, 왕문은 나를 신뢰하지 않았지만, 이젠 뛰어난 장수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도 큰 소득이었다. 이들을 희생하는 이대도강의 계책을 생각했었는데, 잘하면 그런 계책을 쓰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가능하면 전력을 유지하는 편이 옳았다. 조조 말고도 상대해야 할 적은 지천으로 널렸으니까.


하동군 강읍성 인근.

강읍성은 병주 상당군에서 하동군의 진입로에 있는 관문이었다. 병주의 험준한 태행산맥 줄기는 하동군에서 급격하게 온순해졌는데, 강읍성은 그 시작점이었다.


강읍성은 대성은 아니었지만, 견고한 성이었다. 또 성을 지키는 병사의 복장은 허름했지만, 성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이곳을 누가 지키고 있는가?”

“가규입니다.”

“골치 아프게 생겼군.”


가규란 말을 듣자, 머릿속이 지끈거렸다. 영특했고, 조조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자였다. 또 매우 냉철한 자였다. 가규는 삼대에 걸쳐 나라를 무너뜨렸는데, 가규는 한漢을, 아들 가충은 위魏를, 손녀 가남충은 진晉을 무너뜨렸다.


‘항복할 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적극적으로 저항할 텐데, 여기서 시간과 병력을 소모할 순 없고.’


고민하다가 일단 가규와 대화를 나눠보기로 마음먹었다. 서로를 존중하며 우아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런 사치는 꿈도 꾸지 않았다.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성을 점령한 후, 백성과 장병을 모조리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물론 지금 그걸 시행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가규는 호위병 한 명만 대동하고 만난다는 조건을 내걸고 내 제의에 응했다. 난 주위를 물리치고, 천천히 홀로 나아가 의자에 털썩 앉아 가규를 기다렸다.


가규는 주위를 살피고는 의자를 멀찍이 떨어뜨린 후, 앉았다. 그리고 말을 가까이 세워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했다. 난 그의 안심시키기 위해 호위병에게 말을 이끌고 멀찍이 물러나도록 조치했다.


어차피 성 밖에는 내 부하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가규와 호위병 정도는 나 혼자 제압할 수 있었다. 가규는 내 눈에서 강한 자신감을 읽고는 불안한 눈빛을 드러냈다.


“나는 항복하지 않소. 이 자리에서 목을 내놓을지언정, 항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소.”

“알고 있소.”


난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왜 만나자고 하셨소?”

“그냥. 궁금했소. 가규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심이었다. 그가 진심으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가규는 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물러나시오. 하동군은 쉽게 굴복하지 않소. 또 거기장군(조조)께서는 대군을 이리로 보낼 텐데, 그때 후회하면 늦소.”

“정말 항복할 마음이 없소?”

“없소.”


가규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난 그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예상대로 그는 꺾이지 않는 대나무 같은 인물이었다.


“이곳을 그대로 지나쳐 갈 테니, 가만히 있으시오. 강읍성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여기서 허비할 시간과 물량, 장병의 희생이 아까워서 그러니까. 내 말 우습게 듣지 마시오. 내 경고를 무시하면 강읍성은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될 테니까.”

“하동군 나아가 관중을 노리고 오신 거 같은데, 겨우 강읍성 하나 몰살시켜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가규가 다소 얕잡아보는 태도를 보이며 대답했다. 난 덤덤하게 대답했다.


“공포. 이 원희와 맞서면 죽음뿐이라는 공포를 하동군에 심어줄 것이오. 대답이 되었소?”


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양도(가규의 자). 당신이라면 내가 허언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오. 조조를 위한다면 나를 공격하고, 성안의 백성을 위한다면 가만히 있으시오.”


일부러 흉포한 기운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런 게 가능했다. 신기했다. 아직도 이곳이 현실인지 가상세계인지 헷갈린다. 가규는 흉포한 기운을 느끼고는 눈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일부러 널찍한 등을 보인 채로 걸었다. 가규의 호위병이 공격한다면 그대로 목을 벨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휴우, 어찌해야 하는가?”


가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맞서지 않는 게 아니었다. 원희와 싸웠을 때, 얻을 게 없고 잃을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가규는 고민하다가 성으로 돌아갔다.


군영으로 돌아온 나는 장수들을 호출했다. 그동안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가규를 만나기 전엔 함부로 백성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나눈 후,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도 업성에서 내 세력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두고두고 화근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규가 헛짓거리한다면 강읍성을 지도에서 삭제해 버려 나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호적에 파버린 원담이 아직도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고, 많은 관리와 장수가 그를 지지했다. 그건 원담의 군재와 강력한 힘 그리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나도 바뀌어야 한다. 그저 달라졌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부족했다. 적어도 내게 존경심을 품지 않더라도 두려움은 갖게 만들어야 한다. 권력을 잡는 가장 빠른 방법은 두려움이었으니까.


‘가규. 헛짓거리하지 않길 바란다. 그땐 정말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난 가만히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하동군에서 조조의 대군을 격파하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찮으면 강읍성의 장병과 백성을 몰살시킬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강하게 결심을 굳혔을 즈음. 장수들이 하나둘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강읍성을 우회하여 곧장 안읍현으로 진군한다. 그곳을 무너뜨리고 태수 왕읍을 사로잡는다면 하동군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괜스레 강읍성을 공략하느라 시간, 물자, 병력을 낭비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조조가 보낸 군대를 깨뜨리는 것이다.”

“저들이 뒤통수치면 어찌합니까?”


유헌이 조심스럽게 반박했다.


“그때는 강읍성을 소멸시켜 버리겠다. 주제도 모르고 이 원희에게 대들면 어떻게 된다는 걸 세상에 알려야지.”


흉포하게 단언하자, 유헌과 엄경, 왕문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들은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주군으로 모시는 자들이었다. 내 비위를 거슬렀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업성에서 이곳까지 함께 진군하면서 그들은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공포심이 가슴속 밑바닥부터 스멀스멀 피어올라 왔다.


“장군.”

“말하게.”


난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고, 엄경을 바라보았다. 내 공식직책은 유주자사였지만, 원소는 관중을 반드시 점령하란 뜻으로 행行 정서장군征西將軍에 임명했다.


행은 대행한다는 뜻으로, 난 임시 정서장군이었다. 그렇기에 장병들은 나를 장군으로 호칭했다. 물론 관중정벌에 실패하면 이 관직도 날아갈 것이다.


“서량의 마등은 조조 휘하입니다. 그가 기병을 지원할 수도 있는데, 대비책은 있습니까?”


서량은 현재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원 명칭은 량주였다. 하지만 장안 서쪽에 있다고 하여 보통 서량으로 불렀다.


“힘으로 이겨내야지.”

“힘으로요?”

“왜 자신 없는가?”

“아닙니다.”

“난 관중으로 들어올 때부터 내게 맞서는 모든 적을 격파하겠다고 다짐했네. 서량기병이 강하다곤 하지만, 유주기병도 만만치 않아. 이번에 그들마저 무너뜨리면 관중을 완전하게 손에 넣을 수 있어. 만약 마등에게 손을 내민다면, 승리하고도 그의 눈치를 봐야 하지. 이번 기회에 싹 무너뜨려야 해.”


난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엄경에겐 무식한 대답으로 들렸을 것이다. 마초, 방덕이 이끄는 서량기병은 솔직히 벅찼다. 하지만 이들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내 장래는 어두웠다.


동시에 엄경이 걱정할 정도로 강한 서량기병을 무너뜨린다면, 누구도 내 능력을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조조군보다 서량기병이 내 능력을 시험할 리트머스시험지란 생각이 들었다.


내 능력을 믿었다. 내가 방덕과 마초를 잡아준다면 유주기병이 서량기병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엄경.”

“예.”

“내 명령을 충실히 받들게. 그럼, 서량기병도 무너뜨릴 수 있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엄경은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복명했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테니, 준비하도록. 왕문.”

“예.”

“이동하다가 적당한 매복지점을 발견하면 보병 1천을 매복시켜. 그리고 매일 내게 전령을 보내 상황을 보고하게 하고. 가규가 뭘 모르고 덤비면 그땐 강읍성을 무너뜨릴 테니까.”

“예.”

“자자, 모두 나가서 장병들 급식, 숙식 확인하게. 내일 아침 출발할 테니, 그때 문제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고.”

“예.”


장수들은 일제히 복명하고 물러났다. 홀로 남자, 뛰어난 책사가 옆에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난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언감생심이다. 당분간은 내가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 수밖에.’


다음날.

새벽녘부터 바쁘게 행군준비했고, 해가 떠오를 무렵 난 기병을 이끌고 행군했다. 노병, 보병이 순서대로 뒤를 따랐다.


문희현.

강읍현과 안읍현 사이에 위치한 대현. 문희현 현령 위고는 상황을 살피고는 순순히 성문을 열고 내게 항복했다. 하동군 대호족인 위고는 나와 맞섰다가 자칫 가문이 몰락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항복한 것이다.


“참으로 고맙소. 위 현령을 잊지 않겠소.”

“고맙습니다.”


위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살기 위해 항복했지만, 마음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이내 그 표정을 지웠다.


“왕 태수는 어떤 자요?”

“왕 태수는 청담고론에 밝습니다.”


위고는 하동군 태수 왕읍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군재가 그리 뛰어난 자는 아니었기에 안심이 되었다.


“저, 거기장군께서 보낸 대군이 홍농군에 들어섰고, 서량기병이 좌풍익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역시 하동군 대호족 위고였다. 하동군을 비롯하여 관중의 대호족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두었을 테니, 자연스럽게 정보가 들어왔을 것이다. 난 그로부터 자세하게 정보를 입수하고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상대로 조조는 빠르게 대처했다. 문득 위고가 너무 빨리 항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거짓 항복이라면?


“그런 상황이면 좀 더 버티다가 항복하는 게 낫지 않소? 자칫 내가 패한다면 나중에 곤란해질 터인데.”


슬며시 위고의 심중을 떠보았다. 그는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결심한 듯 표정을 굳히고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난 그걸 원하오.”

“강읍성의 상황을 대충 들었습니다. 자칫 저항했다가 가문이 몰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장군의 군대를 보니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군. 만약 내가 패배하여 물러난다면 그땐 어쩔 생각이었소?”

“현령에서 물러나야지요. 그래도 하동군에서 위씨가 제법 알아주는 가문이니, 거기장군께서 제게 딱히 죄를 묻진 않을 겁니다.”


부리기에 적당한 자였다. 이런 자라면 내게 대적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가규처럼 목숨 걸고 충성하는 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걸 욕심낼 때가 아니다. 언젠간 내게도 그런 자가 신하로 들어올 것이다.


“참으로 고맙소. 내가 하동군을 온전히 장악하면 위 현령을 하동군 태수로 추천하겠소.”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란 말이 두 번째였다. 처음이 다소 어색했다면, 이번엔 제법 진심이 담겼기에 난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난 문희현을 뒤로 하고 곧장 안읍성을 향해 진군했다. 홍농군이라면 지척이었다. 일단 안읍성까지 진군하여 항복을 권한 후, 상황을 봐서 압박을 가하든지 조조군과 싸울지를 결정할 것이다.


정찰병을 포판현으로 급파했다. 포판현은 황하와 위수가 만나는 곳으로 홍농군으로 진군해 오는 조조군의 예상도하지점이었다.


또 정찰병을 피씨현으로 보냈다. 피씨현은 하동군 북쪽에 있는 현으로 황하에 접했는데, 서량기병의 예상도하지점이었다.


모두 배를 타고 도하하면 좋겠지만, 기병은 그게 쉽지 않았다. 피씨현 앞의 황하는 깊지 않았기에 말을 타고 도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하장소였다.


아마 가까운 낙양에서 출발한 조조군이 먼저 도착할 테고, 먼 서량에서 출발한 서량기병이 나중에 도착할 것이다. 어떻게 싸울지는 적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난 조급해지는 마음을 애써 침착하게 가라앉혔다.


며칠 후.

난 기병을 이끌고 먼저 안읍성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태수 왕읍은 위고와는 다르게 성문을 굳게 닫아걸고, 수성전을 준비한 상태였다.


강읍성과는 달리 안읍성은 대성이고 견고했기에, 함부로 공성전을 펼치기 어려웠다. 하여 도백 중에서 간담이 큰 자를 선발하여 전령으로 보냈다.


안읍성.

왕읍은 상좌에 앉아 무심한 표정으로 전령을 바라보았다. 전령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신을 바쳤다. 왕읍은 서신을 펼쳐 읽고는 그걸 흔들어 대며 입을 열었다.


“항복하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돌아가거라. 난 항복하지 않는다. 어찌 역적에게 항복한단 말인가?”


왕읍은 단호한 태도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조조가 황제를 모시고 있는데, 원희가 황제가 다스리는 영토를 침공했으니, 역적이란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난세에서, 굳이 역적이란 표현을 써서 상대를 자극함으로써 왕읍은 스스로 퇴로를 차단했다.


“그렇게 전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당연히.”


왕읍은 더 이야기하기 싫다는 듯 물러가라고 손짓했다. 전령은 군례를 올리고는 물러났다. 그는 빠르게 성을 빠져나온 후, 군영으로 돌아왔다.


“그랬군. 고생했다.”


난 전령을 격려하고는 돌려보냈다. 이후 숙영지를 편성하라고 지시했다. 당분간은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안읍성의 상황을 살피고, 조조군과 마등군의 동태를 확인할 생각이었다.


포판현과 피씨현으로 보낸 정찰병의 첩보가 도착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조군과 서량기병의 시간의 순서를 두고 도착하길 원했다. 그럼, 순차적으로 상대하면 되니까. 내 머릿속에는 수많은 계책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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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6 24.06.05 8,169 173 16쪽
7 제7화. 원희, 진군하다. +10 24.06.04 8,698 169 18쪽
6 제6화. 두 영웅 원담과 원상. +3 24.06.03 8,939 177 17쪽
5 제5화. 후계자가 되기 위한 조건. +9 24.06.02 9,408 192 16쪽
4 제4화. 원희, 존재감을 발휘하다. +7 24.06.01 9,653 186 16쪽
3 제3화. 군권을 장악하다. +8 24.05.31 10,347 180 16쪽
2 제2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20 24.05.31 11,514 19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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