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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어터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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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맨스
작품등록일 :
2021.01.10 13:29
최근연재일 :
2021.02.17 21:28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083
추천수 :
1
글자수 :
103,765

작성
21.02.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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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 어디서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5)

DUMMY

쿠가가가가가가가가가!!!!


회오리가 휘감은 수 많은 돌덩이가 놈이 공중에 띄운 흉흉한 기물들과 맞부딪쳤다.


파파파팟!!!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돌과 철 조각들이 비산했다. 속도가 더해진 조각들은 이미 흉기였다.


두 회전력이 경계를 사이로 기세 싸움을 하며 엎치락 뒷치락 했다. 그리고 얼마지 지나지 않아 승자가 결정되었다. 돌개바람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 하, 하하! 여, 역시 입만 산 놈이군! >


조금 전까지 분명 조마조마했을 놈이 침착함을 가장한 채 얄밉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런데 이미 예상한 바였다.


"하- 역시. 두 개로는 부족했나?"


< !!?? >


이제야 눈치 챈 모양이었다.

내 좌우에는 두 회오리 기둥이 여전히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얄미운 놈을 향해 힘차게 외쳤다.


"가랏! 회전 회오리~!!!!"


장난스러운 외침과 함께 거대한 기둥 둘이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쿠아아아아아아아!!!!


< 끄아아아아아!!! >


흉기의 숲을 뚫고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놈의 거대한 몸뚱이에 직격했다.


푹- 푹! 푸욱!!


회오리에 휩쓸린 예리한 조각들이 놈의 질긴 껍질을 뚫고 깊숙이 박혔다.


< 크윽! 이, 인간 놈!!! 죽이겠...!!! >


오랜만에 겪는 물리적 고통에 차오른 분노를 내뱉는 찰나.

놈의 외침을 끊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야, 아직 안 끝났다~?"


< !? >


이대로 끝나면 너무 아쉽지.

지금 눈 앞에는 엄청난 양의 송진가루가 흙먼지와 섞여 안개처럼 퍼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딱 어울리는 스킬이 하나 떠오른다.


이렇게 농도 짙은 분진이라면.


짜악-!!


약간의 불꽃만으로도 재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타닥!


작은 소리를 내며 스파크가 튄다.

송진가루가 연소되며 주위로 퍼져나가고, 순식간에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분진 폭발의 재현.


꽈과과광!!!!!!! 콰과과광!!!!!


폭음과 함께 엄청난 열과 압력이 뿜어졌다.


< 크어어어어어어억!!! >


괴성이 실린 정신파가 야구장 가득 퍼져 나갔다.




피시싯-.


연기가 피어 오르고 매캐한 탄내가 풍겼다.

엄청난 폭발이 휘몰아 치자 온갖 잔해들이 휩쓸려 날아가며 주변은 깔끔해 졌다.

깔끔해진 도화지 바닥에는 놈을 중심으로 검은 재가 화려한 무늬를 수 놓아 두어, 마치 한 폭의 예술작품 같기도 했다.


< 크어... 크윽... >


놈이 연신 신음 소리를 낸다.


"덩치는 산 만해서 엄살 부리기는."


내가 비아냥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아직 바닥에는 열기가 남아 있었기에, 그나마 조금 열기가 가신 부분들만 밟으며 천천히 놈을 향해 다가갔다.


< 이, 이, 개 같은 인간 놈이!!! >


당황한 놈이 다시 날카로운 정신파를 방출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히.


티잉!!


"시끄러워, 자식아!"


손짓 한 방에 튕겨져 나갔다.


< 대, 대체 왜! 정신파가 안 먹히는 거야!! >


자신의 장기가 너무나 쉽게 파훼되자 당황하는 놈이다.

놈의 정신파가 먹히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미안하지만... 백견치곤 특이한 능력일 뿐, 너무 흔한 능력이야. 차라리 육체 강화 같은 능력이었으면 고전했을 텐데 말이야."


그랬다. 사실 너무나 익숙한 공격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투가 벌어졌던 미국의 전선에서 너무나도 많은 정신 공격, 그것도 훨씬 수준 높은 방식의 공격을 겪어왔다. 그렇기에 그만큼 많은 방어법과 파훼법이 이미 개발되고 지금도 연구되고 있던 것이다.

이런 원시적인 수준의 정신파 공격은 1년 차에 이미 극복했다.


< 으으...!!! >


너무나 태연한 내 반응에 대가리를 굴리던 놈이 마침내 결정한 듯 했다.


뿌드드드드득-.


놈이 드디어 몸을 일으킨다. 웅크려 있느라 굳은 관절에서 천 뜯어지는 소리가 났다.


크르르르르릉-!!!!!!!


기지개를 켠 백견 놈이 힘차게 진동음을 내뱉었다. 일순 엄청난 기운의 파동이 놈을 중심으로 불었다.


군데군데 살점이 뭉텅 떨어져 나갔고 날카로운 조각들이 깊숙이 박혀 있었지만, 아직 그 기세 만큼은 아직 다 꺾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래. 아직 끝나면 안되지."


거센 바람을 맞으며 나는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얻어맞기만 했지만 역시나 놈은 백급 개체가 맞았다. 드러난 놈의 전신은 지금껏 보았던 백견과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와... 진짜 크긴 크다."


체고 8미터 가까이 되는 거대한 덩치. 코끼리 서너 마리는 붙인 것 같은 압도적인 크기다.

대가리는 그 엄청난 체격과 비교해도 너무나 거대했다. 앞뒤로 길쭉하게 형태의 대가리는 영화에서나 보던 에일리언을 닮은 듯 했다.


나는 잠시 멍하니 서서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입으로는 연신 감탄성을 내뱉었다.


그런데 지금껏 미동도 없던 타겟을 연신 두들기기만 해서일까.

놈이 몸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무방비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방심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꾸웅-!!!


거대한 몸집이 순간 가속하며 앞으로 짓쳐왔다.


쉬익-!


그리고 들려오는 위협적인 파공성.

알아차렸을 때는 거대한 손바닥이 이미 시야를 가득 채우며 날아오고 있었다.


"헛!!"


놀라며 급하게 몸을 틀었다. 아니, 몸을 틀려던 그 때.


사각!!


휘둘러지는 팔이 최속에 다다르기 직전, 궤도의 한복판을 가르는 섬광이 일었다.


빛이 사라지고 잔상이 남았다. 선을 따라 팔뚝이 반쯤 갈라졌고,


터엉!!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팔이 위로 튕겨졌다.


타악-!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반탄력으로 공중에서 한 바퀴 도는 묘기를 부렸다. 그리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가볍게 착지한다.

어느새 정문은 대충 정리하고 합류한 '홍'이었다.


챙- 채앵! 그륵 그릉!


... 는 아니었고 나머지는 분신에게 맡긴 후, 서둘러 안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흐억...!"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옆에 다가온 홍이 내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내가 너 목숨 하나 구했다."


"흐어... 가, 감사합니다."


놀란 가슴을 추스르며 슬쩍 전방에 눈길을 주었다.


회심의 일격이 실패하자 어느새 다시 거리를 벌린 놈이었다. 팔을 가른 홍님 역시 경계되지 않을 수 없을 테지.

게다가 분명 녀석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것이고.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이 두드려 맞았기 때문이다.


자세를 바로잡으며 눈에 살기를 가득 담았다.


"하... 장난은 이제 그만하자. 망신 당하기 전에 끝내야겠어."


스윽-.


내 기세를 느낀 홍이 나와 놈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 전과 같이 어이없게 거리를 내줄 일은 없겠지.


그러면 저 자식은 이제.


"뒈졌어."


구오오오오-


내 주변으로 광포한 바람이 불며 영력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치솟는 살벌한 기운에 놈이 움찔하며 다시 달려들 듯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아까 내가 방심했을 때가 마지막 기회였다.


휘익-.


팔을 넓게 뿌렸다. 엄청나게 집적된 영력이 원형의 진을 이루며 날아갔다.

허공을 격하며 날아간 진이 놈 주변 바닥에 빼곡이 틀어박혔다.


놈이 반응할 새도 없이 지면에 새겨진 진이 기동하기 시작했다.


과법사도 자신의 전공 분야가 조금씩 다르다. 세상 모든 기상변화과 물리 법칙은 내 영역이었다. 주변의 기상 상태를 거스르지 않기만 한다면, 현재의 나는 특별한 기물 없이도 웬만한 자연현상과 물리법칙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

그리고 대표적인 물리적 자연법칙 중 하나인 발전(發電)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다!


"초거대 정전기 필드!!!!"


파직- 파지직!!


놈의 주위에 원을 그리며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쿠지지지지지지지지직!!!!!!!


이내 눈이 멀듯한 광량의 전기 불꽃이 미친 듯이 때려 박힌다.

지금껏 보았던 자잘한 전격이나 정전기 쇼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에너지가 담겨 있었다.


쿠지지직!!! 빠직! 빠지지지직!!!!!!!


엄청난 전기 불꽃이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

강렬한 에너지를 담은 빛이 백견 놈의 전신에 박혀있는 금속체를 따라 내부까지 스며들었다.


<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거대한 괴성이 울려 퍼졌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온 몸을 난자하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며, 엄청난 규모의 자기장이 북극에서 남극을 잇는 선을 따라 흐르고 있다.

여기에 엄청난 전류량의 전기가 끊임없이 공급된다면.


그렇다. 이과충들의 뇌리를 때리는 바로 그 법칙!


"플레밍의 왼손 망치. 무한격!"


쾅! 콰광!! 콰광!! 콰과과과과광!!!!!!


빛의 망치가 수도 없이 내려친다. 묠니르가 뇌신의 손에서 광포하게 휘둘러졌다.


< 끄아! 끄아아아악!!!! >


왼쪽 다리에 망치가 직격했다. 놈이 위태롭게 휘청거렸다.


쿠우우우웅-!!


다리에 힘이 풀린 놈이 흙 먼지를 풍기며 볼품없이 넘어졌다.

허우적대며 일어나려 발버둥쳤지만 소용 없었다. 빛의 폭행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콰드득!


관절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쾅쾅쾅쾅!! 콰아아아앙!!!!


소름끼치는 소리가 울리며 오른 다리 역시 으스러지고 있었다.


무한격은 자비가 없었다. 다리를 으스러트린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 망치의 폭격은 몸통에도 때려 박힌다.

눈이 멀 듯한 광량이 지속되었고, 번쩍하고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마다 망치가 묵직하게 내리쳤다.


잠시 후.

5분 간 이어지던 무자비한 폭행이 끝났다.


"흐아아아아... 빡세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팔을 내렸다.

힘이 없었다. 과한 영력의 사용에 탈력감이 들었다. 열 받아서 엄청나게 영력을 때려 박은 것이다.

살짝 걱정이 된다.


'주, 죽진 않았겠지?'


타닥타닥하는 소리를 내며 자잘한 전기 불꽃이 여전히 튀고 있었다. 그 난장판 사이로 놈의 모습이 보였다.

양 다리는 모두 으깨졌고, 머리를 보호하던 팔도 과격한 망치질에 원래의 형태를 잃었다. 탄내가 진동하고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 오른다.

반 시체와 다름없는 모양새.


하지만 다행이었다. 질긴 생명력이 놈을 살렸다.


< 끄으... 으으.... >


"휴우... 살아 있구나."


옆에서 홍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것이 보였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원하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이제 대화할 상태가 된 것 같네."


주먹 맛을 먼저 보여 줬으니 이제 대화를 할 차례였다.


저벅저벅.


홍과 함께 걸어갔다.

다리와 몸통을 지나쳐 거대한 대가리에 이르렀다.


걸음을 멈추고 놈의 두 눈을 직시했다.

진화하며 생겨난 그 노란 눈에 공포가 어려 있었다.

손을 뻗어 놈의 대가리에 턱하고 얹었다.


"자, 먼저!"


씨익 웃으며 첫 번째 요청 사항을 입 밖으로 꺼냈다.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새끼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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