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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어터나 님의 서재입니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너무 강해져 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기맨스
작품등록일 :
2020.09.06 19:21
최근연재일 :
2021.01.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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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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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 이방인

DUMMY

우리는 활짝 열린 정문을 지나 [아사달]의 밖으로 나왔다.


선두에서 달리고 있던 한 인영이 우리를 발견하고 속도를 높인다. 멀리서도 그의 반가운 감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탁- 타탁!


어 근데 너무 빠르지 않나? 작은 먼지구름을 만들며 움직이는 그가 너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그렇게 우리가 '어어-' 하며 살짝 놀라던 찰나였다. 그가 몇 번의 발구름을 하더니 우리 앞에 정확히 멈춰 섰다.


"아우 씨! 놀랐잖아!"


한석이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친다.


"아우 놀래라, 이 새끼야!"


나 역시 살짝 놀랐다. 그리고 나는 다른 이유로도 놀라고 있었다.


'와! 이 녀석은 매일같이 보지만 볼 때마다 매번 놀랍다니까.'


가장 먼저 도착한 그는 보디빌더도 왜소해 보일 정도로 엄청난 피지컬을 지닌 정찰부대원 중에서도 압도적인 피지컬을 지니고 있었다. 그, 신현호의 피지컬은 이제 누가 보아도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벗어나 괴물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쳐다보게 만드는 195이 넘는 키. 그리고 무시무시한 실전 압축 근육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엄청난 두께의 허벅지와 팔뚝. 마치 2000년대 유행했던 모 고전 게임의 바바리안을 닮았다고나 할까.


신현호가 우리의 반응을 보며 씩 웃는다.


"한석이, 주기율! 다녀왔다! [아사달]은 별일 없었지?"


평상 시의 배가 되는 기간 동안 험난한 외부 정찰활동을 마치고 왔지만, 마치 동네 마실이라도 다녀온 마냥 태평한 어조로 인사했다. 여전하다.


"당연히 별일 없었지. 5일간 정말 고생했다!"


피식 웃으며 우리도 자연스럽게 환영 인사를 했다.


현호의 의복 센스도 떠나기 전과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여전한 상반신 노출 차림.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 녀석은 왜 정찰부대를 위해 투자한 아머 슈트는 벗어두고 상반신 노출이나 하고 있는 건지. 상반신 탈의로 노출된 신현호의 가슴 근육과 이두, 삼두의 선명한 핏줄들이 나의 시각을 테러하고 있었다.


멸망한 세계가 망친 사람이 정말 한두 명이 아니다. 소세계명을 [아사달]로 작명한 한석이나 노출 바바리안이 되어 버린 현호나. 나를 빼고는 하나 같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의복 센스가 정상을 벗어나 버린 신현호는 그 전투능력도 정상을 한참 벗어났다. 현호는 나와 함께 [아사달]의 유'이'한 3성 능력자로, 괴물 같은 격투계 능력을 지닌 [아사달] 최강의 스트라이커.


통칭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격투계 능력자는, 멸망 전 월드 크래프트와 전세계 흥행 게임 1, 2위를 다투었고 전세계 12억 여명의 유저들을 보유했던 진행형 액션 RPG게임 '라스트 스트라이커'의 격투 능력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능력자다.


'라스트 스트라이커'는 잊혀진 장르였던 진행형 액션 RPG를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세계를 통해 부활시킨 게임으로, 최첨단 VR(virtual reality) 기술까지 접목시켜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호와 나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서로의 고등학생 시절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현호는 멸망 전 너무 조용하고 운동에는 흥미가 없는, 그리고 '라스트 스트라이커'의 열렬한 덕후였던 정말이지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멸망 후 스트라이커로 각성한 현호는 어느 순간 스트라이커에 어울리는 근육과 체격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자랑스러웠는지 어느 순간부터 노출증 환자가 되었다. 슈트 없이도 피지컬과 전투능력은 최고이니 뭐 굳이 뭔가를 입으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내 눈의 입장도 들어봐야지!


이 녀석은 분명 '라스트 스트라이커'에서 엄청난 랭커였을 것이다. 뭐가 부끄러웠던 것인지 열렬히 부인하고 있지만, 월드 크래프터의 아시아 상위 랭커였던 한석과 마과다 대마도사 랭크였던 내가 현재 탁월한 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로 비추어 보아 확실하다.


현호와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사이, 나머지 정찰부대원들도 뒤따라 도착했다. 그런데 익숙한 얼굴의 정찰부대원들 옆에 두 명의 낯선 얼굴이 보였다.


"응? 옆에 두 분은?"


"아!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났어. 소속된 소세계는 없다고 하는데, 마침 이동 방향이 같길래 우리 부대로 합류했다. 보급도 필요하다고 해서."


"아 그래?"


나는 그 둘을 위 아래로 빠르게 훑어보았다. 한 명은 진한 갈색의 가죽 점퍼를,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온몸을 덮는 길이의 황토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황토색 코트 위로는 검의 손잡이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는데, 손잡이 모양과 크기를 보아 하니 대검의 일종, 아마도 바스타드 소드의 그것과 닮아 보였다. 뭐 요즘 세상에 '검'이란 흔하게 보이는 무기이다 보니 놀랄 만한 것은 아니었다. 검을 제외하고 두 이방인의 차림새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차림새 보다는 그 외양 자체가 조금 특별했다.


현호 옆에 서 있는 코트 차림의 백인 남자. 멸망 전 한층 거리감이 없어진 글로벌 환경으로 다양한 인종을 더욱 쉽게 볼 수 있었기에 '백인'이라는 사실은 그리 놀랄 거리도 아니었다. [아사달]에도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었으니까.


하지만, 세상에. 현호 옆에서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의 괴물 같은 피지컬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피지컬 괴물은 언제적 유행이었는지 알 수 없는 모히칸 스타일을 한 채 현호 옆에 나란히 서있었다. 심지어 팔뚝은 현호 녀석보다 굵은 것 같다.


내가 신기한 눈으로 위 아래를 훑어 보자 모히칸의 피지컬 괴물은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웃지 마세요 그게 더 무서워요...'


그리고 그 옆에는 왜소한, 아니 이들 사이에 있어서 왜소해 보이는 평범한 체격의 가죽 점퍼를 입은 남자가 머리에 검은 캡을 쓴 채 가는 실눈으로 우리를 보며 웃고 있었다.


빠르게 그들을 스캔한 뒤 나는,


"[아사달]에 잘 오셨습니다. 소세계주 '주기율'입니다."


라고 나를 소개했다. 그들을 처음 본 내 생각은 '일단 경계' 였다.


사실 그 둘과 같이 [아사달]을 방문하는 이방인은 종종 있었다. 잠시 머물며 정비하는 동안은 [아사달]의 임시 주민으로 등록되고, 그 동안 생산되는 성편이 소세계주인 한석에게 이전되기 때문에 [아사달]에게도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은근히 신경 쓰이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부류들. 그럴 때는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한석을 대신하여 나를 소세계주로 소개하곤 했다. 소세계주라는 사실은 상태창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한 트릭.


판타지 덕후인 내가 볼 때 저런 실눈은 뒷통수 치는 캐릭터일 확률이 있다는 말이지.


한석과 현호는 나의 의도를 눈치 채고는 특별히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 아주 미세하게 실눈 남자의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라진 것이 눈에 보였다. 섬세한 공돌이 마법사인 나에게는 이 정도 미세한 반응도 쉽게 숨길 수 없다. 이걸로 그들의 수상도는 조금 더 올라갔다.


실눈도 자신들을 소개를 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임시로 라고 합니다. 2성 크래프터 이고, 이쪽은 2성 스트라이커 체이스 입니다. 잠시 머무는 동안 잘 부탁 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머무실 숙소로 안내해 드리죠."


현호를 제외한 다른 부대원들의 얼굴에 그 동안의 피로가 역력해 보였기에 우리는 그 둘과 다섯의 부대원들을 데리고 서둘러 [아사달] 안으로 들어왔다.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한석에게 눈짓을 했다. 소세계민 등록은 소세계의 영역 안에서, 소세계주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로씨, 임시 소세계민으로 등록 요청하겠습니다. 승인해 주세요."


곧바로 임시로와 체이스는 요청을 수락했다.


등록이 끝난 것을 확인한 뒤 우리는 장벽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함께 걸으며 [아사달] 내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것들을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남쪽의 아파트멘터리를 지나니 가장 먼저 [아사달]의 물을 책임지는 시설들이 보였다.


"여기 보이는 곳이 급수 시설과 샤워 시설입니다. 저기 바로 연결되어 있죠."


임시로와 체이스는 내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친절한 내 설명에 [아사달]의 지리를 머리 속에 새겨 넣는 듯 했다. 우리의 뒤를 졸졸 따르던 중 그들의 시야에 잡힌 꽤나 큰 나무가 보였다. 임시로가 잠시 흥미를 보이는 듯 했다.


"오! 저기 저 큰 나무는 뭔가요?"


"아! 저 사과나무 말이죠? 저희가 정착할 때부터 있던 나무인데, 초창기에는 저기 달린 사과들로 며칠 동안 끼니를 연명하기도 했었죠. 참 고마운 나무에요."


그렇게 두런두런 사과나무에 담긴 추억까지 나누다 보니 우리는 금새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자, 여깁니다. 여기 보이는 아파트멘터리에 빈 곳이 몇 개 있을 겁니다. 머무시는 동안은 그곳에서 지내시면 되고요."


나는 마침 이곳으로 들어가려는 소세계민을 발견하고는 이 둘에게 빈방을 안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흔쾌히 내 부탁을 수락했다. 그렇게 안내가 끝나자 우리를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둘은 그의 안내를 따라 숙소로 들어갔다.




"시로씨가 말한 대로네. 2성 크래프터와 스트라이커."


소세계 시스템에서, 우리는 일정 영역 내의 소세계민의 상태창을 간략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조금 전 임시 소세계민이 된 임시로와 체이스의 상태창에 떠오른 정보는 그들이 말한 그대로였다. 물론 보안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상태창 정보를 임시 소세계민인 그들은 알 수 없다.


현호의 말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성급으로 거짓말하기는 어려우니까. 그래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그 둘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아서. "


멸망 후 세계에서는 사람도 때로는 백견보다 무서운 적으로 돌변하곤 한다. 무엇이든 한번 쯤은 더 의심해 봐야 하는 세상.


"나도 동의. 특히나 이방인들은 더 주의해야 한다고."


"일단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들 센티널로 돌아가서 쉬고, 정찰 내용은 내일 듣도록 하자."


그렇게 간단히 의견을 교환한 뒤, 우리는 우리의 숙소가 있는 센티널로 향했다.


* * *


다음날 오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나와 현호, 그리고 한석은 센티널 내의 컨트롤 센터에 모였다.


"평소보다 길게 외부 정찰을 다녀왔는데 부대원들 상태는 어때?"


"다들 수면이 부족한 것 말고는 문제 없어. 크래프터인 최유성도 체력고갈로 힘들어 했던 것 말고는 괜찮은 것 같아. 그것도 며칠 쉬면 회복할 거고."


정찰부대는 통상 [아사달] 최정예로 이루어 진다. 이번 정찰에 참여했던 멤버는 현호 외에 2성 스트라이커인 정윤아, 1성 스트라이커 윤희성, 김재석, 장지훈, 그리고 1성 크래프터 최유성으로 구성되었다. 취침 시간 동안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한 임시 영역과 영벽을 구현하는 역할로 합류한 크래프터 최유성은 아무래도 스트라이커에 비해 부족한 체력으로 정찰 내내 고생했다고 한다.


"다들 괜찮다니 다행이네. 정찰 결과는 어때? 뭐 좀 찾았어?"


정찰부대의 역할은 단순하다. [아사달] 주변의 백견 무리의 소탕이 그 첫 번째. 그리고 가능하다면, 필요한 물자의 파밍과 고립된 소규모 소세계 구출까지.


많은 시간을 헤맨 끝에 백견이 나타나지 않는 지금의 장소에 도달한 우리지만, 항상 백견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을 품고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아사달] 근처의 백견을 소탕해왔다.


그런데 대략 열흘 전의 정기 정찰에서 [아사달] 근방의 백견 무리가 모두 사라진 것이 발견되었다. 멸망 후 처음 겪는 비정상적인 상황.


그래서 일주일 만에 정찰부대를 다시 한번 파견했다. 그리고 이번 정찰에서 신현호는 생각지 못한 것을 발견을 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남쪽으로 내리 이틀 동안 내려가봤고 발견했다. 다른... 소세계를"


신현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예상치 못한 그 말에 나와 조한석이 깜짝 놀라며 눈이 커다래졌다. 우리는 눈짓으로 다음 말을 재촉했다. 몇 년 만에 마주친 새로운 소세계였다.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기회가 된다면 자원을 교류할 수도 있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소세계 편입의 기회까지도. [아사달]의 현재 상황을 넘어설 활로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이어진 그의 말은 우리의 상상과는 조금 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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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최악의 순간 +2 20.10.10 65 4 13쪽
21 21. 푸른 눈 +2 20.10.09 73 4 12쪽
20 20. 마곤 +1 20.10.07 75 4 12쪽
19 19. 드러난 정체 20.10.04 103 4 13쪽
18 18. 공방전 (3) +1 20.10.02 72 3 13쪽
17 17. 공방전 (2) 20.10.01 87 4 16쪽
16 16. 공방전 (1) 20.09.29 85 4 13쪽
15 15. 습격 20.09.27 113 3 13쪽
14 14. 개전 20.09.25 114 4 15쪽
13 13. 용오름 20.09.23 120 3 16쪽
12 12. 검은 성편 20.09.20 112 3 14쪽
11 11. 전운 20.09.18 138 3 14쪽
10 10. 묘한 방문자 20.09.16 111 3 15쪽
9 9. 불안감 20.09.15 15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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