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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요거트의 글방

학교의 그녀석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12.31 18:02
최근연재일 :
2020.03.30 21: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515
추천수 :
19
글자수 :
208,700

작성
20.03.30 21:30
조회
88
추천
1
글자
7쪽

에필로그 - 다시 , 학교의 그녀석

DUMMY

3주가 지난 후, 미린고등학교의 점심시간. 햇살은 따스하게 내리쬐고, 바람은 선선하게 분다. 어느덧, 교정의 화단, 정원, 분수대는 푸른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점심시간의 미린고등학교는,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매우 활기차다. 교실 안과 복도 할 것 없이,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자기들끼리 재잘거린다.


1학년 G반 교실. 창가에, 세훈이 서 있다. 세훈은 친구들이 떠드는 소리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듯, 조용히 창가에 기대서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축구나 농구를 하는 모습, 몇 명씩 모여서 웃고 떠드는 모습, 간식거리를 사러 매점에 줄 서 있는 모습... 참 보기 좋다. 세훈은 자기도 모르게 미소짓는다. 이런 여유가 생긴 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너 또 왜 그러고 있어.”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목소리는 분명 주리의 목소리.


“설마, 또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걱정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


“에이, 아니라니까.”


세훈은 실실 웃으며 말한다.


“그럼 뭔데.”


“그냥. 밖에 좀 구경하면 안 돼?”




그러고 보니,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어쩌면, 세훈 정도 되는 연령대가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성인일지라도 좀처럼 겪기 힘든 일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긴 터널을 지나온 듯한 경험들이, 지금의 세훈을 있게 해 주었다. 파라가 저번 주 모임에서도 했던 말처럼, 세훈은 몇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세훈을 강하게 성장시켜 주었다는 건, 동의할 수밖에 없다. 클라인을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 ‘위화감’도, 지금은 세훈 자신의 것이라도 된 것처럼 익숙하다. 거기에다 몸도 약간 가벼워진 것 같다. 느낌이겠지만... 이 모든 게, 두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났다는 게 세훈으로서는 놀랍기 그지없다.


“그러고 보니까...”


주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네 옆에만 가면 뭐라고 할까... 내 능력이 좀 세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느낌이 그래.”


“아, 그래? 레아하고 사이도 그러던데. 내가 옆에 가기만 하면, 쇠붙이가 꽉 달라붙어서 떨어지지를 않는다고.”


“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야, 세훈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세훈이 뒤를 돌아보니, 미셸과 디아나가 서 있다.


“누가 너 보러 왔는데.”


“교실 뒷문 앞에 있어.”


세훈은 몸을 돌려 교실 뒷문으로 간다.


“아, 왔구나.”


“칭칭? 네가 여긴 웬일이야.”


누군가 했더니, 도서관에서 마주쳤던 궈칭칭이다.


“빈센트 선배가 너 보고 싶다고 해서.”


“아니, 그러면 그 녀석이 직접 오라고 해야지. 안 그래? 몇 주 동안 안 보여서 버릇을 좀 고쳐서 오나 했는데, 버릇을 아직도 못 고쳤네.”


세훈은 칭칭을 한심하다는 듯 보며 말한다.


“너는 왜 아직도 그 녀석의 전령이나 하는 거야?”


“아니, 전령이 아니고,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


“무슨 이유? 말해 봐.”


“아! 바로 왔네.”


칭칭은 옆으로 비켜선다. 세훈의 눈앞에는, 클라인이 서 있다. 처음 만났을 적에는 키가 세훈의 머리 하나 정도는 더 크게 보였는데, 지금 다시 보니 세훈보다 더 작아 보인다. 분명 실제 키는 더 크기는 하지만. 클라인은, 세훈의 눈을 살살 피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그녀석’이 오셨네.”


세훈은 일부러 큰 소리로 말한다.


“왜 부른 거야?”


“아... 다른 건 아니고... 그간 많이 힘들었어.”


“힘들었다니? 그게 네가 할 소리냐?”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네게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괴롭힘당하고 했는지 생각해 보면, 네가 겪는 고통은 쌀 한 톨만큼도 되지 않아. 속죄한다고 생각해.”


“아... 아니... 그게 아닌데... 내가 하려는 말은...”


세훈은 더 듣지도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교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이봐! 잠깐만... 내 이야기 좀...”


클라인은 다급하게 세훈을 불러 보지만, 세훈은 이미 교실 문을 닫아 버린 뒤. 클라인은 큰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기 교실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는 이제 서서히 하늘 저편으로 내려가고, 햇빛은 점점 금빛을 띤다. 길거리는 하교하는 학생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세훈, 주리, 미셸, 디아나 네 명은 교문을 나와, 나란히 주택가를 걷고 있다.


“아까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세훈이 입을 연다.


“클라인 그 녀석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3주 동안 안 나온 거지? 크게 다치거나 한 것도 아니고, 탤리도 저번 주부터 목발 짚고 걸어 다니는데 말이야.”


“글쎄. 무슨 일이 있었나?”


“그러게. 나를 보고 눈을 맞추기를 꺼리는 듯한 것도 있고...”


“너를 보고 눈 맞추기를 꺼린다고?”


세훈은 주리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세훈은 생각에 잠긴다. 클라인이 아까 왜 저렇게 저자세로 나온 건지, 궁금하다. 진짜로 사과하려고 했다면 자기가 직접 와서 무릎을 꿇고 그랬을 것이고, 흉내만 내는 것이라고 해도 직접 문 앞에 서서 미안하다고 한다거나 했을 텐데... 그런데 세훈을 보자마자 살살 피하려고 한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클라인이 왜 그랬는지, 세훈은 궁금하다. 아까 클라인이 자기 이야기 들어 보라고 했을 때 들어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 그리고 참, 들었어?”


디아나가 목소리를 낮추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뭐?”


“우리 반에 내일 전학생이 온다는데...”


“전학생? 전학생이야 뭐, 올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새삼스럽게...”


바로 그때, 세훈은 주리를 돌아본다. 주리는 세훈이 돌아보자, 얼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응? 너 왜 그래?”


“아, 아니야, 아니야.”


“그 전학생에 대해 알고 있어, 혹시?”


“아... 아니라니까! 내일 온다는 전학생을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럼... 내가 방금 눈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건 뭐야?”


“야, 눈에 무슨 엔진이 달렸냐? 눈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게.”


“참, 그건 그렇네.”


네 명 모두 큰 소리로 깔깔깔 웃는다. 세훈은 흐뭇하게 웃는다. 마치, 하늘에 뜬 황금빛 해의, 따스한 손결 같은, 부드러운 햇살과도 같이.




- <학교의 그녀석은 초능력자>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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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공지입니다. 19.12.31 50 0 -
» 에필로그 - 다시 , 학교의 그녀석 20.03.30 89 1 7쪽
40 40화 - 덫 한가운데서 20.03.30 39 0 10쪽
39 39화 - 그녀석과 마주보고 20.03.27 42 0 10쪽
38 38화 - 그녀석, 눈앞에 20.03.25 36 0 10쪽
37 37화 - 그녀석에게 가는 길 20.03.23 36 0 10쪽
36 36화 - 다가오는 시간 20.03.20 37 0 10쪽
35 35화 - 거울 속으로(3) 20.03.18 38 0 11쪽
34 34화 - 거울 속으로(2) 20.03.16 30 0 12쪽
33 33화 - 거울 속으로(1) 20.03.13 47 0 11쪽
32 32화 - 부스를 찾아서 20.03.11 46 0 11쪽
31 31화 - 행사는 대성황? 20.03.09 39 0 11쪽
30 30화 - 꿈에서 깨어나도 20.03.06 50 0 13쪽
29 29화 - 꿈속에서 20.03.04 41 0 12쪽
28 28화 - 도서관에서 20.03.02 36 0 12쪽
27 27화 - 독 안에 든 생쥐 20.02.28 45 0 10쪽
26 26화 - 공원에서의 숨바꼭질 20.02.26 33 0 11쪽
25 25화 - 썩 유쾌하지 않은 제안 20.02.24 40 0 13쪽
24 24화 - 다시 만난 그녀석 20.02.21 48 0 11쪽
23 23화 - 보이지 않는 위협 20.02.19 43 0 11쪽
22 22화 - 카페에서 만나자! 20.02.17 43 0 10쪽
21 21화 - 순간을 노려라! 20.02.14 37 0 13쪽
20 20화 - 벽 뒤에 숨어서 20.02.12 78 0 13쪽
19 19화 - 폐건물에서 20.02.10 50 0 12쪽
18 18화 - 폭풍전야의 고요함(2) 20.02.07 75 0 11쪽
17 17화 - 폭풍전야의 고요함(1) 20.02.05 42 0 12쪽
16 16화 - 선배의 부름(3) 20.02.03 94 1 10쪽
15 15화 - 선배의 부름(2) 20.01.31 47 1 11쪽
14 14화 - 선배의 부름(1) 20.01.29 4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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