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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박이연입니다.

소울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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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박이연
작품등록일 :
2015.01.19 19:35
최근연재일 :
2015.03.20 22:08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0,788
추천수 :
1,044
글자수 :
129,933


작성
15.02.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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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1쪽

4장. New Year Countdown Celebrations(2)

DUMMY

지도 창 상단의 물음표가 1이라는 숫자로 바뀌었다.


저 거대한 좀비가 바로 13층의 중간보스였다. 저 거대 좀비를 잡지 못하면 다음 층으로 갈 수 없다는 의미다.


“젠장. 너무 크잖아. 아카시아. 일벌을 소환해서 공격해줘. 위험하니까 가까이는 가지마.”

“삐이. 삐이이!”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게 자신도 잘 싸울 수 있다는 말인 것 같다.


“알았다. 그럼 내가 보스를 맡는 동안 주변에서 몰려오는 놈들을 상대해줘.”

“삐잇!”


아카시아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소환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 팔뚝만 한 거대한 말벌 수천 마리가 나타나 거대 좀비를 공격했다.


성진도 언덕을 달려 내려가며 공격을 준비했다. 거대 좀비와의 거리가 약 20미터 정도 남았을 무렵 허리를 회전시키며 반동으로 검을 휘둘렀다.


“반달썰기!”


반달 모양의 기파가 거대 좀비의 무릎을 향해 날아갔다.

반달썰기의 사거리는 20미터. 하지만 10미터가 넘어가면 위력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지금 날린 것은 단지 놈의 내구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려는 의도일 뿐이었다.


거대 좀비의 얼굴에는 거대한 말벌들이 새카맣게 뒤덮여 있었다.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후려치며 말벌들을 떼 내려 했지만, 덤벼드는 말벌의 수가 워낙 많아 떼 내도 떼 내도 끝도 없이 달라붙었다.


말벌들이 얼굴의 썩은 살점들을 뜯어 먹어 순식간에 얼굴의 뼈가 드러났다. 눈알까지 파먹힌 상태라 거대 좀비는 성진이 날린 공격을 볼 수 없었다.


-퍼석


반달썰기의 기파에 맞은 거대 좀비의 무릎이 모래처럼 무너져 내렸다. 왼쪽 무릎이 박살이 난 거대 좀비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져 바닥에 손을 짚고 엎드린 자세가 돼버렸다.

두 손이 모두 땅을 짚게 되자 말벌들은 더욱 거세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거대 좀비의 얼굴에 뼈만 남기고 다 뜯어 먹어 버렸다.


“……뭐 이리 약해. 이 녀석 덕분인가?”


반달썰기가 절반의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부술 수 있었던 건 거대 좀비가 약해서라기보다는 성진의 대검에 장착된 정화의 구슬 덕분이었다.


정화의 구슬은 이전 층을 클리어하고 받은 보상 아이템이었다.

11층의 클리어 보상으로는 정화된 소금을 12층의 보상으로는 정화의 구슬을 받았다. 정화된 소금은 언데드 계열의 시독(屍毒)을 해독할 수 있는 효능이 있었다.

정화의 구슬은 무기에 장착해 사용하는 아이템이었는데, 장착할 경우 언데드 계열에 두 배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멋진 녀석이었다.


탑에서 나오는 무기들은 대부분 이런 구슬들을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는데, 성진의 무기인 질풍과 파괴의 강철 대검에는 손잡이 끝에서 무게를 잡아주는 폼멜에 둥그런 구멍이 나 있어 그곳에 정화의 구슬을 박아 넣고 쓰고 있었다.


구슬의 효능에 만족한 성진은 거대 좀비를 박살 내려고 다시 달려 내려갔다. 그때 아카시아도 거대 좀비를 공격하려고 날아오고 있었다.


아카시아는 손을 빙빙 돌리며 빠른 속도로 거대 좀비의 얼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머리통에 자신의 붕붕 펀치를 먹일 모양이었다.


아카시아가 거대 좀비에게 거의 다가간 순간 갑자기 거대 좀비는 고개를 들고 입에서 녹색 연기를 내뿜었다.


얼굴에 붙어 살을 파먹던 말벌들이 연기에 닿자마자 바닥으로 후두두 떨어져 버렸다. 아카시아도 연기를 맞고는 힘을 잃고 그대로 추락해 버렸다.

바닥으로 떨어진 아카시아를 붙잡으려고 거대 좀비가 손을 내민 순간,


“반달썰기!”


성진이 날린 반달의 기파가 거대 좀비의 두 손을 날려버렸다. 손이 날아가 없는 데도 인식을 못 한 건지 거대 좀비는 잡아채 보려고 허공을 휘젓는다.


성진은 재빨리 달려가 아카시아를 안아 들고 거대 좀비의 다리 사이를 통해 뒤로 빠져나갔다.


한쪽 구석에 눕혀 놓고 입에 정화된 소금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곧 아카시아가 정신을 차린다.


“삐이이….”

“다행이다. 효과가 있었어.”


니니안의 말로는 펫이 죽어버리면 계약이 초기화되고 다시 괴물로 돌아가 버린다고 했다. 다시 괴물이 되면 예전의 기억도 없기에 성진을 보면 또 싸우려 할 것이다. 또다시 그런 굴레에 갇히게 되면 너무 슬픈 일이 아닌가.


주변에서 시체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일부는 거대 좀비에게로, 일부는 성진이 있는 쪽으로 몰려오고 있어 이대로 아카시아를 내버려두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런. 어쩌지?”


아직 아카시아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제대로 일어서질 못했다. 성진은 정화된 소금을 좀 더 먹이고는 아카시아를 등에 업었다.


“아카시아! 꼭 붙들어.”

“삐이이!.”


아카시아는 네 개의 손을 이용해 성진의 목과 가슴을 끌어안고 깍지를 낀 후 다리로 허리를 감아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빈틈없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


성진의 능력치면 성인 남성 두 명을 업고도 움직임에 지장이 없을 정도라 가벼운 아카시아 정도로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 갑갑한 느낌은 있지만, 중간 보스를 상대로 무리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등에서 전해지는 몰캉몰캉한 느낌이 기분 좋은 자극을 주어 오히려 텐션이 올라갔다.


“끄윽. 목은 좀 살살….”

“삐이.”


그 사이 거대 좀비는 주변의 시체들과 다시 융합하고 있었다. 말벌들에 뜯긴 살점들과 부서진 손과 다리가 순식간에 복구돼버렸다.


“왠지 너무 쉽더라니.”


성진은 거대 좀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그때 등에 업힌 아카시아가 붕붕거리며 날갯짓으로 성진의 달리기를 도왔다.


“이, 이게 무슨 추진력이야!”


아카시아의 날갯짓 덕분에 반은 뛰고 반은 날아서 순식간에 거대 좀비의 다리 앞에 도착했다.

주변엔 끊임없이 시체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저 시체들이 합류하기 전에 완전히 가루를 만들 생각으로 칼을 휘둘렀다.


“숭덩썰기! 숭덩썰기! 숭덩썰기!”


성진의 미친듯한 칼춤이 시작됐다.

썩은 살점의 비가 내렸다. 성진을 향해 거대 좀비가 주먹을 휘둘렀지만, 주먹조차 성진의 칼질 앞에 토막이 나버리니 소용이 없었다.

거의 해체 수준으로 잘려나가 썩은 고깃덩이들만 주변에 가득했다.


“후우…. 끝인가?”


근처에 왔다가 토막 나버린 좀비들도 많았다. 그중 상반신만 남은 한 놈이 기어와 성진의 발뒤꿈치를 깨물었다.


“응?”


성진의 물리저항은 굳은살 스킬로 50%지만, 뒤에서 오는 공격은 후배위(後背衛) 스킬로 20%를 더해 70%의 저항을 가지고 있었다. 좀비의 이빨 따위가 박힐 수준이 아니었다.


깨작깨작 소리만 날 뿐 아무런 피해도 못 주고 그대로 밟혀 머리가 터져나갔다.


“이제 끝인…. 이런!”


다시 흩어진 살점들이 붙어서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끝이 없을 것 같다. 약점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성진은 적의 약점을 찾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요정의 팬티!”

“삑!?”


성진이 내뱉은 말에 아카시아가 움찔거린다.


“못 들은 척해줘.”

“삐….”


매의 눈 스킬이 발동하자 고깃덩이 하나가 밝은 빛을 내뿜었다.


“저거다!”


다른 고깃덩이와 융합하려는 것을 달려가 칼질로 떼 내긴 했는데, 이 고깃덩이는 다른 것들과 달리 젤리처럼 물컹물컹한 데다 칼이 잘 박히질 않았다. 칼을 찔러넣어도 물컹물컹하기만 할 뿐 없어지질 않는다.


젤리 하나를 상대하는 동안 다른 살점들은 계속 융합해 다리와 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안 되겠다 싶어 정화된 소금을 뿌리자 꿈틀거리기만 할 뿐 크게 타격을 입은 것 같지가 않다.


“삐이!”


그때 아카시아가 대검 손잡이를 가리켰다. 정화의 구슬로 때려보라는 말인 것 같았다.


정화의 구슬이 박힌 손잡이를 젤리의 몸통에 박아넣자 퍽하고 터지더니 물처럼 바닥으로 녹아내려 버렸다. 그러자 다른 고깃덩이들도 더는 융합을 못 하고 고깃덩이인 채로 멈춰버렸다.


-덜컹


뒤에 있는 마스터룸의 입구가 자동으로 열렸다. 13층의 클리어였다.


“후…. 별건 아니었는데, 꽤 애를 먹었네.”


시간이 조금 걸렸을 뿐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계약 전이라면 몹시 힘들었겠지만, 노멀 소울을 장착한 것만으로도 중간보스를 상대하는 게 일반 층의 괴물을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이 상태라면 20층까지는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마스터룸으로 들어가려는데, 아카시아는 여전히 내려올 생각이 없는지 계속 등에 업혀있었다. 바짝 매달린 팔다리에서 느껴지는 힘을 보면 이미 제대로 회복한 게 분명했다.


“너, 이제 기운 차렸지? 이제 내려와라!”

“삐…. 삐이….”

“약한 척하지 말고.”

“삐이….”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걸까. 여전히 내려오질 않는다. 결국, 아카시아를 등에 업은 채로 마스터룸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며, 13층에서 나름 꽤 활약을 해줬으니 맛있는 먹이라도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조금 전 아카시아의 날갯짓 덕분에 나는 것처럼 달렸던 일이 떠올랐다.


지금 능력치론 무리지만, 아카시아의 등급이 하나만 더 올라도 충분히 자신을 매달고 날아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말이 잘 안 통하니 정찰을 보내도 원하는 걸 잘 살필 수가 없다. 하지만 아카시아를 날개처럼 달고 날 수만 있다면 원하는 걸 찾아내기도 편하고, 급한 경우에는 마스터룸으로 바로 갈 수가 있으니 상당히 편리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마스터룸에 들어서자 입구에서 기다리던 니니안이 폴폴 날아와 반겨 준다.


“주인님. 수고하셨….”


니니안의 눈길이 성진의 등 뒤에 매달린 아카시아에게로 향했다.


“주인님! 왜 저 곤충만 예뻐하는 거야!”


아카시아를 업고 온 걸 보자 질투가 난 모양이다.


“그런 게 아니고, 독을 먹어서 그래.”


중간 보스를 만나 아카시아가 독에 당한 이야기를 해주자 니니안은 한발 물러섰다.


“칫….”


아카시아를 소파에 내려놓고 일어선 성진은 다시 니니안에게 고개를 돌렸다.


“니니안.”

“네?”

“물어볼 게 있어.”

“뭐든지! 궁금하신 건 뭐든지 대답해 드릴게요. 전 주인님만의 니니안이니까!”

“쿨럭…. 다른 게 아니고. 펫을 성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


-쿵!


성진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니니안은 살충제를 맞은 모기처럼 비실비실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급히 성진이 손으로 받아 내자 니니안은 허탈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관심이, 주인님의 관심이 전부 저 벌레한테 갔어! 흐앙~.”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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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4장. New Year Countdown Celebrations(3) +2 15.02.28 1,232 47 9쪽
» 4장. New Year Countdown Celebrations(2) +2 15.02.27 1,250 46 11쪽
19 4장. New Year Countdown Celebrations(1) 15.02.27 1,676 39 13쪽
18 3장.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7) +2 15.02.26 1,264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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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장. 예전엔 없던 스킬(5) +1 15.02.20 1,772 45 14쪽
9 2장. 예전엔 없던 스킬(4) 15.02.18 1,760 50 14쪽
8 2장. 예전엔 없던 스킬(3) 15.02.17 1,597 50 15쪽
7 2장. 예전엔 없던 스킬(2) +2 15.02.13 1,589 49 14쪽
6 2장. 예전엔 없던 스킬(1) +1 15.02.13 1,804 42 12쪽
5 1장. 그녀는 계약을 원한다(4) +1 15.02.13 1,646 48 14쪽
4 1장. 그녀는 계약을 원한다(3) +2 15.02.13 1,870 49 14쪽
3 1장. 그녀는 계약을 원한다(2) +6 15.02.13 1,739 43 14쪽
2 1장. 그녀는 계약을 원한다(1) +3 15.02.13 2,285 58 16쪽
1 프롤로그 +4 15.01.19 4,117 9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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