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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尹筆)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나만의 왕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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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尹筆)
작품등록일 :
2024.06.30 22:45
최근연재일 :
2024.07.05 06: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39
추천수 :
25
글자수 :
24,466

작성
24.07.04 06:00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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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이세계에서 나만의 왕국 만들기 - 004

DUMMY

나는 <마법 소년>의 옷장, 서랍 등에 있는 물건들을 다 꺼내어 살펴보았지만 쓸 만한 건 없었는데 서랍에서 동전들이 담긴 주머니가 나왔다.


금화, 은화 그리고 구리 동전.


동전에 새긴 문양이 그다지 조잡하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면 동전 제조 기술은 어느 정도 발달한 시대 같았다.


동전이 든 주머니를 허리 가방에 넣었다.


‘시계는 여기에 두자.’


가지고 온 탁상시계는 식탁 위에 올려놓고 나는 집을 나섰다.


**


오늘도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때 지나가는 행인이 말했던 것처럼 이곳이 번화가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 같았다.


‘이곳은 상점들이 있는 거리군. 여기부터 시작해 보자.’


동전 같은 화폐가 존재한다는 것은 상업과 물류, 경제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방증이다.


이곳 사회를 파악하자면 우선 거래되고 있는 물품들과 물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도 내가 경영학과 출신에 삼정물산 8년 경력자다.


나는 곡물 같은 것을 진열하고 있는 가게에 먼저 들려 곡물들을 살펴보았다.


밀, 보리, 콩, 쌀···.


곡물의 종류는 현대 사회의 곡물들과 다른 점이 보이지 않았지만 밀은 통밀이나 밀가루가 아니고 그 중간 정도의 밀 이었다,


북적거리는 곡물 가게에서 사람들이 거래하는 모습들을 살폈다.


“여기 밀 한 그릇 주시오. 얼마요?”

“네. 동화 3개요.”


‘곡물을 거래하는 단위를 그릇이라고 하는구나.’


사고파는 사람들이 지칭한 그릇은 현실 세계와 비교하면 대충 보았을 때 3 킬로그램 정도 담을 수 있는 크기의 나무로 만든 바가지였다.


‘한 그릇에 동화 3개, 보통 저 정도면 4인 가족이 이 삼일 정도 먹나?’


주인은 그 바가지에 밀을 가득 담아 손바닥으로 위를 쓸어 평평하게 하고는 사러 온 사람이 내민 천으로 만든 장바구니 같은 곳에 부어 주었다.


나는 가게 주인이 신경 쓰지 않도록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물건 살 때만 귀를 기울였다.


밀 한 그릇에는 동화 3개


그런데, 콩은 달랐다.

콩은 밀 팔 때보다 작아 보이는 그릇에 동화가 3개였다.


곡물 가게를 지나쳐 다음 가게로 갔다.

이 가게는 앞에 물건을 진열해 두지 않고 안에서만 거래했다.


‘무엇을 파는 가게지?’


가게 잎에 뭐라고 써 붙인 것을 쳐다보는데···.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참 신기하네.···가만, 저 글자가,···소금. 아! 소금 가게구나.’


소금은 가게 앞에 물건을 진열하지 않고 안에서만 귀금속 거래하듯이 했다.


끄덕끄덕

알 것 같았다.


<마법 소년>의 공간 이동 후 알게 된 소금의 역사에서 화학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전까지 소금의 가치는 문명과 역사를 바꿀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래서 소금은 화폐의 기능으로도 작동했고, 국가 존립의 세수로도 작용했다.


그런 귀중한 소금이니 곡물 가게처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소금 가게에는 곡물 가게처럼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지 않아서 나는 그냥 가게로 들어가서 묻기로 했다.


“소금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이곳 말을 하면서도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말들이 또 다시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주인은 나의 아래위를 살피더니 약간 퉁명스러운 투로 말했다.

아무리 보아도 소금을 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한 그릇에 금화 1개요.”

“······”


금화의 가치가 동화에 비해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지만 아까 곡물 가게에서 보았던 한 그릇이면 적지 않은 양인데···.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뭔가 생각하자 주인이 다그치듯 말했다.


“살 거요 안 살 거요. 금화 1 개면 이 근방에서는 가장 싼 가격일 거요.”

“아, 네···그런데 한 그릇이면 어느 정도지요?”


주인은 그릇의 크기를 묻는 내가 이상하다는 듯이 보더니 손가락으로 그릇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릇의 크기가 달랐다.

곡물 가게에서 밀 담아주던 그릇의 반 정도 되는 크기였다.

여기에 무게가 가벼운 소금을 한 그릇이라고 담으면 실제 양은 별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소금의 양과 부피를 속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주인은 가격 흥정을 하려고 한다고 생각했는지 금액을 조금 낮추어 말했다


“살 거면, 내가 조금 싸게 드리지. 은화 9개에 동화 3개만 주시오.”


가격을 깎아준다고?

그런데 우선, 금화 ,은화, 동화의 가치를 알아야 사든 말든 하지,

동전의 가치를 계산해보려고 머리를 굴리는데,

주인은 벌써 소금을 종이 봉투에 담았다.


“봉투 값도 받아야 되는데, 오늘 처음 오신 손님 같아서 앞으로 단골 맺자고 내가 그냥 드리는 거요.”


그가 소금 봉투를 내밀자 나도 엉겁결에 허리 춤에 맨 가방 속 주머니에서 금화 한 개를 꺼내 주었다.


내가 허리 춤 가방에서 동전을 꺼내던 모습을 보던 주인이 가방을 보더니 감탄했다.


“와! 대단한 물건인데, 이거 어디서 구했소?”


주인의 감탄사에 손사래를 치면서 가게를 잽싸게 나오는데 주인이 불렀다.


“동화 가져가시오.”

“네? 아-네.”


주인은 동화 2개를 내주었다.


금화 한 개 대신 은화 9개, 그리고 거스름돈으로 동화 2개.

그럼, 금화 한 개가 은화 10개.

확실하지는 않지만 금화와 은화의 비율은 알 것 같았다.


다시 거리로 나와 소금 봉투를 품에 안고 다른 가게를 구경하는데, 나도 모르게 너무 긴장했었는지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왔다.


내가 사는 현실 세계에서도 갑자기 급한 경우 화장실을 못 찾아 당황하는데···,

나는 호흡을 조절해가며 급히 <마법 소년>의 방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


“어디야, 어디···.”


넓지도 않은 2층 구조의 집을 뒤져 보았지만 화장실은 없었다.


할 수 없다.

돌아갈 수 밖에···,


원룸으로 돌아와 볼 일을 다 보고 나서야 중세에는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도 거의 요강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생각났다.


원룸으로 오기 전 찾아 보았을 때 분명 화장실은 없었는데,

그렇다면 나도 요강을 써야 하나?

하지만 그건 좀···,


그래서 일단 화장실에 있는 플라스틱 세숫대야와 두루마리 화장지를 몇 개 더 챙겨서 <마법 소년>의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다시 살펴보자’


아까는 급하게 찾아서 못 보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집 구조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2층은 방과 거실 아래층에는 부엌.

하지만 역시 화장실은 없었다.


부엌에는 불을 피우는 화덕, 장작, 마른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한 쪽 선반 위에 불을 피우는 도구 같은 것이 있었는데, 휴대폰에서 보았던 것들이었다.


‘아! 이게 휴대폰에서 검색했던 부시, 부싯돌 그리고 부싯깃이구나.’


엄청 신기했다.


부시는 손가락 길이 크기의 손잡이를 가죽으로 입힌 쇳조각이었고, 불을 옮겨 붙이는데 사용한다는 부싯깃은 나뭇잎을 곱게 비벼서 만든 것 같았다.


시험 삼아 화덕 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몇 개 올려놓고 부시로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켜 보았다.


‘잘 안되는데···요령이 필요하군.’


다시, 이번에는 부싯깃을 마른 나뭇가지 밑에 조금 나오게 한 후 부시로 부싯돌을 쳤다.


팍-팍-팍-화르르.


‘오! 생각보다 성능이 좋은데···.’


불을 일으키는 에너지원은 일단 확인.


그리고 아마 물을 담아두는 곳으로 보이는 나무로 만든 큰 통.

그릇들 몇 개, 조악하게 생긴 포크 비슷한 식사 도구, 칼, 도마···부엌 살림은 정말로 간소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중요한 건 상하수도, 화장실 같은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진짜로 오지 탐험이면 적당한 장소에 싸고, 버리면 그만 인데···,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이런 배설물이나, 하숫물을 어떻게 처리하지?

검색 내용처럼 정말 밤중에 거리에 버릴까?


하지만 거리는 깨끗한 편이었다.

돌로 포장도 되어있었고, 휴대폰에서 검색한 것처럼 지나가는데 2층에서 배설물이 투하되는 광경도 없었다.


나는 볼 일이 급한 경우,

원룸으로 가거나 아니면 세숫대야에 보기로 하고, 다시 집 밖으로 나갔다.


이번 탐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폐 가치와 물가를 파악하는 것.


지나가던 사람이 알려주었던 1 구역 중심가는 우리의 재래 시장처럼 온갖 생필품이 거래되고 있었다.


상점들을 지나치면서 어떤 물건들이 어느 정도 가치로 거래되는 지를 유심히 살폈지만, 많은 상품이 현대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물품들이었다.


그러다, 종이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곡물 가게에서 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거래하는 장면을 눈여겨보면서 종이들을 보았다.


역시, 종이의 품질도 조악한 편이었다.

그런데, 거래하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엿들으니 종이도 고가임에는 틀림없었다.


일단 가게를 나온 나는 시장기를 느껴 식당으로 보이는 가게를 들어가려다 멈칫했다.


중세 식당의 음식은 먹다 남은 것 다시 사용은 필수이고 끓인 것을 계속 끓여서 노로 바이러스나 식중독 걸리기에 딱 좋았다는 검색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신중하자.’


<마법 소년>의 방으로 가면 먹을 것은 충분했다.

거기에 물을 끓일 수 있는 에너지 사용법도 알았다.


집으로 돌아갈까 망설이다가 어차피 경험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식당으로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좀 더 거리를 걷다가 아까보다 훨씬 커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제법 붐비는데, 조금 조용한 자리가···,’


식당 안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먹는 큰 테이블과 비싼 음식 손님을 위한 자리로 보이는 따로 식사할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있는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며 식사하는 곳을 지나쳐 한 쪽에 마련된 작은 테이블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뭘 드릴까요?”

“메뉴판···”

“···메뉴판? 그런 음식은 없는데, 잠깐만. 주방에 그런 음식이 가능한 지 물어보겠소.”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어느 시대인지도 모르는데 메뉴판이라니, 실수를 깨닫고 주문 받으러 온 사내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그는 벌써 주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후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잘 생긴 여자가 사내와 함께 왔다.

여자의 얼굴은 잘 생겼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그게, 그 메뉴판이라는 게 어떤 요리인지 설명해보시오. 만들 수 있는 거면 만들어 줄 테니.”


여자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따지듯이 물었다.

표정과 말투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나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아니, 그 메뉴판이라는 것은 요리 이름이 아니고, 음식 종류를 나타내는 우리나라에서 쓰는 말입니다.···하하하.”


억지로 웃음을 지어가며 메뉴판에 대해 설명했다.

여자가 주문 받는 사내를 노려보더니 시선을 다시 내게 돌렸다..


“···어디에서 오셨소?”


‘어디···,어디라고 해야 되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답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소.”

“한국,···거기가 어디요?"

"설명하기는 그렇고, 아무튼 여기에서 먼 곳에 있는 나라요."

"······"


여자가 아무 말 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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