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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尹筆)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나만의 왕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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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尹筆)
작품등록일 :
2024.06.30 22:45
최근연재일 :
2024.07.05 06: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40
추천수 :
25
글자수 :
24,466

작성
24.07.02 18:00
조회
108
추천
5
글자
11쪽

이세계에서 나만의 왕국 만들기 - 002

DUMMY

현실적 대처 방안의 첫 번째는 공간 이동 재현.


어떤 상황에서 공간 이동이 이루어지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첫 번째는 처음 했던 방식 그대로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내 사랑 <마법 소년> 너의 방으로!!”


쉬-쉬익-쉬이익


그의 세계로 이동하는데 성공.

올 때도 같은 방식으로 장소만 뒤에 입력.

이것도 성공.


두 번째는 소리 내어 말 하지 않고 주문하기.


성공.

올 때도 같은 방식.


이어서 주문 없이 얼굴만 쓰다듬기.

실패.


그의 얼굴이 아닌 그림의 다른 부분을 쓰다듬으며 주문.

실패.


잠시 호흡을 고르고.

현실 세계로 돌아올 때 경험해 보았지만, 한 번 더 시도해보는 차원에서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른 주문을 중얼거려 보았다.


“<마법 소년> 나 너의 나라로 가보고 싶어!”


실패.


비슷한 다른 말들을 주문처럼 해보았지만,

실패!! 실패!! 실패!!


결론이 나왔다.


그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유일한 방식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내 사랑 <마법 소년>이란 말과 장소를 입력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쉽기도 하고,

아무도 알 수 없을 것도 같은 이동 방법.


내가 이 그림을 소유하기 전.

누군가 이 그림 속 소년을 귀여워해서 나처럼 말했다면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일어 났을 터인데···하는 생각도 들었다.


"열려라 참깨!!" 같은 비밀을 알았으니 반은 된 거다.


그제야, 입에서 술 냄새나는 게 느껴졌다.

양치질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진 후,

다음 단계 실험 진행.


공간 이동 주문은 알았지만,

이동을 원할 때 반드시 저 그림 속의 얼굴 만을 쓰다듬어야만 한다면?

그렇다면 그림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엄청나게 불편한 제약이 따른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가며 거실을 서성거리는데 아까 그림의 다른 부분을 만지며 주문을 외웠을 때 실패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포인트는 얼굴이다.


나는 그림에 다가가 최대한 그의 얼굴이 잘 나오는 거리를 맞추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하고는 휴대폰 속 얼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내 사랑 <마법 소년> 너의 방으로!!’


쉬-쉬익-쉬이익


그의 방으로 이동 성공.

그리고 다시 원룸으로.


그림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건 확인되었다.

그런데 사진은 휴대폰 속에 있다.


처음 갔을 때 그곳은 분명 중세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전기 같은 게 없을 것인데,

그럼, 이 사진은 어떤 식으로 간직하면 좋을까?


또 다시,

꾹꾹 눌러지는 관자놀이.


아!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현실 세계 사람들이 하는 손목 밴드처럼 고대나 중세 사람들도 팔목에 팔찌 같은 장식을 하고 있던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얼굴 사진을 출력하여 펜던트 목걸이나 팔찌로 만들어 쓰다듬으면 어떻게 될까?


거기까지 성공한다면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간 이동은 자유롭게 실현될 수 있다.


날이 밝는 대로 그 방식으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OK~! 이 실험은 아침에 하기로 하고, 다음은···.”


처음 공간 이동에서 나는 알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 몸에 지닌 것들은 이동이 가능했다는 건데,

몸에 지니지 않은 것들도 이동이 가능할까?


그래서 다음 실험은 물건들의 이동.


집안에 있는 여러 물건들을 끈을 이용해 서로 묶었다.

책 몇 권, 그릇 몇 개, 옷 몇 벌···이런 것들을 묶어 끈으로 연결하고 그림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주문을 외웠다.


쉬-쉬익-쉬이익


물건들은 나를 따라서 <마법 소년>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현실 세계의 물건 이동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쪽 세계의 물건은 어떻게 될까?


나를 따라온 물건들을 그의 방에 두고 그 방에 있던 물건들을 몇 개 골라 같은 방식으로 실험해 보았다.


쉬-쉬익-쉬이익


그 쪽으로 갈 때와 마찬가지로 물건들이 나를 따라서 원룸으로 왔다.


물건의 이동에도 제약이 없다.

물론 물건의 종류나 크기, 수량 등 모든 물품의 이동에 제약이 없는 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실험으로 물건 이동은 확인되었다.


거기까지 했을 때,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고 몸이 피곤해졌다.

실험과 확인이 끝나자 긴장이 풀린 탓일 것이다.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침대로 향했다.


우르릉 쾅-번쩍-쏴아


**


‘아- 얼마나 잔 거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옆에 놓인 시계를 보았다.


토요일 오전 11시.


아무런 꿈도 꾸지 않은 꿀잠.

보통 이런 일을 겪으면 꿈 속이 복잡했을 터인데, 완벽한 숙면이었다.


침대에 걸쳐 앉아 거실에 놓여있는 <마법 소년> 방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물건들이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걸 보니 어젯밤 일은 환각이나 꿈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 틀림없었다.


거실에 주저앉아 한 동안 그 물건들을 만져보고 살펴보고 하다가 급히 휴대폰을 검색했다.


***


“어휴, 이게 제일 작은 사이즈 인데···,”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출력하면서 사진 가게 사장님이 양미간을 좁혔다.


“네, 그러니까. 여기 다른 부분들은 안 보여도 괜찮아요. 여기 이 소년 얼굴만 최대한 확대해서 출력해 주세요.”

“휴대폰으로 찍은 것은 한계가 있어요. 그러지 말고 제대로 하고 싶으면 그림을 가지고 와요. 사진관 카메라로 그 부분만 찍어서 해봅시다.”

“···네.”


두 시간 후


“음. 아까보다는 훨씬 좋네. 제법 뚜렷하잖아요?”

“네, 제가 보아도······.”


이제 사진은 되었다.

다음은 휴대폰에서 검색해 놓았던 펜던트 목걸이, 팔찌 공방이다.


펜던트 목걸이, 팔찌 공방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대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각종 액세서리와 도구가 있었고, 또 특별한 제품의 경우 공방 직원이 주문을 받아 제작도 해 주는 곳이었다.


공방 안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기념품을 만들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직접 만들지 않고 직원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음, 그러니까 사진 펜던트 목걸이와, 팔찌를 만들고 싶으신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공방에 온 이유가 얼굴 사진을 안전하게 몸에 지니고 있으려는 것이다.

패션보다도 안전성을 강조해서 설명했다.


공방 직원은 목걸이 체인의 길이를 좀 줄이고, 팔찌는 폭이 넓은 소가죽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디자인 해 볼 테니 마음에 드시는 목걸이 체인이나 팔찌를 골라보세요.”

“아-아닙니다. 튼튼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냥 알아서 해 주세요.”


공방에서 펜던트 목걸이와 팔찌를 만드는 동안 나는 근처 스포츠 매장에 가서 얇은 검정색 손목 보호 밴드를 샀다.


그렇게 하면 밴드 안에 사진 팔찌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할 것이고,

목걸이는 누가 떼어가지 않는 한 항상 내 목에 걸려있을 것이다.


***


후-읍


원룸으로 돌아온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손목 밴드를 문지르며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쉬-쉬익-쉬이익


공간 이동 성공.

이제 다음 차례는 원룸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하는 이동 실험이다.


가볍게 등산 차림을 하고 관악산으로 갔다.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등산객들은 다들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내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잘 다니는 등산로를 벗어나 한참 산 속을 헤매다 인기척이 완전히 없는 최적의 장소를 발견했다.

그래도 만일을 몰라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목걸이 펜던트를 문지르며 주문을 외웠다.


‘ 내 사랑 <마법 소년> 너의 방으로!!’


쉬-쉬익-쉬이익


이동 성공.

펜던트 목걸이도 성공이다.

그런데, 성공의 기쁨을 즐기다가 잠시 든 생각.


지금 다시 관악산 바위 뒤로 갔다가 누군가 본다면, 나의 등장에 놀랄 건데···.그럼 어떡하지?

여기서 밤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내가 온 곳이 아닌 다른 장소로도 이곳에서 이동이 가능할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등산로가 아니고 원룸을 넣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동은 현실에서는 원룸과 등산로 그리고 이곳은 <마법 소년>의 방 뿐이다.


“내 사랑 <마법 소년> 나의 원룸으로.”


이것도 성공이다.

그럼 다시 산으로 가는 건 문제가 없을까?

원룸으로 돌아온 후 쉬면서 그 실험을 위해 산에 사람이 없을 저녁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저녁 8시.

이 정도면 사람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다시 <마법 소년>의 공간으로 이동했는데,


어! 이상하다.

원룸에서는 저녁 8시였는데, 이곳은 어둡지 않고 밝았다.


그제야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도 현실 세계는 폭우가 쏟아지는 한 밤 중인데 이곳은 밝았었다는 생각이 났다.


시차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이 유럽이라서 시차가 있는 건가?

그럼 대략 12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는 유럽이라면..?


이곳에 대해 계속 떠오르는 궁금증을 일단 가라앉히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주문을 외웠다.


“내 사랑 <마법 소년> 아까 그 등산로 바위 뒤로!”


등산로 바위 뒤.

그곳은 아침이었는데 역시 이곳은 저녁이었다.


'OK~그럼 이곳에서 다른 장소를 주문해 보자.'


'내 사랑 <마법 소년> 삼정물산 옥상으로!'


움직임이 없다.


'내 사랑 <마법 소년> 나의 원룸으로!'


마찬가지.


이제 실험에 대한 결론은 나왔다.

같은 세계에 있는 공간 이동은 안 되고,

다른 세계도 인공지능 학습처럼 장소가 입력된 곳만 가능했다.


어제 비가 많이 내린 탓인지 서울 하늘에서 보기 힘든 별들이 제법 총총한 밤하늘.

비를 가득 품은 나무들이 뿜어내는 짙은 향기.

약간 서늘한 밤기운.


두 팔을 쫙 뻗고 가슴을 펼쳐 밤이, 나무가, 별이 뿜어내는 향기를 깊게 들여 마셨다.


가슴 밑바닥에서 희열감이 밀려올라 오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가슴이 뜨겁다고 느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도 가물거릴 정도다.


희망 퇴직.

넘사벽 만리장성···.

점점 초라해지고 작아져 가던 내 인생이었는데,


<마법 소년>의 세계 때문에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미칠 듯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 온 후 그의 공간으로 또 가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휴대폰 검색을 시작했다.


중세 유럽의 생활환경, 사회, 경제 구조··· 중세 유럽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는 내용이 있으면 다 찾아보았는데, 검색한 내용에서는 기대했던 것 만큼의 낭만과 모험, 즐거움이 없었다.


대신 익히 알고 있던 흑사병, 마녀사냥 따위의 어두운 이야기들이 주로 나열되어 있었고 그나마 기록도 거의 없어서 정확한 내용도 알 수 없었다.


기쁨에 가득 차 흥분했던 마음은 서서히 식어갔고,

거기에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어느 시대인지, 어느 나라인지도 모르는 거기에 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영어라면 좀 알아 들을 지 모르지만, 말도 안 통할 건데,

이거 별 볼일 없는 공간 이동 아닐까?

뭐 골동품 가져다가 팔 것도 아니고···’


가만,

그때 뭔가 머릿속에서 ‘펑’ 하고 터져 나왔다.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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