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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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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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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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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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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건국 TF

DUMMY

파병 요청 문서 발송을 마친 송 과장이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담소를 나누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입을 다문다.


이영제와 구창식이야 별로 못 느꼈지만,

그룹 내에서 송 과장의 이미지는 냉혹한 마녀에 가까웠다.


상석에 송 과장이 앉고, 잠시 후.


뒤편 스크린에 켜지고,

푸른 하늘 영상이 나온다.


그리고 이영제의 목소리가 들린다.


- 이거 연결된 건가?


잠시 후 화면 각도가 내려가더니 머리 위로 수건을 덮어 쓴 이영제 차장의 얼굴이 나타났다.


송 과장이 반갑게 인사했다.


"차장님. 별 일 없으세요?"


- 아. 송 과장. 영상 보이네. 난 잘 지내. 보내준 물건 덕분에 위기는 넘겼어. 고마워.


"다행입니다. 그럼 시간이 없으니 바로 화상회의 시작하겠습니다."


- 그래. 다들 모이셨어?


그 말을 들은 각기 팀장들이 인사말을 건넸다.


"네. 차장님. 법무팀 최 전뭅니다."

"재무팀. 한 전뭅니다.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차장님."

"저 인사팀장도 참석했습니다. 차장님~"


서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팀장들의 인사가 오가고.


- 네. 바쁘신대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의 주관은 송 과장이 주관하죠.


송 과장이 입을 열었다.


"네. 감사합니다. 차장님. 먼저 법무팀부터 시작하시죠."


"네. 과장님. 보시는 표는 국제기구 현황을 리스트업 한 것입니다. 총 35개의 국제기구를 선별했고, 현재 기구별 신청서와 서류 양식을 세팅 중입니다. 국제수로기구와 해사기구, 지도학회를 비롯해 이번에 발견한 섬에 대한 소유를 명시하여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뭐죠?"


"그게 단순히 섬의 소유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영유권을 신규로 취득하는 거라면, 우선 국가 명을 정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아.

국가라.


실장의 지시는 단순히 섬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초법적인 자율성 확보를 바랬다.


물론 한국 내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국적, 법적인 제약을 완전히 넘어선 절대적 자율성.


이를 위해 아예 신생국가를 만드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그래서 지시 받은 일을 급하게 진행하긴 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나라 명도 생각하지 않았다.


- 어. 송 과장. 실장님은 다른 말씀 없으셨고?


"네. 보고 드렸을 때는 차장님 주관으로 알아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바쁜 일이 있으시다고."


- 아이 참. 그 양반은. 어쩔 수 없지 그럼 우리끼리 일단 정하자고.


구창식의 성격상 일단 권한을 한번 넘긴 뒤에는 뒤에서 다른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문제는 그 권한을 너무 자주 넘겨서 문제지.


- 글쎄 뭐가 좋을까? 팀장님들 의견 있으실까요?


팀장들은 시선을 내리며 대답을 피했다.

국가명을 정하는 그런 중요한 일에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다들 외면하는 분위기가 되자 어쩔 수 없이 이 차장이 나섰다.


- 아 참. 신청서에 국가명을 꼭 넣어야 된다는 거지?


"네. 차장님. 다른 업무를 처리하려고 해도 그게 선행되어야 할 상황입니다."


잠시 고민했지만 답이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빠른 결정과 신속한 실행이야말로 전략기획실의 방침이다.


- 그럼 일단 임시 이름으로 하자고. 실장님 지시니까. 나라 이름은 실장님 성을 따서 구 왕국으로 하자. 킹덤 쿠. 임시로 정하고 나중에 바꾸던지 하면 되지.


그렇게 아프리카 전체 정세를 뒤흔들게 될 Kingdom of Koo 가 첫발을 시작했다.


- 국기나 국화, 국가(song)는 알아서 해주고, 외교부에 지원을 받는 건 어떻게 됐습니까?


이 차장의 물음에 공보팀장이 튀어나왔다.


미래그룹에는 홍보와 별개로 공보팀이 운영 중이다.


남해 7광구 문제나 북한 지하자원 등 사업 모델이 초국가적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마치 외교부처럼 타국 정부들과 협상을 하거나, 별도 대화 라인을 끌고 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 현재 외교부 담당자와 물밑 접촉 중입니다. 국가 설립 선언 직후에 곧바로 수교 절차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 타국들도 협의가 같이 되고 있나요?


"북한은 동시에 진행 중이고, 대만도 준비 중입니다. 이미 핫라인으로 전달했으니 한국 정부와 큰 차이 없이 수교 발표가 가능할 거 같습니다. 일본 내각 쪽에도 협상팀이 접촉 중에 있습니다."


- 미국은 어떻게 됐습니까?


"미국은 올리비아 부사장님께서 직접 접촉 중이십니다."


올리비아 구.

한국 이름 구성희는 구창식의 여동생이다.


원래 미래항공의 전신이었던 고구려 항공의 승무원이었던 그녀는 십 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구창식이 고구려항공을 인수한 뒤 임원으로 승진했고, 본인의 의지로 미국으로 넘어가 로비스트로의 커리어를 닦았다.


중국과 북한-미래그룹 연합 전쟁 때 백악관을 설득해 에어포스 원을 직접 끌고 와 북한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버린 것은 극히 일부만 아는 사실이었다.


현재는 워싱턴 정계의 초특급 로비스트 중에 한 명으로 상하원과 백악관에 막강한 입김을 행사 중이다.


물론 그걸 가능하게 하는 배경에는 원유를 팔아 벌어 들인 엄청난 오일 머니가 있었고.


- 부사장님이 나셨다면 가능성이 높겠네. 미국이 뒤를 받쳐준다면 90% 이상 된 거라고 해도 되지. 공보팀에선 부사장님하고 핫라인 계속 돌려주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그룹 자산을 총동원해서 지원해 주시고요.


"네. 차장님."


송 과장이 끼어들었다.


"차장님 결국은 각국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언론을 좀 움직여야 할 거 같습니다."


- 언론? 아. 괜찮을까.


이 차장의 우려가 무엇인지 모두들 예상이 됐다.


아직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무인도.

그리고 그 주변에 깔려 있을 걸로 예상되는 막대한 자원이라면, 누가 끼어들어 초를 쳐도 이상하지 않았다.


게다가 위치 자체가 한국에서 너무 멀다.

비상 상황이 벌어졌을 때 지원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준비가 완료됐을 때 한꺼번에 터트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데?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하고 러시아쪽. 그리고 유럽하고 중동에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동시 발표하려고 합니다. 적당한 이벤트를 섞어서 자연스럽게요."


- 그래? 그럼 그건 송 과장이 일단 준비를 해서 초안 잡고 보고서 보내 줘.


"네."


- 그리고 경호 문제는 어떻게 됐어?


"그건 지금 카메룬 현지에서 준비 중입니다. PMC와 계약을 마무리하는 중이고, 우리 측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일단 그 쪽에서 먼저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급하신 건 어때요?"


- 일단 급한 건 해결된 거 같어. 오히려 보급이 문제야.


"거기 화물선에 구호 물자로 부족한가요?"


- 아니. 양은 충분한데 문제는 그걸 내릴 시설이 없어. 그리고 처리할 인력도 마찬가지고.


강대식이 끌고 온 화물선에는 식량과 연료는 물론이고, 인프라 재건을 위한 시멘트와 철근, 철강 제품까지 온갖 종류의 물건들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걸 내릴 시설이 마땅찮은 상태다.


새로 솟은 섬에 항구가 있을 리 만무했고,

화물선 자체에도 물건을 내릴 만한 설비가 따로 없었다.


급한 대로 인력을 동원해서 헬기로 옮기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국가 설립을 선언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려면 최소한 무인도 중 한 곳에는 거주지 마련해야 했다.


물론 거주자를 구하는 것도 큰 일이긴 하지만 최소한 중국이나 일본처럼 시멘트를 들이 부어서라도 거주지의 모양새를 갖춰야 했다.


그리고 그러려면 작업을 진행할 시설 마련이 급하다.

송 과장이 대답했다.


"그 부분은 저희 쪽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 그래. 그럼 다음으로...



*****


군인들을 태운 어선들이 도망친 뒤 안정을 찾은 무인도.


이영제가 화상회의를 이어가는 동안 강대식은 선원들을 시켜 남은 화물들을 확인했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발사 포드 2개와 여분의 미사일 8발이다.

그리고 7.62미리 탄약 1만 발이 들어있다.


당장 두 세 번의 전투를 치를 수는 있겠다 싶다.


그 외 야간투시경을 비롯한 보조 장비들도 들어있다.


조중명이 뭔가를 찾아내고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이거 VX-장거리 드론 같은데요!”


“임마! 같은데요? 똑바로 보고 안 해?”


“아이 참. 꼰대처럼 괜히.”


“이 자식이 오랜만에 얼차려 좀 받을까? 어!”


조중명이 찔끔한다.


“새끼가. 기어오르려고. 그게 뭔데 그렇게 좋아 죽냐?”


조중명의 손에 든 비행기를 보고 묻는다.


마치 옛날의 고무동력 비행기처럼 생긴 물건이다.

찔끔했던 놈이 다시 기가 살아서 설명했다.


“이거 미래디펜스에서 실전에서 쓴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정찰용 드론입니다.”


“뭐야? 그냥 드론 가지고 호들갑이냐?”


“이건 많이 특별하다고요. 특수배터리가 들어가 있는데 사용시간이 120시간이라고 알려진 괴물이요.”


“뭐? 몇 시간?”


“120시간이요. 5일 동안 비행이 가능하고, 순항속도도 100킬로미터가 넘는 괴물이라고요. 게다가 여기 카메라. 요 작은 게 확대배율 40배율에 화질은 8k입니다. 게다가 여기 레이저 포인터 같이 생긴 거 있죠? 이게 레이저 도청장칩니다. 유리창 같은 데 레이저를 쏴서 도청하는 장빈데. 와아 이거면 육지에서 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도 충분히 알 수 있겠는데요.”


지진으로 아프리카 전체가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특히나 서아프리카 지역은 더욱 심하다는 소문이고.


아무리 막장인 콩고공화국이라고 해도 엄연히 영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무장병력이 공격해왔다면 육지에 뭔가 사단이 났다는 의미였다.


일단 화력을 마련했으니 다음 수순은 당연히 정보 수집이 1 순위다.


강대식이 물었다.


“너. 이거 조작할 수 있겠냐?”


“내가요? 정말 너무 하시네. 저 원래 1지망이 드론병이었다고요. 저희 엄마가 미래그룹에 들어가야 된다고 강제로 입대시키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런 객지에서 고생하는 일은 없는 건데.”


“이 자식이 근데. 너 대답 똑바로 안 할래! 다.나.까.로! 딱딱 끊어서 하라고!”


강대식이 조중명을 갈구는 동안

이영제 차장은 회의를 마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화상통화 중이었다.


화면에는 세 아들과 아내가 서로 화면에 얼굴을 들이미느라 정신이 없다.


이영제 차장이 영상에 끼어들려는 아들들을 나무랐다.


“야야! 엄마 힘들어 빨리 떨어져! 이노무시끼들! 엄마 힘들게 하면 혼난다고 했어 안 했어! 빨리 안 떨어져!”


짐짓 엄하게 말해 보지만,

개구쟁이 녀석들은 서로 얼굴을 들이민다고 들은 채도 하지 않는다.


“여보. 거기 날씨는 어때요? 밥은?”


와이프의 걱정스런 목소리에 속으로 울컥 감정이 치밀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총탄이 날아오는 경험을 했으니.

가족의 품의 더욱 그립다.


하지만 혹여라도 걱정할까 싶어 그 사실은 숨기는 게 낫다.


“여기? 여긴 아주 천국이지. 날씨가 좀 덥긴 한데. 괜찮아. 냉장고도 있고. 에어컨도 빵빵해”


“그래요? 근데 땀을 왜 그렇게 흘려요?"


"아. 이거. 아까까지 너무 빵빵하게 틀었더니, 냉방병 걸릴 거 같아서 잠시 껐는데, 통화 끝나고 다시 켜지 뭐. 하하.. 하하하."


"그래요? 아무렴 부장님이 어떤 분인데 당신 출장보내면서 알아서 챙겨 주셨겠죠."


"아. 그런가. 하하. 하하하..."


그 부장이 남편을 사지로 몰아 넣을 걸 알면 와이프 표정이 어떻게 변할까 궁금했지만, 차마 그 얘기는 꺼내지 못한다.


"아무튼 그럼 반찬은 전부 냉장고에 넣었어요? 그래도 날씨가 더우니까 아끼지 말고 빨리 먹어요.”


“알았어. 걱정 마. 우리 회사 알잖아. 회사 직원들 엄청 챙기는 거.”


“그야 알지만. 그래도 요새 뉴스 보니까 아프리카에 지진도 나고 해서 시끄럽다고 하던데. 거긴 별 일 없어요?”


“아~ 그거. 여긴 섬이라 괜찮아. 우리 직원들만 있는 무인돈데 뭘. 그나저나 우리 포상이는 어때? 초음파 검사는?”


“아주 건강하대요. 잠깐만요. 사진 보여 줄게요.”


뒤적거리던 아내가 초음파 사진 한 장을 화면 앞에 들이민다.

검은색 사진 안에 하얀색의 동그란 물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순간 눈시울이 울컥한다.


넷째.


예상치 못한 일이긴 했지만, 아내는 포상 휴가지에서 생긴 것을 기념해서 태명을 포상이로 지었다.


열심히 산 인생의 포상 같은 존재라는 의미라나.


“우리 포상이 예쁘네. 어? 이목구비가 아주 또렷한 게 당신 닮았나봐.”


“치. 뭘 보이지도 않는 걸 가지고. 아무튼 집은 걱정 말아요. 나도 병원 잘 다니고 있으니 걱정 말고 회사 일이나 신경 써요.”


“알았어. 내가 최대한 빨리 끝내고 돌아갈게. 조금만 참아.”


“알았어요. 근데 근무시간에 통화 이렇게 길게 해도 되요?”


“그래. 그만 끊어. 푹 쉬고. 무리하지 말고. 너희들 엄마 말 안 들으면 아빠가 돌아가서 혼 날 줄 알아!”


마지막으로 아들들에게 엄포를 놨지만,

어린 놈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화면에 대고 혀를 내밀고 눈을 까 뒤집고 장난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상 통화를 끊었다.


먹먹한 가슴을 잠시 진정 시킨 뒤 핸드폰을 올려놓고 잠을 청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난 후 하루가 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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