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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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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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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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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콩고 공화국 서부.

어촌 마을.

부우우우우웅~


지프차와 군용 트럭들이 검은 색 매연을 토하며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차량들이 줄지어 어촌 안으로 들어갔다.


정박된 어선들 앞에 멈춘 차량들에서 군인들이 뛰어내렸다.


탁탁탁탁탁탁탁.


붉은 색 베레모에 선글라스를 쓴 군인이 지프차에서 내려 고함을 지른다.


“빨리 빨리 올라타! 바로 출발한다! 어서들 움직여!”


베레모 앞에 박힌 은색 계급장은 대령.

아직 비닐 포장지도 뜯지 않은 신품 계급장이 반짝였다.


지난 주 발생한 지진으로 도로와 통신이 끊어진 콩고민주공화국.

지방 곳곳에서 군인과 무장단체들의 쿠데타와 무장봉기가 벌어졌다.


콩고 서부해안을 장악한 무톰보 중령 역시 그런 이들 중 한 명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중사 신분이었던 그는 마음이 맞는 부하들과 함께 상급자를 총살하고, 부대를 장악한 뒤 서부 해안지역의 마을들을 차례로 점령했고, 마침내 해안지대의 어촌마을까지 다다랐다.


갑작스레 나타난 군인들을 보고 겁을 먹은 주민들이 주저하고 있을 때,

군인들이 차례로 어선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어선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어촌장이 젊은 어부들 몇을 대동하고 무톰보 대령 앞으로 다가왔다.


“무. 무슨 일입니까?”

“여기 있는 어선들은 지금부터 콩고자유군이 전부 징발한다.”


“징발이라니요? 이러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저번에 달라는 배는 이미 내어 드렸잖소.”

“고작 그 작은 보트 한 척으로 무슨 작전을 해? 지금 적국의 배가 우리 영해를 침범했는데.”


이 놈들. 결국 해적질을 하려고 어선을 뺏어가는구나.


촌민들 사이에서 서쪽 바다에 화물선 한 척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 대지진 후 바다에서 땅이 솟아났다는 이야기도 같이.


군인들이 화물선 위치를 확인하겠다고 찾아와 보트 한 척을 내어줬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제 와서 어선들을 전부 뺏어가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배들을 다 가지고 가면 어떡합니까? 당장 조업하러 갈 시간이 다 됐는데···”


촌장이 사정하는 투로 말했지만.


“당장 놈들을 잡지 않아서 도망가 버리면 당신들이 책임 질 거야!”


무톰보 대령이 소리를 질렀다.


서슬 퍼런 눈빛에 촌장은 덜컥 겁이 났다.


이미 저들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본보기라며 파출소장을 불태워 죽이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나.


무톰보의 쿠데타 군은 산 사람을 밧줄에 묶어 놓고 불 태워 죽이는 모습을 모든 어민들이 지켜보도록 했다.

어른은 물론이고, 어린 아이들까지 모두.


“지금부터 방해하는 인간이 있으면 반역죄로 처형하겠다!”


무톰보의 말에 촌장은 물론 어민들까지 전부 고개를 숙였다.


이를 확인하곤 돌아섰다.


트럭에서 내린 기관총과 탄약을 든 군인들이 어선에 올라가 뱃머리에 기관총을 설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톰보가 군인들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준비되는 대로 어서 출발해! 놓치면 전부 바다에 던져버릴 테니까! 빨리 움직여!”



******


치이이익~


- 선장님. 선장님. 육지 쪽에서 보트로 보이는 물체들이 접근 중입니다. 어선으로 보이는 데 속도는 대략 10노트. 대략 2시간 뒤면 섬에 도착할 걸로 예상됩니다.


무전을 들은 이영제 차장은 시간이 없음을 깨달았다.

이럴 때는 혼자 고민해 봐야 소용이 없다.


전화기를 들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본사 사무실이다.


이 차장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차석 역할을 맡은 사람은 송 과장이다.


이름 송유미.

올해로 서른에 미혼.


큰 키에 늘씬한 몸매.

서구적인 외모의 미녀다.


처음 구창식 실장의 비서로 주임직급으로 시작했지만, 초고속 승진을 해 이제는 과장이 됐다.


전화를 받은 송 과장이 몇 명 되지 않는 전략기획실 부서원들을 호출했다.


“여기 목록이 당장 서아프리카로 보내야 하는 물건들이야. 시간은 2시간. 그 안에 물건을 전달할 방법을 찾아봐! 뭐든 다 좋으니까.”


송 과장의 말에 부서원들의 머리 속이 하얗게 변했다.


서아프리카면 한반도에서 12000킬로미터 떨어진 위치다.


하지만 하라면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게 기획실이다.

부서원들이 최대한 머리를 짜내 아이디어를 냈다.


- 여기서 보내는 건 불가능하니 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 지원을 받는 건 어떨까요? 지금 가장 가까운 곳은 카메룬에 있는 박 전무님 일행입니다. 아직 카메룬에 머물고 있다고 하니 그쪽을 통해서 전달하는 겁니다.


- 비록 여기보다 가깝다곤 해도 그쪽도 직선거리가 1천킬로미터가 넘어요. 헬기로 가도 시간을 못 맞출 거고. 무엇보다 여기 목록의 물건들을 그 시간까지 구하기도 힘들 겁니다.


- 물건이라면 미래디펜스 쪽에 있는 걸 전달하면 될 거 같은데. 혹시 그쪽에 파견된 군함이 있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미래디펜스 함선들은 지금 전부 대만해협쪽에서 작전 중입니다.


- 그럼 그것도 힘들겠는데.


- 대사관을 통해 미국이나 아프리카국가에서 도움을 받는 건요?


- 아직 무인도에 대한 영유권 등록신청도 하기 전인데 만약 미국이나 타국이 안다면 끼어들려고 할 지도 모릅니다. 그거 때문에 극비로 움직이신 거잖아요. 공개되면 골치가 아플 거 같은데요.


-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결국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얼마나 급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이영제 차장이 2시간 내라고 못을 박은 건 이유가 있어서일 거다.


상황이 도저히 해결 방법이 안 보일 때.

모든 방법이 불가능해 보일 때.

마지막으로 기댈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남자.

재계의 마법사란 별명이 붙은 전략기획실장 구창식.


결국 마음을 정한 송 과장은 요청목록표를 가지고 전략기획실장 방으로 향했다.



*****


똑똑똑.

노크에 이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문을 열어 젖힌다.


단잠을 자고 있다가 그 소리에 놀란 구창식, 전략기획실장이 자리에서 헐레벌떡 일어났다.


“쓰읍! 뭐. 뭐. 뭐야!”


당황해 하는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은 송 과장이 똑바로 걸어와 목록표를 실장 앞에 내려놨다.


탁!.


아직도 잠에서 덜 깬 구창식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송 과장. 이게 뭐야?”


“이영제 차장 긴급 요청 사항입니다. 2시간, 그 시간 안에 현재 좌표로 보내 달라는 요청입니다. 긴급으로..”


“그래? 뭔데 그렇게 급하게.”


목록을 읽어본 구창식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게 지금 당장 급하다고?”

“네.”


목록의 물건들이 당장 필요하다면 꽤 다급한 상황일 수 있다.


“이것들을 2시간 안에 보내야 한다고?”

“네. 아니 지금은 1시간 50분 남았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의자를 반대로 돌린 구창식이 창 밖을 내려다 봤다.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다.


2시간 안에 물건을 보낼 방법이라.


재계의 마법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하지만,

실제 그가 8서클 마스터 마법사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직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요구사항을 가지고 들어온 송 과장은 물론이고,

심복 중의 심복인 이영제 차장 역시 아직 모르고 있다.


요구 목록표와 시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구창식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텔레포트 게이트.


하지만 게이트를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정된 좌표는 이제까지 망망대해였던 곳.

게이트가 있을 리 없다.


아무리 8서클 마스터라고 해도 지정한 적도 없는 위치에 게이트를 열 수는 없는 노릇.


히든카드인 마법도 쓰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까?


현실에서 마법 못지 않은 효과를 발휘할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구창식은 뭐가 생각이 났는지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잠시 신호가 가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다.


“어. 김 위원장. 내가 지금 문자로 목록이랑 좌표 하나 보낼 거거든. 그거 잘 포장해서 거기다 좀 떨어뜨려줘. 급하니까 최대한 빨리. 1시간 반 안에 도착하게. 당연히 곤란한 거 알지. 안 급하면 이렇게 직접 전화할 리도 없잖아. 나도 앞으로 되도록 이런 부탁 안 했으면 좋겠어. 그래 부탁 좀 해.”


전화를 끊은 구창식이 다시 의자를 돌렸다.

그리고 여전히 꼿꼿이 서 있는 송 과장을 보며 말했다.


“이 차장한테 연락해 줘. 물건은 제 시간에 도착할 거라고.”



*****


북한 평양 외곽.


대동강 하류에 위치한 낮은 구릉.


평범한 구릉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북조선 인민군 제12 미사일총국 소속 지하 기지가 숨어 있다.


남한과의 경제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쓰임이 줄어 한가한 날들을 보내던 미사일 기지로 한 통의 전화가 날아왔다.


무려 북조선의 최고 지도자의 전화.


전화를 받은 부대장은 즉시 비상령을 발동했다.

전 부대원이 바쁘게 움직였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부대원이 옆 동료에게 물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래?”

“몰라. 나도. 그런데 들은 걸로는 위원장께서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말이 있어.”


“위원장께서? 정말? 그럼. 이거 큰 일 나는 거 아니야?”

“큰 일은 무슨.”


“우리가 쏘는 게 큰 일 아니면 쏠 일이 뭐가 있어?”

“설마하니 그걸 그대로 쏘겠어? 들어보니 저기 무기고 애들이 탄두 교체하고 있다 더라고.”


“아~ 근데 갑자기 탄두를 뭐로 바꾸는 건데? 서. 설마! 핵!”

“야! 공화국에 핵이 거덜난 지가 언젠데 핵 타령이네."


"그. 그럼 뭔데? 이거를 핵 말고 급하게 실어서 보낼 게 또 뭐가 있어?"

"그건 낸들 아나. 아무튼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쏘라니까 우리야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거지.”


그 때 커다란 원통형의 구조물이 크레인을 타고 옮겨왔다.


그런데 구조물의 꼭대기에는 위치한 원추형의 탄두가 평소 보던 것과 다르다.

파란색으로 색칠한 탄두에는 공화국의 문야 대신, 다른 익숙한 마크가 새겨져 있다.


“저거. 미래그룹 마크 아냐?”

“맞는 거 같은데. 아 그렇네.”


“그럼 급하게 쏘려고 하는 게 저 물건이야? 미친놈들 이제는 하다하다. 참. 나.”

“그 놈들 또라인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확실히 정신이 아닌게 분명하긴 해.”


잡담을 나누는 사이에 크레인이 커다란 이동차량 뒤에 원통형 구조물을 옮겨 실었다.


구조물이 단단히 고정된 것을 확인한 대원들이 차량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부르르르르르릉~


커다란 엔진이 둔탁한 소음을 내며 돌아갔다.

대형 엔진인 만큼 엔진에서 파생된 진동이 차량 전체를 울리는 기분이다.


차량이 천천히 지하 기지의 통로를 따라 움직였다.


잠시 후.


구릉지 옆에 위치한 동굴 입구가 열리고, 열린 구멍으로 커다란 이동차량이 밖으로 빠져 나왔다.


입구 앞에서 조금 떨어진 차량은 평평한 야지에 멈춰 섰다.


차량이 멈추고 잠시 뒤,

차량 앞뒤 옆에서 뻗어 나온 철골 다리들이 바닥을 디디며 고정되고.


삐삐삐삐삐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고.

뒤이어 차량 뒤에 실린 커다란 원통구조물이 서서히 수직으로 일어섰다.


위이이이이이이잉~


천천히 일어선 원통의 구조물 꼭대기에는 파란색의 원추형 탄두가 붙어 있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이 차량 측면에 부착된 콘솔을 열어 전달받은 좌표와 발사 코드를 입력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대원이 무전을 날렸다.


“화성22형. 발사 준비 완료. 본부 지시 대기 중.”


곧이어 무전으로 답신이 날아온다.


“발사 최종 확인. 카운트다운 시작한다.”


“카운트다운 시작. 10. 9. 8···. 3. 2. 1. 점화!”


점화를 외치며 콘솔에 붙은 버튼을 수직으로 돌린다.


동시에 짧은 충격파가 트럭 주변으로 퍼지고.


펑!


원통을 빠져 나온 길쭉한 물체 하부에서 불기둥이 쏟아졌다.


콰콰콰콰콰콰쾅~!


폭발 같은 분출음과 함께 화성 22형이 수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발사 완료! 발사 완료!”


북한이 만든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물론 외부에는 인공위성용 궤도로켓이라 우기는 물건이 수직으로 허공을 뚫고 솟구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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