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NET-Creative

감상란


[감상란] [리뷰 034] 트라드라센 대륙 전기

<패스트의 서른네 번째 리뷰>

트라드라센 대륙 전기

(부재중)

 

들어가기에 앞서,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우선 본 작품은 필자가 지금까지 읽었던 검과 마법의 판타지가 아닌, 오로지 검의 판타지다. 마법이 전혀 없고 모든 싸움이 검으로 시작해 검으로 끝난다.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어째서일까?

 


1. 1인 역사

 

우선 인물부터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자. 본 작품에는 주인공격인 델피안을 비롯해 숫한 조연들이 꽤 등장한다. 대륙 전기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긴 하나, 대부분의 이야기는 델피안을 통해 진행되며, 델피안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삼국지가 유비 쪽을 집중 조명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긴 하겠지만, 어쨌든 레아드 전기에 더 어울리는 형국이다.

 

델피안을 통해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본 작품의 이야기는 1인 역사가 더 어울린다. 애초에 처음부터 델피안을 다룬 역사서가 등장하는 것부터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 확실히 알려준다. 그렇다면 독자는 이 작품에서 어딜 봐야 하는가? 당연히 델피안의 역사다. 주변국의 역사는 사실 들러리 역할 뿐이지,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것이 무슨 의미냐 하면, 델피안 이외에는 주목받을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작품은 약간이지만, 군상극 형식이긴 하다. 왜냐면 각 나라별 주인공급이라 부를만한 인물들이 더러 있는데, 이들의 사생활까지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상극이라고 하기에는 이들의 비중이 너무 적다.

 

조연급 인물들을 한 번 돌아보자. 무식한 애들은 하나도 없다. 전부 문무 모두 출중한 인물들이다. 그래서 처음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 여기 나오는 인물들이 이렇게 뛰어난데, 레아드 제국 애들은 정말 쎄구나.’ 근데 문제는 걔네들이 다다. 문무 출중한 애들은 있는데, 무에만 출중한 애들은 없고, 그렇다고 문에만 출중한 애들도 없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떠한가?, 마찬가지다. 죄다 괴물 같은 능력의 소유자들 몇 명이서 그 커다란(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국을 운영하고 있다. 라센 왕국은 글쎄……. 어쨌든 애들이 하나 둘 씩 죽어나가긴 하는데, 뭐 대체 인물이 앞으로 나오긴 하겠지만, 영 불안하다. 과연 이런 애들만 가지고 한 나라가 운영되기는 하는 걸까?

 



2. 흐름과 구성

 

흐름은 있는데 구성 중 위기가 없다. 대부분 소설의 5단계 구성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귀결된다. 그러나 본 작품에서 위기라고 부를 수 있는 장면은 2부 중후반뿐이다. 다른 나라와 전쟁을 벌이면서 누구의 입장에서는 위기인데요? 아니다. 장면은 위기일지 몰라도 위기를 나타내는 구성이 아니다. 그냥 어디 갔다 왔는데 다 틀어지고 델피안이 다 해먹어서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는 장면일 뿐이다. 이건 위기가 아니라 그냥 결말이다.

 

위기가 없기 때문에 절정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는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는 구성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단순히 위기가 없기 때문에 구성에 문제가 있는 걸까? 흐름의 4단계로는 기승전결이 있다. 본 작품에서 흐름은 제대로 흘러간다. 그러나 말했지만, 구성에 구멍이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이 너무 평온하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가끔씩 낭떠러지도 만나고 해야 폭포수가 되는 건데, 이 글은 그냥 평온한 강줄기다.

 

게다가 흐름이 너무 빠르다가도 느리다. 이놈의 나라들은 도대체 도시 계획을 어떻게 하는 건지. 뭔 뒷산 보러 수도 밖으로 나가질 않나, 국경과 수도를 옆집 다녀오듯 순식간에 다녀오질 않나, 무슨 기차라도 타고 다니는 줄 알았을 정도다. 누군가가 국경에서 수도까지 오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텐데, 그걸 그냥 윗줄에서 떠나고 아랫줄에서 도착하니 이놈의 제국은 그냥 한반도만한 땅덩이도 아닐 텐데 너무 빠르지 않나?

 

구성 얘기를 했으니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되는 게 있는데, 사실 이야기가 너무 뻔해서 다음편을 예상하는 맛이 전혀 없다. 사실 8차 전쟁에서 델피안이 그 정도로 적을 밀어 붙이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것뿐이었다. 읽으면서 이 작품에서는 위기가 절대로 나오지 않겠거니 했던 필자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린 7차 전쟁도 있긴 하지만, 8차 전쟁은 그 연장선에 있으니 그나마 괜찮았다고나 할까?

 



3. 심호흡

 

말했듯이 본 작품은 전개가 정신없이 빠르다가도 지겨울 정도로 느려터져서 전개 속도에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을 정도다. 시작부터 반란으로 시작하는데, 웃기는 건 누군가가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을 다 하고 정보까지 다 모아놓고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줘 터지는 게 도대체 어딜 봐서 지략이 뛰어난 애들이 한다는 짓인가?

 

로맨스와 관련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필자는 로맨스 따위 즐겨보지 않는다. 다만 본 작품에서 로맨스는 그저 그렇다. 나쁘다고는 말 못하겠는 것이 그저 그런 로맨스 이야기가 후반까지 죽 이어지는데다, 나름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로맨스의 달달함이 어쩌고 하는 건 필자가 잘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니 넘어가겠다만, 하여간 얘네들 연애는 죄다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필자가 보기엔 본 작품에도 설정의 구멍이 꽤 있지 않나 싶다. 작가가 느끼던 느끼지 않던, 1인 정치 체제부터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이건 이거다, 저건 저거다로 그저 정의해버리는 식의 설정 편의성은 아무리 작가가 나름 고심을 하고 체계를 잡았다고 해도 필자의 입장에서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따라서 약간 현실성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싶다. 뭐 나름 판타지이기에 작가가 만들어내는 설정도 다소 있긴 하겠지만, 본 작품에서 작가가 만들어낸 설정은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다.

 



4. 마치며

 

꽤 많은 말을 하고 싶긴 한데, 왠지 또 할 말이 없기도 하다. 여기 있는 애들은 죄다 권력 최정점을 찍고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권력에 관심이 없다. 게다가 여기도 숙청, 저기도 숙청. 숙청 하고나서 다시 숙청. 그리고 다시 숙청. 뭐 다 죽여? 그러니까 인물이 없지. 자기 측근 말고는 뭐 다 죽이는데, 이 미친 나라를 누가 운영하려고 하냐고. 뭐만 잘못 하면 죄다 숙청해버리는데.

 

인물은 대부분 단조롭고, 델피안 혼자 내적갈등을 하나, 전달은 잘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문장과 어휘는 솔직히 초반부는 도저히 점수 주기가 어려웠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안정되는 분위기라 나름 만족스러웠다. 100만자 이상 쓴 글이기도 하고, 이정도면 글에 꽤 애착이 있는 거 같기도 한데, 이후 3부나, 차기작에서는 구성을 좀 더 확실히 잡고 시작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점수

 

1. 캐릭터(8/20)

- 입체적 인물 부재. 그나마 델피안이 바뀌는 것 같으나, 결국 그대로다. 델피안 외 다른 인물은 전혀 부각되지 않으며, 그저 들러리 역할 밖에 못한다. 조력자도 없다.

 

2. 전개력(12/30)

- 전개 속도가 랜덤. 장소와 화자가 바뀌는데도 문단이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 자꾸 스크롤을 위아래로 돌리게 만들면 안 된다.

 

3. 문장력(8/15)

- 초반보다는 점점 나아지는 편. 중복기호 사용 등. 어휘력이 약간 부실하다.

 

4. 독창성(16/35)

- 그냥 중세 전쟁소설. 마법이 없다는 것을 빼면, 그저 전쟁밖에 없는 소설에서 어디에 점수를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독창성은 인물을 비롯해 전개, 구성까지 아우르는 점수인데 본 작품에서는 독창적이다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 마법이 없는 판타지외에는 특별히 부각되는 내용이 없다.


==========


급하게 읽고 급하게 리뷰 남기느라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짜 어떻게든 맞추려고 했는데 늦었네요 ㅠㅠ


3부도 힘내시고, 건필하시길!



댓글 2

  • 001. Lv.44 키르슈

    15.03.02 00:59

    음. 감사합니다 ㅎㅎ
    앞으로 쓰는데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ㅠㅠ
    예상했던 부분도 있는데 의외의 맹점도 있군요 ㅎㅎ 많이 배워갑니다.

  • 002. Lv.43 패스트

    15.03.02 08:46

    구성만 조금 신경 쓰시면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13 감상란 | [리뷰 042] 이비이야기 *6 16-01-04
12 감상란 | [리뷰 041] 혁명전야 *2 15-11-02
11 감상란 | [리뷰 040] 동천 만물수리점 *2 15-10-16
10 감상란 | [리뷰 038] 디스맨: 시간을 걷는 자 *2 15-04-28
9 감상란 | [리뷰 037] 팬텀필드 15-04-14
8 감상란 | [리뷰 036] 제비삼나 이야기 *2 15-03-30
7 감상란 | [리뷰 035] 영웅, 마녀, 노래하다. 15-03-10
» 감상란 | [리뷰 034] 트라드라센 대륙 전기 *2 15-03-02
5 감상란 | [리뷰 033] 인티우스 *2 15-02-06
4 감상란 | [리뷰 032] Re Earth! *2 15-02-01
3 감상란 | [리뷰 031] Transzendenz *2 14-12-10
2 감상란 | [리뷰 030] 거울에 비친 노래 14-11-29
1 감상란 | [리뷰 029] 변수의 굴레 *5 14-11-22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