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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란] [리뷰 033] 인티우스



<패스트의 서른세 번째 리뷰>

인티우스

(신비주의)

 

들어가기에 앞서,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지금까지 읽은 아마추어 작품 중에서 가장 색다른 작품이었다. 특히 작명법이 가장 인상적이기도 한 작품이었다. 익숙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본 작품은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제대로 묻어났다고 보겠다.


 

1. 이곳은 어디인가?


​프롤로그부터가 심상치 않다. 본 작품에는 제목에서 내세우고 있는 인티우스라는 인물과 족장이라 볼 수 있는 하이모바의 적자인 에아노사. 그리고 갈라라히라는 세 인물이 태어나 이름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는 프롤로그에서 뭔가 크게 터뜨려 놓거나, 먼 미래 혹은 가까운 미래에서 시작해 본편부터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본 작품은 철저히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창작판타지로 분류할 수 있는 본 작품은 기존 판타지 세계관을 따르지 않고 독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도대체 '이곳이 어디인가'하는 의문이다. 작중에서 이들이 살고 있는 곳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등장하나, 최소한의 정보만 줄 뿐이다. 이들이 어떤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떤 신앙이 있고 부족 사회가 어떠한지 제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저 주변 인물을 통해 정말 최소한의 정보만 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 불필요한 혼란이 온다.


특히 궁금한 것은 이들의 규모다. 성인식을 치른 자들은 전사로 분류되며, 성인식을 통과하지 못한 이들은 오투노히호인가 하는 하위 계급이 된다. 혼혈이니 순혈이니 있다는데 이것에 관련된 정보도 상당히 부족하다. 필자가 못 보고 지나친 걸까? 아니면 설명이 부족한 걸까?


본 작품에서는 배경 설정에 관한 설명이 거의 전무한 편이다. 그저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이 당장 처한 상황에만 집중하고 있지, 그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이는 전개 속도와도 맞물린다.



2. 전력질주

본 작품의 전개 속도를 보자면 전력질주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다. 초반 사건은 코크양우티라는 인물이 원한 관계에 의해 살해당하며 시작된다. 그러나 이 사건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저 인티우스라는 인물이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되는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살인사건 자체가 부각될 수가 없다. 이 사건은 하나의 장치로서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


인티우스의 인격 형성은 코크양우티에게서 시작해 코크양우티가 사망하며 거의 굳어버린다. 물론 이후 후견인에게 배우면서 '조금 더'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되나 '본성'은 똑같다. 그저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따른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도록 하자.


어쨌든 사건 하나가 종결됨과 동시에 또 다른 사건이 터진다. 그 주기가 굉장히 짧고 기승전결 같은 구성이라기 보다도 거의 '기'는 생략되며 '승'으로 시작해 절정까지 빠르게 왔다가 결말이 매우 짧은 구조다. 필자는 본 작품의 전개 속도를 따라가기만도 벅찰 지경이다. 몇몇 사건이 순차적으로 터지긴 하지만, 해결 된 이후 뭐가 어떻게 됐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냥 끝난 것이다.


대부분 창작판타지의 경우 설명을 하느라 진행을 전혀 못하는 반면, 본 작품은 진행을 하느라 설명을 전혀 못하고 있다. 전개 면에서는 차라리 이쪽이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설명이 없으면 이해를 못하고 이것은 다시 전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3. 고대 부족사회


​필자가 보기에는 미 대륙의 잉카나 마야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디언 정도의 부족 사회를 형성하는 정도로 보인다. 처음에 보내는 사절단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고, 얘네 부족에게는 성인식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눈이 내리는 땅으로 간다는 걸 보니 행성 북반구나 남반구 쪽으로 다녀오는 여정인 것 같다. 대충 보아하니 한 번 다녀오는 데 5년 정도 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몇 년에 한 번 꼴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실하게 잘 모르겠다.


이동네 주연급 캐릭터들은 대부분 인격 형성에 문제가 있는데, 사실 에아노사 같은 경우는 겨우 6살인가에 사절단에 합류해서 5년을 생고생 하다가 돌아온 인물이다. 근데 전투에는 소질이 있는지 몰라도 성격은 유순하기 그지 없다. 이 부분도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인티우스의 경우 코크양우티에게 학대 받다 시피 하는데, 유아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 잘 알려주는 인물이다. 그런데 얜 너무 뛰어나다. 그게 문제는 아니다만, 인격이 형성되는 부분을 거의 다 생략해버려서 어떻게 이해는 하더라도 자세히 이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 볼 여지가 없다. 나중에야 조금씩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초반을 너무 생략시켰다.


갈라라히 같은 경우는 유년시절 성격이 그냥 평범하며, 아무런 특색이 없다. 심지어 후반부에도 그냥 말광량이 같은 모습 외에는 더 특별한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얘는 그냥 성격을 모르겠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4. 마치며

대략 30만자 이상 연재가 됐으나, 사건 이외의 내용이 없다. 본 작품은 전개에 급급해 작가조차 숨고르기가 힘든 것 같다. 왜냐하면 작중에서도 쉬지 않으니 작가는 오죽하겠는가? 다음 내용은 계속 뽑아내야겠고 인물들은 자꾸 튀어나가고 말이다.


흥미로운 설정들이 많으나, 도무지 설명이 나오지 않아 독자 맘대로 예상해야한다. 묘사 역시 최소한으로 밖에 하지 않는다. 얘네들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그저 상상에 맡겨야 한다. 상상력을 제한하기 싫어서 그렇다는 건 솔직히 변명일 뿐이다. 적어도 모습이 그려질 정도로는 만들어 줘야 하지 않나? 필자가 보기에 얘네들은 표정은 있는데 얼굴이 없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창조해내고, 나중에는 문명인까지 만나는 걸 보니 일단 인티우스는 거대한 서사시 같은 내용이 될 것 같다. 문명인과 접족한 야만인이 문명에 영향을 미치고, '폭군' 하이모바를 몰아내며 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인다거나 하는 그런 내용 말이다. 뭐, 정말 이렇게 나간다면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것 나름대로도 매력은 충분히 있다. 일단 세계관이 더 정립될 필요가 있으며,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점수

 

1. 캐릭터(7/20)


- 세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두 명이다. 인티우스는 성격이 변화하는 게 아니라 제약을 건다. 에아노사는 사실 잘 모르겠다. 갈라라히는 사실 들러리 역할 외엔 하는 게 없다. 좀 더 심리적인 부분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 표정은 있는데 얼굴이 없다.

 

2. 전개력(7/30)


- 이야기가 진행되는 속도가 초음속이다. 따라가기 급급하다.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없다.


3. 문장력(7/15)


- 평이한 수준. 시제 문제가 좀 있다.

 

4. 독창성(28/35)


- 독창성은 높게 주고 싶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표현해 냈지만 설명이 부족하다. 전에도 했던 말인데, 독자를 이해시키지 못하면 독창적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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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비록 낮지만,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아직 여물지 않은 과일'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더 갈고 닦는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겁니다.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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