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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속도는 160km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스포츠

류진
작품등록일 :
2018.05.28 17:19
최근연재일 :
2018.06.17 19: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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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97

작성
18.06.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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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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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
16쪽

날아가는 속도는 160km 19화

DUMMY

일제치하나 군부독재 시절도 아니고 임성찬의 행동은 상식에서 한참이나 벗어났다.

“특수하게 똘끼가 있어서 특수경찰인 모양이군.”

“뭐야? 이 새끼가...!”

중년인이 만류하지 않았다면 임성찬은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

“임형사. 조용히 처리해야지.”

최무문의 시선이 중년인에게 향했다.

“착한 형사 흉내 내려는 당신도 신분증 좀 봅시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최무문을 보던 중년인이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박도봉씨. 무슨 일입니까?”

“정말 모르십니까?”

복도에 걸린 벽시계로 시간을 확인한 최무문이 돌아섰다.

“별 이상한 경찰들이 찾아와서 사람 시간을 뺏네.”

그런 최무문의 어깨를 임성찬이 잡았다.

“이 새끼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최무문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사람 살려! 미친 경찰이 사람을 때려요! 사람 살려!”

유난히 큰 목소리는 복도를 쩌렁하게 울렸고, 복도 양쪽에 자리 잡은 사무실 문이 열렸다.

“무슨 일이에요?”

“어? 최무문 선수?”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몰려나오자 박도봉과 임성찬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최무문이 그들을 향해 한쪽 눈을 찡긋했다.

“왜? 강제로 데려가 보시지?”

“이 자식이...!”

덤비려는 임성찬의 팔을 박도봉이 잡았다.

“그만해. 최무문씨, 경기 끝나면 볼 수 있겠죠?”

“그때 봐서.”

최무문은 어리둥절해 있는 사람들을 뚫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코미디처럼 자리를 빠져나오기는 했으나 웃긴 상황은 아니었다.

‘특수 경찰이라.’

특수라는 호칭이 붙은 경찰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최무문을 찾아온 두 명의 특수 경찰은 ‘아주’ 특수한 경찰일 가능성이 높았다.

‘김만호 감독 때문인가?’

가능성은 그것뿐이지만 그 또한 이상한 일이다. 특수가 그 특수가 맞다면 술법을 다루는 국가기관이 있다는 뜻이다.

‘설마 그런 게 있을까? 경찰을 사칭한 자들이 아닐까?’

갖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만으로 답을 알아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그아웃 출입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성현이 물었다.

“최선수님. 무슨 일이에요?”

“별 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한테 경찰 얘기는 하지 말고요.”

“그 정도 눈치는 있습니다.”

없어 보여서 당부를 한 것이다.

4위와 5위가 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이 1승의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시작한다.

동강 레드스타즈는 한 게임만 져도 탈락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꺾은 적이 없었다.

일찌감치 순위가 결정된 삼호 오리온스는 투수력을 아낀 반면 동강 레드스타즈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총력전을 했기 때문에, 1승의 어드벤티지가 아니더라도 승부의 추는 삼호 오리온스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무엇’이 분명 존재한다.

정신력이라는 표현으로 두루뭉술하게 포장된 그것은 1차전을 팽팽하게 이끌어 갔다.


8회 말 2대 2 상황에서 등판한 최무문은 상대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반면 9회에 등장한 삼호 오리온스의 마무리 박민규는 통한의 홈런을 맞고 말았다.

와일드카드 전의 첫 판을 승리로 따낸 선수단 모두가 기쁨에 싸여 있었지만, 최무문은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최무문은 화장실에서 청도봉을 불렀다.

“부를 장소가 여기뿐이냐?”

“허공에 대고 혼자 떠드는 미친놈처럼 보이기는 싫으니까.”

최무문은 경기 전 찾아왔던 특수경찰에 대해 얘기를 해줬다.

“그들이 흑염술에 대해 알아낸 모양이군.”

“그들이 알아내? 정말 술법사나 퇴마사를 담당하는 경찰이 있단 말이야?”

“응.”

“왜 진작 얘기해 주지 않았어!”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하긴 김만호 사건이 아니라면 최무문이 알 필요조차 없는 문제다.

“그런데 왜 그들이 날 찾아왔지?”

묻고 난 후에야 최무문은 ‘아!’하고 탄성을 터트렸다. 경기 영상을 분석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문제였다.

다른 모든 투수들에게 김만호의 흑염술이 통했는데 최무문은 그것을 이겨냈다.

경찰이 최무문도 술법을 썼을 거라고 예상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궁금한 문제는 풀렸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저승에 대해 얘기하면 절대 안 돼.”

함구를 강요한 청도봉이 사라지자 최무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니라고 하면 경찰이 어떻게 하겠어?”

최무문은 술법을 익히지 않았으니 아무리 조사해도 술법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저들이 초법적인 권력자가 아닌 이상 최무문을 어찌할 방도는 없었다.

체포영장도 없으니 가지 않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다.

이 문제로 소란이 일면 가장 난감한 쪽은 특수경찰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최무문의 예상을 빗나가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임성찬이 최무문 얼굴 앞에 내민 것은 판사의 도장이 찍힌 체포영장이었다.

최무문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김만호는 무리하게 술법을 쓰다가 사망했다. 최무문의 죄라고 해봐야 그런 김만호에게 당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런데 체포영장이 발부되다니!

“어떤 미친 판사가 이런 영장에 도장을 찍어줘!”

“여기 이름 나와 있잖아.”

체포영장 아래쪽을 툭툭 두드린 임성찬이 말했다.

“수갑 찰래?”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 가자. 가긴 가는데 10분 후에. 감독님께 숙소에 못 들어간다고 얘기는 해야지.”

“그건 네 사정이고.”

“나 수갑 채워서 끌고 가면 그거 당장 신문이며 방송, 인터넷에 퍼질 텐데 그래도 되려나?”

“약은 새끼.”

최무문이 도망칠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박도봉이 10분의 시간을 주었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최무문이었기에 양서석은 호텔에 늦게 귀가하는 걸 용인해주었다.

양서석에게 갈 때부터 망설였는데 결국 최무문은 최설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설은 꽤 용한 무당으로 알려졌으니 어쩌면 특수경찰청에 대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소리샘에 대고 현재의 상황을 간단하게 얘기했다.

‘괜한 걱정만 끼치는 걸까?’

평소 최무문을 대하는 걸 보면 걱정이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임성찬이 운전대를 잡고 박도봉이 최무문과 함께 뒷좌석에 앉았다.

박도봉은 레인 코트 주머니에서 보자기를 꺼내 최무문에게 건넸다.

“보안 때문이니 양해하시오.”

고속으로 한참을 달리던 차는 속도를 줄여 이리저리 꺾어졌다.

옅게 들리는 소리로 짐작컨대 주택가 같은 곳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잠깐 정차했던 차가 10미터 쯤 이동하다가 멈췄다.

차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다시 열리는 소리, 박도봉의 음성이 들렸다.

“내리시오. 두건은 아직 벗지 말고.”

박도봉은 최무문의 손을 잡고 이동했다. 걸음을 멈춘 것은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였다.

감각으로 지하를 향한 엘리베이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발걸음소리가 짧게 반사되는 복도를 걸었다.

차가운 의자에 엉덩이가 닿은 후에야 최무문이 쓴 두건이 벗겨졌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경찰서 취조실과 비슷했다. 철제 책상과 의자, 맞은편 벽에 커다란 거울은 저쪽 방에서 이쪽을 볼 수 있는 매직미러일 것이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은 임성찬이 서류철을 펼쳤다.

“이름 최무문, 나이 29세. 주소 서울특별시....”

최무문의 프로필을 쭉 나열하던 임성찬이 맞냐고 물었고 최무문은 ‘응’이라고 대답했다.

임성찬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모르겠지만 넌 지금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집어넣은 거야.”

“어쩐지 냄새가 지독하더라니. 네 발 냄새인 줄 알았더니.”

“이제 사건으로 넘어가 볼까? 익힌 술법의 계통은?”

“그 문제는 시험 범위 밖인데?”

“뭐?”

“술법에 대해 뭘 알아야 얘기를 하지.”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 박도봉이 비닐에 싸인 부적을 책상에 던졌다.

“이거 알죠? 야구장 마운드 밑에 묻혀있던 거.”

“차근차근 상식적으로 합시다. 일단 내 혐의가 뭐요?”

“술법사협회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볼까요?”

“술법 안 익혔는데?”

임성찬이 말했다.

“그런데 술법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준비해뒀다.

“엄마가 무당이니까.”

임성찬이 서류를 뒤적이다 손을 멈췄다.

“성명 최설. 48세. 이른 나이에 아이를 가졌군. 직업이 무당 맞네. 그런데 내가 아는 대한민국 30대 무당에 이름이 없는 걸로 봐서 그리 용하지 않거나 사이비네.”

“그거야 엄마한테 따질 일이고.”

소리 나게 서류철을 덮은 임성찬이 으르릉거렸다.

“이 새끼야 깐죽거리지 마. 너 하나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묻어버릴 수 있어. 여기가 인권 같은 거 따지는 민주경찰서인 줄 알아?”

“그래도 생사람 잡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잡나?”

박도봉이 임성찬 옆에 자리를 잡았다.

“배짱 좋군. 그럼 김만호의 술법이 네게 통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봐.”

박도봉의 말도 짧아졌다. 굿캅도 베드캅 쪽으로 자리를 옮긴 모양이다.

“모르겠는데. 그리고 선후가 바뀐 것 같군. 그건 내가 설명할 게 아니라 당신들이 찾았어야지. 경찰 노릇 그렇게 쉽게 하면서 월급 받는 게 미안하지도 않나? 내가 낸 세금 중 일부가 당신들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게 아깝군.”

화를 억누르기 위해 긴 숨을 뱉은 임성찬이 말했다.

“선배님. 말로 해서는 안 들을 녀석입니다. 주리부터 틀고 시작하죠.”

박도봉은 임성찬의 팔을 툭툭 두드렸다.

“일단 진정해. 최무문. 여긴 일반 범죄자를 다루는 경찰서가 아니야. 일반인이 전혀 모르는 다른 세상의 범죄를 다루는 곳이지. 저쪽에는 저쪽 법이 있는 반면 이쪽 세상의 법은 전혀 달라. 수사 방식도 다르고 용의자를 다루는 방식도 차이가 나지.”

박도봉은 담배를 피워 문 후 말을 이었다.

“우리 특수경찰청은 범인을 빠르고 확실하게 잡는 게 최고이면서 유일한 목표야. 수단과 방법은 목적으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네가 술법을 익힌 이상 넌 우리 세상에 들어온 거야. 그러니 이전에 있던 세상의 법에 기댈 생각은 하지 마.”

장황한 말을 한 박도봉이 마지막으로 낮은 목소리를 뱉어냈다.

“지금 네 태도면 십중팔구 죽어.”

박도봉의 말이 진심이라는 건 이미 해 본 자만이 뿜어낼 수 있는 기운으로 알 수 있었다.

“한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군. 증거가 아닌 협박으로 수사를 하는 경찰이라니. 저쪽 세상 경찰이 확실히 낫네.”

박도봉은 최무문이 최소한 고분고분 말은 들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나온 대꾸가 순간 말문을 막히게 했다.

‘뭐 이런 자식이!’

술법을 익히게 되면 술법사협회에 자진신고를 하는 게 의무다.

술법서는 무협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어디서 뚝 떨어진 비급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다.

필히 스승이 있어야 하고 스승이 제자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술법사협회에 제자의 입문을 신고하는 것이다.

함부로 사용되는 술법이 세상에 얼마나 큰 위협인지 알기에 그 규칙은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만약 신고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술법을 익히거나 사용할 경우 3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 징역형도 재판까지 갔을 때 얘기고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가 죽게 될 경우 실종자로 처리되어 세상에서 잊힌다.

최무문이 아무리 유명한 야구선수라 하더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네 유명세를 믿는 거라면 넌 우리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거다.”

이쯤 되자 최무문은 청도봉을 부르는 걸 심각하게 고민했다.

청도봉은 그의 죽음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맹약을 한 사이이기 때문에 죽음의 위협에 처한 최무문을 도와줄 의무가 있었다.

‘고문은 받게 할지도.’

옆에 선 청도봉이 불로 지져지는 최무문을 보며 웃는 얼굴로 ‘아직 죽으려면 멀었네.’라고 말하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표정을 보니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으니 자리를 옮길까?”

취소실을 나오자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복도가 보였다.

최무문을 앞세우고 양쪽에 문이 있는 복도를 한참 걸어간 두 사람은, 회색의 철문 안으로 최무문을 데리고 들어갔다.

바닥에 고정된 철제 의자, 벽에 걸린 칼이며 송곳, 인두 같은 갖가지 고문기구들.

철문에 걸린 팻말에 제3취조실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것은 고문실의 다른 이름이었다.

‘그냥 때려눕히고 도망가?’

어릴 때부터 싸움이라면 자신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설사 그게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계속 공권력과 싸울 수는 없었다.

임성찬이 최무문을 철제의자에 앉히고 수갑과 족쇄를 채웠다. 그 차가운 느낌이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끼이이익-!

최무문 바로 옆으로 끌려오는 철제탁자가 기분 나쁜 소리를 토해냈다.

임성찬은 말없이 철제탁자 위에 고문 기구를 늘어놓았다. 그 중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는 톱도 있었다.

“이거 최소한 소독은 해야지. 감염 되면 어쩌려고.”

“또라이 새끼.”

최무문 앞에 화로를 가져다 놓고 숯을 부은 후 토치로 불을 붙였다.

철제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고문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임성찬이 화로에 인두를 넣으며 말했다.

“땀을 흘리는 걸 보니 이제 좀 겁나나보지?”

최무문이 움직일 수 없는 손 대신 턱으로 화로를 가리켰다.

“덥잖아.”

임성찬은 빨갛게 달은 인두를 최무문의 눈앞에 놨다.

“이제 곧 덥다는 소리도 나오지 않을 거다.”

“그런데 말이야.”

최무문은 시선을 인두에서 임성찬에게 옮겼다.

“내게 알고 싶은 게 뭐야? 고문을 하려고 하는 목적이 그거 아니야?”

임성찬은 짐짓 이제 생각났다는 듯 탄성을 터트렸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질문을 잊었네!”

잊었을 리가 없다. 다만 이 연출을 하기 위해 미뤄뒀을 뿐.

뜨거운 기운을 뿜어내는 인두가 최무문의 눈앞을 왔다 갔다 했다.

“네게 술법을 가르친 자가 누구냐?”

“김만호 감독 사건 때문에 날 데려온 게 아니었나?”

“모든 끈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수사는 우리가 하고 넌 그냥 물어본 것만 대답하면 돼.”

인두가 가까워지자 최무문의 앞쪽 머리칼이 열기에 타면서 노릿한 냄새를 풍겼다.

“난 술법 같은 거 익힌 적 없어.”

“역시 질문은 고문 후에 해야 한다니까. 시간 낭비만 했잖아.”

결국 청도봉을 불러야 할 모양이다. 최무문은 입안에서 청도봉을 부르는 주문을 외웠다.

고작 여덟 자로 된 짧은 주문일 뿐인데, 최무문은 그 주문을 반밖에 외우지 못했다.

쾅! 쾅! 쾅!

누군가 고문실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어떤 새끼가 방해를 해?”

화로에 인두를 넣은 임성찬이 문을 열며 소리쳤다.

“용의자 취조 중인데 누가...! 어? 지부장님.”

누군가 임성찬의 가슴을 밀치고 들어왔다. 머리칼이 8할은 사라진 쉰 후반의 사내였다.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야!”

“수사하고 있는데요.”

지부장이라고 불린 자가 최무문을 보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이런!”

지부장이 문 저쪽을 향해 황급히 허리를 숙였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곧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하지만 밖에 자리한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고문실 안으로 들어왔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하얀 고무신의 앞부분이었고, 이어서 분홍색 매화문양이 새겨진 하얀 한복 자락이 펄럭였다.

그 여인을 봤을 때부터 임성찬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대 후반이나 서른 정도로 보이는 여인은 보는 순간 넋을 빼앗긴 것처럼 아름다웠다.

맹세코 저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실물로는 물론이고 화면을 통해서도 본 적이 없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배우도 눈앞의 저 여인 앞에 서면 자신의 추함을 원망해야 할 것이다.

‘여신이다! 여신!’

그런데 최무문의 입에서 말도 안 되는 호칭이 튀어나왔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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