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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속도는 160km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스포츠

류진
작품등록일 :
2018.05.28 17:19
최근연재일 :
2018.06.17 19: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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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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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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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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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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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글자
16쪽

날아가는 속도는 160km 15화

DUMMY

백용찬은 절망어린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경기는 겨우 4회를 지나고 있지만 백용찬의 경기는 이미 끝났다.

3과 3분의 1이닝 5실점.

스무 살 선발투수 백용찬이 오늘 받은 성적표다.

그래서 그의 방어율은 6.24로 높아졌고 다음 등판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백용찬의 뒷모습을 보던 김민수가 가는 한숨을 쉬었다.

“녀석, 공은 좋은데.”

시속 150킬로미터의 공은 빨랐고 185센티미터로 키도 작지 않다.

어린 투수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제구력 난조도 보이지 않아, 동강 레드스타즈는 망설임 없이 백용찬을 1차 1순위로 지명을 했었다.

초반에는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3연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일 때만 해도 구단의 10년 에이스를 얻었다고 기뻐했었다.

하지만 프로의 철저한 분석은 끝내 백용찬의 약점을 찾아냈다.

“폼도 공도 너무 깨끗해. 그렇다고 시즌 중에 폼을 손 댈 수도 없고.”

“시즌 중이라도 문제를 발견했으면 고쳐야죠.”

어제 3이닝을 던진 최무문은 오늘 등판 가능한 투수 명단에서 아예 빠져있었다.

“네가 좀 봐 줄래?”

김민수가 기대 어린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제가요?”

“그래. 가끔 코치보다 선배의 조언이 먹힐 때가 있잖아.”

“하지만....”

“잘 되면 내가 밥 거하게 살게.”

코치의 영역을 침범하는 건데 김민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선수만 잘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게 코치로서 김민수의 지론이었다.

최무문은 수비를 마치고 돌아온 외국인타자 찰리에게 물었다.

“오늘 경기 끝나고 20분 정도만 시간 내 줄 수 있어?”

“당연하지! 필요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얘기해.”

한국에 온 용병들에게 최무문은 여전히 전설로 통한다.

최무문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던 그 두 시즌은 지금까지 어떤 루키도 해내지 못했던 위대한 업적이었다.

최무문의 현재 위치가 어떠하든 한국에 온 모든 용병들은, 감독이나 코치보다 최무문을 더 존중했다.

경기는 초반의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8대 3으로 패했다.

시즌은 중반을 지나 종반으로 가고 있는데 동강 레드스타즈는 5할 승률 언저리를 맴돌고만 있었다.

경기가 끝났지만 조명탑의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어떤 성난 관중이 던진 플라스틱 컵을 발로 툭 찬 최무문이 물었다.

“네 속구는 모두 포심이지?”

따라오던 백용찬이 대답했다.

“네. 가장 빠르게 던질 수 있는 공이니까요.”

찰리와 통역 김우영, 포수장비를 착용한 동포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찰리. 준비 됐어?”

찰리가 방망이로 머리에 쓴 헬멧을 툭 치며 대답했다.

“언제든.”

최무문은 글러브와 공을 백용찬에게 줬다.

“포심으로 던져. 단! 한 가운데로만 던지는 거야.”

“코너워크 없이요?”

“누가 삼진 잡으래? 가운데야, 알았지?”

“네.”

대답을 한 백용찬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백! 안 봐줘!”

“나도 안 봐준다!”

백용찬이 발끈해서 몇 번이고 ‘미 투!’라고 소리쳤다.

찰리를 마주한 백용찬은 생각보다 경직된 자신을 느꼈다. 최무문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퍼펙트게임보다 위대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후 최무문은 그의 우상이 되었다.

젊고 어린 투수들한테 특히 그러했고 백용찬 또한 최바라기 무리에 끼어있었다.

우상의 시선이 자신만을 향해 있는 이 시간, 자신이 얼마나 빠르게 던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전력을 다했다.

공은 가운데서 공 한 개 정도 높았지만 찰리의 배트는 거침없이 나왔다.

따악!

좌중간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

백용찬은 인상을 찌푸린 채 공이 담장을 넘어갈 때까지 지켜봤다. 아무리 코스를 알고 있었다지만, 너무 쉽게 넘어갔다.

조금 화가 난 백용찬이 더욱 전력을 다해 두 번째 공을 던졌다.

거의 152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속구!

그 역시 너무 쉽게 센터 담장을 넘겼다. 찰리가 직구를 잘 친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잘 칠 줄은 몰랐다.

힘이 빠진 백용찬이 세 번째 공을 던졌고, 그 공은 워닝트랙까지 날아갔다.

백용찬이 힘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됐어, 인마. 이럴 거 몰랐냐?”

최무문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마운드에 올랐다.

“잘 봐!”

그의 어깨를 떠난 공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중앙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들었다.

백용찬은 그 공이 무조건 담장을 넘어갈 거라 생각했다.

최무문의 공은 자신의 공보다 느렸고, 무엇보다 코스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치기 좋아 보였다.

따악-!

공은 하늘 높이 떠올랐다.

하지만 높았을 뿐 중견수가 몇 걸음 움직이지 않아도 잡을 수 있는 위치에 떨어졌다.

이어진 두 번째 공!

이번엔 미묘하게 낮았지만, 결국 좌익수 플라이 위치였고, 세 번째 공은 담장을 넘겼지만, 간신히 좌중간을 넘겼다.

찰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코스는 가운데고 구종도 알고 있는데······, 정말 제대로 맞추기 힘들어. 거기다 공도 무겁고.”

김우영이 백용찬에게 통역을 해주자 최무문이 물었다.

“용찬이 공은?”

“빨라. 깨끗하고. 라인이 정말 예술이지. 그래서 예상이 쉬워. 가볍고 깨끗하니까 때리기도 쉽고, 날리기도 쉽지.”

“찰리. 세 개만 더 부탁해도 돼?”

“물론이지.”

최무문이 백용찬에게 공을 넘겼다.

“투심 던질 줄 알지?”

“네.”

포심 패스트볼은 검지와 중지가 공의 솔기 네 개를 잡고 던지는 반면 투심은 솔기를 두 개만 걸친다.

포심에 비해 투심은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실밥에 걸리는 공기 저항이 생겨 무브먼트가 심한 특징이 있다.

그렉 매덕스의 주무기가 이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백용찬이 마운드로 올라갈 때 최무문이 찰리에게 말했다.

“조심해. 투심을 던질 테니까.”

투심 패스트볼은 우타자 몸 쪽으로 휘는 경우가 있었기에 경고를 한 것이다.

“오케이.”

오랜만에 던진 백용찬의 투심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첫 2개는 너무 낮거나 높아서 찰리가 칠 수 없는 코스로 갔다.

세 번째 가운데로 향한 공에 찰리의 배트가 돌았다.

소리는 경쾌했으나 배트 윗부분에 맞아서 중견수 플라이가 되었다.

“스트라이크로 두 개 더!”

찰리가 자신의 시간을 더 내 주었다.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넣느라 네 개를 더 던졌다.

가운데로 들어간 두 개 중 하나만 담장 밖으로 넘어갔고 하나는 내야 뜬공이 되었다.

“괜찮은데?”

찰리가 백용찬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였다.

최무문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백용찬에게 스피드건의 숫자를 보여주었다.

-146.

포심보다 5킬로미터 정도 떨어졌지만 결과는 훨씬 나았다.

“찰리. 오늘 고마웠어.”

“초이의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줘야지. 아참! 유트브에 올라온 동영상 봤어?”

“무슨 동영상?”

“초이의 노히트노런 경기를 편집한 건데 조회수가 8000만이 넘어. 아마 70퍼센트 정도는 미국인이 봤을 거야. 동영상 댓글 중 무려 1000만 개의 좋아요를 받은 게 있는데 내용이 뭐냐면...”

다음 말은 잠시의 사이를 두고 나왔다.

“컴백 홈 초이.”

최무문은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한국인이지만 프로 데뷔의 무대는 메이저리그였다.

루키의 고향인 것이다. 미국의 야구팬들은 최무문이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초이. 우리 함께 가자.”

찰리는 그 말을 남기고 떠났다.

“찰리가 뭐라고 한 거예요?”

통역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동포일과 백용찬은 알 수 없었다.

“별 거 아냐. 그보다 오늘 느낀 거 없냐?”

백용찬이 긴 한숨을 쉬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아요.”

시속 160킬로미터의 공은 모든 투수의 로망이다. 백용찬도 그 꿈의 속도를 향해 나아가는 어린 투수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최무문은 그 꿈을 포기하라고 하고 있었다.

“결정은 용찬이 네 몫이다. 최고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될 것인지,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인지.”


@@@


“삼진 아웃! 네! 백용찬 선수가 7회까지 깔끔하게 틀어막네요! 오늘 투구 내용은 저번 경기와 완전 다른데요?”

“그렇습니다. 앞선 경기에서는 4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을 당했는데, 오늘은 7회까지 4안타 5볼넷 1실점으로 볼넷을 빼면 거의 완벽한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148까지 나와서 평소보다는 떨어지는데요.”

“나중에 백용찬 선수에게 물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습니다만, 평소 던지는 포심이 아니라 투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 같습니다.”

해설자 이경수의 말대로 오늘 백용찬이 던진 패스트볼 중 투심이 80퍼센트였다.

볼넷이 많은 건 옥의 티였지만 그 정도면 훌륭했다.

“수고했다.”

김민수가 어깨를 두드리자 백용찬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볼넷이 많아 투구 수가 100개를 훌쩍 넘겼기 때문에 더 이상의 등판이 무리라는 건 백용찬도 알고 있었다.

지금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투수는 최무문이 유일했다. 백용찬은 모니터로 보이는 최무문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형, 고맙습니다.’

최고로 빠른 공을 던지는 건 로망이다.

하지만 경기에 이기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세상에 없다.

8회부터 등판한 최무문은 2회를 깔끔하게 틀어막아 백용찬의 승리를 지켜주었다.

팀은 여섯 게임 만에 승리를 거뒀고 백용찬은 올 시즌 처음 승리수훈선수로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다.

미녀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하는 백용찬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민수가 최무문에게 말했다.

“네 덕분이다.”

“밥이나 사세요.”

짐을 다 챙기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구단직원 백성현이 황급히 쫓아왔다.

“최 선수님!”

“왜요?”

“엘레강스라는 여성 잡지에서 화보촬영 요청이 왔습니다.”

에이전트가 없는 최무문에게 인터뷰나 촬영요청을 하려면 구단 홍보실을 거쳐야 한다.

“안 한다고 하세요.”

이미 다섯 군데나 거절을 했기 때문에 ‘노’라는 대답을 하는 것도 쉬워졌다.

“그게... 좀 해 주시면 안 될까요? 경기 없는 월요일에 두 시간만 빼면 된다는 데요.”

백성현의 태도가 ‘알겠습니다.’하고 돌아갔던 다른 때와 달랐다.

“개인적인 부탁이 들어왔나요?”

“아이고······.”

백성현이 머리를 긁적이며 다가왔다.

“정말 죄송한데요······. 실은.... 그날 인터뷰하는 기자가 제 여자 친구라서······.”

백성현이 허리까지 직각으로 접으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월요일. 딱 두 시간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먼저 차에 가 있던 동포일이 트렁크에 짐을 넣으며 물었다.

“백대리가 뭐래?”

“여성지 화보촬영.”

“오! 역시 인기남. 나이 먹으면 그 인기도 사라질 텐데 하지 그러냐?”

“하기로 했어.”

요즘은 신문사며 방송국, 잡지사, 인터넷 매체 등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뷰며 방송 요청이 들어온다.

그걸 모두 들어주면 경기 뛸 시간도 부족할 정도여서, 경기장에서 하는 인터뷰 외에는 모두 거절하는 중이었다.

“이왕 할 거면 CF를 하지. 네 개나 퇴짜 놨잖아?”

“그런 거 찍을 시간이 어디 있냐? 연습하기도 빡빡한데.”

“어휴-! 편하게 좀 살자!”


@@@


짜악-!

등짝 스매싱을 당한 백성현이 아픈 표정으로 온몸을 비비 꽜다.

“여자 친구 옆에 두고 다른 여자 그렇게 쳐다봐도 되는 거야?”

정대희가 쌍심지를 켜자 백성현이 얼버무렸다.

“그냥... 영화배우라 신기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정대희가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에이구, 당황하니까 귀여운 거봐, 우리 백 대리.”

그녀는 백성현의 볼까지 꼬집으며 가지고 놀았다.

“마음껏 봐도 돼. 오늘 아니면 우리가 언제 대한민국 최고 여신님을 만나보겠어?”

그들의 시선 끝에는 지혜민이 걸려 있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예쁜 여자 연예인 1위를 5년 동안이나 유지해 온 그녀는, 같은 여자가 봐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인사동 카페골목의 찻집에 앉아 대본을 보고 있는 그녀는, 무대 장치가 없음에도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최선수는?”

정대희의 물음에 백성현이 찻집 안쪽을 가리켰다.

“메이크업. 안 한다는 걸 억지로 밀어 넣느라 고생 좀 했지.”

손목시계를 확인한 정대희가 찻집을 가로지르며 말했다.

“이제 슬슬 시작해야하는데.”

오늘 인터뷰와 촬영을 위해 찻집을 통째로 빌렸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

정대희는 대본을 보고 있는 지혜민 대신 매니저에게 말했다.

“시간 됐다고 알려주세요. 아참! 인터뷰 내용 숙지하셨죠?”

20대 중반의 매니저가 자신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마 하셨을 겁니다.”

‘아마’라는 말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정대희의 시선이 백성현에게 꽂혔다.

“넌? 최선수 인터뷰 내용 숙지했어?”

“아... 마.”

“아마추어가 아니라 둘 다 프로잖아! 한 명은 영화계 최고! 한 명은 야구 최고! 그런데 계속 아마, 아마 할 거야?”

어째 오늘 인터뷰가 험난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예민해진 정대희를 피해 최무문을 데리러 가려던 백성현은 걸음을 멈췄다.

마침 최무문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체크무늬 남방에 청색 가디건은 베이지색 면바지와 잘 어울렸다.

스타일리스트가 손질한 머리에 메이크업까지 하니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다.

생각해보면 사복을 입은 최무문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저렇게 샤프하게 생겼었어?’

탄탄한 몸에 188센티미터의 키까지 받쳐주니 전문 모델 뺨 칠 비주얼이 나왔다.

미간을 찌푸린 최무문은 손목을 움직이며 무슨 생각에 몰두해 있었다.

“자!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정대희는 최무문과 지혜민을 나란히 앉히고 자신은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형식적인 인사라도 오갈 줄 알았다.

최소한 최무문이 대한민국 최고 미인이자 여배우인 지혜민에게 웃음이라도 보냈어야 한다.

그런데 둘 모두 서로의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

지혜민은 눈을 감고 입술을 달싹이는 게 대본을 외우는 것 같고, 최무문은 미간을 찡그린 채 손목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저기요.”

둘 모두 반응이 없자 정대희가 목소리를 높였다.

“두 분! 인터뷰 시간이거든요!”

백성현이 최무문의 어깨를 툭툭 쳐서 주위를 환기시켰다.

“최선수님. 인터뷰 하셔야죠. 무슨 생각을 하세요?”

“아! 그러네요. 어제 경기 때문에.”

시즌 3패째를 당했고, 한 회에 3점을 내준 것도 처음이었다.

‘커브를 던지는 게 아니었는데. 아니, 제구도 좀 높았지?’

최무문은 어제 커브를 던질 때 손목의 꺾임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조금 더 꺾었으면 바깥쪽 꽉 찬 공이 되었을 테고 홈런을 맞지도 않았을 것이다.

“두 분 인터뷰 전에 먼저 인사부터 하시죠.”

최무문은 예의는 차렸지만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다. 마주 인사를 한 지혜민은 최무문을 처음으로 똑바로 봤다.

‘오늘 같이 화보촬영 하는 사람이 야구선수라고 하지 않았나?’

덩치 큼. 우락부락. 피부는 까맣고 거침. 끝.

그녀가 생각하는 운동선수의 이미지는 딱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옆에 앉은 최무문은 그녀가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운동선수와 전혀 달랐다.

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매와 날카로운 콧날에 남자로서는 조금 가는 입술, 갸름한 턱 선은 여성스러워 보였다.

체구 또한 떡 벌어진 게 아니라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모델의 그것처럼 잘 빠졌다.

“두 분 오늘 처음 만나시는 거죠?”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네.’라는 대답이 나왔다.

“최무문 선수는 평소 지혜민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어요?”

“처음 만났다고 방금 말씀드렸는데요.”

“네?”

“처음 만난 사람을 평소에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아!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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